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오버 2부: 크리스마스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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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빠들도 크리스마스 파티하러 온거야?"

케이 요원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자 눈 앞에 동그란 눈을 반짝이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그때 바닥이 무너져서…. 잠깐, 여기가 어디니, 꼬마야?"

"여긴 우리들만 있는 방이야. 여우 아줌마가 오늘 다같이 모여서 놀러오라고 하셨대."

"여우 아줌마? 혹시…. 다른 언니하고 오빠는 어디 갔니? 꼬마야?"

여자 아이가 약간 기분나쁜 듯이 대답했다.

"신부님이 데리고 가셨어. 그리고 난 꼬마가 아니라 영희야."

스완 요원은 자신이 언제까지 혓바닥을 놀릴 수 있을지 슬슬 무서워졌다.

"그래서 제 그림자는 혼돈의 반란에 스파이로 심어두고 부서진 신의 교단은 다리 하나 잘라주고 컴퓨터 하나 파일 죄다 스팀 게임으로 덮어씌워 버리고 사르킥까지 그 컴퓨터에다가 혼돈의 반란 인사파일 넣어서 준다고 거짓말하고 슬슬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잠깐, 사르킥이 뭐야?"

멋진 망토를 두른 남자가 물었다.

"그게 말이죠, 어…. 그냥 죽일 놈들 있어요. 그러니까 하이드라 같은 애들."

스완 요원은 술 한 잔을 더 마시고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아디툼까지 갈려고 했는데, 거기 톨게이트 앞에서…."

"네 말을 끊어서 미안하지만, 새로운 손님이 오신 것 같구나."

식탁 앞에 무릎을 꿇린 채로 있던 남자는 오메가 요원이었다. 안경은 아직도 못 찾고 있었다.

스완 요원은 오메가 요원의 간절한 눈빛을 최대한 피했다. 하지만 이미 자리에 앉은 여러 SCP들이 슬슬 눈치를 채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었다.

"저기, 죄송한데요. 저 분 제가 먹어도 될까요?"

"아니, 갑자기 왜?"

"저 분이 저에게 반한 것 같아서요. 왠지 그런 분들을 먹어본 적은 없어서…. 그럼 잠시 저 방으로…."

스완 요원은 하얗게 질린 오메가 요원을 얼굴을 애써 안볼려고 하며 속으로 변명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는 말도 안되는 말을 지껄이는 게 차라리 낫단 말이야. 게다가 저 파티 메인 요리가 초콜릿 케이크야…. 기억해, 지금 우리 머리 위에는 노래마인 이사관님이 계셔….'

"크리스마스 파티 때 뭐 하기로 했는데?"

케이 요원은 SCP-019-KO-F를 따라 계속 걷고 있었다. 워낙 어두운 복도여서 케이 요원은 그저 앞만 보고 계속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응, 그래서 할머니 요리책 가져와서 초콜릿 케이크 만들기로 했어!"

"잠깐, 그 요리책에서 어떻게 원하는 케이크를 뽑을 수 있는 거니?"

"나올 때까지 다른 거 계속 만들었어!"

"뭐?"

"그랬더니 막 좋은 냄새 나는 바닷물도 만들고 XK등급짜리 기억 소거제도 만들고 그랬어! 엄청 재밌었어!"

"그거 다 하수구에 흘려보냈지? 어쩐지 배수구에 이상한 소리가 나고 나서 그 이브 파티가 시작되고…. 젠장."

"역시 눈치가 빠르네. 욕망 카메라 렌즈에 얼굴을 갖다댄 것 말고는 딱히 한 게 없어서 그런가?"

"잠깐, 그 사진이 그런 거였…. 아니 그것보다 난 어디로 끌고 가는 거야?"

"그냥 휴가가 갔다오면 돼."

케이 요원은 묶인 채 제랄드 박사가 운전석에 앉고 옆에는 손인섭 요원이 앉은 차 트렁크 안에 갇혔다. 여기서 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깨우고 부디 차가 가만히 있기만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난 제랄드 박사가 오리 소리를 내는 동시에 케이 요원은 차에 시동을 걸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케이 요원은 결국 눈을 감고 운명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저기, 지나가는 히치하이커인데요, 잠깐 같이 탈 수 있을까요?"

케이 요원이 격렬한 저항 끝에 트렁크에서 탈출한 곳은 아디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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