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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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어둡지도 않아서 누구라도 돌아다닐법한, 하지만 그 바닥과 벽과 천장은 무언가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철창으로 만들어져있어서 평범한 사람은 돌아다니기에 난감하기 그지없는 곳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누군가 일직선의 길을 그대로 쭉 따라가고 있었다.

어디인가 쉽게 다가가기에 좋지 않은 분위기, 아픈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하얀 피부에, 검소한 색 맞춤. 검소한 패션―이랄까, 그건 그곳의 입장상 어쩔 수 없게 입을 수밖에 없는 옷이지만, 그런 모습의 한, 시크한 한 남자였다.

하지만 한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그의 표정에는 한없이 짜증과 영문 모름으로 점쳐있지만 말이다.

시크한 남자는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 보기에 무서울 정도의 깊은 한숨을 내뱉으면서,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노래마인 요원, 무슨 생각으로 오늘 하루 나갔다오라고 하는 거지?"

마치 쫓겨났다는 듯이, 그런 처지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글쎄! 오늘 하루만 특별 휴가라니까요! 매일같이 365일 24시간 60분 60초를 재단에 힘쓰신 것은 알고계시고, 그 일을 좋아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 하루정도는 쉬어도 되요. 그러니까 오늘 휴가를 가시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끌고나갈 겁니다!'

그래도 자신의 부하직원이 그렇게 간절하게 말한 모습을 보고는, 아무리 자신이 냉철주의라고 한다한들 마음이 안 꺾일 수 없는 것이다.

"이거 하극상 아니야…?"

아무렴, 부하의 태도는 확실히 문제가 될 법도 하다. 하지만 그가 내뱉어 볼 말은 아니다.

어찌됐든,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직장에서 쫓겨나게 된 그는 자신이 내뱉은 보이지 않은 한숨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를 생각하면서 길을 걸었다.

남들은 쉽게 얻을 수 없는 휴가를 자신이 받았으니까 일단은 써봐야 다른 부하들의 원한을 사지 않는 것이다.

*

그리고 그는 외쳤다.

"할 게 없잖아―!!"

현재 그는 앞뒤로, 좌우로, 넓을 정도로 넓어서 그곳이 더 이상 공원인가를 떠올리기 힘들 정도의 공원에 배치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그의 시크한 모습에는 어울리지 않는,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고 있다는 것과는 다르게 얼굴에는 짜증의 오라가 풍겨나가고 있었다. 이미 그 공원의 사람들은 대피를 한지 오래였다.

짜증의 오라를 없애겠다는 듯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그는 자신을 향해 태양빛을 내리쬐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계―속 바라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느리게 흐르나, 하고 바라보았다.

눈이 아플 정도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바라보다가, 드디어 아팠는지 눈을 질끈 감으면서 입에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빼물었다.

그런 그의 엽기적인 행동에 아무도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지만 말이다.

"제길, 재단의 일부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는 중얼거렸고, 그리고 생각을 했다.

늦게 소개한 감이 있지만, 이미 다들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소개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모를 것 같은 그의 이름은 '데반'이다.

그는 이 세상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물건들― 쉽게 말하면 본격 현대 판타지 도시전설, 괴담집들 따위로 불려질만한 존재들을 확보, 격리, 보호하는 곳인 SCP 재단 대한민국 사령부에 종사하고 있는 권력자 중에 하나이다.

그는 사령부의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어서 자신들의 부하들의 행동을 늘 신중히 감시하고, 때로는 본사에서 오는 서류들을 정리하는 일들을 맡고 있다. 물론 사령부에서 올라오는 일들도 맡아서 처리하지만, 그런 것들은 충실한 부하들이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에 그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

그의 말은 거의 법과도 같기에 모두가 그의 말을 하나하나 경청할 수밖에 없고, 만약 그의 정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면, 가차 없이 그 운명은 끝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사령관들에게 대한 의혹을 피할 수 없어서 가끔 하극상에 포함될지도 모르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물론 부하들은 그것을 암묵적으로 발설금지의 관념을 지니고 있기에 정보가 퍼져나갈 일은 없지만 말이다.

사령부에서 해야 할 일은 매우 많고, 어려운 일들이기에 데반이 그 일들을 맡으면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애석할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린다. 그 덕분에 그는 오락에 대해 관심이 미미하지만, 이미 그런 삶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고, 받아들이고 순종하기에 그는 지금까지 그 일을 종사할 수 있다.

물론 오늘 같은 날은 너무나도 예외적이다.

"아아아아― 일을 안 한다는 것이 이렇게 심심할 줄은…"

갑작스럽게 부하에게 쫓겨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기에 그것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없어서 자신도 모르게 이곳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막상 나와 보니까 사령부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샘솟기 시작한 것이다.

일종의 직업병이긴 하지만, 그것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이기 때문에 그 병세가 더욱 심해져 갔다.

그리고 결국―

"…놀아볼까."

라고, 다른 요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지도 모르는 말을 꺼내고 말았다.

이미 직업병의 병세와는 거리가 안드로메다 급으로 멀어진 직후였다.

데반은 어느새 사라져버린 아이스크림의 존재를 의심하면서, 그 막대기를 요령 있게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풍기고 있는 오라를 털어내면서도 그만의 자리가 되어버린 공원벤치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그가 일에, 직업에 거의 모든 것을 헌신한다고 했지만 그 역시 엔터테인먼트를 모르는 4, 50년도의 할아버지가 아니다. 그 증거로 그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시간 죽이기용 게임들이 여럿 있다.

"후우, 여기에 죽치고 앉아있는 것도 상당히 뭐하지 말이야."

데반은 관절에서 우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기지개를 핀 다음에,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여행이랄까, 지역탐방투어라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그가 갈 곳만을 보면 지역탐방이라는 말도 무색해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이곳인가."
그래서 데반은 PC방에 들어가기로 했다.

―――――――――――――――응? 갑자기 소설이 끊겼다고 생각했나?

아니, 아니, 물론 아니다. 이건 하나의 뜻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중간에 빈 공백은 무언가를 의미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담아내기에는 필자의 필력이 한참이나 부족하고, 또 그것을 억지로 써내려보겠다고 한다면 몇 백 기가정도의 용량이 필요할지도 모르기에 여백의 미를 강조해서 공백을 넣어보았다.

만약 저 공백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만약 이해했다고 한다면 당신은 그에 대해 미칠 정도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이해를 도와주도록 하겠다.

이해를 하고 미치는 것이다.

스토커가 될지도 모르는 거지만 미치도록 하자.

데반은 규칙에 가차 없는 권력자이다. 무엇 하나라도 잘못 삐끗하다가는 사령부에 있는 모든 감시카메라가 그 잘못한 자를 향해 무조건적으로 집중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령부에 있는 모두는 '감시카메라'가 곧 '데반의 눈'이라는 생각으로, ■■의 원정대와 같은 심정을 가지고 주의를 한다.

물론 그것은 거대한 것 하나이고, 이것은 작은 것 여럿이지만 그 비율로 보았을 때는 둘 다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단 걸리면 끝이니까 말이다.]

다행히 그에게 걸리기 전에 많은 요원들이 서로를 도와가고 있기에 지금의 사령부가 있다.

하지만 가끔 요령 있는 요원들은 그의 눈의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사령부 근처에 있는 PC방에 들러서 게임을 하고 온다. 그것은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유희 중에 하나이기도하고, 유일한 낙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결말은 뻔하다.

가차 없는 데반의 눈에, 그곳을 향하는 장면이 걸리고 말았고, 그들은 전부 [데이터 말소]가 된 다음에, 그는 PC방에 가는 것의 규제를 강화시켰다. 그래서 모두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삶에 PC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데반은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 행복하다, 행복해.

자, 이제 이해가 되었다고 믿겠다.

데반은 엔터테인먼트를 혐오하지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당연한 소리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사령부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결론은 [데이터 말소]다.

그렇게 [데이터 말소]되어 간 사람이 수십 명이 된다. 아니, 이미 과거에 뭍혀버린 자들의 신상을 들춰보면 수백 명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PC방에 가버린 그들을 [데이터 말소]한 데반이, 직접 PC방에 가는 것이다.

어찌 보면 현명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다르게 보면 말도 안 되는 광경이다. 하지만 지금 그가 가는 곳에는 그 어떤 요원도 있지 않으니 안전은 보장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어이, 당신, 착각하지마라.

이것은 데반에 대한 안전보장이 아니라, 그에게 목격된 요원에 대한 안전보장이다.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친히 [데이터 말소]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데반은 그 PC방에 들어가서 돈을 내고, 그 안에 있는 모두가 하는 게임을 지켜보았다. 그의 인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그래픽의 향연들이 벌어지는가하면, 검소하고 간편하지만 왠지 중독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있었다.

누군가 그것들을 보았다면 민폐라는 것도 모르고 시끄럽게 떠들어댈지 모르지만, 그것들을 본 데반의 감상은 다음과 같았다.

'시끄럽구만.'

그의 감상은 그게 올바른 것이다.

사령부에서 있으면서 들어본 게임이라고는, 그가 청소년시절 때 친구의 추천으로 해본 스타크레프트의 다음 작품은 스타크레프트2 말고는 없다. 온 국민의 게임인 스타2에도 관심이 없는 그가 다른 게임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지금 그가 보는 것은 신세계이기도 하지만, 그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약간 로우한 관점인 것이다.

흥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PC방에 와서 돈을 내고 시간을 때우기로 했으면, 그 또한 무언가를 해봐야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봤자 시간은 안 갈뿐이다.

"어쩔 수 없지…"

그렇게 그는 빈자리에 앉아서 모니터의 부팅화면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PC방 특유의 로그인 시스템이 나오자, 설명서에 적힌 대로 접속에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매우 순탄하게, 막힘없이 왔다.

문제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 다음이었다.

"뭐, 뭐가 이렇게 많아…!"

데반의 눈에 들어온 아이콘들은, 일평생 그가 생각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 중에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이상하거나, 색다르거나, 특이한 것들도 있었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그가 찾으려하는 스타크레프트의 아이콘인 비행기를 찾을 수가 없다!(사실은 우주선이지만 그로서는 비행기로 인식하고 있다.)

데반은 수많은 아이콘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이래서는 모래사장의 바늘 찾기로군."

그러나 데반은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은 서류의 산에서도, 수만의 눈에서도, 오류와 허점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이다.

데반은 오기를 짜내서, 감히 인간에게 도전하는 어리석은 기계문명의 도전을 받아들인다!!

"스타2 아이콘은 이거에요."

"감사합니다…"

―결국에는 PC방 알바에게 물어보고 찾게 되었다. 그가 그 질문을 했을 당시의 알바의 표정을 떠올리는 데반은 울화통이 터지기 직전이었지만, 그 앞에 그는 PC의 현자나 다름없다.

사령관은 아니지만, 현자에게는 고개를 숙이는 거다. PC의 현자이지만.

"하여튼, 비행기로 아이콘을 만들었으면 계속 비행기로 만들어놓을 것이지, 왜 괴상한 헬게이트를 아이콘으로 만들어놓는 거냐. 헷갈리게 만들고 있구만. 눈보라…!"

블리자드를 눈보라라고 말하는 그의 패기에 고개를 숙이도록 하자. 일단은 그 또한 현자니까 말이다.

뭐, 이하 잡다한 이야기들은 생략하기로 하자.

결국에는 데반은 스타2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처음부터 멀티를 할 생각은 없었기에 싱글플레이를 먼저 하기로 했다. 기존의 있던 스타와 많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 역시 스타1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스타2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놀라워했다.

스타1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그래픽들과 새로운 유닛들, 그리고 각종 특유의 전투장면까지.

'많이 바뀌었군.'

세월이 지나면서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가 보기에는 너무도 많이 바뀌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과연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가지게 되었다. 너무나도 딱딱하게 살아온 삶, 그리고 규칙의 울타리에서 살아온 삶.

막상 그곳에서 벗어나보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단순히 PC의 일면의 모습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것 또한 바뀌지 않았다는 편견을 가지지 않은 그였기에, 그런 생각이 더욱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사령부에서 지내온 시간처럼, 외부의 시간들 또한 많이 달라져있던 것이다.

신입시절의 그가, 지금의 위치에 올라오게 된 것처럼.

한강을 손으로 정비하던 시절이, 지금의 모습이 된 것처럼.

많이도 바뀌었다.

너무도 많이 바뀌어서, 따라갈 수가 없었다.

언제였을까, 자신의 위치가 한 쪽만 올라가게 된 시점이.

다들 문명의 진보와 함께 나아가고 있을 동안, 자신 혼자만 그 자리에 머물게 된 시점이.

정신없는 곳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다가, 정신없이 신문명을 맛보게 되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게 그의 심정이다.

'어차피 나 또한 인간이란 소린가.'

그리고 정신없이―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

PC방의 힘은 대단했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던 것 같았는데, 이미 수 시간이 지나고 말았으니까. 얼마냐 지났냐면, 이미 새벽을 넘어간 직후이다.

밖은 캄캄한 어둠이다. 데반은 자신의 실책을 후회하면서도, 뜻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물론 그가 돌아갈 장소는, 이미 하루라는 휴가도 끝났겠다, 사령부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가 돌아온 사령부는, 자신이 나올 때와는 다르게 어두웠다. 안 그래도 밖이 어두운 시점인데, 이곳까지 어두우니까 기분이 묘하기 짝이 없다.

"뭐, 여긴 항상 이랬으니까."

그런 어두운 공기에도 데반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오늘따라 너무 조용한 것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설마 별일 있으리라고 생각하고는, 복도의 끝에 있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커다란 선물 꾸러미가 있었다.

그런 어두컴컴한 곳에, 기이하게도 그 부분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처럼, 그곳에 선물이 있다는 것이 강조되어있다.

"…신종 SCP인가."

감히 내 앞에 나타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군, 하면서 영문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그는 그대로 그 선물꾸러미를 열어보았는데―

"왜 SCP-173이 이곳에 있냐…!"

그의 목을 금방이라도 꺾으려는 조각상이 선물꾸러미에서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가 뭘 어떻게 대처하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갑자기 사방의 조명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그의 눈이 그 조명 덕분에 눈을 감게 되려고 했고, 순간적으로 자신의 목숨이 위험에 다다랐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이전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서프라이즈!!"""""

사방에, 수많은 요원들이 그를 향해 축하의 폭죽을 쏘고 있었고, 잠시 눈을 감은 바람에 173이 금방이라도 목을 꺾을 듯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런 위험천만한 모습이 눈앞에 있는데도 요원들은 데반의 놀란 표정이 재미있기라도 하는 듯이 웃으면서 소리쳤다.

"하하하! 야, 다들 173 제대로 보고 있어라!!"

"이거 사진 찍자~!"

"데반 씨 그 표정 멋있어요~~!"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은 누구의 생일이라도 되는 듯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을 향해 축포를 날리고 있었다.

그때 그를 사령부에서 쫓아냈던 노래마인이 그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생신 축하드려요~"

"생신…?"

그때 데반은 떠올렸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를, 자신에게 있어서 무슨 의미가 있는 날인지를.

"내 생일이었구나."

그의 허탈한 웃음을 들은 모두는, 모두가 다함께 웃었다. 그리고는 모두들 그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파티를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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