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하건대, 이카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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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클레프 박사." 이카리 겐도가 손가락을 모았다. "제3신동경시에서 자네의 존재는… 적어도 예상 외로군."
"그래, 뭐, 그게 목적의 일부긴 했는데." 클레프 박사가 이카리 박사의 책상 위로 구겨진 서류 다발을 던졌다. "높으신 분들이 깜짝 사찰을 하라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이 미천한 나를 첫(numero uno) 사찰관으로 발령시켰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이 기지는 내가 직접 지휘할거야."

이카리 박사는 서류를 흘끗 쳐다보았다. "알다시피 불필요한 절차다. 제49기지가 혼자서도 잘만 돌아간다는 것은 자네도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클레프 박사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이카리 박사를 보았다. "그렇지이이이이이…" 그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직접 뽑았던, 나중에 이중 요원으로 밝혀졌던 그 보조 지휘관이 누구시더라…?"

"내 선에서의 실수일 뿐이다." 이카리 박사가 손가락을 마주 모았다. "날 믿어라. 내 머릿속에는 재단의 이익밖에 없으니…"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고." 클레프 박사가 시계를 보았다. "잘 들어, 나도 임무 싫고 당신도 그거 싫을거 아냐,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버리자고. 알았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이카리 박사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게 좋겠나?"


클레프 박사는 복도를 걸어 내려가며 지나가는 동안 유리로 된 벽의 격리실 각각을 관찰했다.

"그래서… 이게 다시 뭐라고?" 그는 함께 걷던 금발의 젊은이에게 물었다.

"저희 변칙적 인간형 개체 격리 시설입니다." 야가미 라이토 박사가 말했다. "아시겠지만, 제49기지에서는 비균형적인 숫자의 인간형 개체를 격리하고 있으므로 단지 그들만을 따로 격리하기 위해 특수 시설을 지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격리 실패의 확률이 더 큰 것은 사실입니다만, 제로 요원은 안전하다고-"

갑자기 개의 귀를 갖고 은색 장발에 붉은 기모노를 입은 남자가 격리실의 유리에 몸을 박아대며 외치기 시작했다. "빌어처먹을, 야가미, 너 이 개-새-끼!" 그가 말했다.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목구멍을 찢어 발길줄 알아! 듣고 있냐? 너랑 그 괴상망측한 광대도!"

클레프 박사는 유리에서 멀어졌다. "… 조금 더 우려해야 하는 게 아닐까?"

"저라면 크게 걱정하진 않겠습니다." 야가미가 말했다. "그저 SCP-7328일 뿐입니다. 제가 '사신'에게 스토킹당한다는 망상속에 빠져있죠. 미치지 않았습니까?"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SCP가 소리쳤다. "내 이름은 이누야샤다! 이-누-야-샤!" 그는 강조를 위해 한 음절씩 끊어 말했다. "그리고 너희 다 눈 멀었냐?! 저기 있잖아! 네 녀석 뒤에! 어떻게 그게 안보일 수가 있어?!"

"…사실 말인데, 그가 약속한 것을 지킬지가 더 걱정되던 참이었어." 클레프 박사가 어깨 너머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방 안전한 것 맞나?"

"예이, 괜찮습니다." 야가미 박사가 창을 가르키며 말했다. "일반적인 유리로 보이겠지만, 강철보다 7천배나 강한 투명 나노위브 메시거든요. 682조차도 부수기는 힘들겁니다."

"음… 그래." 그렇게 말하는 클레프 박사는 '사신'을 찾으려 아직도 방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보안 대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야가미 박사가 복도를 가르켰다. "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3번째 지하실로 다시 올라가셔서, 복도에서 왼쪽으로 도시고 도착할 때까지 안내판만 따라가시면 됩니다."

"어음, 고맙군." 그 말을 끝으로 클레프 박사는 이누야샤와 야가미 박사를 사신과 함께 남겨두고는 홀로 떠나버렸다.

"그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라이토가 말했다. "뭔가 의심하는 것 같아?"

"이것저것 많이 의심하는것 같은데." 류크가 대답했다. "하지만 자세한 건 아닐거야."

"좋아, 이제 날 놀리는거다 이거지!!" 이누야샤가 유리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만해!"

류크가 이누야샤의 격리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키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녀석 구경하게 다시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그가 말했다. "이놈이 이렇게 난리치는 걸 보면 언제나 재미있단 말이지…"

"여기에서 나가기만 하면 너희 둘 다 죽여버릴 줄 알아!"


"확신해도 좋소.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소." 제로 요원이 말했다.

하지만 클레프 박사는 확신을 받지 못한 듯 했다. 어쩌면 요원이 풍기는 오만한 분위기일수도 있고, 아니면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주장을 너무 희망적으로 보이게 하는 목소리의 미묘한 어조라던지…

아니면 거절당한 파워 레인저처럼 입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보라색 코트, 검은 망토, 얼굴을 가리는 헬멧은 정확히 재단 유니폼이 아니잖은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클레프 박사의 동료들 중에는 말하는 개와 오랑우탄의 몸에 빙의하고 있는 정신 조작 목걸이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가 뭘 알겠는가?

"음, 확실히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군 그래…" 클레프가 마스크를 쓴 남자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기지외 요새를 설립하는 자네의 방안은 꽤 걱정되는구만…"

"우려는 이해하오, 박사." 제로가 말했다. "내가 당신이었다면 반란을 꾀하려는 자의 행동이라고 했을 것이오."

클레프 박사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가?"

"그래야 할 이유가 있다면야. 예를 들자면 재단이 부패하고 있거나, 원 목적을 잃었거나…"

"…아니면 기지 하나가 적대 조직에 취약해진다거나." 클레프 박사가 말했다. "그걸 말하고 있는게 아냐?"

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군, 물론이네…" 제로는 의사의 표현이 명백히 드러나게끔 잠시 멈추었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추가 특무 부대를 설립할 필요 없이 여러 주요 지역에 가능한 인원을 상주시키는 것으로 수송 비용을 절감하려는 것이오."

"아, 그렇군, 나도 참 바보같긴…" 클레프 박사가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이게 SCP-4218-01군, 맞나?" 클레프 박사가 냉각 탱크에 잠겨 있는 거대 보라색 로봇을 바라보았다.

"그게 공식 지정 명칭이죠, 네." 나가토 유키 박사가 말했다. "하지만 언어적 편의를 위해,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명칭도 지고 있습니다."

"그렇군…" 클레프 박사가 턱을 쓸었다. "뭘 할 수 있지?"

"안타깝게도 기밀입니다." 유키가 대답했다.

"어째서 청소년들이 조종해야 하는 거지?"

"그것도 기밀입니다."

"무슨 무기를 지녔지?"

"기밀입니다."

클레프 박사가 고개를 저었다. "…기밀이 아닌 것 중 말해줄 수 있는 건 있어?"

유키가 몸을 돌려 에반게리온을 1분간 응시하더니, 다시 박사에게로 돌아섰다.
"보라색입니다."


클레프 박사가 이마를 문질렀다. "좋아, 다시 한번 처음부터 해보자고. 지금… 네 이름이 뭐라고?"

"네 이름은 에드워드 웡 하우 페펠루 티브르스키 4세 박사고, 궁극의 재단 농구하는 컴퓨터 달인 사무라이 천재야!" 붉은 머리의 아이는 사무 의자에서 빙빙 돌기 시작하며 "이야아아아아아앙!"이라고 외쳤다.

클레프 박사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언제나 아이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으니까. "그리고 어떻게 고용되었다고?"

이제 에드워드는 발로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시에 고무 밴드 두개로 실뜨기를 하고 있었다. "어느날 장난치기 위해서 어떤 암호보안된 서버에 해킹해서 내가 만들어낸 끝내주는 녀석에 관한 보고서를 더했더니, 검은 헬리콥터가 왔고 기분나쁜 안경을 쓴 남자가 들어오지 않겠냐고 권했지!"

클레프 박사의 이마가 앞의 책상과 맞부딫히면서 난 "쿵"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클레프 박사는 제49기지 보조 지휘관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실례하겠네. 자네의 직원들에 대해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절망했다! 깜짝 사찰에 절망했다!" 보조 지휘관이 징징거렸다. "클레프 박사가 내 자리를 꿰차기 위해 여기 온게 확실하니, 이제 전 D 계급으로 내려가 사람 모양 구멍이 난 그 산에 쑤셔넣어질겁니다!"

"어… 나는 단지…"

"졸라맨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그는 책상 서랍에서 올가미를 꺼내어 천장의 선풍기에 묶었다. "전부 끝내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군요! 안녕 잔혹한 세상아!"

그러자 천장의 선풍기가 보조 지휘관의 위로 무너졌고, 그는 태아의 자세로 웅크려 울기 시작했다.

클레프 박사는 천천히 사무실 밖으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찰은 어땠나, 박사?" 이카리 겐도가 물었다.

"좆같이 끔찍했지." 클레프가 말했다. "격리 시설은 아주 대형 격리실패를 일으켜 달라고 애원하고 있고, 보조 지휘관은 불안증 걸린 병신이고, 다른 직원들은 이상한 놈들밖에 없어."

"그런가…" 이카리 박사가 다시 손가락을 모았다. "그렇다면 제49기지의 지휘를 맡겠는가?"

"씨발, 하겠냐!" 클레프 박사가 말했다. "이 장소는 터지기만 기다리는 시한 폭탄이나 다름없어, 재단은 뒷처리 해주지 않을거고." 클레프 박사가 사무실에서 나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들이나 즐기시길, 등신새끼야." 그는 문을 닫기 전 그렇게 말했다.


[데이터 말소] 에서 회수한 음성 기록
제레-01: '깜짝' 사찰은 어떻게 되었는가?

이카리 겐도: 계획대로입니다. 이제 재단은 될 수 있는 한 제49기지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제레-07: 대단하군. 이제 인류보완계획은 방해 없이 진행되겠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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