최초사례 보고자 면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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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사례 보고자 면담 기록

김██: 당시 나이 23세. 대한민국 육군 정보사령부 훈련 █기 대원.
해당 SCP의 최초보고자이자 유일의 예외사례자.

강██: 재단 직원. 4등급,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대위.

[본 자료는 대상의 확보 전, 사전조사를 위해 실시된 생환자와의 면담 녹취록이다. 인터뷰는 육군 내 정보기관의 사정청취로 위장하여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2███년 10월 27일>

강██ (이하 직)- 앉게.

김██ (이하 김)- 여긴 또 뭡니까?

직- 거기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정확한 경위조사 차..

김- (한숨) 보고는 이미 끝냈잖습니까. 몇번이나 이야기를 해야되는 겁니까?

직- 상부에선 정확한 보고를 원해. 보고서를 훑어봤는데 이해가 안가는 점이 많더군.

김- ………. 뭐, 애초에 다들 믿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 처음부터 차근히 이야기해보지. 몇번째 훈련이었지?

김- (한숨) ██차 최종 침투훈련이었습니다. IBS침투용 고속단정로 침투해서 은닉하고 하루 거리의 적 부대를 정찰한 뒤 같은 포인트로 퇴출하는게 훈련내용이었습니다. 정찰까지는 순조로웠는데 퇴출 중에 슬슬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퇴출지점으로 나갔더니 바다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았던데다 IBS까지 쓸려내려간 상태였습니다. 날이 바뀌길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해서 그자리에서 육로 퇴출을 결정했습니다.

직- 누구의 결정이었나?

김- 지휘관인 유██ 팀장의 결정이었습니다. 중부전선으로 해서 SDL남방한계선과 NDL북방한계선을 통과하는 3일 코스였습니다.

[중략]

김- ……..해서 기동하기엔 여전히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산을 돌아가는 코스를 잡았는데 거기에 그쪽 수색팀이라도 있었는지 갑작스런 공격을 받았습니다. 즉시 흩어져서 엄폐했지만 주위가 완전히 평탄한 지형이라 딱히 몸을 숨길 만한 곳도 없었습니다.
…팀장은 발포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태석이와 유석이는 무시하고 응사했습니다. 비바람이 너무 심해 솔직히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 건지도 알수가 없었습니다.

[중략]

…..뒤로 빠진 유석이가 자리를 잡고 오케이 싸인을 보냈습니다. 일어나서 뒤로 돌아 뛰었죠. 유석이를 지나쳐서 엄폐할 데를 찾았습니다. 덩치가 좀 있는 돌이 있길래 그 뒤로 뛰었습니다. 엎드려도 머리가 드러날 것 같았지만 없는거 보단 나았습니다.

근데 돌 뒤쪽에서…. 정말…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시간이 지나서 좀 헷갈리는데…..
정말 갑자기 땅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그 아저씨가 튀어나왔단 말입니다.

직-(서류를 뒤적이는 소리) 보고에 있던…. 남대수 중사인가?

김- 맞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랐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제압한 상태였습니다.

직- 자네가 제압한 건가?

김- 반사적으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대로 밀어버리고 한발을 쐈습니다.

직- 그게 팔에 맞았고?

김- 관통상이었습니다.

직- 계속하게.

김- 그대로 두발을 더 쐈.. 아니 쏘려고 했습니다. 뭔가 시커먼게 아저씨 위로 튀어나와 엎어져서 바로 쏘질 못했습니다.

직- 그게 리명철이로군?

김- 네. ….보고서에 있는 내용을 왜 다시 이야기 해야하는 겁니까?

[중략]

김- …공격은 어느새 그쳐있었지만 비바람이 너무 심했고 민규도 부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멀리 시커먼 덩치가 보였는데… 벙커라고 확신했습니다.

직- 벙커와의 거리가 어느정도였나?

김-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러고도 거의 40분 가까이 걸은 것 같지 말입니다.

직- 도보로 40분 거리에 있는 물체를 '봤고' 그걸 벙커라고 '확신' 했다고?

김- (잠시 침묵) …모르겠습니다. 보고서에는 생각없이 적었는데 듣고보니..

직- 음…. (서류를 뒤적이는 소리) 계속하게.

김- 팀장은 벙커에서 잠시 팀을 재정비하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벙커 양쪽 끝방은 비바람이 들이쳐서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비에 흠뻑 젖어서 옷을 갈아입듯 몸을 말리든 하지 않으면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다들 가운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철문이 달려있었습니다. 바깥을 관측할 수도 없고 재수없으면 방안에서 몰살당하거나 붙잡힐 수도 있었지만 일단 문을 닫았습니다. 포로들을 한쪽 구석으로 몰아놓고 민규를 보러가려는데 팀장이 포로들을 왜 안 쏴버렸냐고 화를 냈습니다.

직- 왜 안 쐈나?

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냥 쏘면 안될 것 같은..좆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직- 계속하게.

김- 팀장이 화를 내는건 평소에도 항상 있었던 일이라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갔는데 문제는 민규였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대퇴부 관통상이었고 무리하게 움직인 탓에 출혈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중략]

김- 무전기는 먹통이고 계속 저쪽 교신만 들려왔습니다. 적의 사격이 계속되고 있다느니 포병을 불러달라느니.. 그래서인지 팀장은 저희의 사격때문에 상부에서 '교전'으로 인식하고 GOP 전역에서 전투가 벌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때문이라고… 뭐, 딱히 할말은 없었지만 중요한 건 살아 돌아가는 거였습니다.

민규의 짐과 총을 버리고 들것을 만들어서 옮기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0300 시에 가까워서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일출전에 아군 GOP 에 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포로들이었습니다. 풀어주자니 민규의 무전기로 본대에 바로 연락할 듯 했고 죽이기엔 너무 찜찜했습니다. 뭔가 일이 틀어질 듯한 느낌 말입니다.

긴급상황이었고 해서 팀장과 좀 다퉜습니다. 팀장은 제가 알아서 하라며 저와 포로들만 남겨두고 출발해버렸습니다.

직- (서류에 뭔가를 적는 소리) 그래서 포로를 어떻게 처리했나?

김- 그냥 풀어줬습니다. 만약 본대가 우릴 추격해서 잡힌다 해도 포로들을 살려준다면 우리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굴진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김- …..랬지만 팀을 따라잡았을 땐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직- 무슨 뜻인가?

김- 팀장이 미쳤는지 멀리가지도 못하고 같은 자리를 뱅뱅 돌고있었던 겁니다. 벙커를 중심으로 반경 2km 정도를 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합류하자 팀장은 저 때문이라며 저를 공격했습니다.

직- 팀장이 자네를 공격했다고?

김- 네. 그점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직- 지금 이 얘기 증명할 수 있나?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김- …솔직히 불가능합니다. 증인도 물증도 없지않습니까?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건 제가 공격당했다는 겁니다.

직- (서류에 뭔가를 적는 소리) …좋아 계속하게.

김- 제가 도착했을 때 팀장은 민규에게 총을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민규가 저를 보곤 팀장이 미쳤다고 소리를 질렀고, 팀장은 그대로 몸을 돌려서 저를 조준했습니다. 순간 저는 그냥..
머리가 하얘져서 얼어붙었는데 팀장이 저를 쏘지 않는 겁니다.

직- (서류에 뭔가를 적는 소리) 쏘지 않았다고?

김- '못' 쏜 거였습니다. 총을 던져버리는 데 노리쇠는 후퇴고정 되어 있었고 약실은 비어있었습니다. 그제사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태석이와 유석이가 민규 뒤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살아있었을 지 어땠을진 모르지만… 팀장이 둘을 쏴버리느라 탄을 다 써버린듯 했습니다.
팀장이 대검을 뽑아 들었고, 곧 저희 둘이 엉겨붙었습니다.

직- 그 와중에 팀장을 죽인건가?

김- (침묵)

직- 미안하지만 이 자리에선 묵비권 행사가 통용되지 않네.

김- (침묵)

직- 말해. 이렇게 되면 자네가 팀 전원의 살해 용의를 뒤집어 쓸 수도 있어.

김- (침묵) …………민규가 저를 살렸습니다.

직- 박민규 대원이?

김- 저도 대검을 꺼냈습니다. 그정도 거리에서 유팀장이 대검을 뽑았는데 총을 찾는다는건 죽겠다는 얘깁니다. 몇 합을 주고 받았는데..뭐, 상대가 될 수가 없었습니다.
유팀장이 노출될 걱정않고 맘만 먹는다면 대검 하나로 김정일이 모가지도 따올 거란게 주위의 평가였으니까 말입니다.
평소에도 사나웠지만 그때의 유팀장은 뭐랄까 정말… 뭔가 미친 사람 같았습니다. 대검에서 광기같은게 느껴졌으니까 말입니다. (침묵)
대위님은 아마 그런거 못 보셨을겁니다.

직- (낮은 웃음소리) 사람이 휘두르는 나이프가 무서우면 여기서 일 못하지. 그래서?

김- 두어 합 후에 제가 넘어졌고, 유팀장이 저를 깔고 앉았는데 옆에서 민규가 치고 들어왔습니다.

직- 그정도 출혈량에, 부상당하고 4시간이나 지났는데.. 움직일 수 있었단 말인가?

김- 저도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직- 계속하게.

김- 유팀장이 저를 마운트 자세로 깔고 앉았습니다. 팔로 막아도 제압당하고 팔 안쪽 동맥이나 목의 대동맥을 당했을겁니다. 그때 민규가 유팀장의 옆구리에 부딪혀 왔습니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와중에도 민규의 목에 대검을 꽂더군요. 민규도 나이프를 뽑아들었던 모양입니다. 유팀장의 오른쪽 갈비뼈 쯤에 대검이 박혀있었습니다. 그걸 보자마자 제 대검으로 유팀장의 울대에 제 대검을 꽂았습니다. 그때 아니었으면… 유팀장이 바로 일어날 것 같았습니다. (침묵)

직- 괜찮은가? 원하면 조금 있다 다시 하지.

김- 아닙니다. 거의 끝났습니다. (심호흡) 시간은 BMNT해상박명초-해상일출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었습니다. 최소한 일출 전에는 GOP 라인에 도착해야 구출이 되던가
GOP 라인을 넘어서 복귀라도 할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씨발, 아.. 죄송합니다. 그런데 둘러보니 팀원 중 생존자는 저 뿐인겁니다. 비가 너무 차가워서인가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이대로 가서 뭐하나. 어차피 팀원도 다 죽고, 전쟁이 터졌다면 다시 이 그지같은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건데……

(약 20초간 침묵)

직- 계속할 수 있겠나?

김- (컵을 내려놓는 소리) 네. (한숨) 그렇게 비를 맞고 있었는데, 추웠습니다. 진짜 갑자기 오지게 춥더란 말입니다. 뒤에서 냉기가 흘러나오는거 마냥…..
그래서 돌아봤더니 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직- (서류를 뒤적이는 소리) 남대수와 리명철?

김- 네, 그 둘이, 씨벌… 분명히 그 씨벌 벙커에 떨궈놓고 왔단 말입니다. 그런데 제 바로 뒤에 있었습니다. 더 좆같았던 건…….(침묵)
……………이건…음.. 이건 보고서에 안적은 이야깁니다. 믿어줄 것 같지 않아서…

직- 말해보게.

김- 팀원들을 끌고 갔습니다.

직- 시신을 끌고 갔다고?

김- 네. 우리 팀원들을, 씨발 그 미친… 뭔지도 모를 그것들이 와서 팀원들을 끌고갔습니다. 그리고선..

직- 그리고선?

김- 저한테 한마디 하더군요. (침묵)

직- 뭐라고 말인가?

김- 잊어버리지 말라고. 자기들은 여기있으니까, 잊어버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후 면담 대상의 요청에 의해 15분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직- 좀 괜찮아졌나?

김- 네. 괜찮습니다.

직- 계속 해보지. 그리고 나서 바로 퇴출한건가?

김- …..그런걸 보고나면 말입니다… (침묵)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게 됩니다. 그냥 앞으로 막 달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다고 입을 벌리고 있다보니 빗물에 사래가 들렸습니다.

그바람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어딘지도 모르고 달렸는데 멀리 아군 GOP의 불빛이 보였습니다. 시계를 보니 BMNT 까지 시간도 어느정도 남아있었고 해서 주변지형을 보고 TOD열상관측장비가 없는 쪽으로 해서 들어가자 했습니다.

그 정신없이 뛰는 와중에 무전기나 이런것도 잃어버렸는데 멀티툴은 안빠지고 남아있었습니다. 근데 좀 이상했습니다. 경계태세도 아니었고 평소 경계상태나 별다를게 없었습니다. 전투가 일어났다면 GP도 GOP도 전원투입 들어가고 해서 초소가 꽉꽉 차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정말 내가 뭐에 홀린건가 싶어서 GOP 철책 앞까지 갔는데 여전히 반응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그냥 멀티툴로 철책을 자르고 들어갔습니다.

직- 그때 시간은?

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별다른 도구없이 멀티툴로만 철책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흔적도 일부러 만들어가면서 나와야 했기 때문에…
빠져나오고 나니까 멀리 하늘이 슬슬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초소간 근무교대 인원들이 오는 것 같아서 일단 자리를 떴습니다.

직- 그게 어제 아침인가?

김- 맞습니다. 이제 제발 잠좀 자게 해주지 말입니다.

<기록 종료>

남대수 중사와 리명철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려 했으나 자료 부족으로 군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전쟁 중의 자료유실로 추정된다.

당시 인민군 ██사단이 후퇴하면서 주변 민간인과 부상병들을 대대 규모로 재편해 추격부대를 막도록 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후 해당 대대의 기록은 없다.

인터뷰 이후 재단이 개입하여 성공적으로 대상을 격리하였다. 인터뷰 대상자는 현재 MTF-이오타-158 '어름사니'를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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