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20██년 혼돈의 반란의 기지 습격 당시 SCP-1991-KO가 총알에 맞았다.

총알이 명중한 부위는 SCP-1991-KO의 왼쪽 안구였으며, 이로 인해 안구가 완전히 파열되었다.

이와 동시에 SCP-1991-KO-1 중 두 개가 이유 없이 파손됨이 보고되었으며, 나머지 SCP-1991-KO-1에서는 강한 떨림이 확인되었다.

20:08 SCP-1991-KO의 총기 피격 발생 및 SCP-1991-KO-1 두 개체의 파손.

20:10 SCP-1991-KO의 비명이 이어짐, SCP-1991-KO-1에서 강한 떨림이 발생함.

20:11 SCP-1991-KO의 몸 주변에 강력한 인식재해가 발생함. 이는 SCP-1991-KO-1의 착용 여부나 SCP-1991-KO에 대한 인식과 무관하게 발생함.

20:17 기동특무부대 예타-93이 출동하여 혼돈의 반란을 무력화시킴. SCP-1991-KO의 이상현상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짐.

20:31 SCP-1991-KO-1 개체들이 비정상적으로 떨리다가 착용자와 융화되기 시작함. 세 개체를 제외하고는 발생 당시 강제적으로 뜯어내어 제거함.

20:38 SCP-1991-KO-1과 융화된 인원들을 근원지로 하는 비정상적 인식재해가 발생함.

21:14 SCP-1991-KO와 SCP-1991-KO-1과 융화된 인원들로부터 발생된 인식재해가 모두 사라짐. SCP-1991-KO-1는 융화된 인원들에게서 떨어져 나왔으나, 융화되었던 인원들은 심각한 영양실조상태였음.

21:23 SCP-1991-KO-1과 융화됐던 인원들의 안구에서 SCP-1991-KO-1와 동일하게 생긴 구체들이 쏟아져 나옴. 해당 구체들은 이내 갯과, 고양잇과, 도마뱀아목 등의 생물로 변화함(이하 SCP-1991-KO-2로 지칭). 해당 개체들로 인해 인원들이 있던 병동이 소란스러워 짐.

21:26 기동특무부대 예타-93이 SCP-1991-KO-2 개체들을 소탕하러 다시 출동함. 이후 면담에서 요원들은 개체들이 마치 "괴물"들처럼 보였다고 진술함.

21:37 융합하지 않았던 SCP-1991-KO-1 개체들이 녹아내림.

21:38 SCP-1991-KO-1 개체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기적학적 생물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용과 흡사함. 이 개체가 날개를 펴고 기지 천정과 벽에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힘. 기동특무부데 에타-93이 이 개체와 교전하느라 SCP-1991-KO-2 개체 대응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남

21:41 거대 독립체가 일순간 화염을 뿜어 기동특무부대를 무력화시킴. 다른 인원 대다수가 강한 환각을 느끼며, 소음과 사태 때문에 난폭해진 SCP-1991-KO-2들이 인원들을 습격함.

21:42 SCP-1991-KO가 비틀거리면서 다시 일어남.

21:43 SCP-1991-KO의 안구 위치에서 순간적으로 붉은 빛이 방출되더니, CRV 지수 36 이상의 강한 인식재해가 검출됨.

21:45 SCP-1991-KO-1, -2, 거대 독립체 전부가 움직임을 정지하고 쓰러짐. 이와 동시에 SCP-1991-KO도 의식을 잃음.

22:32 새로 파견된 기동특무부대 대원들이 현장을 정리함.

기록일: 20██/██/██
면담자: 박상은 선임 연구원
면담 대상자: SCP-1991-KO

<기록 시작>

박상은 선임 연구원: 조금 진정되셨습니까? 말씀하실 것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SCP-1991-KO는 지속적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목을 긁고 있다.

SCP-1991-KO: 아, 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기억 난 게 하나 있어서요.

박상은 선임 연구원: 그게 무엇입니까?

SCP-1991-KO: 제가 왜 이 상태로 살아있는지요.

SCP-1991-KO가 눈을 감고 심호흡한다. 곧 다시 눈을 뜬다.

SCP-1991-KO: 아주 오래 전, 저는 저에게 신비한 힘이 깃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 신체를 이용해 힘이 깃든 구슬을 만드는 것이였죠. 그 구슬은 자신을 가진 자를 사악한 존재로부터 지키고 보통의 인간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SCP-1991-KO의 목소리가 떨린다.

SCP-1991-KO: 저는 사악한 힘을 막을 수는 있었으나 반발력으로 제 심상을 환각으로 주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구슬은 아니였죠. 그 구슬은 제가 이야기 속 주인공과 짐승들의 힘을 빚어만든 영험한 것이라 반발력조차도 제어할 수 있었지요. 아주 훌륭한 것이였습니다만…

SCP-1991-KO: 저는 처음엔 이 힘을 선한 곳에 사용하려 했습니다. 전 이 구슬들을 믿을 만한 자들, 이들이라면 이 힘을 남들을 위해 사용하리라 확신할 수 있는 자들에게만 나누어주었습니다. 첫 몇년간은 모든 게 잘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어느 날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박상은 선임 연구원: 잠깐만요. 그럼, 그 구슬들을 다 본인이 만들었다는 겁니까?

SCP-1991-KO: 네. 과거에는 저도 평범한 동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아주 오래 전 부터 살아 오면서, 점점 이상한 능력이 생기는 걸 발견한 겁니다. 저 만큼 오래 산 제 동족들도 그랬고요.

박상은 선임 연구원: 혹시, 그, 어떤 동물이셨던…

SCP-1991-KO: (잠시 침묵) 여우였습니다.

박상은 선임 연구원: 흠… 데이터에 존재하긴 합니다만, 멸종에 가깝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SCP-1991-KO: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기억도 좀 군데군데 공백이 남아있기도 하고요. 다만, 그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나눠준 구슬들은 사악한 힘을 막을 수 있었지만, 같은 인간은 막을 수 없었지요. (한숨) 그저, 인간의 악의를 과소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남과 다른, 특별한 인간이 배척받는다는걸 이해할 수 없었지요.

박상은 선임 연구원: 그럼 발견 당시 그 모습은…?

SCP-1991-KO: 말하자면 치졸함이고, 말하자면 유치하지만, 저는 결국 그들을 미워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선한 사람에게 구슬을 주어 위험에 빠트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해친 그들을 미워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복수랍시고 이런저런… 말 그대로 요괴(妖怪)나 할법한 짓들을 했고, 결국 사람들은 그런 저를 이겨내고자 힘을 합치었지요.

SCP-1991-KO: 결국 제가 막고자 했던 사악한 것이, 되어버린 겁니다 제가.

SCP-1991-KO: 어째서일까요, 그 후 저를 없애려 하는 사람들을 해치우면서 몇 년간을 보냈습니다만, 구슬을 더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박상은 선임 연구원: 자세한 사항은 무속학부에 문의해야 할 것 같지만…말하자면 악귀화에 가깝다고 할수도 있겠군요.

SCP-1991-KO: 아마 그래서이겠죠, 제가 이런 모습이 되고, 결국 잠들게 되어버린것은. 다시 깨어서 사람을 도울수 있게 된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오래 이렇게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기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