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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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민 박사는 난간에 기대어 허공에 흰 연기를 내뿜었다.
모든 일을 끝내고 피우는 담배 한 대의 맛은 끝내주었다.

"박사님."

누군가 민 박사를 불렀고,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박사의 고개도 돌아갔다.

"아, 큐빅 연구원. 무슨 일이야?"

박사의 고개가 돌아간 곳에는 한손에는 요즘 많이 팔리는 에너지 드링크를 든 상태로 걸어오고 있는 마크가 있었다.

"요즘 박사님이 피곤하신 것 같아서요."

그렇게 말하곤 마크는 손에 들려있던 에너지 드링크를 민에게 건넸다.

"오, 고마워. 잘 마실게."
"별 말씀을요."

일단 민은 캔을 한손으로 든 채로 담배를 다시 입에 문 뒤 길게 한 모금을 빨아냈다. 민 박사가 다시 담배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본 마크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더니 말했다.

"금연하시죠. 몸에도 별로 안 좋고 또……."
"그만해. 실험한 다음에 피우는 담배 한 개비가 스트레스와 피로 회복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알아?"
"그러니까, 금연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말씀이신가요?"
"헹, 날 금연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당연히 금연하지. 아무도 날 금연하게 할 수 없어!"

씩 웃으며 그렇게 말한 뒤 민은 캔을 입가에 가져갔다. 이미 캔이 따져있다는 것이 살짝 이상했지만, 그냥 바로 마셔버렸다.

"캬, 맛있구먼. 근데 조금 따끔따끔하네."
"탄산이 조금 섞여 있나 보죠. 그런데 박사님, 이것부터 좀 보시죠."
"뭔데?"
"이번에 O5 평의회에서 내려온 공지사항입니다."

민 박사는 마크의 손에 들린 종이를 가져가 읽어보았다.

O5 평의회에서 알리는 공지

요즈음 건물 내에서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앞으론 재단 건물 에서의 흡연을 금지합니다.
비흡연자들이 상당히 싫어합니다. 흡연하실 거면 밖에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금연을 하시기 바랍니다.
흡연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2차 공지

1차 공지가 잘 지켜지지 않기에 강경책을 쓰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앞으론 실내에서 흡연하는 요원들에게는 SCP-009-KO를 섭취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섭취로는 감염되지 않을 테니, 특수 처리된 미약한 내부 장기 출혈제도 섞어서 음료수를 드리죠. 죽지는 않습니다.
허파에게서 금연하라는 꾸지람 좀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O5 평의회

공지사항을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던 민 박사는 문뜩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큐빅 연구원을 향해 물었다.

"잠깐, 설마 이게……?"

에너지 드링크를 가리키는 박사의 손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연구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러자마자 민 박사는 그대로 얼굴을 굳혔다.
그는 이미 대(對) 흡연 장기 노조의 아우성으로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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