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죽이면 7대가 동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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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고양이는 요괴, 모노노케의 종류에 가까운 존재라는 말이 있다. 개, 말 등 인간 생활에 익숙한 다른 생물도 많지만, 유독 고양이만 그렇게 괴담과 엮여 있는 편이다. 이번의 격리 대상인 객체도 그런 고양이에 관한 괴담에서 비롯되었다. 스카이라인을 타고 고텐바 휴게소를 향해 달린다. 어쩐지 기분이 개운치 못한 청둔색 하늘 아래, 일반 운송회사의 남자가 말한 괴담이 떠오른다…….



청취기록
20██년 5월 29일
Gp 익스프레스 로지스틱스 주식회사 배달원
마츠모토松本 죠우지譲二


이건 제 동료 운전사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흔한 괴담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인데, 정말 듣고 싶습니까? ……뭐, 알겠습니다. 그 운전사 친구, 일단 A씨라고 할까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고양이ねこ 환각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래요, 고양이. 무서운 기세로 트럭을 몰고 있는데, 여기저기 고양이가 있는 기색이 있고, 자기 쪽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고. 어떤 고양이냐고요? 음, 그렇게까지 자세히 들었었나. 잊어버렸어요. 색깔은 흰색이나 회색 고양이라던가. 다만 말도 안 되는 눈초리로 뚫어져라 쳐다본대요. 그 당시에 그 동료를 만났을 때는 많이 수척해져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와중에도 갑자기 고양이가 있다고 그래요. 뒤돌아 봐도 없고. 그래도 방금까지 있었다고 우기는데. 상당히 정신적으로 아파 보인다고 해야 하나, 소름이 끼치고 그랬습니다.

뭔가 짚이는 게 있냐고 물어보니, 한 달 전 쯤에 고양이 한 마리를 깔아뭉개 버렸다더군요. 장소는 고텐바 휴게소 입구 즈음에서. 예전부터 그 근처에는 자주 고양이가 나왔지요. 제멋대로인 고양이니 차도로 비실비실 나온 거겠죠. A씨의 차의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피하면 피할 수 있었겠지만서도 방심하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겨우 휴게소 가까운 곳까지 와서 마음이 풀어져 있었다더군요. 동물을 치어 죽이는 것은 뭐, 이 업계에 있다 보면 흔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찜찜하기 때문에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입구까지 걸어갔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피가 흥건했고요. 불쌍한 고양이는 두동강이 나서 죽어 있었다더군요. 다만 하체는 있는데 상체가 보이지 않았고. 추돌 당시 산산조각이 난 건지, 어딘가로 날아간 건지. 어쨌든 불쌍하게 생각한 A씨는 하반신만 근처 수풀에 묻어 주었답디다.

그때부터라더군요. A씨가 고양이ねこ 환각에 시달리게 된 것이.

뭐어, 용서받지 못했던 것일까요. 분명 고양이ねこ 망령이 A씨에게 씌인 것이겠지요. 그 A씨는 지금 뭐 하고 있냐구요? 그게…… 행방을 알 수가 없어요. 들리는 소문이지만 일하던 직장도 그만둬 버렸다던데. 온통 고양이한테 저주받아 죽었다는 얘기 뿐이에요.

그런데, 이야기가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저도 봤거든요, 고양이ねこ. 고텐바 휴게소에서.

아니 뭐 고양이ねこ 정도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건 A씨가 치었던 고양이가 틀림없어요. 그도 그럴 게, 상반신밖에 없었던 걸요.


현장, A씨가 친 고양이 하반신을 묻었다고 했던 곳에 도착. 증언대로 뭔가 묻힌 것 같은 둔덕이 있다. 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단 합장한다. 아미타불.

  ガサッ

풀숲에서 소리. 순간적으로 마취총을 겨눈다. 과연 나타난 것은 회색 범무늬 고양이였다. 그리고 증언대로 하체가 없다. 그러나 고양이 자신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마치 하반신이 있는 것처럼 가르랑 목을 울리며 친한 척 이쪽으로 다가온다.

방심하지 말자. 객체는 객체다. 그동안의 경험과 상식, 그딴 것들은 쉽게 뒤집힌다. 마취총을 겨눈 채 경계를 계속한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하체가 없는 것 말고 보통의 고양이다. 그리고 아무런 저항 없이 포획용 케이지에 들어앉았다. 확보 완료. 다음은 이놈을 기지까지 이송하면 임무 완료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현장 사진이라도 찍어 둔다.

스마트폰으로 "둔덕"을 찍어 본다. 데이터 확인. 고양이 심령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 아니, 기대라는 말은 이상하군. 우려했지만 그런 종류의 것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나무 사이에 붕긋한 흙둔덕이 있을 뿐……. 아니? 저 안쪽 지면이 솟아올라 있지 않은가……? 실제로 현장을 보니, 확실히 솟아올라 둔덕처럼 되어 있다. 설마 여기에도 뭔가가 들어 있는가?

  ガササッ

또 풀숲에서 소리. 케이지를 확인해 본다. 고양이는 도망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ガサッ

만일, 그 "둔덕"에 다른 고양이가 묻혀 있고, 그것도 마찬가지로 망령처럼 기어나오고 있다면……?

  ガサッ

ガサッ

소리, 여럿!

ガサッ


     ガサッ

ガサガサッ
ガサッ           ガサッ
 ガサッ


   ゴソッ

여기저기 수풀에서 소리가 난다. 좆됐다, 좆됐다, 좆됐다. 머릿속의 위험신호가 최대음량으로 울린다.

     ガサッ

ガササッ     

케이지를 안고 차에 뛰어든다. 일단 한 마리는 확보했다. 지금은 이것과 정보를 가지고 돌아가야 한다.

ガサッ


ゴサッ     


 ガサッ 

걸려서 넘어질 뻔 했다. 뭐야, 도대체…… 하고 지면을 보았더니 여기저기 곳곳에 "둔덕"이 있다. 그 수도 다섯, 열…… 아니 수를 헤아릴 경우가 아니다!

ガサガサ

필사적으로 달려서 스카이라인에 뛰어들었다. 케이지를 뒷좌석에 던지고 엔진키를 돌린다.

부르르르르르르르……

걸려라, 시동아, 빨리! 서두르다 보니 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고 만다.
시프트레버를 드라이브에 놓고, 핸드브레이크를 해제! 악셀을 밟는 순간, 사이드미러에 비친 것을 보고 말았다. 그것은 분명히 고양이였지만, 정육점에 있는 고기 부위 그림처럼 좌반신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쨌든 도망친다! 고텐바 휴게소의 출구를 향해 자동차를 달린다. 돌아보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프론트미러를 들여다보면 고양이 모양의 이형異形들이 속속 튀어나온다.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그 수는 열, 스물,……。


逃避

악셀을 힘껏 밟는다. 객체는 확보했다. 통신기로 본부에 연락했다. 할 만큼 했다. 빨리 이 악몽에서 깨고 싶다.

등 뒤에서는 솟아나는 이형들이 고텐바 휴게소를 덮을 듯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 고양이의 팔, 다리, 몸통, 귀, 눈……, 그것들 수백 수천 개가 고깃덩어리, 아니 고양이덩어리가 되고, 뒤틀려 융합하고 있었다. 고양이는 잃어버린 몸을 찾아 서로를 거듭하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쨌든, 계속 비대해지는 덩어리는 청둔색 하늘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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