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451-A

문서 451-A: SCP-451의 일지 내용

20██/06/05: 모든 사람이 세계에서 사라진지 한달이 지났다. [편집됨]을 만지지 말았어야했다. 그때 지원을 요청했어야했다. 그랬다면 최소한, 다른 누군가가 인류를 말살시켰다고 비난받았을테니까. 지금은 19기지에 가기 전의 마지막 도시 ████████에 있다. 펜과 메모장을 챙기고 다른 곳에 혹시나 생존자가 있을 경우에 쓸 수 있는 것을 쓰기로 했다. ████████는 내가 갔던 다른 도시들과 똑같아. 막 사람이 사라진 듯하다. 도로변에는 차들이 주차되어있고 식탁에는 따뜻한 음식이 놓여있다. 시간은 멈춰있는 듯하지만 낮과 밤이 지나가고 달력은 항상 맞다. 처음 일어났을때보다 모든게 조금 더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내일은 19기지로 향할 것이다. 어딘가에 찾는 해답이 있다면 그곳에 있겠지. 손상을 되돌릴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20██/06/07: 19기지 역시 다른 도시들과 같다. 내가 도착했을때 보안 출입구가 열려있었다. 식당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함한 점심 메뉴가 올라와있었다. 약간 먹은 후 상하지 않도록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었다. 웃기기도 하지. 내가 어렸을때는 이것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었는데. 모두가 사라지고 난 부모님이 가지 못하게 하는 곳으로 가고 먹고 싶은 만큼 사탕을 먹어치웠겠지. 철이 들지 않았다면 이걸 즐길 수도 있었겠어.

내 전 방을 작전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모든 물건의 위치가 바뀌었고 내 것이 아닌 것들이 많이 있다. CD 플레이어 속의 노르웨이 밴드를 들어보려고 해보았다. 견딜 수가 없어서 다음 숙소 방에다가 CD를 가져다 놓았다. 그전에는 롬멜 요원 것이였던 것 같다. 같이 좋은 시간을 보냈었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겠는걸.

20██/06/08: 오늘 아침에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 쟁반에는 아직도 음식들이 모락모락 김을 피워내고 있었고 반쯤 먹은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널려있었다. 토마토 수프를 데워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졌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침 메뉴가 올라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젠장? 어제 제대로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때와 같은 메뉴일수도 있다. 그런데 내 수프는 도대체 어디로 간거지?

어쩌면 슬슬 지루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온 뒤로는 별로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 내일은 최근 문서를 보고 누군가 뭔가 이상한 걸 감지하지 않았나 봐야겠다.

20██/06/09: 터미널이 내 접속 코드를 받지 않는다! 그렇게 쉽지 않을거라는걸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롬멜이 평소에 코드를 숨겨놓는곳에서 롬멜의 코드를 찾아냈다. 롬멜, 네가 어디있든지 신께서 네 엿같은 기억력을 축복해주실거야. 현재까지 내가 찾을 수 있었던건 그의 활동 내역 몇가지였다. 내일은 롬멜의 접속 코드로 뒷문으로 좀 들어가서 좀 좋은걸 찾아야지.

20██/06/10: 일어나자마자 바로 터미널로 갔다. 이젠 롬멜의 암호도 먹히지 않는다. 포기하기 전까지 두시간 동안 들어가려고 애썼다. 문서 기록을 찾아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식당으로 가서 점심 메뉴가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토마토 수프는 없었다. 대신 버섯 크림 수프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도 더이상 접시가 놓여있지 않았다. 구운 햄과 치즈를 좀 들고 내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생각을 좀 해야겠어.

20██/06/11: 누군가 날 미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예민해서 그런거겠지. ██████ 박사의 사무실에 침입했다. 서류철은 책상 위에 있었다. 잠시 눈을 뗀 순간 사라졌다. 내가 미쳐가는 걸수도 있지만 거기 있었다고! 서류함의 자물쇠를 따는데는 성공했지만, 열려고 했을때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스스로를 걸어잠그는 듯했다. 다른 5개의 사무실에서도 도전해봤지만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20██/06/12: 오늘 아침 식당으로 갔다. 아침 메뉴다. 4시간 후에 갔더니 점심 메뉴가 올라왔다. 17:00시쯤 한번 더 갔더니 저녁 메뉴가 올라와 있었다. 내가 미치고 있거나 세상이 미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아직도 항상 미행당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선택 1번을 빼놓을 수가 없다.

서류함을 넘어뜨렸고 서랍이 스스로 닫히기 전에 문서 몇개를 집는데 성공했다. 파일에는 SCP-173, SCP-945, SCP-657이 있었다. 현 상황에 빛을 보여주는 것은 없었다. 서류는 내려놓자마자 사라졌다.

20██/06/13: 빌어먹을. 내가 찾을 수 있는 모든 서류함이 이제 벽에 딱 고정되어있다. 이제는 넘어뜨릴 수도 없다. 전에 갔던 것들마저도 움직이질 않는다. 최소한 식당에 다시 토마토 수프가 돌아오긴 했다. 지금은 얻을 수 있는 것만 가져가야지.

20██/06/14: (연구원들은 일기장에 쓰는 것으로 소통을 시도했다. 이것은 SCP-451에 의해 덧쓰여졌다.) [데이터 판독 불가능]이 치킨 카레에 오줌을 싸놓았다! 그리고 이제 내 방에서 물건이 사라지고 있는 듯 하다. 펜이 사라졌다. 롬멜의 방에서 하나를 훔쳤다.

20██/06/17: 옷을 입는 것을 포기했다. 19기지 온도가 조절되는 것을 깨달았기에 내가 실제로 필요한건 운동화밖에 없다. 누군가가 볼 것도 아니잖아. 아직도 유용한 것을 찾지 못했다. 어딜 가든지 막혀있다.

20██/06/18: 덜덜 떨며 깨어났다. 온도계가 섭씨 5도를 가리켰다. 소각로에 내 옷을 넣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롬멜의 방에서 옷을 좀 훔쳤다. 내겐 너무 크지만 최소한 따뜻하게 있을 수는 있잖아.

20██/06/19: 다시 따뜻해졌다. 어제는 미친듯이 추웠다. 이제서야 망가지기 시작했나보다. 벌써 오래전에 그렇게 됐어야 했는데.

20██/06/20: 다시 추워진다. 마치 우산이 있을때만 햇빛이 쨍쨍한 것과도 같다. 그리고 회사에 놓고 오면 비가 퍼붓겠지.

20██/06/25: 목욕 가운을 입는 것으로 정상이 되었다. 이게 최선이겠지. 아직도 그 보이지 않는 눈길을 느낄 수 있다.

20██/06/26: 한주동안이나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 안해도 상관없겠지. 오늘 점심은 간과 양파가 있네.

20██/06/27: 후라이드 치킨.

20██/06/28: 야채 버거. 쓰레기통에 던졌다.

20██/06/29: 소고기 볶음. 간장을 좀 치면 좋았겠지만 모두 사라졌다.

20██/06/30: 피자 데이. 하와이안이 없다. 완전히 망했다.

20██/07/02: 어제는 내가 모두를 죽인지 2달째 되는 날이었다. 롬멜의 책상 뒤에 쟁여놓은 맥주로 기념했다. 두번째 잔은 그를 위해 마셨다. 기절할때까지 내가 죽인 사람을 하나하나 기리며 한잔씩 걸쳤다. 두개골에 도끼가 꽂힌 듯한 느낌과 함께 토사물 웅덩이 속에서 깨어났다. 해장술이 찌르는 듯한 느낌을 없애주었다.

20██/07/03: 롬멜의 방이 비어있다. 그게 오래가지 못할거라는걸 깨달았어야 했는데. 개같은 서브마린 샌드위치를 통째로 먹어치웠다. 후회했다.

20██/07/04: 누군가의 방에서 할란 엘리슨이 쓴 이야기를 찾았다. 내 상황과 꼭 들어맞는다. 하지만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소리는 왜 지르는가?

20██/07/05: 난 ㅈ██████ 겁쟁이다. 도움을 청하지 않고서는 자살도 못한다. SCP-173의 방에 들어가서 눈을 감았다. 이 개새끼는 날 건드리지도 않았다. 대신 [데이터 말소]. 다른 사람들처럼 사라졌으면 좋았을텐데.

20██/07/06: 다른 SCP 몇몇으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아직도 살아있다. ㅈ██████ 쓸모없다.

20██/07/07: 내 방 바닥에서 면도칼과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래도 죽지 않았다. 아직도 도움이 필요하다.

20██/07/08: 총을 찾았다. 이건 순식간에 나를 죽일 수 있을테지. 실행하기 위해 휴게실로 갈 생각이다. 너랑 대화해서 좋았다.

사람을 보았다! 자살하는데는 실패했지만 그 사람한테는 명중했다. 응급약품을 가지러 보건실로 달려갔다. 내가 돌아갔을때 그는 사라져있었다. 총도 함께. 피조차도 볼 수 없었다.

20██/07/11: 내 책상 뒤에 메모가 숨겨져 있었다. 그게 뭘 뜻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SCP-657의 예언에 따라 모두가 죽을 것이라 쓰여있었다. 사람들에게 각자의 신께 빌고 마지막 순간을 즐기라고 되어있다. 죽음의 날짜만 아니라면 그럴듯해보인다. 7월 11일. 오늘.

20██/07/12: 메모가 바뀌어있다. 이제 날짜는 7월 12일이다.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론이 하나 있다. 난 차원을 여행한다. 내가 가는 차원마다 인류는 몇초 전에 이미 사라져 있다. 모든게 들어맞는다! 내 앞에서 문서들이 자꾸 사라지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어째서 2달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망가지지 않는지. 왜 항상 정기적인 식사를 먹을 수 있는지도.

만일 내가 계속해서 차원을 여행해간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19기지가 가장 좋은 자원을 가지고있겠지. 난 그게 무엇인지만 알아내면 된다.

20██/07/13: 흥미로운 것을 찾아냈다. 내가 회수하려던 물품이 이 패러렐 차원에서 재단에 손에 들어간듯 하다. 이 난장판 속에서 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겠지. 이 물체의 SCP 지정 번호를 찾아내서 손에 넣는 것을 목표로 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20██/07/14: 쓸 공간이 없는 관계로 이것이 이 일기장에 쓰는 마지막 기록일 것이다. 염가 판매점에서 훔친 것에 대한 인과응보겠지. 보관을 위해 내 방에 놔둘것이다. 다른 모든 것이 매 순간마다 바뀔지라도 이 곳만큼은 그대로니까. 메모를 제외하고는. 657은 계속해서 세계의 멸망일을 오늘로 바꾸고 있다. 새 일기장은 항상 갖고 다닐 것이다. 그걸 놓고 이동해버린다면 많은 자료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는건 원치 않는다.

잘있어라, 정든 일기장아. 날 잘 섬겼구나.

항상 두번째 일기장을 갖고 다니고 싶어하는 SCP-451의 욕구 때문에 두번째 일기장의 내용은 현재로써 알아낼 수 없는 상태이다. SCP-423을 사용한 비밀 작전이 제안되었고 검토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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