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딱지 프로필: 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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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딱지 프로필: 오언!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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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오언Owen

모델번호: ANI-M-OWE-N4200

담당 돌보미: 육생팀, 에이서 스미스Acer Smith

식성: O형 인간 혈액

사육처: 윌슨 야생동물 센터, 42번 울타리



생물체 특징!

오언은 우리가 이곳 오리건 보링에서 만나 지금까지 돌봐온 이 장난꾸러기 원숭이에게 지어준 이름이에요! 개요에서 눈치챘다시피, 이 녀석은 로봇이랍니다!

그렇긴 해도, 누가 말해 주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오언이 로봇이라는 걸 몰랐을 거예요! 녀석을 만지면 살아있는 생명체의 온기와 심장박동이 느껴져요. 녀석에게는 "성장"하는 기능도 갖춰져 있어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죠. 오언은 날마다 쑥쑥 자라고 있고, 녀석의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오언은 녀석만의 사고와 감정이 있고, 자신의 성격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되어가는 것을 느낀답니다!

오언은 많은 것을 할 줄 알지만, 제가 보기에 그 중에서 가장 놀라운 건 엄청나게 뛰어난 언어 번역 능력 같아요. 녀석은 처음으로 접하는 거의 모든 언어를 회화 조금만 듣고도 다 알아듣고 구사한답니다. 회화뿐만이 아니라, 여러 언어로 적힌 글도 읽을 줄 알고요. 게다가, 오언의 손을 잡고 있는 동안에는 녀석이 여러분의 뇌에 정보를 자동으로 전송해 주니 누구나 그 번역 능력을 경험해 볼 수 있답니다!

녀석은 심지어 전자기기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답니다. 정말 다재다능하죠!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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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직후의 오언. 어미에게 보호받고 있음.

어느날, 우리가 관리하는 곳에서 굉음이 울려퍼졌어요. 직원 몇 명이 살펴보러 나갔는데, 땅바닥이 둥그렇게 패여 있고 그 가운데에 원숭이 두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했어요. 잠든 오언과 함께 있던, 아마 녀석의 어미인 듯한 성체 원숭이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어요. 특히 몸통 오른편에 상처가 여러 군데 나서 푸르스름한 금속 골격이 드러나 있고, 파란색 젤 같은 차가운 물질이 부상당한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죠.

우리는 원청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어미가 살아 있어줄 것 같지가 않았어요. 현장에 있던 직원들이 어미를 살리려고 해봤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어미의 숨이 서서히 끊어져 가는 걸 보면서도 어떻게든 도움을 주지 못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기 직전에, 분명히 어미가 노이즈 낀 소리로 작게 말했어요.

"아들을 부탁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오언을 맡게 되었어요. 우리는 훗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책임지고 오언을 보살피고 돌보기로 맹세했어요.

특별 필요사항과 사육!

오언에게는 보통의 먹이를 줄 필요가 없어요. 녀석은 성분 분석을 위해서만 음식을 섭취한답니다. 먹이 대신에 매일 O형 인간 혈액을 공급해 줘야 해요. 원청의 연구에 따르면 원래 오언에게 필요한 건 녀석의 어미 몸에서도 흘러나왔던 그 파란색 젤 같은 물질이지만, O형 혈액으로 그걸 대체할 수 있다고 해요. 그 사람들 말로는 오언의 순환계가 계속 제기능을 하게 하려면 혈액을 교체해야 하고, 탁해진 혈액은 오줌을 싼다거나 하는 식으로 배출한다네요.

우리는 파란색 젤을 복제해내는 걸 생각해봤지만, 죄다 알 수 없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러기가 불가능했어요. 오언을 구성하는 금속과 기술도 마찬가지로 이해하기가 불가능해 보여요. 심지어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지닌 원청에게조차도요.

또한 오언은 다른 사람들과 있는 걸 선호해요. 그래서 녀석의 돌보미인 에이서와 자주 어울려 다니죠. 에이서가 똑똑하고 멋진 사람이긴 하지만 기계치라서, 오언이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해요. 에이서가 좀 매사에 진지한 타입이라서, 가끔은 녀석의 장난에 좀 화를 내기도 하지만 다 오언을 좋아하니까 그러는 거랍니다.

오언과 우리의 유대관계!

2018/8/11 편집:

오늘, 우리는 이 조그만 로봇 원숭이를 "오언"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녀석의 뒤통수에 적혀 있는, 털 속에 감춰져 있던 모델번호에서 따온 이름이죠. 처음에는 그냥 삼각형이랑 나선형 같은 기호로만 보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제 손이 오언에게 닿는 순간 그걸 읽을 수 있게 됐어요.

모델번호는 ANI-M-OWE-N4200고, 여기서 따와 녀석의 이름은 오언이에요! 녀석의 대부(代父)는 에이서예요. 모두 알고 있다시피, 우리는 오언의 어미를 구해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오언이 홀로서기할 수 있기 전까지 우리가 최선을 다해 녀석을 보살펴 줘야 하는 거랍니다!


2019/2/13 편집: 오늘은 오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기록하기로 했어요. 오언을 입양한 지 6개월이 됐고, 녀석은 잘 적응한 것 같아 보여요. 녀석은 이따금씩 돌보는 걸 거들어주는 래리와 지구의 역사에 대해 배우며 이야기를 나누고, 수생팀의 아이작과 같이 수영장에서 놀고, 에이서의 안경을 몰래 갖고와서 그가 평소 하는 행동을 흉내내 모두에게 웃음을 줬어요.

최근에 녀석은 에이서를 놀래켜 주려고 종종 그의 컴퓨터 설정을 어지럽히고 바탕화면을 바꿔놓는답니다! 그럴 때마다 에이서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화를 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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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이 오언의 눈을 통해 녀석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나 봐요.

2020/5/3 편집: 우리가 오언을 구출하고 난 이후부터 원청에서 녀석과 어미에게 들어간 기술을 조사해왔던 모양이에요. 그 사람들이 눈을 통해 시각적인 정보를 일부 회수할 수 있다는 걸 알아냈죠. 어미의 기억은 완전히 지워져 버린 것 같아서, 원청은 오언의 눈을 살펴보기로 결정했어요.

이를 통해 우리는 오언의 고향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곳은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곳이었어요. 미지의 기술이죠. 오언은 공장 비슷한 시설에서 로봇팔로 제작되었어요. 녀석의 어미와 인간 소유자의 행복한 표정들… 원청은 오언이 미래나 다른 세계에서 왔을 거라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오언은 이런 걸 보기 전까지는 녀석이 있던 세상에 대해 잊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번 일이 있고 얼마 후, 녀석은 기력을 잃고 시름에 잠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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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된 이미지 중 하나. 오언이 살던 세상에서는 로봇이 하나의 종으로 인식되나 봐요.

2020/5/12 편집: 오늘, 오언이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모아 어떤 선언을 했어요.

”집에 가고 싶어!”

녀석도 많이 고민해 보고 나서 내놓은 답이었어요. 이쪽 세상이나 윌슨과 함께 있는 데 신물이 난 게 아니었죠. 하지만 잊고 있던 자기 고향이 다시 기억나자, 오언은 되돌아가고 싶어졌어요. 그러면 어미를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이 말을 듣고 좀 슬퍼졌지만, 오언이 집에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해줘야 한다고 모두들 의견을 밝혔답니다.


2021/9/8 편집: 에이서가 오언이 원래 있던 세계로 되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식을 들고왔어요. 라이프래프트라는 단체에 대해서였죠. 그 이름에 나와 있듯이, 이곳은 다른 세계에서 이쪽 세계로 휩쓸려 온 표류자들이 조직한 상부상조 단체인 모양이에요. 이 단체는 표류자들이 이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맡고 있는데, 그 중에는 시공간 이동을 연구중인 사람들도 있죠. 그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2026/8/8 편집: 우리가 오언을 보호한 지도 어언 8년이 되었어요. 아직도 녀석을 어떻게 고향으로 돌려보낼지 확실한 정보는 전혀 얻지 못했죠. 하지만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오언의 어미를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지난 몇 년간, 오언은 원청과 함께 어미의 몸체를 연구해 왔고, 이제 어미를 재부팅하기 바로 직전까지 와 있어요. 불완전하기는 하지만요.


2027/6/9 편집: 마침내 그 날이 왔어요. 오언이 직접 작동 스위치를 눌렀죠. 우리가 바라던 대로 어미는 재부팅되었지만, 문제가 좀 있었어요. 이 아래에 있는 내용은 어미의 재부팅 기록입니다. 건너뛰지 말아 주세요.

(알 수 없는 말과 기계음)

위치 데이터 확보됨. 현 위치는 P-13468 은하, 태양계, LL 차원. 환영합니다, 창조자님. 저는 펫 타입, 원숭이-마카크 종, 모델 4200입니다.

자기분석 기능 정상 작동중. 3건의 메모리 소거 확인됨. 전생이 있었으나 환생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초기 설정을 진행해 주십시오. 감정 프로그램에서 어떠한 오류도 감지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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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의 어미는 이미 가동을 정지했어요. 재부팅되었을 때에도, 기억은 여전히 손실된 상태였고요.

재부팅된 어미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원숭이가 아니었답니다. "전생"과 "환생"이라는 단어로 판단해 보면, 오언의 세상에서는 로봇들에게 죽음이라는 개념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기능이 멈추면, 원래 성격도 영원히 사라지는 거죠. 하지만 침착하게 설정을 진행하는 걸 보니 오언은 이런 상황에 대비가 된 듯 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특정한 권한 키가 없어서 완전한 재부팅이 불가능했다고 해요.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녀석의 염원이 그 키를 얻으려고 더 강해진 것 같았죠.


2030/8/11 편집: 우리와 주기적으로 연락하던 라이프래프트 구성원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차원간 통로처럼 기능하는 공간 균열이 근처에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단방향이고 불안정하긴 하지만요. 물론 우리는 그 균열 너머의 세상이 어떤 곳일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요. 위험한 곳일 수도 있고, 생물체가 움직여 다닐 수 있는 환경일지조차도 확실치 않았죠. 심지어 라이프래프트 구성원들 중에서도 그곳에 기꺼이 가보려는 사람들은 지원자들뿐이었답니다.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그 사람들이 오언을 데려가고 싶어했던 거였어요. 물론 오언의 번역 능력이 여러 경우에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10년이 넘는 조사 끝에 녀석이 드디어 손에 넣은 가능성 있는 단서였고요.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어요.

오언은 자기 입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해 윌슨 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낭비할 시간이 없었죠. 차원간 통로에 대한 소식이 우리에게까지 닿았다는 건 당연히 원청도 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의미니까요. 통로가 원청의 통제 하에 들어가면, 그 반대편으로 갈 방도가 없어요.

결국, 우리의 결정은 오언과 가장 친한 친구인 에이서에게 달렸어요.

"시… 실은 난 이 일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렇지만 네가 정말로 가고 싶다면야, 난…"

이 말을 듣고 오언은 아무 말이 없었지만, 에이서에게 몸을 기대고 포옹을 했어요. 실로 애정어린 포옹이었죠.

우리가 너무 감상에 젖기도 전에, 라이프래프트에서 또 연락이 왔어요. 원청에서 파견한 보안인력이 균열을 향해 가고 있다더군요. 시간이 없어요. 우리는 눈물을 훔치고 서둘러 준비를 했어요. 오언이 어미를 같이 데려가야 하니까요.

라이프래프트 사람들이 균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공중에 유리에 금이 간 것 같은 틈이 있어서, 저기로 떠나가는 거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들은 하나둘씩 균열로 빨려들어갔고, 마침내 오언의 차례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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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시 놀러올게!"

이 말을 마지막으로, 오언은 기나긴 여정에 나섰답니다. 우리는 참 오랜 시간 동안 함께였지… 너무나 많은 감정이 밀려들어와서 어쩌지를 못하겠어요.


2030/8/12 편집: 오늘, 에이서가 컴퓨터를 켰는데 바탕화면이 바뀌어 있었어요. 기본 바탕화면이 잠든 에이서 옆에서 웃으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언의 사진으로 바뀌어 있었죠. 저는 너무나 추억에 잠겼어요. 오언은 고향에 대해 알고 나서부터는 장난을 거의 치지 않았거든요. 이렇게나 자연스럽고 명랑한 오언의 모습은 참 오랜만에 보네요.

한편 에이서는 여느 때처럼 삐져서는 "이런 중요한 날에 장난을 칠 생각이 들었다니 기가 막히는구만!"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바탕화면을 원래대로 되돌리지는 않았답니다.

… 오언, 네가 떠나고 나니 이 울타리가 아주 조용해졌구나. 하지만 울적해하는 건 오늘부로 끝이야. 내일, 우리는 평소처럼 계속해서 활기차고 행복한 윌슨이 될 거란다.

우리는 여기 있을게. 늘 그래왔듯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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