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자료 DC2s/139-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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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SCP-139-KO을 탐사하던 중 발견된 쪽지 내용을 구술한 것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다.

사랑하는 엘리.

당신도 알고 있겠지, 그 날 이후 모든 것이 뒤바뀌었소. 모든 것이 무너졌어. 당신은 언제나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소. 만일 그때 내가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내가 매기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오. 매일 밤 꿈에서 그 아이를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숲을 뒤지던 그 삼 일간의 지옥이 반복되고 있소. 나는 그 자식을 잡는 것조차 해내지 못했소. 나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 어쩌면 나도 그만한 자격으로 벌을 받아야 하는 놈인지 몰라.

그놈을 잡아서 목을 매달아 버렸어야 했는데. 그제 밤 아내가 호수에 뛰어들 때 내가 집 안에 있던 모든 술을 축냈지. 당신은 그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군. 매기 방은 청소했나? 아직 그 저주받을 원피스를 불태워 버리지 않았던데. 내가 무엇 때문에 당신을 고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엘리, 빌어먹을, 당신만 없었다면. 당신만 없었다면 난 그때 매기와 모래성을 쌓으면서 놀고 있었을 테고, 어쩌면 지금도 그러고 있었을 지도 모를 텐데.

오, 엘리, 매기는 당신을 잘 따랐었지.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지. 캐서린은─ 인정해야겠어.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유서 대신 우리를 그린 스케치가 남아있더군. 순전히 매기 때문에 버티고 있던 거였지. 그걸 봤을 때 무슨 기분이 들었을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 술이 다 떨어졌는데 좀 사 와주겠나? 매기의 방은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남겨두게. 원피스는 깨끗하게 빨아두고. 그걸 입고 있던 모습이 정말 예뻤는데.

엘리, 우리는 새로 시작해야 해. 과거는 모두 낭떠러지 밑에 내던져버릴 거야. 이곳을 떠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부디 걱정하지 말아줘. 내가 당신 곁에서 도와주겠어. 우리 함께 떠나는 거야, 메이슨 하우스를.

당신을 처음 맞이했던 그 장소에서 기다리겠어. 등대 위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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