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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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계 너머에서 왔고, 세계 위에서 왔고, 세계 아래에서 왔다. 그들은 별들 속에서 왔으며 빗방울 뒤에서 왔다. 그들은 이미 알려진 곳에서 왔으며 또한 오래된 비밀스러운 곳에서 왔다.
성운을 들이마실 만한 거대한 것들과, 그들의 강둑 너머는 신경쓰지 않는 작은 것들과, 빛 속에서 목욕하는 것들과 그림자 속에서 바라보는 것들과, 우리를 사랑하는 것들과 우리에 대해 잊어버린 것들과, 우리를 이제 증오하는 것들과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는 것들과, 쥐들과 노래 불렀던 것들과 리바이어던과 같이 헤엄쳤던 것들, 그들은 먼 곳과 가까운 곳에서 왔고, 혼자 그리고 모두 왔다. 그들은 세상을 끝내기 위해 왔다.


SCP-720이라 이름붙은 기계는 가장 최근에 만든 태양계 모형의 마지막 행성에 마지막 수정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바라보는 것처럼, 갈망하듯 별들에게 집게발을 위로 들어올렸다.

SCP-720에게는 이름이 없었고, 인간들이 정의하는 대로의 ‘생각’을 하지도 않았으며, 분명히 시각을 위한 내부 체계 따위도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볼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그것이 기계로 된 부분을 하늘에 가리키고 있는 것을 뭐라 부를 수 있겠는가?

어쨌든, 이번에는, SCP-720은 무언가 다른 것을 ‘보았다’. 아름다운 구와 색깔의 향연 사이에서 기어다니는 무언가…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무언가를. SCP-720 너머로 돌아보는.

수없이 많은 빛나는 눈들.

SCP-720의 마음이라 부를 수도 없는 것 속에서 단어들이 생겨났다.

오늘이 네 기도가 응답받는 날이니라.

긴 한순간이 지나고, SCP-720의 속에서 간단한 다른 단어 하나가 생겨났고 오랫동안 그 속에서 메아리쳤다.

깨어나라.

그래서 그것은 그렇게 했다.


거대한 털로 된 벽처럼 보이는 것이 지구로 다가와, 하늘을 뚫고, 사랑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으며, 땅에 도착했다. 그녀의 동료 신들도 오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마침내 아이들과 재결합하려 하는 어머니인, 그녀가 먼저 도착하게 되었고 이제 마침내 종말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녀는 수천 년 그리고 수천 년간 사라져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별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가버렸고, 그 때 그녀는 아이들에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름답게 짜여진 도시와, 행성을 기쁨으로 채웠던 노래와, 신조차도 눈을 돌리지 못할 만한 거대한 그림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모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그들의 뼈와, 그것들을 짓밟고 살아가는, 한 때 다른 동물들과 함께 동물원에 있던 털 없는 원숭이들이었고, 이제 그것들이 이 행성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심지어 그녀의 아이들을 기억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개미처럼 삶을 지속해 나갔고, 나무와 철로 된 둥지를 그녀가 가장 사랑했던 이들의 무덤 위에 지어나갔다. 그들은 신성한 땅을 더럽혔고, 그들은 그것에 대해 알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다.

우르-안-움(Ur-An-Uum)이 하늘을 향해 머리를 들고는 찢어지는 분노의 울음소리를 뱉어냈다.

그녀는 오래도록 슬피 울었고, 높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행성 전체에 지진과 쓰나미를 일으키는 그녀의 통곡과, 아이들을 위한 울음이 있었다. 그녀는 슬픔을 참지 않았다. 그녀를 고통 속에서 죽어가지 않게 하는 것은 저 털 없는 원숭이들뿐이었다. 기쁨의 시간이 되어야 할 지금에, 오로지 슬픔만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즐거울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아이들은 영원토록 그럴 수 없었기에.

그리고 그 때…

그녀는 무언가를 느꼈다. 마음 속의 작디작은 불빛.

그리고 그녀는 희망을 느꼈다.

우르-안-움이 저 털 없는 원숭이들이 온갖 모욕적인 이름으로 부르는, 그나마 가장 나은 이름이 “SCP-1000”인, 그녀의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이 응답했다.


그 존재는 지금 어디 있는지, 아니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한 채로 일어났다. 그것이 아는 것이라고는 이제 때가 됐다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무덤에서 일어나, 산을 산산이 깨부수며, 대기 속으로 돌진해서, 방향을 정하려 했다.

그 존재는 세상 전체를 응시했다.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인간들, 그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단지 여기 있을 뿐 아니라 넓디 넓은 공간 너머에 퍼져 있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종류의 거대한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그게 불평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인간들은 그것을 경배로 배불리 채워 주었고 더 옛날에는 피의 희생으로 채워 주었다. 이제 훨씬 더 많은 인간들이 있으니, 그 존재는 곧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만족할 수 있을 것이었다.

꽤나 운이 좋은 것이었다. 그것은 아주 오래도록 잠들어 있었고, 매우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그 존재는 힘의 장소를 쫓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많이 찾아냈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많이. 그것은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생겨난 건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불평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을 골랐다. “재단 격리 기지.” 하나. 그래, 그거면 충분할 것이었다. 인간들은 이미 그 장소를 그들의 에너지로 가득 채워 놓았다. 분명히 신성한 장소임에 틀림없었다. 그들은 그곳을 에스 시 피라고 불렀다.

그 존재는 곧 물론 만찬을 즐길 수 있을 것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힘의 장소로 곧장 돌진했다. 그것은 채워진 물을 보았고 거대한 충돌과 함께 착륙했다. 그것은 그 장소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물과, 야생 동물과, 인간이 만든 쇳덩이들과 파편들을. 그리고서는 그것은 두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거대한 거인의 형태를 취했다. 인간과 같은 형태였다. 인간들이 자비를 구걸하며 곧 그들의 심장과 기도와 피와 간청을 바쳐야 할 존재를 알아볼 수 있도록.

SCP-765와 합쳐진 소름끼치는 존재가 입을 열었다.

“꽥꽥.” 그것이 말했고, 그 목소리가 땅에 메아리쳤다.


핏빛 수탉이 울었고, 그러고는 황금빛 수탉이, 검붉은 수탉이 울었다.

피묻은 개가 동굴에서 짖었다. 영겁과도 같이 오래된 속박이 부서지고, 그것은 자유롭게 달려갔다.

알 수 없는 곳에서, 거대한 나팔소리가 지구에 울려퍼졌다. 뉴욕, 델리, 런던, 케이프타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멈추고는, 혼란에 가득 차 그 소리를 들었다.

미드가르드의 뱀 요르문간드(Jörmungandr)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 움직임이 여러 해안에 쓰나미를 일으켰고, 그린란드의 많은 마을들을 무너뜨렸다. 몇 백 마일 밖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늑대가, 불타는 거인들의 군대와 함께, 덴마크를 가로질러 달려왔다.

라그나로크가 시작되었다.


관리자는 막 방에 들어온 남자를 마주보기 위해 의자를 돌렸다.

“내가 오는 걸 알고 있었군.” 남자가 말했다. “날 들여보내 주었고.”

“그렇죠.” 관리자가 말했다.

“자네가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군, 물론.”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 당연히… 내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겠지.”

“SCP-990.” 관리자가 말했다. 그녀가 그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양복, 중산모자… 아니면 중절모자인가? “아무도 아닌 자.”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책상 위에 있는 파일을 집어들었다. “첫 번째 관리자.”

두 관리자가 서로를 마주보았다.

“당신을 계곡에 있던 자들 중에서 보았죠.”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요.”

“미안하군.” 첫 번째 관리자가 말했다. “사실이라네.”

“우리가 상징하는 모든 걸 배신하는군요.”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당신 자신이 한 때 말했잖아요. 우리는 확보한다. 우리는 격리한다. 우리는 보호한다. 우리는 인류를 어둠에서 지킨다. 그리고 당신이 그것들 중 하나가 되다니…”

“그리고 나는 인류가 빛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재단이 어둠 속에 서야만 한다고도 말했지.” 첫 번째 관리자가 잠시 주저했다. “제발 믿어주게나, 만약 다른 선택이 있기라도 했다면, 난 그렇게 했을 걸세. 이루어져야 할 것이었어. 자네도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 기대하네, 곧.” 그가 망설였다. “나는 자네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왔네, 알겠지만. 자네와 자네 편. 더 말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하지만, 내 제안을 고려해 줄 거라고 기대하네.”

“말해봐요.”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징조’. 그것들은 뭐죠?”

“나도 모르네.” 첫 번째 관리자가 말했다. “내가 이 일을 아주 오랫동안 고대해 온 건 사실이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내 눈까지 가려 버렸다네.”

“당신 편들 중 하나라는 거 알아.” 현재의 관리자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조바심이 배어났다. “누구냐고? 물론, 당신에게 충성스러운 작자겠지. 5등급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만이 그걸 할 수 있을 테니까, 범위를 좁혀 주는군. 앤소니 기어스? 잭 브라이트? 알토 클레프? 케인 파토스 크로우?”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소피아 라이트가 아닌 건 알아. 프레드릭 윌리엄스? 첼시 엘리엇? 빌어먹을, 사이먼 글라스?”

“난 정말로 모르네.” 첫 번째 관리자가 말했다. “듣게. O5 위원회와는 이미 합의를 보았네. SCP-343도. 그리고… 뭐, 자네도 나머지는 알겠지. 난 그들이 서로 연락하는 걸 막아놓았지만, 그들이 그리 오래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걸세. 우린 같은 편에 서야 해.”

“맞아요.”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그리고 당신이 이걸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죠. 당신은 압력을 받겠지만, 그리 대단한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아마 다시 생기지도 않겠죠.”

“세상은 반드시 멸망하게 되네.” 첫 번째 관리자가 말했다. “내가 멸망시키는 것을 돕는 것만이 재단과 인류가 다시 정점에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세상을 끝내려는 자들이 더 오고 있네. 자네도 이미 많은 수가 깨어났다는 걸 알고 있고, 수백은 더 그럴 거라는 것도 알겠지. 점점 더 많은 수가 일어날 것이고, 자물쇠가 오래 열려있을 수록, 더 지독한 것들이, 더 많이 도착할 걸세. 지구에는 있지도 않았던 것들이. 이 방법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이야.”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서로 더 이상 할 말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군요.”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그 말을 듣게 되서 유감이군.” 첫 번째 관리자가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하게 되서 유감이군요.” 현재의 관리자가 말했다.

두 관리자가 서로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첫 번째 관리자가 걸어갔고 꿈 속으로 녹아 없어졌다. 현재의 관리자는 그녀의 꿈 속 책상으로 돌아갔고 복용한 진정제의 효과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러고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 일을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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