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루 나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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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야인(野人)들이 꽃들의 날에 쓰러졌고, 대홍수는 아직 닥치지 않은 시대에, 세계의 서방, 두 강의 사이 지역에 한 남자가 살았으니, 그 이름은 아담Adam이라. 그는 자기 부족의 군장이었으며, 모두들 그를 공정하고 무사한 통치자이며, 말씀은 지혜롭고, 과연 경복할 만한 이라고 여기더라. 그의 부족은 맨발에 먼지투성이였고, 고대 서방의 일매암 성읍들 사이를 오가며 초라한 가축 떼를 치고 다니더라. 그들은 강인한 민족이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이겨내며, 전능자의 이름으로 강력한 괴물들을 무찌르고 영광스런 위업들을 이루었노라.

아담이 서른다섯 살이 되었을 때이자, 자기 부족의 군장 노릇을 한 지 열다섯 해가 되었을 때, 그는 비옥하고 생명이 충만한 한 숨겨진 골짜기를 찾았더라. 방랑에 지쳤던 그의 백성들은 이 골에 머무르며 평화롭고 번성하며 살것을 청하였고, 아담은 이 청을 받아들였더라.

골짜기 안에는 온갖 짐승과 과수들이 사는데, 그 가운데에 두 그루 나무가 동산 가운데 서 있었더라. 이 나무들은 각각 생명나무와 지식나무요, 야인들의 시대보다도 더 오래된 예소드Yesod의 첫 번째 아들들의 시대 이래로 쌍둥이 오라비와 누이가 수호자 되어 나무들을 지키고 섰더라.

지식나무의 수호자는 나하시Nahash라는 뱀이요, 나중에 마왕(the Adversary)이라고 불리게 되더라. 그는 나무의 비밀의 힘을 계속 보살피더라. 그는 나무의 권능으로써 그리하였는지 모든 경이를 말하였고, 인간의 기량과 영혼을 시험하더라.

생명나무의 수호자는 하카마Hakhama라는 큰 목소리요, 나중에 지혜(Sophia)라고 불리게 되더라. 그는 나무의 은혜를 계속 보살폈더라. 그는 지식을 옳게 사용하는 법과 구리와 청동으로써 생명을 연장하는 법을 가르쳤고, 때때로 전능자가 내린 지시를 말하더라.

아담은 두 그루 나무의 민족들의 군장 노릇을 이제 그만두었노라. 그는 목소리가 내리는 포고령을 자기 민족에게 해석해주고, 양 쪽 나무의 열매를 상으로 받았더라. 그 아내 하와Hawwah 역시 그랬더라. 둘이는 세 명의 아들을 낳았으니, 그 이름인즉 아벨Hevel, 카인Qayin, 그리고 셋Set이라.

아벨은 두 그루 나무의 민족의 보호자이자 대전사가 되었으매, 자비이며 동시에 정법인 구르는 날을 들고 다녔더라. 그는 소박한 사내로 말이 없었고, 다만 싸움에 크게 이룬 바가 있어 광야를 헤매는 야수들과 악귀들로부터 골짝과 백성들을 지켰더라.

카인은 그 형으로 마술과 이야기의 재능을 받았으니, 위대한 박수가 되었다. 그 뒤 어느 날에는 부족의 군장이 되었고, 아우 아벨과 같은 정도로 높은 존숭을 받더라.

셋은 이야기의 나그네들이 자주 잊어버리는 자이니, 겸손한 그는 형들이 하는 만큼 뛰어난 일이 없더라. 그는 무예의 영광이나 마술의 기량에 모두 등을 돌리고 대신 자연의 철학을 궁구하며 가난한 자들을 돕더라.

이 때 지식나무를 지키며 심원한 마술의 비밀을 알던 뱀이 동방을 쳐다보매, 그 일대가 그림자를 우려내고 있더라. 한 고대의 왕국에서 새로운 힘이 승기함에, 그 힘이 자기 앞길 위 모든 것을 집어삼키더라. 오래된 신들이 드러났고, 그들의 더러운 주문이 이제는 공공연한 관습이 되었더라. 뱀이 본 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모든 창조물들을 집어삼키려고 무저갱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른 주홍왕이더라. 뱀이 이것을 보매, 어찌 전능자가 저러한 것이 존재토록 허할 수 있느뇨 두려움에 사로잡히어, 자기 뜻대로 행동케 되더라. 그는 다에바인들의 그림자가 너무 퍼지기 전에 쳐서 쓰러뜨리고자, 주홍왕의 더러운 영향이 더 뻗치기 전에 그 팔을 쳐 잘라내고자 하였더라.

뱀이 하와가 그 남편보다 현명했기에 하와에게 가서 가로되 동방의 위험을 이르고 지식나무의 위대한 은총으로써 다에바인들에게 맞설 수 있다 하더라. 허나 하와는 그 은총을 거절하였고 그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되더라.

이윽고 뱀이 카인에게 가서 가로되 동방의 그림자를 경고하고 비밀의 지식을 그에게 드러내 보이니, 그에게 가장 강력한 마술과 주문들을 가르치더라. 카인은 동방의 그림자에 맞서 군세를 이끌고 진군하더라.

이 지식은 카인에게 너무 무거운 짐인 줄 밝혀지더라. 사실 그 무게는 신들 중 다수에게도 무거운 것이었더라. 카인의 정신은 이 비원의 지식에 짓눌려 해어지고, 한때 자신이 가졌던 것들 곧 어린이의 두 눈과 숨기는 것 없는 정신을 잃게 되더라. 깊이 숨은 그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자신의 앎으로 인한 고문에 절망만 가득하더라. 그 아우 아벨이 어미 하와의 간청으로 형에게 그 문제를 논하더라. 무해한 말에서부터 말다툼이 시작되고 그 치열함이 더해지더니 종내에 분노에 찬 카인이 돌로 아우 아벨을 쳐 쓰러뜨리더라.

아담은 둘째 아들이 살해된 것을 묵과할 수 없었으니, 카인은 저주받아 골짜기에서 쫓겨나 광야를 방랑하더라.

아벨의 혼백이 닷새 뒤 육신에 돌아오매, 그 시절에는 생자의 땅과 망자의 땅을 잇는 위험한 길들을 영웅들은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 그러나 그의 귀환은 기쁜 일이 아니었음에, 그는 가족과 친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어두운 처신을 하더라. 장래의 군장은 추방되고 대전사는 우울에 잡아먹힌 꼴을 본 온 백성이, 거기에 동방의 다에바가 더욱 강성하여 서방까지 닿으리라는 소문까지 듣자 고통스레 울부짖더라.

다에바인들의 그림자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아벨이 검을 뽑고 동쪽으로 가더라. 그는 동방에서 다에바의 이야기를 듣지 못할 때까지 삼십 하고 삼년을 다에바인들과 싸웠더라. 셋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다하여 장대한 토루를 짓고 골짜기 주위로 하카마의 구리 종복들을 배치하고 백성들을 군세로 일으켜 집을 지키도록 하더라.

여러 해가 지나 동방에 마지막 대군세가 일어나 서방 전체를 정복하려 출정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그 우두머리는 도살자 압레샬Ab-Leshal이라. 그는 다에바인 장령들 중 가장 맹렬한 이로, 무시무시한 힘과 끔찍한 주술을 천부적으로 갖춘 이더라. 백성들 중 다수가 도망쳐서 바람에 흩어지듯 밖에서 자비를 구하더라.

자기 민족에게 닥친 횡액을 들은 카인이 집으로 돌아와 거기서 도살자와 대치하더라. 그리고 카인은 압레샬의 정체가 허영에 잡아먹혀 다에바인들의 어두운 신들에게 자신을 바치고 흑마술을 들이마신 자신의 아우 아벨이라는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되더라. 카인은 다시 한번 아우를 쳐죽이기 위해 돌을 들었고, 압레샬은 그에 맞서 카인의 양 팔을, 오른팔 먼저 그 다음 왼팔을 잘라냈더라.

그리고 압레샬이 자기 군단과 주술사들과 야수들, 다에바의 모든 힘을 끌어모아 끌고 가서 골짜기와 그 백성들을 공격하더라. 백성들은 살육되고 이제 늙은 아담과 하와도 도륙당하더라. 신의 말씀을 전하는 목소리 하카나는 깨졌고 그 몸은 부서져서 노략질을 당하더라. 생명나무는 도둑맞았고 지식나무에는 불을 지르더라. 뱀 나하시는 바벨의 우주탑으로 도망갔다가 그 뒤엔 도서관으로 피하여 거기 머무르며 이 지경이 되도록 자신이 행한 바를 속죄하더라. 광야 가운데 있던 동산은 재로 돌아갔고, 죽임 당하지 않은 이들은 사슬에 묶여 다에바인들의 노예의 신세가 되더라.

모두가 그 존재를 잊었던 셋은 깨진 방진들 중 마지막 것의 보호를 받으며 재가 식는 것을 바라보더라. 그는 세계가 파괴되고 주홍왕이 승리하는 것이 지평선 위의 구름처럼 떠오르는 것을 보았더라. 그는 매우 겁이 나더라.

셋은 희망을 구하여 기도하였고 대답을 들었더라. 앞으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그에게 그 길이 보이더라. 주홍왕이 참으로 무너질 때까지 대홍수가 있을 것이라. 마술은 숨겨지고 왕은 지옥의 강역에 갇힌 채 예소드 속에 안전한 시대가 있으리라. 이 전쟁은 그것이 더 이상 비밀일 필요가 없을 때까지 비밀에 부쳐지리라.

이 계시를 받은 셋은 서른 여섯 명의 남녀를 모아 영원히 숨는 명을 세우더라. 절대적인 공순으로써 세상을 섬기고, 그 직분을 대대로 물려줌이 비밀과 같아 그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나니, 만물이 끝날 때까지 그리하더라. 그들은 세상을 바로잡는 존재가 될 것임이라.

이들 서른 여섯은 먼 나라들로 흩어져 동방의 다에본에게 파멸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더라.

압레샬은 개선장군으로 돌아갔으나 그것이 끝이 아니더라. 두 그루 나무의 그늘에서 놀며 형제들을 사랑하고 자기 민족을 지켰던 아벨은 그 시커멓게 탄 영혼 속 일부분에 여전히 살아 있었기에, 이것이 압레샬을 미치게 만듦이라. 그가 자기를 노예로 삼은 다에바인들을 쳐서 격노와 복수로써 그들의 우상들을 쓰러뜨리고 그들의 사제왕들을 주륙했으며 그들의 도읍을 폐허로 만들더라. 수치의 관을 쓴 뿔 난 왕 몰레크Moloch 신이 아벨-압레샬과 대치했으나 역시 패하고 자기 힘만 약해진 채 도망가더라. 한편 다에바에게 복속되어 세상의 종말이 닥친 줄만 알던 민족들이 다에바인들에게 역습하니 다에바인들의 피로 온 세상에 씨를 뿌렸더라.

아담의 아들 아벨이 다에본의 신들을 무너뜨리고 목소리를 높여 주홍왕에게 도전하더라.

그리고 주홍왕이 이에 답하더라.

아담의 아들 아벨이 검을 뽑아들자 하늘의 수문이 열려 시간 그 자체마저 지워질 홍수가 일어나더라.

그리고 그 와중 말씀이 있던 이래 처음으로 전능자가 세상에 불려 나왔더라.

세상은 증인을 청해 요구하더라.

이것이 지구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아이들인 인간 종족이 두 그루 나무를 찾았을 때부터 대홍수가 일어났을 때까지의 역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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