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너머에-에필로그
평가: +3+x

충전 중이던 휴대전화를 들어보았다. 바닥을 치던 배터리는 거의 다 채워져 있었다.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재단 채팅방이나 들어가 볼까. 앱을 눌러 채팅방에 들어갔다. 별다른 답은 없었다. 딱히 문제될 것도 없다. 기다리다보면 누군가 오겠지.

아마 얼마간은 일이 즐거울 것 같다.

다 썼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왼쪽 어깨가 뻐근했다. 왜 책상 앞에만 앉으면 어깨가 아프지? 그것도 왼쪽만. 정작 많이 쓰는 건 오른쪽 어깨인데, 도통 알 수가 없다. 머리를 쓱 훑었다. 여전히 짧은 머리였다. 계급장의 줄은 4줄로 늘어났는데도 머리 길이는 여전했다. 동기들은 병장씩이나 달고 머리는 이등병 머리냐며 놀려댔다. 그래도 이젠 이게 더 편한 걸 어쩌라는 거야.
위키 사이트에 테일 마지막 편을 업로드 했다. 이제야 진짜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년 이맘때부터 썼던 테일이 1년이 지나서야 끝이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작인 '부서진 톱니바퀴'가 끝났을 때 보다 더 큰 성취감이 들었다. 물론 '부서진 톱니바퀴'역시 1년 가까이 써서 완성했지만, 사실 그건 게으름 피우느라 못 쓴 거니까 딱히 할 말은 없다. 어쩌면 '모니터 너머에'가 내가 쓴 테일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대 후에 시작해서 전역 전 끝을 맺은 테일이 되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내가 쓴 테일 중 몇 안 되는 해피엔딩이고. 순수 창작물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렴 어떠랴. 뭔가를 해냈다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게 마음이 더 편했다. 물론 성취감은 잠시였다. 평가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기에. 결말이 다소 급하게 진행된 건 내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혹평 받아도 거부감은 없으리라.
장편도 끝났고, 남은 휴가를 최대한 즐기는 일만 남았다. 그래봐야 내일 복귀이니 웹서핑이나 실컷 해야지. 그러고 보니 채팅 서버에 접속해놓고 그냥 두고 있었다. 다시 채팅 서버로 돌아갔다. 여전히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들어온 걸까. 나중에 다시 들어오기로 하고 앱을 종료하려 했다. 그때, 누군가 접속했다.

<풀그림>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풀그림: 해피엔딩 잘 받았다.
풀그림: ㅂㅂ 군인 풀그림

어느 날, 모니터 너머의 내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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