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Calmato(조용히)

카드니 부인이라. 이제 최소한 이름은 알았군.

카드니 부인이라 불린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식당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리엔느가 그녀를 돌아보고는 물었다.

“카드니 부인, 어제에 이어 오늘도 부탁을 해야 할 것 같군요. 혹시 괜찮은가요?”

카드니 부인은 초점 없는 눈을 마리엔느에게 잠깐 맞추었다가 말했다. “지금 당장은 곤란하군요. 밤이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알았어요, 그만 가 봐요. 이따 보죠.”

정보가 더 필요해. “어, 죄송하지만, 이 분은 전혀 소개를 받지 못한 것 같군요. 이 분도 가정교사인 건가요?”

마리엔느가 잠시 허점을 찔린 듯 그를 바라보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아니요. 이 분은 저희 가족의 개인적인 일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아마 에르티스 씨와는 만날 일도 없고, 그러는 것 자체도 대단히 안 좋은 결과를 낳을 것 같군요. 부디 이분과 어떠한 종류의 접촉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속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이 집에 어떤 사정이 얽혀 있던 간에, 저 카드니 부인이라는 여자가 깊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제니퍼 올라시 국장이 그를 이곳에 보낸 데에는 이유가 있음이 분명했다. 카드니 부인이 변칙성과 상관이 있든 없든.

“샤를은 그럼 오늘 수업도 듣지 못할 것 같군요. 저는 그만 가 봐도 되겠습니까?”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카에스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드니 부인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어 버린지 오래였다. 그는 가방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바닥에 내던졌다.

“빌어먹을.” 그렇게 내뱉고는, 그는 초조하게 방을 서성였다. 언더커버라는 위치의 최악의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첫째. 다른 사람이 신분을 의심하게 할 만한 행동을 하지 말 것. 둘째. 임무의 완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 셋째. 조직이 자신을 버렸다는 의심을 하지 말 것… 올라시 국장의 말이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았다. 지금 저택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캐묻고 다닐 수도 없다. 엄연히 카를 드네는 시장이고, 그래도 정보통은 있을 테니까. 그리고 재단에 연락을 취할 수도 없었다. 그가 재단과 가진 연락 수단이라고는 신호 발신기뿐이었다. 재단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사건이 터져야만 보내는 용도였고. 방금 전 아이에게서 정보를 얻겠다는 생각은 그럴듯했지만, 실패해 버렸다. 그렇다면 남은 수단은 약간은 위험하더라도, 고용인들에게 정보를 얻어내는 것뿐이었다.

그는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마리엔느나 카드니 모두 일단은 보이지 않았다. 첫날 보았던 중앙 식당에 도착해, 그는 서쪽 건물로 들어갔다. 서쪽 건물은 오히려 동쪽 건물보다도 깨끗해 보였다. 놀랍지는 않은데. 그러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설령 이들이 동쪽 건물을 들어와 청소하더라도, 건물을 온전히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두리번거리다가, 그는 곧 아키드를 발견했다. 카에스틴을 보자마자, 아키드는 약간의 걱정스러움과 반가움을 반반씩 담고 그에게 다가왔다.

“에르티스 씨, 무슨 일입니까? 뭐 불편한 점이라도 있나요?”

그는 조심스럽게 아키드를 뜯어보았다. 이 자를 믿을 수 있을까? 올라시 국장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건 정보원이 아무것도 모르게 하는 거죠. 이용당한다는 사실도 모르게 이용하라고요. “당신이 나랑 만났을 때 말했죠. 마녀를 조심하라고. 독사의 혀를 조심하라고 말이죠. 그게 무슨 뜻이죠? 두 눈은 악마한테 넘겼다는 건 또 무슨 뜻이고?”

아키드가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냥 제가 말해본 겁니다.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니요. 충분히 신경 쓸 만한 일이에요. 가정교사에 불과한 저도 알아차릴 정도의 일이라고요. 나한테 말해줘야 해요.”

아키드는 여전히 망설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키드. 나한테 말해줘야 한다고요. 내가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요.”

“음, 일단, 밖으로 나가서 좀 걷죠. 그러면서 얘기합시다.”

카에스틴은 정문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그 때, 아키드가 그에게 손짓했다. “아니요, 이쪽으로 오세요. 무슈 에르티스.”

아키드는 앞장서서 그를 외진 복도로 안내했다. 그 복도 끝에는 자물통이 굳게 채워진 문이 있었고, 아키드는 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 그 중 하나로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넓게 깔린 잔디밭과 함께 거대한 돌로 된 벽이 보였다. 매끈하게 깎인 돌로 된 벽이 쭉 이어져 있었고, 중간에 입구인 듯한 끊긴 부분이 보였다. 아키드와 그는 그 부분으로 나란히 들어갔다. 그 안은 미로인 듯 했다. 회색빛을 띄는 돌들이 쭉 이어져 있었고, 그 벽으로 된 갈림길들이 곳곳에 보였다. 아키드와 그는 그 중 하나를 택해 들어갔다. 얼마쯤 걸었을까, 아키드가 말했다.

“시장님 내외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샤를 드네를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그분들을 십 년도 넘게 모셨고, 그분들의 딸이 자라는 걸 쭉 보아왔지요. 샤를 드네는 매우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기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미술, 음악, 조각. 무엇이든 재능을 보였고 재미있어 했습니다. 이 미로도 샤를이 직접 만들었지요.”

“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지…”

“인내심을 가지세요, 에르티스 씨. 샤를 드네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는 너무 많은 걸요. 그 때부터 이상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지요. 이상한 일들을 하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이 미로를 만들었죠. 이 미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탈출할 수가 없는 미로입니다. 원래 미로는 한쪽 벽에 손을 대고 계속 걸으면 입구로 돌아올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쓰든, 다른 어떤 방법을 쓰든, 이 미로는 그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탈출할 수 없습니다.”

그 우울하고 이상한 여자아이가 비정상적인 건축물을 만들었다고?

아키드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사모님, 마리엔느 드네 부인께서는 점차 딸을 무서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일들을 했고, 부인의 상식에는 어긋나는 것들이었으니까요. 더군다나 부인은 솔직히 말하면, 구식이고, 권위를 따지시는 분입니다. 사람들은 샤를과 부인이 전혀 닮지 않았다고 수군거렸고, 부인은 그걸 자기가 샤를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걸로 받아들이셨죠. 샤를은 그걸 정말로 싫어했고요.”

“그럼 여러 번 싸웠겠군요. 그런데 지금은 왜 그렇게 샤를이 그냥 죽어 살다시피 하는 거죠?”

“그건…”

그 때, 카에스틴은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잽싸게 아키드의 입에 손을 갖다 대어 막았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마리엔느 드네의 목소리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벽 너머로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 마리엔느 드네와 카드니가 둥그런 공터 같은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와 아키드는 제자리에 서서, 조용히 들려오는 말소리를 엿들었다.

“갈색 머리라고 다 같은 게 아니에요. 난 완전한 걸 원한다고. 당신은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최대한 빨리 해 달라니까.”

“부인. 건너편에 있는 것들과 접촉하는 건 안전한 일이 아닙니다. 대가를 원하고, 그 대가가 마련되지는 않는 한…”

“그 대가 소리는 집어치워요! 이미 이 얘기는 합의가 된 걸로 생각했는데요. 시간이 얼마 없어요. 카를이 눈치채면, 바로…”

“걱정 마세요, 부인. 걱정하실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남편 분은 알지도 못할 것이고, 알 필요도 없으니까요.”

마리엔느 드네 부인이 자조적으로 헛웃음을 쳤다. “남편이 뭐라 생각하는지 알기나 해요? 남편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심하게 과격한 방법을 쓰는 심리 상담사쯤 된다고 생각하고. 그나마 그가 날 아끼기 때문에 몰아붙이지 않는 거지, 그가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날 정신병원에 죽을 때까지 처박아 버릴걸요.”

“부인께서 하실 일은 인내심을 가지시는 것뿐입니다. 모든 건 계획대로 흘러갈 테니까요. 그만 가죠.”

카에스틴은 아키드를 허겁지겁 잡아당기고 귀에 속삭였다. “빨리! 보기 전에 빠져나갑시다! 그래서, 이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뭔데요?” 아키드가 품에서 조그마한 푸른 돌 하나를 꺼냈다. 그 돌을 땅바닥에 내려놓자, 잠시 가만히 있던 돌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무슈 에르티스. 저 돌을 따라가면 됩니다.” 아키드가 앞장서 걸어갔고, 카에스틴은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 이것도 충분히 변칙 개체의 범주에 드는 것 같은데. 그는 그런 생각을 잠깐 하다가, 아키드를 허겁지겁 따라갔다.

다시 그들이 돌아왔던 입구에 도착해서, 카에스틴은 숨을 헐떡거렸다. 아키드는 그의 등을 몇 번 두드려 주고, 그가 진정된 듯 보이자 말했다. “저는 이제 그만 가 봐야겠군요. 이미 너무 많은 걸 말씀드렸습니다.”

“뭐라고요? 아키드, 더 말해줘야 해요. 당신이 말한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아키드는 대꾸하지 않고 허겁지겁 집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카에스틴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망할! 그 때, 무언가 불길한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가 뒤에서 소리질렀다. “아키드!”

아키드가 잠시 멈춰섰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키드. 그 돌. 몇 개나 있죠?”

“딱 하나입니다. 샤를이 제게 남겼었죠.”

오, 맙소사. “그럼…도대체 마리엔느 부인과 카드니는 그 미로에서 어떻게 나온다는 거죠?”

아키드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아키드는 입술을 깨물다가, 작게 무어라 말하고 달아났다. 카에스틴은 멍하니 미로 입구에 서서, 그 말을 곱씹었다.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거기에 입모양을 더하면 대충 이렇게 말한 것 같았다.

“그래서 첫날에 그렇게 말했던 겁니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알고 있는 정보는 아직 많지 않았다. 품에서 수첩과 펜을 하나 꺼내서, 그는 다시 서쪽 건물로 돌아와 계단을 올라갔다. 아키드에게 얻어낸 건 별로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믿기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또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복도를 걸어갔다. 얼마쯤 걸어갔을까,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보이는 것은 먼지 낀 복도였다. 바닥에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고, 뒤를 돌아보아도 그의 발자국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 길을 잃은 건가? 그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려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 복도로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원래 미로는 한쪽 벽에 손을 대고 계속 걸으면 입구로 돌아올 수 있다고들 합니다. 이 저택이 그 이상한 미로 같은 곳이 아니라면야. 그가 벽에 손을 갖다댈 때, 갑작스레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그 방법은 소용없을 겁니다.” 홱 뒤를 돌아보니,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는 카드니 부인이 서 있었다. 알 수 없게도, 카에스틴은 잠깐 그 부인이 그저 평범한 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상한 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저 주름살 낀 평범한 노인. “미로에서 길을 찾는 방법은 미로에서만 쓸 수 있지요. 미로가 아닌 곳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그저…끝까지 가야 하죠. 그 끝이 무엇이든 간에.” 카드니 부인이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당신은 여기서 뭘 하는 거죠?”

“’여기’가 뭘 가리키는지 모르겠군요. 이 세상을 말하는 건가요? 이 도시? 이 저택? 이 복도? 당신 등 뒤? 무어냐에 따라 대답이 너무나도 달라지기에, 대답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만.”

철학자 납셨군. 속으로 그렇게 빈정거리기는 했지만, 역시 그녀는 만만치 않은 존재였다. 하지만 동시에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계기도 되겠지.

“이 저택이요. 마리엔느 부인은 제게 말하려 하지 않았죠. 당신은 이 저택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거죠?”

카드니 부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가정교사치고는 현명하군요. 꽤나 절묘한 질문이고. 저는 부름에 답해서 이 저택에 와 있답니다. 부른 이는 흔히 사랑이라 부르죠. 아니, 광기가 더 맞겠군요. 그녀는 사랑의 사생아죠.”

진짜로 철학자군.

“이해가 안 가시나봐요.” 카드니 부인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오기 시작했다. “사랑을 해 보신 적이 없나요? 꼭 사람이 아니라도, 직업이나, 취미나, 뭐 그런 것들을.”

“있죠. 작곡.” 그가 무심코 답했다. 하지만 그 대답과 함께 동시에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작곡가는 악보에 자신의 삶과 경험을 그려내죠. 당신은 아직은 어려요.

“사랑하는 것과 서로 만나게 되면, 결실이 태어나죠. 아주 아름다운 결실이. 사랑이 축복하는 아이이고. 하지만 만나지 못하게 되면, 추악한 사생아가 태어나요. 광기. 사랑이 저주하고 내버린 아이죠. 그녀는 울부짖으며 사랑하는 것과 만나려 끝없이 노력한답니다. 저는 그 가엾은 아이를 돕는 유모이지요.”

카에스틴은 카드니 부인이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똑같이 뒤로 물러섰다. 그 부인의 말투는 평온했고 부드러웠다. 이상할 정도로.

“그래서 이 저택에서는 누가 광기의 어머니죠? 나는 딱히 그럴 만한 사람은 못 본 것 같은데.”

카드니 부인이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였다. 살짝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왜 정답을 아는 걸 물으시나요, 에르티스 씨. 미로에서 들을 만큼 들었잖아요.”


정보요원, 특히 언더커버 정보요원이 SCP 보고서를 열람할 필요가 있을까? 없다. 거의 없다. 정보요원의 임무는 미분류 개체를 찾아내고 조사하는 거지, 찾아낸 개체를 분류하고 연구하는 게 아니니까. 카에스틴도 마찬가지로 SCP 보고서를 읽어본 적은 별로 없었고, 요원으로 활동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귀신이나 유령이 존재하는지 회의적이었다.

그 순간 전까지는.

카에스틴은 한순간 온몸이 공포로 완전히 얼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순간, 그는 카드니 부인에게서 도망치려 미친 듯이 뛰어 그 자리를 벗어났고, 카드니 부인이 뒤에서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채 그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멈출 수가 없었다. 아래 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구르다시피 해서 내려와, 낯익은 복도로 돌아온 후에야, 그는 가까스로 진정할 수 있었다. 헐떡거리며, 그는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잠시 숨을 돌리고, 그는 중앙 건물로 향했다. 마침 건물 앞에서 남자 하나가 낙엽을 쓸고 있었다.

“이봐요! 시장님 지금 어디 계시죠?”

“중앙 건물 2층 집무실에 계십니다.”

그는 그 대답을 듣자마자 다시 건물로 뛰어갔다. 계단을 폭풍처럼 뛰어올라, 그는 벌컥 집무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시장님!”

시장은 책상에 놓인 서류에 열중하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요, 에르티스 씨?”

그는 일단 집무실의 문을 닫고, 아예 걸어 잠갔다. 책상 맞은편의 의자에 앉아서, 그는 숨을 고르고는 이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했다.

“시장님, 혹시 이 저택에 있는 돌로 된 미로를 아세요? 샤를이 만들었다는데.”

시장은 잠깐 움찔하는 듯 했다. “알고는 있지. 하지만 그 안에는 들어가지 마시오. 샤…를의 돌 없이는 다시 나올 수 없을 테니까.”

“아, 알아요. 샤를이 아키드에게 남겼다는 그 돌 말이죠.”

시장의 얼굴이 갑작스레 놀랄 정도로 일그러졌다. 완전히 시체처럼 보일 정도로. “그걸 알고 있으면서 지금 나한테 샤를 얘기를 꺼내는거요? 정말이지 주제넘는 짓이야!” 시장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시장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제가 하려는 얘기는 카드니 부인에 관한 겁니다. 카드니 부인이, 분명히 아키드에게 있는 돌이 없는데도, 오늘 그 미로에 있었습니다. 길을 멀쩡히 찾아냈다고요.”

“그럼…샤를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거요?”

“시장님, 샤를에 대해서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제가 알아야 할 것도 아니고, 알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죠. 중요한 건 카드니 부인에 관한 거에요. 그녀를 당장 쫓아내세요!”

“카드니 부인이 미로를 탈출했다 칩시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요? 어쩌다 찾았을 수도 있겠지. 그것 가지고 내쫓겠다는 거요?”

“카드니 부인은 이상한 사람이에요. 아니, 사람인지조차가 의심되는군요. 시장님은 분명히 아실 거에요. 카드니 부인이 아내분이나 샤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내 아내는 여러모로 카드니 부인의 도움을 받았소. 많이 힘들어했지만, 카드니 부인과 그 아이 덕분에 안정이 많이 되었지. 당신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나아진 거요. 꽤나 유능한 심리상담사-“

“카드니 부인은 단순한 상담사 같은 게 아니에요. 샤를이 점점 이상해져 간다는 게 안 보이세요? 카드니를 내쫓아야 한다니까요.”

“그 아이는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오. 이 도시에서 그 아이 신경쓰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시장님 딸이잖아요!”

시장은 잠깐 씨근덕거리다가 말했다. “당신은 말했다시피 아무것도 모르오. 그 아이에 대해. 당신 말도 일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내 생각에 아내는 그녀 덕분에 나아지고 있소.”

카에스틴은 입술을 깨물었다. 또 실패. 그렇다면… “최소한 제가 식당에서 밤을 새는 건 반대하지 않으시겠죠?”

“글쎄, 나는…”

“며칠만요.”

“좋소이다. 만약 아내나 카드니 부인이 물어보면 뭐라 대답해야 하오?”

“제가 밤늦게까지 작곡을 한다고 대답하세요.”

시장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집무실을 나오며 이를 악물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에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