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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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4+x

yamaotoko 2020/4/10 (금) 22:35:09 #041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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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을 쉬게 되어 뜻밖에 시간이 났다. 딸과 아내도 자고, 한가하게 되어 버렸다. 누군가 나같이 한가한 놈이 있다면 10년 정도 전에 내가 실제로 체험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상담하고 싶은 것도 있고 해서.

나는 임업 관계 직업을 갖고 있는데 당시에는 산림조사 일을 하고 있었다. 내용을 말하자면 산에 들어가서 자라는 나무들을 하나씩 지름을 측정하거나 몇개만 추려서 나무의 높이를 재어 그 산에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조사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 보통 사람이 올 일이 없는 곳을 나는 덤불을 헤치며 걷고 있었다. 그러다 둥그렇게 뜬 작은 저습지를 발견했다. 낮 휴식 시간이었고 마침 좋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가 보니 기묘한 것을 발견했다.

새하얀, 여자가 입는 작은 원피스가 접어두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하잖아? 길도 없는 산을 걸을 때 어린애 옷을 가져오는 놈은 없다. 게다가 전혀 때도 묻지 않고 깨끗이 세탁한 채였다.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원피스 그 자체는 두렵지 않더라도, 왜 여기에 두어졌는가. 여러가지로 상상해 버려서 두려워졌던 것이 기억난다. 계속된다.

sakuramoti 2020/4/10 (목) 22:45:01 #08114562


호오……. 꽤 재미있는 얘기구나.
뒷얘기 궁금하다. 나도 한가하니까 끝까지 어울려 줘.

yamaotoko 2020/4/10 (금) 22:49:51 #04110421


고마워. 그럼 계속 말한다.

흰 원피스를 발견한 순간에는 위축되었지만, 아직 밝은 시간대기도 해서 점점 안정되었다. 뭐, 동료와 술을 마실 때 안주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연초라도 태우기로 했다.

딱 한 개피 피운 시점에서, 나는 더욱 위험한 것을 찾아냈다. 원피스가 있던 자리에서 수 미터 떨어진 곳에 혼자 이상하게 굵은 삼나무가 있는데, 그 나뭇가지에 염주가 몇 개 하얀 끈으로 동여매진 거야. 찜찜하게도 밑을 보면 파낸듯한 흔적을 발견하고 말았다.

등골이 얼어붙었던 기억이 난다. 거꾸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용기를 짜내서 손도끼로 갈아엎어 본 거야. 삽은 없어서 말이지.

잠시 뒤져 보았지만 상상했던 시체가 나오는 일은 없었다. 안심했지만 대신 다른 것이 나온 거다. 계속된다.

sakuramoti 2020/4/10 (목) 22:50:37 #08114562


레알 시체유기사건 이야기인가 생각하고 초조했다.
계속 기대하는 것.

yamaotoko 2020/4/10 (금) 22:55:09 #041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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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나온 것은 모르는 여자의 영정이었다. 그것도 한장 뿐이 아니고, 훌륭한 액자에 넣어진 것이 몇십장은 나온 거다.

대체로 이런 느낌의 영정이었다. 웃는 것이 오히려 섬뜩하지?

이걸 보고 역시 두려움이 한계를 맞아 전력으로 산을 내려가 달아났다.

후에 경찰에 연락해서 그 지점을 조사하게 했는데, 별로 시체를 유기했더나 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실종자 명단에서 영정사진들과 일치하는 인물은 없어서, 범죄성은 희박하다고 결론지어 버렸다. 덕분에 조사보고서 납기도 늦어버리고, 상사에게 혼나고, 엉망이었던 기억이야.

내 이야기는 이런 느낌이다. 10년 정도 전이지만, 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직정동료에게 말해도 얼렁뚱땅하는 것이야. 여기서는 진지하게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들어줘서 고마워.

sakuramoti 2020/4/10 (목) 22:57:05 #08114562


재미있었다. 딱 술안주감이네.
그렇다면 질문인데, 왜 굳이 영정사진의 예시 따위를 준비한 거야? 충분히 이해하기 쉬웠는데, 이거 때문에 오히려 소설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상담하고 싶은 것도 있다 그랬지.

yamaotoko 2020/4/10 (금) 22:58:59 #04110421


사진은 내 딸이야.

상담하고 싶었던 게 바로 그 일이다.

그때 보았던 영정들 중 한 장과 딸이 똑같이 자라고 있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렇게 보인다고. 그래서 똑같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어째 좀 위험한가. 우연한 때를 잡아 언제고 자기 딸을 산에 버리러 갈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 그럴 생각은 전혀 없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버릴 때 입힐 흰 옷을 옷가게에서 고르고 있어. 이 사진도 함께 묻힐 영정사진으로 쓰기 위해 찍은 사진이야.

나 어떻게 되어버렸구나. 이대로라면 진짜 딸을 산에 버리러 갈지도 몰라.


언제 버리러 가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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