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딘가에서, 그리고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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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가 말하기를, 어릴 적에 한 소방관이 자신을 구했다고 한다.
그 소방관은 그때의 화상으로 돌아가셨다고 하지만,
그가 불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필사적으로 엄마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뻗은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다고.
어린 나에게, 어머니는 곧잘 그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몇 번은 어머니와 같이 그 소방관의 묘에 간 적도 있었다.
묘 앞에 국화를 높고 향을 피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얼굴도 모르는 목숨의 은인을 향하여 손을 모았다.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는 것.
그것은 분명 올바르다고는 말하기 힘들 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사람처럼 친절하고, 용기 있는 사람.
너는 그런 사람이 되거라, 하고. 참배를 하고 돌아갈 때가 되면 어머니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천천히 만년필을 책상 위에 두고는, 써 내려간 퇴직서를 다시 한 번 본다.
이상한 점이 없는 부분을 확인하고는, 이를 접어서 봉투에 넣는다.
풀로 잘 봉을 한 때에, 새삼 스스로가 도망칠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것을 느꼈다.

“……의외로 이런 때가 돼도, 냉정하게 있을 수 있는 법이네.”

이 계획을 세웠을 때에는, 도중에 주저하거나, 직전에 갑자기 무서워져 뒷걸음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내 사고는 매우 청명하며, 망설임다운 망성림 역시 느끼지 않는다.
물론, 이제 와서 이 계획을 중단하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도 배짱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이제 행동에 옮길 일만 남았다.
아마 나는, 이제 죽을 것이다.
만일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필시 무사하진 않을 것이다.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 거짓말이다.
다만 그 이상으로, 내가 죽을 각오로 저지른 일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는 것이 더 무서웠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그가 나를 믿는 것과 같이, 나도 역시 그를 믿고 싶다.
그것이 설령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낸다 할지라도.

“…….”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맡긴다.
계획 실행까지는 아직 조금 시간이 남는다.
이것이 말 그대로의 의미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금은 쉬어도 되겠지.

그대로, 느긋이 눈을 감는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머니의 어릴 적 목숨을 구하였다는 소방관이었다.

어머니는 곧잘, 그 사람처럼 되라고 말하였다.
어린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끄덕였으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누군가가 위험할 때, 나의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그 누군가를 구하려고 하는 것.
나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어떻게 해서는 나는 그런 인간이 되어야만 한다고, 초조해 하거나 고민한 일도 있었다.
예를 들어, 어릴 적 내가 무언가 나쁜 짓을 하면,
‘너는 그와 같은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 어째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그렇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어린 마음에 그것이 굉장히 무서웠던 일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런 마음을 극복한 것은, 고등학생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진로를 어머니와 상담하고 있을 떄, 내가 어머니에게 그것을 토로하였다.

내가 얼추 이야기를 끝내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끌어안고는, 띄엄띄엄 말하였다.
어머니가 말하기로는, 옛적에는 어머니 역시 같은 일로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나를 구하려고 화염 안에 뛰어들었고, 그것을 이유로 죽었다.
그가 나의 목숨을 구한 이상, 나는 그것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옛적의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고, 초조해 하며, 고민하여, —때로는 큰 잘못을 저지를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울며 내게 사과하였다.
스스로와 같은 기분을 내게 느끼게 한 것을, 정말로 후회하고 있는 듯 하였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조금 안심하였다.
나와 같이 옛적의 어머니도 망설이며, 고민했던 거라고.

 
 
 

눈을 뜨고, 손목시계로 눈을 돌린다.
예정된 시간까지 조금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 옆에 걸쳐 두었떤 회색 수트를 걸친다.

지금의 내가, 어머니가 말했던 것과 같은 인간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그것은, 내가 멋대로 정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계획을 세웠을 때, 안 사실이 하나 있었다.

나와 어머니가 그에게서 이어받아야 했던 것은, 마음이다.
분명 그가 본다면, 우리가 무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목숨을 받은 측으로서, 그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할 때에 해야 할 일이, 그의 마음을 이어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사람처럼 되렴’
그것은 전혀 스스로의 목숨을 버려서라도 누군가를 구하려 하는 인간이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몸을 던져 어머니를 구한 그의 마음과, 그리고 용기를 이어받은 인간이 되라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어받은 그것을 나만의 형태로 보일 수 있는 순간이,

“분명, 지금일 거야.”

나는 나만의 형태로, 그의 마음이나 용기를 이어받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의 마음이나 용기, 어머니의 마음이나 다정함이, 이렇게 내게 이어진 것과 같이,
나의 마음과 용기도 분명 어딘가에서, 그리고 어딘가에, 이어져 가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 마음이 닿는 끝을, 나는 볼 수 없겠지만 말이다.

 
 

“보고 있어 줘, 제메르아.”

나는, 방금 쓴 사표를 가슴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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