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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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EstrellaYoshte
    Based on:
       Paperstack Theme by EstrellaYoshte
       Ad Astra Theme by NatVoltaic and stormbreath
       Inkblot Theme by Croquembouche
       Anderson Robotics Theme by Croquembouche
       BHL Style Collapsible by Monkat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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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5+x

지하에 도달했다. 거대한 악령이 지배하던 1층과 달리 서늘함은 덜했으나, 이곳 역시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단 하나 희망이 있다면, 영력으로 가득찬 이곳이라면 한번쯤 내 조상신과 이야기를 해 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조상님과 말 할 수 있다면 일단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내고 싶다. 내 조그마한 욕심 때문에 죽어서까지 오랜 고생을 하셔야 했으니.

"계세요?"

…계세요…계세요…

육안으로 볼 때는 텅 빈 공간이었다. 악령으로 변하기 일보직전이라고 다급하게 외치던 윤성재의 말과는 좀 달랐다. 당황스럽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크게 싸움이 일어나거나 원혼을 풀어주거나 해야 하는 게 아니었나."

나는 지하를 계속 둘러보았다.

"맞다 봉인장치. 봉인장치를 찾아야 영혼들을 해방 할 수 있댔지."

악령으로 변할 수도 있는 영혼들의 봉인장치를 찾자마자 푸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위에서는 두 사람…귀신이 힘겹게 싸우고 있다.

나는 열심히 지하를 수색했고, 심령들을 억류해놓는 장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금줄이었다.

"어엇!"

금줄은 이미 끊어져 있었다. 끊어진 단면은 엄청나게 깔끔했다. 윤성재는 방금 전까지도 상당한 양의 영혼이 느껴진다고 말 했으니, 끊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거였다.

만약 영혼들이 악령이 되어 풀려난 거라면 심각한 문제였다.

"젠장…일을 어쩌지."

-이봐…

내가 푸념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영력의 소리일 터였다.

"어디 계시나요!"

-내가 보이나?

"네! 보입니다. 말씀하세요."

구석에 웅크린 무언가가 보였다. 아주 희미한 형체에다 여러 형체가 겹쳐 보여서 알아보가 어려웠지만 분명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행이군. 여러 영혼이 뭉쳐 있어서 자네에게 보일 수 있게 된 모양이야. 우린 금줄에 대항 할 힘도 없는 영혼들이라 구석에서 실체화도 격지 않고 숨어 있을 수 있었지.

"다른 영혼들은요?"

-금줄에 대항할 만큼 힘이 있던 영혼들은…전부 금줄에 몸이 감겼고, 사라졌네.

"사라졌다니…어디로요?"

-우리도 몰라.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해결한 줄 알았더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그런…그래도 일단 금줄도 풀어졌으니 돌아가시죠."

내 말에 영혼들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그저 집에 돌아가고 싶었던 것 뿐이었어. 하지만 그 녀석은 너무 불쌍해. 그 친구는 돌아갈 집이 없어. 그를 도와줘.

"그 녀석이요? 설마 악령을 말하시는 건가요?"

-응…그 자는 악령이 아니야.

그때,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아직 남아 있었군."

내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뒤에 있던 남자는 이상한 물체를 던졌다.

그 물체에 맞자 마자 영혼들을 연기로 변하며 사라져갔다.

-자넬 보니, 그래도 마음이 편해지는군. 젊은이여. 그대가 집이 되어주게.

"안돼! 조상님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조잡한 자들이었나. 억류용이었는데 성불해 버리다니."

나는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귀신들을 가루로 만들어 버린 남자에게 화가 났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었다. 강한 저항을 각오했다.

그런데 남자는 내 공격에 허무하게 쓰러졌다.

"이 자식! 무슨 짓이야! 영혼들을 죽였잖아!"

"으윽…힘이 세군. 난 영혼을 죽이지 않았어. 내가…오행결사 같은 놈들인줄 알아? 난 성불 시킨 것 뿐이야."

"성불인지 뭔지도 결국 또 볼 순 없단 말 아니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고!"

"인간은…귀신과 깊은 대화를 해서는 안돼. 특히 자네같은 훈련되지 않은…이라면. 그 멱살은 좀 놔 주게."

나는 그를 놔주었다. 남자의 얼굴이 너무 힘들어 보였고, 나를 공격할 의사는 전혀 없어 보여서였다.

"후우. 막 달려든 건 미안해요. 그래도 다짜고짜 그 영혼을 공격하면 어떡합니까? 저 위의 괴물같은 귀신을 막으려면 좀 더 이야기를 들어봤어야 할 거 같은데."

내 말에 남자는 영문 모를 말을 했다.

"해당 개체는 21K기지에 억류해야 한다."

"21K기지라니요? 그게 무슨 소리죠?"

"무속학부가 관리할 테니 접근하지 말아라."

"무속학부요?"

이상한 안경을 쓴 남성은 내 말에도 크게 대꾸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를 바라보았다.

"도와야 할 것 같군."


1층에서의 싸움은 여전했다. 윤성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유서진은 후방에서 태세를 정비하는 듯 보였다.

"지하 영혼들은 정리되었어요! …일단은요."

"다행이네."

내 외침에 윤성재는 고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다시.한번 일그러졌다.

"뇌…저 놈이…"

"으앗! 조심해요!"

윤성재는 악령의 공격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남자는 표창 같은 물건을 꺼내들었다

"…좀 더 강한 게 필요하겠군."

"잠깐! 그걸 쓰지 말아라! 저 자는 성불하면 갈 곳이 없어! 존재의 소멸을 당한다!"

윤성재는 자신이 쓰러진 상태에서도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사내는 잠깐 멈칫했으나 이내 표창을 던졌고, 윤성재와 유수진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었다. 이 모든 현상이 내겐 느리게 보였다.

나는 손을 뻗었다. 남자의 손을 떠난 표창에게로. 사내는 나보다 뒤에 있었고, 악령을 향해 직선으로 표창을 던졌기 때문에 궤도를 파악하는 건 쉬웠다. 신기한 것은, 아무런 고민과 생각 없이 저 살벌한 표창을 향해 몸을 던진 나 자신이었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

표창은 내 손바닥을 꽤뚫었다. 피가 철철 흘렀다. 이상하게도, 아프지 않았다.

-장하다.

나는 순간 온 몸이 따뜻하게 벅차오름을 느꼈다. 그리고, 시린 차가움과 밀려오기 시작함을 감지라도 한 듯, 내 눈꺼풀은 무거워졌다.


"야, 야! 일어나."

나를 까운 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흔들고 있는 유서진이었다.

표창에 맞고 쓰러졌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렇개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몸 상태는 괜찮았다.

"으음."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손을 짚었다가 깜짝 놀랐다. 내 오른 손 바닥은 뻥 뚫려 있었다.

"일단 응급처치는 했어. 영혼에 타격이 없어서 이 정도로 끊난 거야. 조상님께 감사해야 한다."

혼란스러웠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그 악령은 어떻게 되었죠? 표창을 던진 남자는요? 지금 전 귀신인가요?"

"진정해. 하나씩 이야기 해 줄 테니까. 일단 우릴 괴롭히던 악령은 여기 있어."

"네?"

내 말에 몸을 크게 움찔 떠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설마 저 분이…?"

"응. 전직 악령이시고 이재부터 심야클럽 멤버가 되기로 하신 홍세아 양인…음 홍세아…잠깐만. 세아 양이 보여?"

"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보, 보이면 안 되는데. 맥박도 분명 정상이고…"

윤성재의 호들갑이 진정된 듯 했던 정신이 다시 사나워지려 했다.

"아마도 저 자의 체내에 있던 심령이 성불하는 과정에서 저 자의 정신에 심령이 일부 섞여 들어갔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표창을 던진 남자였다. 윤성재는 그 말에 턱을 괴고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음…그런 선례가 있었나. 보통 빙의체는 껍데기뿐인 육신에 빙의하는 거고, 영혼끼리 융합하는 경우는…그래도 원 주인의 정신은 그댫인데 일부 기능만 이전된다면 가능하려나."

"저, 좀 천천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좀 혼란스러운데."

내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쓰러진 뒤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우리 심야클럽이 홍세아 양의 집이 되어주기로 했고, 세아 양도 원래 같은 힘을 내진 못하겠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우리의 식구로 있겠다고 하게 된 거야."

"그렇군요. 하나 궁금한게, 제 조상신님은 내 몸에 붙었고, 홍세아 님을 위해 내 몸을 움직인 거다…이 말인가요?"

"아니. 조상신이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그건 네 무의식의 의지였을 거다.

"어떻게 그리 자연스럽게 제 몸에 계셨을까요."

"그거야, 니가 맨날 삼?대 운동인가? 할 때마다 몸에 붙어 있게 했으니까 그런거 아니야."

"…그러네요."

내가 고개를 숙이자 윤성재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무모한 행동이었어. 바보야. 그래도 조금은 멋있었을지도? 후후."

윤성재의 말투에 유서진은 질색했다.

"인터넷 좀 그만 봐요."

아마 윤성재는 내 기분을 풀어주려 최대한 장난스럽게 말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 기분은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조상신님은…

"그리 상심할 것 없네. 자네의 조상신은 소멸되지 않았어. 길을 잃으셨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었단 말입니다."

내 말에 남자는 잠시 윤성재를 바라보았다.

"잠시 저 친구와 둘이 이야기 하겠습니다."

"응…너 볼때마다 자꾸 그 사람 생각나서 무섭단 말이지…"

남자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내게 손짓했다. 나는 그를 다라 나갔다.

"…방법은 있지. 만약 내가 생각한 가설이 맞다면, 자네의 영혼 자체가 자네의 조상신을 볼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정말인가요?"

"힘든 길이 될 꺼야. 만약 길을 잃었다면 그를 찾는 모험은 목숨을 몇번 걸어도 모자랄 길이 되겠지."

"그래도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 손으로 운동 하기도 글렀고."

남자는 명함 하나를 건넸다.

[21K 기지 무속학부 퇴마과 과장 뇌명수]

"무속학부요?"

심야클럽에 이어 무속학부라니…장난은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좀 어색하긴 했다.

"참가하겠나."

"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요? 들어갈게요. 참, 제 이름은 도마에요. 안도마."

내 말에 뇌명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가지."

"네, 어디를요? 심야클럽 멤버랑 인사도 안 하고요?"

"무속학부에 온 이상 심야클럽 멤버와 친하게 지내서 좋을 것 없다. 빨리 가지."

"그러니까 어디를 가냐고요!"

내 말에 뇌명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장님 만나러."


"자,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서로 인사합시다."

"안녕하세요. 홍세아라고 합니다. 고아였던 제게 가족이 생기다니 너무 기뻐요."

"네, 죽기 전에는 무슨일을 하셨죠?"

"아, 광흥전자 인턴쉽을…"

윤성재의 미간이 살짝 꿈틀거렸다.

"광흥?"

"어, 제가 잘못 말했나요?"

"아니에요. 계속 하세요."

"네. 인턴쉽 이후에 고아라고 짤린 뒤에는 여러 곳에 이력서를 돌렸어요. 템페스트."

"템페스트으?"

윤성재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홍세아는 천진난만하게 말을 이어갔다.

"네. 그리고 삼대천도 잠깐…"

윤성재는 머리를 짚었다. 유수진이 재빨리 끼어들어 이야기를 중지시켰다.

"하하, 자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 본 거 같네요. 그래요. 정말 유능한 인재였던 거 같네요."

홍세아는 어리둥절해졌다.

"아, 마지막으로 방재원에 취직할뻔 했어요. 단순 사무보조였지만 기간제라도 공무원이라고…"

윤성재는 기절했다. 7년만에 있는 일이었다.

"저기, 언니. 제가 뭐 잘못한 게 있나요?"

"아, 세아 네가 다녔거나 지원서 넣은 단체들이 전부 인사부장님이랑 악연이 있거든."

"그, 인사부장님은 왜 그렇게 적이 많아요?"

"오래 살았으니까. 아니다. 오래 존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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