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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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uho 2023/1/22 (일) 20:59:04 #09005311


녹화 기능이 있는 인터폰이 있다는 거 알고 있냐?
기본적인 기능은 그냥 모니터 붙은 인터폰하고 똑같다. 즉, 집에 있으면서 집 안에 붙은 모니터로, 누가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녹화 기능이 있는 인터폰이라는 것. 누가 초인종을 누르면 녹화가 시작되고, 집주인이 부재중이라도 나중에 누가 왔다갔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모니터 붙은 인터폰이 달린 집은 그야말로 새집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어디에나 많이 설치된 거 같다.

niaaaaan 2023/1/22 (일) 21:02:31 #77045521


아, 어릴 때 친구 집에도 있었음
대단한 기술이라고 감동했던 기억

matuho 2023/1/22 (월) 21:06:03 #09005311


내가 막 사회인이 되어 이사했던 임대방에는 그 녹화 기능이 있는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만, 실제로 인터폰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게 된 것은 이사하고 얼마 지난 뒤부터였다. 왜냐하면, 내가 취직한 회사는 고향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방문하러 오는 친구들도 거의 없었고, 새로운 환경에서 교육이니 뭐니 해서 매일 녹초가 되어 다른 일을 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것을 딱히 신경쓰지 않는 성격인 점도 원인 중 하나였을지 모르겠다.
초임 기념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보내고, 회사에도 익숙해지고, 새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 인터넷으로 조금 쇼핑을 했다. 소위 자신에게 포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기다렸더니 소포가 도착했다. 방 안에서 포장을 뜯고 있는데, 문득 실내에 달린 인터폰 모니터의 램프가 붉게 점멸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미확인 영상이 있다는 표시였다. 아무 생각 없이 모니터를 확인하니, 『「미확인 영상」이 50건 있습니다』라는 표시가 떴다.

matuho 2023/1/22 (월) 21:08:52 #09005311


처음에는 예전 입주자의 미확인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가장 오래된 것이 내가 이사온 뒤로 녹화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녹화는 양복 차림의 중년 남자였는데, 두 번째가 매운 맛이었다. 40, 50대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엄청나게 길어서 얼굴 대부분을 덮고 있었다. 살짝 보이는 손톱에는 때인지 뭐가 가득했꼬, 팔은 쭈글쭈글했지만 피부는 이상하게 새하얀, 그 언밸런스함이 이질성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공포보다도 먼저 토기가 올라왔다. 그만큼 그 여자는 역겨웠다. 다음 건도 다음 건도 다음 건도 다음 건도 그 여자였다. 결과적으로 전체의 약 80%, 즉 40건 가까이가 그 여자가 찍힌 녹화였다. 오는 시간대도 정해져 있어서, 평일 밥때쯤 초인종을 몇 번 울리고 가 버리는 것이었다.
분명히 머리가 돌아버린 여자였다. 물론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인터폰 녹화에 머리가 이상한 여자가 찍혔으니까 도와 달라고 하면 될까? 다 큰 어른이? 실제로 나는 그 여자에게 무슨 피해를 받은 것이 없었다(불쾌해지기는 했지만). 그 여자가 한 짓이래 봐야 내 집 초인종을 눌렀을 뿐인 것.

matuho 2023/1/22 (월) 21:11:32 #09005311


결국 나는 그 여자에 대해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무서웠지만, 특별히 피해를 받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무슨 아집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도 그 여자는 자주 우리 집에 찾아왔다. 점점 그 여자가 오는 것에도 익숙해졌을 무렵이었다. 그 날은 휴일이라 나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현관문을 마구 두들겼다. 동시에 초인종이 연달아 올렸다. 급히 인터폰 모니터를 보니, 그 여자가 현관문 앞에서 성을 내고 있었다. 머리를 흔들고 머리카락을 풀어헤치며 현관문을 몇 번이고 두들겼다. 한쪽 손에는 식칼 같은 것도 보였다. 뭔가 외치고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사람의 말의 형태를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았다. 꽥꽥 소리지르면서 일편단심으로 문만 두들기고 있었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로 머리가 돌아버린 놈이 앞에 있으면 인간은 움직일 수가 없게 된다. 완전히 나는 발이 얼어 버렸다.
문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강해진다. 금속이 강하게 부딪히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이제 문이 깨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여자의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물론 사람의 말처럼 나오지는 않았다. 아니, 인간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아니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matuho 2023/1/22 (월) 21:13:54 #09005311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내 침대 위에 나뒹굴고 있었고, 경찰관 몇 명이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자를 잡은 뒤 방 안의 나를 불러도 답이 없었고, 상황이 상황이었기에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들어와 보니 내가 모니터 앞에서 쓰러져 있었다고. 일단 대충 줄거리는 이랬다.
그 여자는 근방 지역에서 유명한 '머리 이상한 사람'이었다. 원래는 착했고 남편도 자식도 있었다는데, 사고로 죽어버렸다고. 그래서 마음이 꺾였다나. 처음에는 가볍게 광증을 앓는 것 같더니, 어느새 그렇게 완전히 헤까닥 해 버린 거다. 처음에는 이유가 이유였기에 누구도 강하게 말하지 못했고, 지금은 완전히 위험인물이 되었기 떄문에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내 집을 습격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평일 낮에 방문하는 짓은 우리 집 말고 몇군데 다른 집에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여자 마음 속에서 무언가 결정하는 기준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pomera 2023/1/22 (월) 21:15:54 #90034221


머리 이상한 여자가 따라다니고 있었다는 것인가
뭐, 다치거나 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네. 그 여자는 어디 격리당하거나 그랬나?

matuho 2023/1/22 (월) 21:18:42 #09005311


이웃사람한테 듣자니 그런 듯. 지금은 친척네 집에서 정양 중이라던가 어쩧다던가.

matuho 2023/1/22 (월) 21:22:32 #09005311


조금 더 계속된다.
그 소동이 있고 며칠 뒤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수사를 위해 인터폰에 녹화된 영상이 필요하다고.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어서 승낙하니, 그날 중에 업체와 함께 내 자취방에 와서 인터폰의 메모리?(기계 잘 모르니까 이 표현은 틀렸을지도 모른다)를 꺼내서 돌아갔다. 데이터를 복제하겠다던가 뭐라던가 그랬다. 그리고 며칠 뒤 경찰 쪽에서 연락이 왔다. 몇 가지 사정청취를 하더니,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하는 거다.
「자주 방문하는 이 남자분은 지인이십니까」
뭔 소린지 알 수가 없었다. 새 친구들을 사귀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몇 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내 자취방에 찾아온 건 1, 2회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전혀 짚이는 데가 없었다. 답변이 궁하자 상대 경찰도 그것을 알아챈 듯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기분이 석연치 않았다.

matuho 2023/1/22 (월) 21:26:01 #09005311


며칠 뒤, 인터폰 메모리가 내 품으로 돌아왔다. 녹화된 내용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아무래도 경찰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린다. 그 여자는 보지 않도록 힘을 다해 신경쓰면서 다시 한 번 모든 녹화를 확인했다. 경찰이 말한 남자가 분명히 있었다. 당장, 가장 오래된 녹화에 바로 양복 차림의 그 남자가 찍혀 있었다. 그 다음다음 녹화에도 그 남자는 같은 모습으로 찍혔다. 헤아려 보니, 같은 남자가 찍힌 녹화가 7개나 있었다. 모두 같은 옷차림이었다.
남자는 유난히 특징이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얼굴. 밋밋한 얼굴이라고 해야 할까. 그 연령대의 일본인 남성의 얼굴의 평균을 구하면 이 얼굴이 될 거라고 해도 납득할 수 있을 얼굴이었다. 저번의 여자와는 정반대로 보는 순간 기억에 남지 않을 그런 풍모. 직전에 그 강렬한 여자를 봤기에 더욱 기억에 안 남은 건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그 여자와 달리 어디에도 이상한 점은 없었지만, 왠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게다가 남자의 행동도 어딘가 묘했다. 뭐랄까 기계적이라고 해야 할까, 형식적이라고 해야 할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느 영상에서도 남자의 행동은 거의 비슷했다. 초인종을 딩동, 딩동 2번 울린다. 3초 정도 있다가, 내 이름을 즐거운 목소리로(절대 웃지는 않는다) 2번 부른다. 10초 정도 지나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누른다. 여기까지 마치면 순식간에 문 앞에서 사라진다. 포착된 7건의 녹화 모두 이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나는 50건의 녹화를 모두 삭제했다. 남자도 신경쓰였지만, 그 때는 그보다도 그 미친 여자의 녹화가 남아 있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아무래도 상상 이상으로 트라우마가 되었던 것 같다.

matuho 2023/1/22 (월) 21:49:28 #09005311


위에 쓴 일이 벌어진 것은 대략 반 년 전이었다.
그 뒤로는 별 일 없었다. 무슨 같은 것이 일어나지도 않았다(그 여자는 딱히 유령도 아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다만, 인터폰 녹화 기능을 그 뒤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여자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무튼 볼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얼마 전에 친구가 내 자취방에 왔다. 이것저것 수다떨며 마시다 보니, 그 소동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점점 이야기가 흥이 오르자 친구가 그 여자가 또 왔을지 모르니까 녹화를 한번 보자, 그런 얘기를 했다. 아마 친구는 취해서 비틀거렸다. 그리고 나도 비틀거렸다. 제정신이었다면 뭐든지 핑계를 대서 거절했을 것인데, 술기운 탓인지 나는 녹화를 확인해버리고 말았다.
미확인 녹화가 423건 있었다.
바로 꺼 버렸다. 술은 식어 있었다.
그 머리 이상한 여자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 돌아왔다면 동네에 화제가 되었겠지. 그 밖에 짚이는 것은 그 남자 뿐이다. 그 밋밋한 얼굴의, 누구라도 금방 잊어버릴 것 같은 몰개성한 얼굴의 남자. 반년 전과 비교해 분명히 방문 주기가 짧아졌다. 이웃사람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그 남자에 대해 알지 못하고, 본 적도 없다고 한다.
다행히(이게 진짜 좋은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집에 있을 때 그 남자가 찾아왔던 적은 없다. 그래도 딩동 하고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심장이 선뜩 내려앉는다. 이번에는 모니터에 그 남자가 비치고 있을지 모른다고. 현관문 한 장만 사이에 둔 공간에 무표정한 남자가 내 이름을 즐겁게 부르고 있을지 모른다고.
지금은 그 여자보다도 남자 얼굴 쪽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나는 지금도 저 423건의 녹화들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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