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딱지 프로필: 주피터!

괴물딱지 프로필: 주피터!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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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주피터Jupiter!

종명: Canis familiaris (보더 콜리)

담당 돌보미: 육생팀, 쉴라 코넬Sheila Cornell

식성: 습식 개사료나 아주 잘게 다진 육류 (건식 개사료나 딱딱한 간식은 절대 안 돼요!)

사육처: 윌슨 야생동물센터, 5번 울타리 갱신된 내용 참고.


생물체 특징!

‘주피터’는 이 쾌활하고 영리한 보더 콜리에게 우리가 붙여준 이름이에요. 보더 콜리(Border Collie)는 스코틀랜드의 국경지대에서 유래한 견종인데, ‘콜리(스코틀랜드 방언으로 양치기개를 가리키는 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목양견으로 잘 알려진 종이죠. 겉보기에는 주피터도 아주 활동적이고 모두에게 다정한, 전형적인 보더 콜리 강아지처럼만 보이지만 사실 녀석에게는 특이하고 약간 괴상하기도 한 기벽이 하나 있어요.

녀석은 입에 넣을 수 있을 만한 물건(동전이나 병뚜껑 같은 것)이 눈에 띄면 무작정 통째로 삼키려고 들어요. 그냥 이식증(異食症)이 좀 있는 것 뿐인데 대체 뭐가 괴상하냐고요? 그렇게 삼킨 물건을 똑같이 더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일단 뭔가를 삼키면 주피터는 그게 뱃속에서 없어지거나 소화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복제해낼 수 있는데, 문제는 복제한 물건을 계속 토해내야 한다는 거예요. 잦은 구토가 건강에 해롭다는 건 개를 키워 본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이런 기벽 때문에 지금까지 가엾은 주피터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도저히 짐작이 안 가네요. 이제라도 녀석이 우리 센터에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내력!

우리가 주피터와 처음 만났을 때, 녀석은 상자에 담겨 스리포틀랜즈의 어느 골목길 구석에 버려져 있었어요. 직원들이 신고전화를 받고 녀석을 구조하러 갔는데, 마침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이어서 몰골이 아주 말이 아니었죠. 고운 털이 빗물에 홀딱 젖은 채로 축축한 상자 속에서 벌벌 떨고 있었으니까요! 다행히 약간의 영양실조와 탈수 증세를 빼고는 주피터의 몸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어요. 혹시 녀석에게 주인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주피터가 있던 곳 근처를 돌아다니며 수소문을 해봤지만, 녀석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일단 녀석을 센터로 데려가 보살피면서 비슷한 개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들어오는지 기다려보기로 결정했어요.

처음에 우리는 주피터가 그냥 평범한 멍멍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녀석에게 건사료를 줬다가 센터가 온통 엉망진창이 되기 전까지는요! 결국 마이크가 녀석을 붙들고 먹은 걸 전부 게워내도록 한 후에야 그 난리통을 멈출 수가 있었답니다. 그 일로 주피터는 몇시간 내내 토하느라 탈수 증세가 심해져서 며칠동안 수액 신세를 져야 했고, 우리는 센터 곳곳에 흩뿌려진 사료 알갱이를 치우느라 한동안 생고생을 했죠.

주피터의 몸 상태가 괜찮아지고, 마침내 센터에서 토사물 냄새가 사라진 후에도 주피터와 비슷한 개를 잃어버렸다는 실종신고나 녀석에 관한 추가 정보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어요. 녀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없다니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주피터가 그곳에서 뭔가 수상쩍은 일에 휘말렸던 게 아닌가 의심스럽네요.

특별 필요사항과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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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라와 공놀이를 하고 있는 주피터!

앞서 말한 버릇 때문에 주피터에게는 보살핌이 많이 필요해요. 이식증과 잦은 구토 때문에 생명이 위험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몸 상태가 그리 좋지가 않거든요. 먹이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하는 건 물론이고, 위험한 물건을 삼키는 일이 생기지 않게 울타리 안을 자주 청소하고 혹여나 녀석이 몰래 울타리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문단속도 철저히 해줘야 돼요.

주피터의 먹이는 육생팀 직원인 쉴라가 도맡아서 주고 있어요. 녀석에게 있는 건강 문제가 한둘이 아니라서(이빨 부식, 식도 염증, 소화장애 등등) 사소한 것도 하나씩 꼼꼼히 따져 봐야 하죠. 펠릿형 간식이나 사료는 당연히 안 되고, 소화하기 힘들거나 위장에 부담이 되는 음식도 안 돼요. 보통은 습식 사료나 푹 익혀서 아주 잘게 다진 고기를 먹이로 준답니다. 건사료도 물에 불려서 주면 괜찮을 것 같지만, 처음 센터에 왔을 때 생겼던 일 때문인지 녀석이 건사료에는 눈길조차 주질 않아요. 가끔씩 쉴라가 소화에 도움이 되도록 주피터에게 강아지용 우유로 손수 그릭요거트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녀석도 처음에는 미심쩍어했지만 위에다가 액상 간식을 좀 뿌려 주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히 먹어치웠죠. 요즘에는 식성이 하도 좋아져서 녀석이 밥 먹는 속도를 좀 늦추려고 홈 파인 실리콘 밥그릇을 하나 장만했답니다.

주피터는 보더 콜리답게 운동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공 던지고 물어오기죠. 운동은 소화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로 식사시간 전에 하는데, 어찌나 기운이 넘치는지 어떨 때는 먹는 것도 마다하고 계속 공놀이만 하려고 들어서 식사시간이 좀 늦춰지기도 할 정도에요. 그 외에는 센터 외곽에서 산책을 즐기거나(입마개 씌우는 거 잊지 마세요), 다른 멍멍이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다니기도 해요. 운동을 많이 시킨 덕분에 주피터의 이식증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자칫했다간 예전같은 일이 또 생길 수도 있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녀석이 뭔가를 삼켰을 때를 대비해 윌슨 교육센터에서 동물용 하임리히법과 이물질 섭취 시 처치법 속성 강좌를 상시 제공하고 있답니다(굳이 주피터가 아니더라도 다른 동물 친구가 곤란에 처했을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테니 한번 수강해 보세요!).

주피터에 대한 비고!

육생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분들이 정성껏 돌봐 준 덕분에 주피터는 센터 생활에 무사히 적응했어요. 체중이 정상 수치까지 늘어났고, 처음 왔을 때보다 체력도 훨씬 좋아졌죠. 이빨 상태도 이제는 밧줄 장난감을 갖고 줄다리기 놀이를 해도 될 정도로 회복되었어요(그래도 너무 무리는 하면 안 돼요). 하지만 녀석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아무것도 나오질 않았어요. 그런데 주피터가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으면 됐으니 이제 그만 녀석의 과거를 파헤치는 건 관둘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무렵, 저번과 똑같은 일이 또 터지고 말았어요. 이번에는 삼킨 게 건사료같은 시시한 물건이 아니긴 했지만요.

주피터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제일 먼저 알아차린 사람은 쉴라였어요. 쉴라 말로는 늘상 하던대로 아침 일찍 녀석의 몸 상태를 확인하러 5번 울타리로 갔는데, 이상하게도 잠겨 있어야 할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주피터가 울타리 구석에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고 해요. 다급히 주피터에게 달려간 쉴라는 녀석의 옆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경악했어요. 주변 바닥이 온통 번쩍거리고 있었거든요!

쉴라의 다급한 호출을 받고 저(앤더스)와 직원들 몇 명이 5번 울타리로 향했어요. 저도 그 광경을 보고 쉴라만큼이나 깜짝 놀랐지만, 우선 직원들에게 주피터를 치료실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스럽기만 했죠. 그런데 직원들이 주피터를 들것에 실으려는 도중에 녀석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는 돌덩어리를 한무더기 토해냈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죄다 다이아몬드였지 뭐예요! 그제서야 우리는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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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가 만들어 낸 다이아몬드.


녀석에게 다이아몬드를 먹인 범인은 생각보다 금방 붙잡혔어요. 몇 주 전 센터에 들어온 자원봉사자였는데, 건사료 사건에 대해 전해듣고 주피터로 귀금속을 만들어내면 떼돈을 벌 수 있겠다 싶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털어놓더군요. 보링 협약에 따라 이 사람의 처분은 연방정부가 맡게 되었어요. 그쪽 사람들 말로는 자세한 내용은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아마 초상절도죄와 동물학대방지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문제의 다이아몬드는 논의 끝에 우리가 재량껏 처분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하지만 이곳에는 이만한 양의 다이아몬드를 사갈 수 있을 만큼 큰 보석상이 없는데다가, 센터에 계속 둬 봤자 좋을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원청에 연구용으로 넘기기로 했답니다(물론 약간의 돈은 받고). 사실 원청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보다는 주피터 자체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이기는 했지만요.


갱신됨: 이제 주피터의 몸 상태가 다시 5번 울타리에 돌아가도 될 정도로 괜찮아졌지만, 우리는 당분간 녀석의 보금자리를 직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내부 구역으로 옮기기로 했어요. 주피터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누가 또 녀석을 노리고 해코지를 하려 들지도 모르고,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자꾸 생기다가는 주피터가 센터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전에 있던 곳보다 더 갑갑하고 비좁긴 하겠지만, 녀석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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