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를 넘어서 조직 및 인원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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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를 넘어서

암호 유형
α3

문서철: 조직 구조 및 인원 정보

최고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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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이사회(Supreme Directorate)엔트로피를 넘어서의 최고 결정권을 행사하는 지도부 조직이다. 다른 이름으로 팔인이사회(Board of Eight Directors)라고도 불린다.

엥엘베르트 회장을 제외한 모든 이사는 각자 BE 내부 조직의 수장을 겸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대외적으로는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의 임원이나 ESC의 간부로 활동하고 있어 신원이 알려져 있다. 때문에 BE 지도부로서 활동할 땐 이사회를 제외한 다른 BE 조직원들에게는 모습과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가명을 내세운 채 주로 서면으로만 소통한다.

이사회는 여덟 명의 상임이사로만 이루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전원합의체가 원칙이지만, 대내외적인 업무로 불가피할 땐 공석 상태로 이사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최종 결정권은 대표이사 엥엘베르트 회장이 갖는다.
 

최고이사회 상임이사 명단
직책 본명 암호명
대표이사 베르나르 엥엘베르트 Bernard Engelbert "회장 President"
재정예산부장 프리드리히 폰 브라운 Friedrich von Broun "새턴 Saturn"
인적자원부장 헤이스팅스 러셀 Hastings Russell "윌 Will"
시설관리부장 후지코 몬도 Fujiko Mondo "F"
연구지원부장 리스뷔크 스트를루손 Riswyk Sturluson "시구르드 Sigurd"
첩보부장 (불명) "고독 Isolation"
군사작전부장 미셸 오 Michelle Oh "마라 Marat"
활동세포 대표회의 의장 알베시오 카파졸로 디 레물로 데 메디치
Albercio Cafaggiolo di Remulo de' Medici
"로렌초 Lorenzo"

 

재정예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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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예산부(Department of Finance and Budget)는 BE의 활동 예산 전반을 관리하는 부서다. 재정예산부는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 사회환원부서와 대부분의 하부 조직과 구성원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사회환원부서로 배정된 엥엘베르트 그룹의 자본이 ESC를 거쳐 세탁되어 BE의 활동 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조직들이 신청하는 활동 계획과 예산안은 최종적으로 재정예산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좋은 계획은 재정예산부에서 조정한 예산을 지원받아 공식 활동에 들어가겠지만, 예산 지급이 거부된 계획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거나 전면적인 수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단, 활동별 예산안과 별개로 각 세포의 평가에 따라 분기별로 지급되는 예산도 있기 때문에 재정예산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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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예산부장 "새턴"(Director of the DFB, "Saturn")은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의 창업 공신이자 뛰어난 경영인이며 현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사회환원부서의 최고 사회공헌 책임자(CSO; Chief Sharing Officer)로 재직 중인 프리드리히 폰 브라운이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새턴"은 날카로운 안목과 냉정한 결단력을 갖추고 있으며, BE가 재원을 확보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인물이다.

1953년 독일 본 태생의 노신사는 분단된 조국의 혼란스러운 현실 아래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유년기를 보내야 했다. 1969년, 대서양 건너 미합중국에서 쏘아올린 로켓과 우주인들이 달에 발을 딛는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폰 브라운은 큰 감명을 받아 공학에 뜻을 두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생각과 달랐던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던 그는 점점 학업보단 사회 운동에 더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환경 셸터 커뮤니티(구 ESC)에 가입하게 된 폰 브라운은 그곳에서 엥엘베르트를 만났고, 둘은 서로의 탁월한 안목과 잠재력을 알아보고 금세 절친한 동지가 되었다.

ESC가 쇠락해가자 폰 브라운은 엥엘베르트를 따라 단체를 박차고 나왔다. 학교에 복귀한 그는 경영학과로 전과하여 네 학기만에 전공 필수 과정을 수료한 뒤, 엥엘베르트 에너지 주식회사에 합류하여 회사를 맨땅에서부터 세워 올려 나갔다. 폰 브라운은 개별 사업에 집중하는 성향이 강했던 오너 엥엘베르트를 대신해 2대 CEO 직을 맡아 교묘한 경제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회사를 세계 유수의 거대 기업집단으로 성장시켰다.

엥엘베르트가 다시 ESC 활동을 재개하고 단체를 인수했을 때 폰 브라운은 별달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재단의 개입으로 ESC가 공중분해당하자 생각이 달라졌다. 그룹의 자존심에 먹칠을 당했다 여긴 폰 브라운은 엥엘베르트의 BE 계획에 적극 동조하며 새로운 지하 조직의 청사진을 짰다. 폰 브라운은 BE의 성장을 이끌었고, 제1차 삼각분쟁이라는 큰 위기를 겪은 뒤 조직을 수습하고 역량을 회복시키는데 온 힘을 쏟았다. 대외 활동은 줄어들었고 사실상 명예직인 사회환원부서 CSO로 자리를 옮기자, 정재계에선 그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수근덕거림이 떠돌았다. 그러나 BE에서 "새턴"의 위상을 아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런 말을 꺼내지 못할 것이다.

 

인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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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부(Department of Human Resource)는 각 세포에서 활동할 인재들을 발굴, 모집하고 그들이 세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인적자원부는 각종 위장 창구를 통한 신규 세포원 채용, 각 세포원에 대한 인사 평가, 진급과 징계와 포상, 컨디션 관리 등 BE 구성원 개개인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한다.

수많은 위장 기업으로 구성되어있는 인적자원부 조직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주요한 인원 모집 창구는 ESC와 엥엘베르트 그룹이지만, 그 외에도 세계 각지에 심어져 있는 위장 사업체들이 BE 활동에 적합한 인재들을 물색하고 있다. 심지어 인적자원부의 조직 네트워크에는 몇몇 국가의 공식 행정기관도 속해있어, BE에 합류하는 인원들은 이러한 창구를 거쳐 완전히 다른 사람이나 행정적 사망자로 신원을 세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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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부장 "윌"(Director of the DHR, "Will")은 증권가에서 흔히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의 중요한 경영 지도자이자 차기 오너 후보 1순위로 손꼽히며 화두에 오르내리는 현직 ECG 최고경영자 헤이스팅스 러셀이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윌"은 위기에 빠졌던 BE를 기사회생시킨 희대의 전략가이며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차세대 지도자이지만, 원칙적인 가치보단 자신의 판단을 믿는 냉혹한 야심가이기도 하다.

러셀의 유년기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영국의 귀족 가문 출신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본인은 한번도 이를 긍정한 적이 없다. 그의 생애에서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영국의 삼류 대학을 자퇴하고 엥엘베르트 중공업 잉글랜드 사업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1988년 뒤의 일부터이다. 대학 시절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자퇴 이전까지 러셀은 어떤 일에도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고 흘러가듯이 사는 인생을 살고 있던 것 같지만, 입사 후 러셀은 내적 동기에서 비롯된 강한 의지력을 갖고 업무에 전념하는 것으로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를 바탕으로 러셀은 서른 둘이라는 젊은 나이에 잉글랜드 사업부의 책임을 맡게 되었는데, 당 사업부를 현재의 엥엘베르트 중공업 영국 지사로 키워낸 것은 아직도 러셀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회자된다.

머지않아 러셀은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에서 가장 촉망받는 경영 지도자 중 하나가 되었고, BE 운영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바로 이 시기에 제1차 삼각분쟁이 발발하는데, 러셀은 자신이 일궈왔던 영국 내의 엥엘베르트 조직망과 영향력을 활용해 당시까지도 BE의 활동 근거지였던 영국 내의 BE 조직을 온존하는 데 성공했다. 몇 차례의 치명적인 순간도 그가 수립한 필사적인 전략으로 빠져나가며 BE는 활동 사상 최악의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러셀은 일약 BE의 핵심 전략가로 주목받았으며, 분산된 인적 네트워크 조직을 운용하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러셀은 ECG의 경영 전선에서도, BE의 지하 전선에서도 막대한 존재감을 뽐내는 지도자이다. 1세대 BE 지도자였던 "회장"과 "새턴", "F"는 물론 아직 현역 간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은퇴할 때가 되면 "윌"이 주도권을 잡으리라는 것은 BE 안에선 기정사실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바노프 스캔들에서 드러난 바 있듯이 이사회를 건너뛰고 독단적인 행동을 펼치거나 세포의 자율성을 자주 무시하는 등의 월권 행위는 그의 BE 활동에 언제나 따라다니는 비판점이다. 심지어는 그가 입사 전부터 BE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처음부터 BE 쪽을 노리고 엥엘베르트 그룹에 들어왔다는 음모론까지 존재하지만, 그의 과거에 대한 여타 낭설들과 마찬가지로 근거는 없다. "윌"은 이런 종류의 유언비어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으며, 지금껏 그래왔듯이 오직 그룹과 BE의 발전과 자신의 야망에만 집중하고 있다.

 

시설관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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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부(Department of Facilities Maintenance)는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BE의 거점 시설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제반 활동을 담당하는 부서다. BE의 필요에 따라 시설관리부가 운영하는 시설물은 본부 건물 외에도 정주 연구 시설, 안전 가옥, 지역 방어 거점, 차량 등 장비 격납고, 교신 중계소, ESC 위장 시설, 인적자원부의 위장 기업체 사옥 등 다양하다.

국가권력의 비호를 받지 못하고 초상세계의 수많은 경쟁 단체와 대립하고 있는 BE의 활동 환경은 시설의 평균 수명을 줄이는 요인인데, 시설관리부의 업무는 단순히 구조물을 유지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수단으로 시설들을 극도로 은폐하는 데에까지 이른다. 각종 민간 시설로 위장하거나, 여분차원에 거점을 마련하거나, 주기적으로 시설을 이전하는 것이 그러한 방법의 몇가지 예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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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부장 "F"(Director of the DFM, "F")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유명 건축 디자이너 후지코 몬도가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현실조작자이자 변칙예술가인 "F"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동원해 BE 활동의 근거지를 만들어오고 있다.

몬도가 태어난 일본 나가사키는 오랜 동서교류의 역사, 일본 가톨릭 교회의 역사, 전쟁과 피폭의 얼룩진 역사가 깃들어있는 곳이다. 1955년 이곳에서 태어난 몬도는 10살 때 고열과 환각을 동반한 심한 열병을 앓았는데, 사경을 헤메다 회복된 뒤로 몬도는 공간에 일어나는 이변을 알아보고 약간은 관여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 사건은 몬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경험이었다. 어릴 때부터 여분차원을 드나들며 공간 그 자체를 느껴온 그녀는 도쿄대 건축학과에서 공부할 무렵부터 독창적인 공간 감각이 돋보이는 설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공간을 인식하는 자신의 방식이 남들과 다른 정도가 아니라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 몬도는 자신의 의도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에 크게 낙심한다. 그 후로 초기의 번뜩임을 잃고 평범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불쑥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영국에서도 몬도는 대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직접 중소 건설사에서 의뢰를 받아 실제 건물을 설계하는 것에 관심을 뒀는데, 변칙적인 감각과 능력을 자제하고 일반인이 보기에 독특하면서도 편리한 구조물을 만드는 연습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무렵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그리니치 BBC 문화센터, 곤잘로 로드리게스 씨의 별장, 환경 셸터 커뮤니티 홍보관 등이 있다. 몬도는 그러면서도 건물마다 비밀스러운 여분차원 공간을 남겨놓았는데, 이중 일부는 나중에 재단에 변칙 대상으로 확보되기도 했다.

오랜 실무 경력으로 다져진 실력파 디자이너로 유명세를 얻고 있던 몬도에게 엥엘베르트가 접촉해온 것은 1997년이었다. 엥엘베르트는 재단에서 얻은 외부 엔트로피 정보 중에 과거에 버려졌던 ESC 홍보관이 끼어있는 것을 봤고, 갓 창립된 BE에게 그 여분차원 지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를 찾았던 것이다. 몬도는 자신이 숨기던 능력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껴 BE에 합류했다. "F"라는 가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그녀는 새로운 BE 본부와 ESC 본부, 베어캣 등 핵심 시설들을 설계했고 그 외에도 많은 BE 시설이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F"는 원래 어디까지나 건축가이자 외부 엔트로피에 대한 학술적 자문 자격으로 BE에 들어왔지만, 시간이 흐르고 BE의 체계가 상세해지면서 BE의 시설물에 지대한 관여를 계속해오며 조직의 원로가 된 그녀는 자연스럽게 BE의 최고 간부가 되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밖에서는 내보일 수 없는 자신의 진정한 예술성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기에 "F"는 BE 활동에 무척 만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후진 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다. 각 세포에 어울리면서 안전하고 잘 위장된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작품들을 보호하는 것은 그녀에겐 하나의 즐거운 도전이나 다름없다.

 

연구지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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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지원부(Department of Researching Support)는 연구세포를 관할하는 상위 부서다. 연구지원부는 세포들이 연구 활동에 필요로 하는 설비, 장비, 재료, 학술자료 등을 조달 및 관리하고, 연구세포들을 연결해 학계를 형성하여 연구세포들의 성과를 학술적으로 더욱 유의미하게 진전시킨다.

연구지원부와 개별 연구세포의 관계는 마치 대학과 그 소속 연구팀을 연상케 한다. 개별 세포는 저마다 주제와 탐구 계획을 세워서 연구를 진행하고, 연구지원부는 연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돕는다. (재정예산부와 대학 재정처의 존재까지 생각해보면 이 평행이론은 더욱 그럴듯해진다.) 베어캣에 있는 다양한 학술 시설을 유지, 관리하면서 연구세포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연구지원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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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지원부장 "시구르드"(Director of the DRS, "Sigurd")는 무진대학교 생물환경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ESC 학술 자문으로도 일하고 있는 리스뷔크 스트를루손이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그는 열정적인 환경주의자, 촉망받는 생태학자,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외국인 교수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극단적인 환경우선주의자, 권위 있는 초상물리학자, 냉정하고 무자비한 BE 최고 간부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

리스뷔크는 아이슬란드의 교육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바위에 요정의 일종인 훌두폴크(Huldufólk)들이 숨어 산다는 식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슬란드의 문화는 리스뷔크에게 자연과 그 속에 숨은 변칙 존재들을 향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사고방식 속에서 인간의 고유성과 특별성이라는 관념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 경향은 그가 12세의 나이에 다른 다중우주에 위치한 훌두폴크 도시를 발견한 이후로 특히 강해졌다. 그는 훌두폴크를 목격한 최초의 인간은 아니었지만 훌두폴크와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은 최초의 인간이다.

그의 학자로서의 경력은 17세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비상근 주훌두폴크 인류 대사로 활동하면서 어릴 적부터 관찰하고 추론해온 결과를 정리해 다중우주와 우주간 중첩 간섭 현상, 그리고 훌두폴크의 생태 및 문화 등에 대한 몇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결과 한 편은 다중우주 연구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적 관점으로, 두 편은 아이슬란드 민담과 현대 사회학을 잘 접목한 소설로 받아들여졌고 한 편은 게재가 거부되었다.1 리스뷔크는 이 결과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의 논문을 추적하여 게재를 막은 장본인인 재단이 훌두폴크가 거주하는 제071-H 우주를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그를 채용하고자 접근했지만 리스뷔크는 훌두폴크와의 국제 조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사실 학술 활동을 방해받은 것에 대한 치기어린 반발심이 당시에 제안을 거절한 큰 이유였다고 리스뷔크는 회고한다. 재단은 훌두폴크 왕국이 인류와 소통할 때 전적으로 리스뷔크에게 의존하고 있었기에 그를 해코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리스뷔크는 이후 아이슬란드 대학교에 진학해 생태학을 전공했다. 그는 물리학과 생물학, 사회학, 문학에도 깊은 조예를 쌓았는데, 그가 평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은 연구 주제에 꼭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그의 지적 능력과 호기심이 충분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이후 학계와 재단의 반응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와 논문 활동을 이어갔다. "우리 우주의 지구상에는 인류 말고도 지적 문명을 이룩한 수많은 생물종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쫓은 그의 연구는 몇 개의 문명 후보군을 발견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결정적인 결론을 내진 못하고 있었다. (재단은 여전히 리스뷔크의 연구를 지원하겠다며 나섰지만 그의 자존심을 꺾지는 못했다.) 한편 리스뷔크는 제2지구문명 탐구 도중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몇 가지 생태학적 연구를 진행했는데, 오히려 이쪽의 논문들이 그에게 박사 학위와 학계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가져다 주었다.

아이슬란드 대학교에서 연구를 계속하던 그는 진척이 없는 본 연구를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겸 무진대학교의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였다. 1999년, 리스뷔크는 (다중우주 071-H에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난생 처음으로 고향땅 아이슬란드를 떠나 한국으로 향했다. 무진의 고유 변칙 생물종을 연구하며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BE가 접근한 것은 그 다음 해의 일이었다. BE는 그에게 변칙 생태계 보존과 외부 엔트로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BE 연구세포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리스뷔크는 다중우주와 여분차원을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 집단의 존재와 변칙 환경에 대한 이념 일치를 본 것에 만족했으며 곧 연구세포-1 선구자와 -9 수의사에 초빙 연구원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시구르드"는 무진대 교수로 일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베어캣 제1초상연구단지에 마련된 자신의 연구실 재단에 의해 방해되었던 연구를 마음껏 펼쳤다. 20██년에는 돌고래 문명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면서 평생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입자가속기 연구센터와 베어캣대학교는 그의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한편 훌두폴크는 자신들의 대변인이 소속된 환경 단체에 우호적이었으며, BE는 다중우주 071-H에서 다른 초상조직과 차별되는 독점적인 지위를 약속받았다. 연구세포들은 자신들에게 무한정으로 공개된 방대한 다중우주를 탐사하면서 외부 엔트로피 연구를 크게 진척할 수 있었다.

2015년 전임 연구지원부장 "게이볼그"가 심각한 고령 때문에 은퇴하면서 그 후임자로 "시구르드"가 유력하게 지목되었다. "시구르드"는 자신이 연구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여유 시간에 업무를 본다는 조건으로 자리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1개월만에 모든 연구세포의 탐구 주제와 진척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연구 지원 방안을 각각 수립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무진대학교 생물환경학과 교수로서의 리스뷔크와 베어캣대학교 학장 겸 연구지원부장으로서의 "시구르드"는 여전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수많은 연구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다.

 

첩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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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부(Department of Intelligence)는 잠입세포를 관할하는 상위 부서다. 각 세포원에게 행동지침을 하달하고, 잠입 활동에서 획득한 단편적인 자료들을 규합해 의미있는 정보로 만드는 것이 첩보부의 주요 임무이다.

잠입세포는 세포원 하나하나가 완전히 독립된 첩보 활동을 진행하는 특성상 개별 세포는 별개의 조직구조나 대표자가 없으며 모든 잠입요원들은 첩보부에 직통으로 보고하며 활동한다. 특히 잠입세포는 활동 내용 하나하나가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BE의 대전략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첩보부와 잠입세포는 철저한 상명하복 체계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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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부장 "고독"(Director of the DI, "Isolation")은 그 정체가 일절 알려져 있지 않다. 그의 나이, 출신, 신원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최고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을 때의 행방조차도 불명이다. 그에 대해서 알려진 사적인 정보는 모두 추측과 소문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서로 일치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다만 "고독"이 과거에 재단에 몸담고 있었다는 주장은 그중에서는 제일 믿을 만한 이야기로 여겨진다.

최고이사회에조차 "고독"의 신원과 과거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확실한 것은 그가 1996년 이후의 어느 시점엔가 BE에 합류했고, 엥엘베르트 회장과 독대했으며, 그의 전폭적인 신임으로 BE에 받아들여진 뒤 현재의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래 제시된 내용들은 이런 정황에 그나마 일치하는 몇몇 불확실한 증언을 바탕으로 정리된 몇 가지 가설이다. "고독"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을 내놓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의견을 밝히거나 공식적으로 대응한 적은 한 번도 없다.

  • "고독"은 1996년 재단에서 탈주해 ESC에 '외부 엔트로피' 자료들을 전해준 바로 그 전직 재단 직원이다.
  • "고독"은 엥엘베르트 회장이 젊을 때 가진 사생아다.
  • "고독"은 아직도 재단에 충성하고 있는 스파이에 불과하다.
  • "고독"은 그 자신도 한 명의 잠입세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때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신원은 —이다.

BE 세포원 중의 일부는 이런 정체불명의 인물이 최고이사회 간부로 앉아있는 사실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사실을 따지자면 그들은 오히려 이러한 명예 훼손과 모욕에도 불구하고 법적/불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고독"에게 감사해야 하는 처지에 가깝다. 오히려 대부분의 잠입세포원들이 신원 불명 상태로 위장 신원만을 내세운 채 활동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고독"의 경우는 매우 일반적인 사례라고 할 수도 있다. "고독"은 이런 사소한 문제에 신경 쓸 시간에 첩보부의 전문화와 정예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그에 대한 잠입세포원들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군사작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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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부(Department of Military Operations)는 교전세포를 관할하는 상위 부서다. BE 교전세포는 재단이나 GOC같은 거대 집단의 자체 군사력에 비하면 적고 약하지만, 상비군 개념 자체가 없는 대다수의 초상 조직들과는 비교를 거부할 만큼 훨씬 현대적이고 강력한 준군사조직이다. 인력과 무장 수준이 다양한 개별 교전세포들을 단위로 삼아 구성되어 있는 BE 군사 조직은 중소규모 PMC들의 연합체를 연상케 한다. 그런 이미지와 달리 교전세포들은 군사작전부 전략참모사령부를 정점으로 하는 체계적인 명령 체계에 소속되어 있다.

교전세포의 모든 군사 행동은 군사작전부의 명령에 기반한다. 군사작전부는 다른 세포들로부터 호위 등 군사 지원 요청을 받고 적절한 교전세포에게 임무를 배정한다. 모든 임무는 BE의 대전략에 맞게 조율/조정된 뒤에 하달된다. 교전세포들은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받아 예산을 배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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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부장 "마라"(Director of the DMO, Gen. "Marat")는 ECG 산하의 다국적 방위산업체인 엥엘베르트 디펜스사의 자문위원장으로 재임 중인 미셸 오가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마라"는 탁월한 전략적 안목을 가진 군사 전문가이다. 전략전술 수립은 물론이고 무기 개발과 군사 행정까지 섭렵하는 그녀의 활약이 있었기에 지금의 BE 교전세포가 존재할 수 있었다는 평가는 과언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 2세인 미셸 오는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미 육군 소위로 임관하였다. 그녀는 촉망받는 유망한 신임 장교였으며, 1999년 대위 계급장을 받으면서 미 육군특수작전사령부에 배속되었다. 이 시기에 미셸 오가 복무했던 제76미확인위험존재추적연대2(통칭 UDT 헌터)는 초상 위협에 대처하는 비밀 특수부대로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전훈을 바탕으로 조직되어 베트남 전쟁부터 활약해오고 있다. 미셸 오는 UDT 헌터에서 회수조 분견대장으로 활동하며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많은 전공을 올렸지만, 몇 차례의 기밀 파기 행위와 위험존재의 개인적 사용이 적발되어 논란을 빚었다.

미셸 오는 UDT 헌터의 작전이 협력이라는 명목으로 민간 비정부 기구 '재단'에게 너무 쉽게 우선권을 주는 것에 공공연히 불만을 나타냈고, 결국 부대 내부의 혼란과 논쟁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소령 진급에 실패했을 뿐더러 현장 임무에서 배제되었다. 그녀의 마지막 현장 출동에서 미확인위험물-9449가 재단 특무부대원의 실책으로 활성화되었고, 미셸 오는 그 영향으로부터 부대원을 지키려다가 영구적인 척추 손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평생 하반신 마비를 안고 살게 된 미셸 오는 퇴역한 뒤 삶의 의지를 잃고 한동안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2003년 BE 인적자원부장 "윌"은 미셸 오가 제1차 삼각분쟁의 상흔을 겨우 벗어나면서 조직을 확대하고 있던 BE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해 비밀리에 그녀를 만나 합류를 종용했다. 무력한 상이군인의 삶에 진절머리를 내던 미셸 오는 "윌"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변칙성의 세계에 대한 흥미와 재단을 향한 적대감도 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셸 오는 자신이 BE의 폭력 노선을 대표하는 인물이 될 것이라 선언했으며, 그런 의미에서 "마라"라는 암호명을 골랐다. "마라"는 사실상 총을 든 활동세포나 다름 없던 당시까지의 교전세포를 특수전과 전면전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정규군으로 기초부터 뜯어고쳤고, "새턴"과 담판을 벌여 교전세포의 예산 운용 방식도 지금의 방식으로 바꾸었다.

"마라"의 지도 하에 BE 군사 조직은 초상세계에서도 수위권에 드는 강군으로 탈바꿈했다. 교전세포원들은 그녀를 "휠체어에 앉은 사신"으로 칭송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고, 재단도 그녀를 BE 구성원 중에서도 특히 위험한 인물로 판단해 POI-3000으로 지정하고 그 자취를 쫓고 있다.

 

활동세포 대표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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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세포 대표회의(Conference of Activity Cell Representatives)는 모든 활동세포의 대표 활동가들이 모여서 구성하는 협의체이며, 명목상 활동세포들의 상위 부서다. 활동세포 대표회의는 정확하게는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대표 활동가 전체회의만을 일컫는 명칭이지만, 흔히 관행적으로 산하의 상설 행정 기구인 대표회의 행정처까지 통틀어서 대표회의로 취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세포마다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자율성을 보장받는 활동세포의 운영 특성상 활동세포 대표회의는 개별 세포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탓에 대표회의 행정처는 사실상 활동세포가 제출한 예산/활동계획안을 재정예산부에 전달하는 창구나 다름 없지만, 전체회의가 개최되는 9월 무렵이 되면 대표회의는 BE 내에서도 가장 바쁜 부서로 탈바꿈한다. 각 세포가 제출한 연간 활동 자료를 취합해 만든 참석자용 핸드북과 회의 결과를 담은 당해의 전체회의 입장문은 BE가 나아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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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세포 대표회의 의장 "로렌초"(Chairman of the CACR, "Lorenzo")는 ESC의 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화가로도 명성이 있는 알베시오 카파졸로 디 레물로 데 메디치가 BE에서 활동하는 모습이다. "로렌초"는 활동세포 대표회의 정기 전체회의의 의사진행자임과 동시에 대표회의 행정처의 수장이기도 하다. BE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주요 활동가인 "로렌초"는 많은 활동세포원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알베시오 보르도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지였던 메디치 가의 방계 혈통을 타고났지만, 이미 1800년대에 어떤 작위의 계승권에서도 벗어난 가계의 후손이었기에 그의 가족은 토스카나 피사의 시골 마을에서 목축업과 가죽 가공업을 대대로 이어가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인 레물로 보르도는 그가 도시로 나가지 않고 가업을 이어받길 바랐지만, 젊은 알베시오 보르도는 자신의 혈통에 대한 자부심과 그에 걸맞지 않는 따분한 일상에 대한 혐오감으로 부풀어 집을 나섰다. 그는 '알베시오 카파졸로 데 메디치'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 등을 유랑하며 그림을 배우고 프리랜서 예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알베시오 데 메디치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제법 활발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던 Are We Cool Yet?과 엮이게 되었다. 몇 차례의 성공적인 전시회를 거치며 알베시오 데 메디치는 이탈리아 내 AWCY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변칙 예술가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한참 변칙 예술의 세계에 빠져들던 알베시오 데 메디치가 운동에서 탈퇴하고 AWCY에 결별을 고한 것은 1995년의 사건 때문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넓은 변칙 예술 작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한 AWCY 하부 모임이 피사의 어느 민간 목장을 불법 점거하고 목장 전체와 인근 산지까지 변칙적인 페인트로 뒤덮었다. 작가들이 《자발적인 협동》이라 이름 붙인 이 설치미술 겸 행위예술 작품은 원재료의 독성과 인식재해를 유발하는 변칙 효과가 겹쳐져 '작품'의 배경이 된 지역을 생지옥으로 바꾸어버렸다.

《자발적인 협동》이 초래한 결과는 끔찍했다. 범위 안의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얽히고 부대끼며 '예술적'인 형상을 이루려는 강박에 의해 피난조차 하지 못하고 서서히 페인트에 중독되어 죽어갔다.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현장을 찾은 알베시오 데 메디치는 서둘러서 작품을 철거했지만, 그는 자신의 옛 집에서 《원반 던지는 사람》의 형상으로 뭉친 채 반 쯤 녹아가는 상태로 발견된 양친과 여동생의 시신을 목격해야 했다. 알베시오 데 메디치는 시신을 수습하고 매장하려 했지만 뒤늦게 출동한 재단 특무부대가 현장을 확보하고 시신들을 압수하려 하자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1997년, 《자발적인 협동》의 제작자들이 아르노 강에서 끔찍한 몰골의 변사체로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베시오 카파졸로 디 레물로 데 메디치'라는 이탈리아인이 영국에 도착했다. 그는 인간이 다른 인간과 자연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최악의 형태로 체험한 뒤 극도의 허탈감과 환멸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는 예술적 영감을 잃고 방황하던 도중에 당시 막 초상세계에 정식으로 발을 들인 태동기의 BE와 조우하게 되었다. 그는 변칙적 위협으로부터 환경을 지키자는 선언에 이끌려 그 길로 BE 활동세포-105 스코틀랜드솔잣새에 가입했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현장에서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오며 BE를 대표하는 현장파 활동가로 자리매김한 "로렌초"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로렌초"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지역민들의 평화로운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온건파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반대급부로 변칙성을 자기 좋을 대로 사용하려 하는 초상 조직들에게는 극도로 적대적인 입장을 고집한다. 그는 재단과 AWCY을 비롯한 단체들이 생명에 대한 일말의 존중도 없는 불한당이라고 여기고 있다. BE의 활동이 모든 생명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인간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극단주의자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로렌초"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대민 노출을 꺼리고 초상사회에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BE의 기본 입장에 알게모르게 큰 영향을 주었다.

 


 

세포 조직

연구세포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쓸모 있는 것은 쓸모 없는 것으로, 가지런한 것은 무질서한 것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변한다. 이를 두고 물리학자들은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표현한다. 이 과정은 불가역적이므로 한번 계의 엔트로피가 상승하면 계 외부에서 개입하지 않는 한 이는 되돌릴 수 없다. 우리 우주가 닫힌 계라면 우주의 엔트로피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우주에 존재했던 모든 것은 의미를 잃을 것이다. BE는 이 예정된 미래를 피하려는 움직임에서 태동했으며, 연구 세포는 모든 BE 조직 중에서 최초로 변칙성의 세계에 발을 들였던 부문이다.

연구세포는 대개 정주 거점이나 위장 시설에 마련된 연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각 위치에 배정된 교전 세포의 보호를 받는다. 그 밖에 민간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자생적으로 활동하는 세포도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 팀에 이르는 세포가 저마다의 탐구 주제를 두고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각 세포를 이끌고 있는 지도교수들은 유능한 과학자들이다. 이들이 BE에 합류하게 된 경위는 다양하다. 변칙적인 대상을 연구하다가 학계에서 배척받았거나, 초상 학술 공동체에서 BE로 넘어온 경우, 다른 단체에서 전향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세포

변칙적, 초상적인 개체와 현상들은 자연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들 중 일부는 환경의 일원이고, 일부는 파괴자이며, 일부는 교란자이다. 초상사회가 형성되고 대중과 변칙성이 이격된 이래로 '초상적 환경의 파괴 Destruction of abnormal nature'와 '환경의 초상적 파괴 Abnormal destruction of nature'는 어떤 견제와 감시도 받지 않는 채 계속되어 왔다. 수많은 생물체들이 인간의 기준으로 보기에 비범하다는 이유만으로 학살되거나 강제 수용당했으며, 변칙적인 생태계 파괴 요인으로 피해가 발생한 곳은 이에 관여하려 드는 무법적 초상 권력 기구들에 의해 더 큰 피해를 입곤 했다. 활동세포는 이런 끔찍한 현실에 반기를 든 투쟁의 기수들이다.

활동세포는 BE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특유의 숭고한 신념에서 비롯되는 강한 의지력과 행동력으로 무장한 BE 활동세포들은 변칙 환경 이슈마다 언제나 모습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활동 세포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지만, 특정 사안을 활동 목적으로 삼고 어디든지 추적해가는 세포 등 특이한 활동 양상을 보이는 세포도 있다. 천 개를 훌쩍 넘기는 BE 활동세포들은 세포 조직 중에서도 특히 각 세포의 개성이 강해 이들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매우 힘들다.

열정적인 사회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활동세포의 지도자는 대표 활동가라는 직함을 받는다. 대표 활동가는 세포 내의 건설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소통을 주관하여 세포의 활동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세포원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으며 그 책임이 막중하다.


 

잠입세포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만 헤아려도 수십을 넘는 크고작은 단체들이 초상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금, 단순히 변칙 현장에만 집중해서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경쟁 단체들은 BE의 활동을 방해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BE가 필요로 하는 많은 것, 특히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초상세계에서 비교적 후발 주자에 속하는 BE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것은 이러한 경쟁 단체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으려는 집요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도 잠입세포원들은 그 정체를 숨긴 채 각종 초상조직에 암약하며 BE를 위한 첩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BE 자체도 대외적으로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비밀 단체이지만, 첩보부와 잠입세포는 그중에서도 특히 존재가 철저히 부정되는 부서이다. 잠입세포원이 적발된 드문 사례들은 공식적으로는 "해당 단체의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BE에게 협조한 것"으로 취급된다. 물론 주요 적대 조직들은 BE가 스파이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이미 파악하고 있지만 BE는 이를 인정한 적이 없다.

잠입세포원들은 세포에 소속되어있긴 하지만 철저히 개인 단위로 움직인다. 이것은 이들을 지칭할 때 세포명 뒤에 세포원 번호까지 지정하여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위장 신분을 받고선 침투 목표 단체에 정식으로 취업하여 완전히 해당 단체의 일원으로 행동한다. 조직원으로 자리가 잡힐 때까지는 어떤 첩보 시도도 하지 않고 오직 해당 단체의 업무에만 열중하지만, 기회가 오면 업무 범위 안팎에서 얻은 다양한 자료들을 몰래 BE로 빼돌리기 시작한다.


 

교전세포

초상세계는 오랜 세월 동안 경쟁이 이어지며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으며, 다른 초상조직에 대응할 능력이 없는 단체는 도태할 수 밖에 없다. BE는 환경 셸터 커뮤니티의 몰락으로 이를 뼈저리게 배웠다. 조직 전체의 지하화와 파편화만으로는 재단을 비롯한 위협적인 강력한 적대 세력에게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에 BE는 무장을 갖춰야 했다. 효율적인 전투력 증강을 위해 이러한 전투 기능은 잘 훈련된 인력과 우수한 장비를 보유한 전문 준군사조직인 교전세포에게 맡겨졌다.

절대다수의 교전세포는 활동세포와 마찬가지로 담당 지역을 갖고 주둔하며 지역별로 임무를 수행하는데, 이는 평시에 교전세포가 맡는 주요한 임무가 활동세포의 호위이기 때문이다. 교전세포의 세포원 규모와 무장 수준은 지역의 위험도나 주요 임무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임무 환경과 조직 이념의 특성상 교전세포원들은 은밀 행동과 환경 상호작용 저감에 특히 능숙한 특수전 전문가들이다. 비록 인원이나 자본의 규모는 재단과 GOC같은 거대 국제 단체들에 비해 열세이지만, 교전세포는 지난 두 차례의 삼각분쟁에서도 BE의 칼이자 방패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왔다.

교전세포 지휘관들은 각자 자신의 세포를 통솔하여 지시받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군인 출신이거나, 군작부 통합특수전학교에서 군사 훈련을 이수해 지휘관의 자질을 갖춘 인원 중에 선발된다. 이들은 전술적 식견과 개인 전투력을 겸비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다. 개별 세포는 작으면 분대 이하, 보통은 분대에서 소대 규모의 적은 인원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고강도 분쟁을 상정한 세포들은 대대 규모까지 편제되기도 한다.

BE 군사작전부 휘하 인원들은 군 계급을 참고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체계에 따라 경력에 맞는 계급을 갖는다. BE 계급 체계는 크게 장관급, 사령관급, 지휘관급, 전투원급의 네 단계로 나뉜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 탭을 참고하라.

 


 

이 문서가 엔트로피를 넘어서의 모든 세포 조직과 인원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하라.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BE 세포 조직의 목록은 세포 조직 목록 준완본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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