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의 공작

O5-2 서문: ████년 ██월 █일, 재단은 SCP-083을 살려놓을 가치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려하고자 하는 인자가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격리를 계속할 시 상대적 위험도는 어떤지, 처녀의 피를 막중한 희생을 감수하고 꼬박꼬박 조달하면 어떤 비용 편익이 발생하는지 등. 그 결과 O5 평의회는 SCP-083을 제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고, 이 내용을 제19기지 행정부로 전달했습니다. 재생 능력이 있는 초인인데다 잠재적 케테르 분류 대상인 SCP-083을 제거하는 데 난점이 될 사항을 검토한 이후, 제거 작업이 개시되었습니다. 해당 임무의 담당자로 선발된 자는 오랜 믿을맨, 고도로 파괴적인 능력을 띤 인간형 SCP 개체를 제거하는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두루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워낙에 깔끔한, 어쩌면 외과 수술에 가까운 처리 방식을 감안하며, 이자가 제거 임무를 수행하기로 일사천리로 승인받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자는 사정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료나 하급자들이 숱하게 재고를 촉구했습니다만, ████████ 콘드라키 박사가 제거를 맡기로 선정되었습니다. 박사가 이미 관련 규정의 맹점을 파고들어 적절한 인가와 담당 승인을 스스로 부여해버리고 나니, O5들은 박사가 자청하는 내용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O5-8*은 콘드라키 박사의 인상 깊은 전력 때문에 우려하는 평의회를 진정시키고, 그렇게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만큼 자신의 위치를 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냐고 주장했습니다.

*참고로 O5-8은 갓 평의회로 들어온 상태였으며, 그래서 이전에 주요 박사들의 징계 처분을 결정할 때 배석한 적 없었음.

이하는 "공작" 처리 경과를 담은 관련 기록 및 문서이다.

비고: 제거 당시 발생한 부수적 피해 관련 정보는 문서 083-D-Kk 참조. - O5-2

격리 기록 █████083-DK █-██¬-████

콘드라키 박사가 SCP-083의 격리실로 들어온다. 접이식 탁자와 의자 두 개를 가져왔다. 콘드라키 박사가 가져온 도구들을 모두 설치한 다음, 원래 계획한 대로 한쪽에 앉는다.

콘드라키: 이야, 이거 완전 호텔 방이구만. 대접 한번 잘 받네, 공작. 브람 스토커 소설 캐릭터 주제에 대접 참 잘 받아.

SCP-083이 다른편 의자에 앉는다.

SCP-083: 흠, 말은 바로 해야겠는데 박사… 잠깐, 그러고 보니 자네 같은 박사는 제19기지에서 본 적 없는 것 같네만.

콘드라키: 좋아, 물론 본 적 없지. 자, 면담은 이 정도로 그만해보실까,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깐, 피 빠는 놈하고 꽁냥꽁냥하는 것보단.

SCP-083: [웃음] 자네한테 이 식습관을 추천할 마음은 없는데? 게다가 난 분명히 면담을 요청했고, 알다시피 나는 바라는 건 꼭 얻는다네.

콘드라키: 그럼, 그럼. 아마도 네가 여자를 요청했을 텐데, 너무 실망은 하지 말라고, 백작. [콘드라키 박사가 담뱃불을 붙이고, 특수 처리 액체가 든 통을 하나 꺼낸다. 제거 이전 보고서에서 콘드라키 박사는 보안상의 이유로 통의 내용물을 밝히지 않았다.]

SCP-083: 사랑스런 여자 하나를 제쳐두고 자네 같은 야만스런 인간 표본과 대화해야 하다니, 유쾌한 경험은 아니군. 걱정할 것 없겠지, 다 끝나면 오늘은 ██████ 부인으로 때우면 될 테니.

콘드라키 박사가 통의 뚜껑을 돌려 열고, 통을 옆에다가 놓아둔다. SCP-083이 냄새를 맡고 움찔한다.

인프레드Infred 요원이 걸어나와 콘드라키 박사의 몸을 뒤진다. 재빨리 콘드라키의 몸에서 권총 하나를 낚아챈다.

인프레드: 죄송합니다 박사님, 이거 무허가입니다.

콘드라키: 아 그래, 그러든지. 그러면 큘라 씨, 자기소개 보충설명 좀 해주지 그래? 정체가 혹시 인류의 영혼을 괴롭히는 신화 속 어둠의 힘이야, 아니면 뱀파이어인 척하는 개싸가지 애새끼야?

SCP-083: [다소 짜증] 자네의 태도가 내게 거슬리네만, 박사. 아니면 타인 존중의 결여랄까.

콘드라키: [SCP-083에게 담배 연기를 날리며] 재밌네, 왜냐면 난 좋도 신경 안 쓰이거든.

콘드라키 박사가 통을 홱 잡아들어 SCP-083에게 액체를 튀긴다. 격리 팀과 지원 요원들이 미처 대처 태세를 갖추기도 전이다.

SCP-083: 무… 무엇을 내게 튀긴 거냐?

콘드라키: 고양이 오줌이랑 마늘 주스 칵테일이다, 이 배트맨아. 질산은은 보너스.

콘드라키 박사가 접이식 탁자를 SCP-083 쪽으로 뒤집어 엎고, '항상 예비 계획이 있어야지'라고 나직이 말하며 탁자 밑에서 권총을 꺼낸다. 그리고 권총으로 일곱 발을 SCP-083의 가슴팍과 목에다 쏘고, 다시 실험복에서 나무 말뚝을 쑥 꺼낸다. 총알은 은 합금으로 이루어졌다고 확인되었다. 이 행동들 중에 계획에 있었거나 허가된 것은 없다.

콘드라키: 이제 버킷리스트에서 항목 하나 지웠군 그래.

사건후 면담 DK-083
면담자: ███ 박사
면담 대상: 콘드라키 박사

███: SCP-083의 취약점이 전형적 뱀파이어의 약점하고 똑같을지도 모른다, 앞서 나온 증거도 없었는데 언제 그렇게 결론을 내리셨습니까?

콘드라키: 솔직히 말씀드리면 찍은 겁니다. 제대로 들어맞아서 후딱 끝내고 점심이나 먹으러 가든지, 안되면 그놈이 날 죽이기 전에 생각 빨리 하든지, 그런 마음이었죠.

███: 생각을 빨리요? 그게 전부입니까?

콘드라키: 네. 더 생각이 안 나가지고 그냥 그때 가서 생각하자 그랬죠.

███: 들어가서 그 모든걸 생각해냈다 그 말씀이세요? 정말 무책임한 계획 아닙니까, SCP-083의 능력이 그런 식인데?

콘드라키: 그래도 죽었잖아요, 안 그래요? 다 마무리지은 걸 가지고 뭐 하러 보충설명을 해야 됩니까.

███: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만 더 묻죠.

콘드라키: 그러시죠.

███: 왜 하필 고양이 오줌인가요?

콘드라키: 아, 제가 틀려서 임무가 실패한다 그래도 그놈은 적어도 고양이 오줌 뒤집어쓴 놈이 되니까요. 그런데 그놈이 기분 나빠할 거라고 생각은 미처 못 해봤구만요.

사건후 면담 083-963-21 발췌 대화

면담자: 그래서 기록 살펴보시고 난 다음에, 콘드라키 박사가 무모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브라이트: (말 없음)

면담자: 브라이트 박사님?

브라이트: 음… 이 테이프 조작 안 할 거지?

면담자: 네, 그렇습니다 박사님.

브라이트: (브라이트 박사가 매우 흥분한 티를 내면서 여러 가지 언어로 욕설을 내뱉으며 방에다 장비들을 냅다 내팽개친다.)

면담자: 박사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브라이트: 내가 그 자식 083한테 고양이 오줌 못 뿌린다는 데 5,000달러 걸었는데, 그럴 거면 예의상 제거 중에 알아서 처뒤졌어야지! 내기돈 다 낸다고 얼마나 깨지게 생겼는지 알아? 아오!

기록의 이 시점 이후로 콘드라키 박사가 제거에 실패하고 나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감시 장비들이 그 전에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약 30분 이후에야 SCP-083 격리실의 바깥에 있는 보안 카메라에서, 바깥으로 나온 콘드라키 박사와 SCP-083을 포착했습니다. 격리실에서 어떤 피해를 초래했는지는 현재 법의학적 분석 중입니다. 아무튼, 적색 경보가 발령되었으며, SCP-083을 재격리하고 콘드라키 박사를 보호하고자 보안팀이 출동했는데, 기동타격부대 로-2 "산사나무 영웅Hawthorne’s Heroes" 도 여기 참여했습니다.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만 콘드라키 박사를 그냥 사살하는 쪽이 훨씬 저렴한 해결책이었습니다. - O5-2

사건후 면담 083-KPC-13 발췌 대화

케인 파토스 크로우: 정말 유감이군요, 083 그 친구… 여러 가지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914에다 꽂아넣고 여러 가지 세팅 맞춰서 뭐 나오나 돌려본다든가. 목이 잘리면 어떻게 재생하는지 확인한다든가. 217 보고 어떡하나 본다든가. 장기기증하고 좋은지 본다든가. 그리고 또-

면담자: 어… 교수님 먼저 질문에 대답부터 해주시면 안될까요?

케인 파토스 크로우: 응? 아 그래요, 콘드라키 박사는 그런 상황도 참 용케도 해결해냈어요. 불구덩이 탈출 분야에서는 아주 장인이랄까.

면담자: 그럼 콘드라키 박사님은 무모했다고 평가하시겠습니까?

케인 파토스 크로우: 그럼요. 의심의 여지가 없죠.

면담자: 아하, 잠재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케인 파토스 크로우: 아, 그런 말은 안 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일 정확히 안 하기가 불량 수류탄이나 그런 급이라 보면 되고, 그 사람 주변에서 안전한 곳이라면 아무래도 그 사람 몸속뿐이겠죠. 하지만 어쨌든 일은 해결하는 사람 아닙니까. 수류탄의 폭발을 못 버틸 만했던 놈들만 주위에서 날려버리고 끝이죠.

면담자:

케인 파토스 크로우: 왜요? 그런 사람이잖아요.

보안 기록 C-083-K

콘드라키 박사가 복도 R-14를 내닫아 나가고, SCP-083이 뒤쫓는다. 콘드라키 박사의 카메라 (참조: SCP-515-ARC) 가 실명을 유도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 때문에 적잖이 허우적거리다가 이내 재생에 돌입한다.

SCP-083이 회복을 마치고, 콘드라키 박사를 쫓아 중앙 격리구역으로 이동한다.

약간 앞서 있는 콘드라키 박사가, 비지각 물체 격리 구역으로 진입해 무장경비원 2명에게 신분증을 휙 디밀어준 다음 지나쳐 간다.

SCP-083이 비지각 격리 구역으로 진입해 가까이 있던 연구진을 살해하고 피를 빤다. 그리고 콘드라키 박사를 계속 찾아댄다. 사상자가 속출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격리 구역의 한 금고를 열어 원형 물체를 꺼내고, 격리 구역에서 나와 복도 R-17로 나온다.

SCP-083이 추적을 계속하다가 콘드라키를 발견하고 쫓아온다. 이윽고, 복도를 비추는 카메라 하나에 하얀 섬광이 한 번 비치고, 밝은 원반 모양 물체가 SCP-083에게 부딪힌다. SCP-083이 다리를 잃고 휘청인다.

콘드라키 박사가 멈춰서서 피해를 관찰한다. 원반 (SCP-388로 확인) 은 제19기지를 뚫고 계속 날아가다가 연구시설에서 2km 떨어진 지점에 착지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총을 하나 빼들고 SCP-083에게 다가간다.

SCP-083이 재생을 시작하며, 바로 앞의 벽을 받치고 일어선다. 콘드라키 박사가 뭐라 말을 하다가, 다시 복도 Y-8로 달아난다. 얼마 후 SCP-083이 다시 쫓아간다. 한 다리가 재생하는 채로 다른 발로 깨금발을 뛴다.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보인다.

기록 끝

음성기록 083-D-K-4

콘드라키 - 뭐 그래도 일어설 다리 하나는 남았네, 백작!

SCP-083 - 네놈을 붙잡고 나면 천천히 죽여주마! 인간 주제에 감히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니, 널 죽이고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

콘드라키 - 엥 뭐라구? 동맥에서 피 뿜뿜하는 소리 땜에 안 들렸는데. [083의 잃어버린 다리를 가리킨다.] 오, 너 뱀파이어 컨셉 포기하고 나면 해적 하면 딱 좋겠다!

SCP-083 - 5초만 있으면 내 다리는 다시 재생한다. 그때 널 조각조각 찢어주마.

콘드라키 - 남은 다리도 부러져라, 큘라 씨. [콘드라키 박사가 떠난다]

SCP-083 - 그놈의 빌어먹을 비아냥 한 마디마다 네 살덩이를 찢어발기겠다! 한 점도 남김없이!

바로 이때, 콘드라키 박사가 구역을 나서고 SCP-083이 쫓아가는 와중에 MTF-R-2가 도착해 "공작"을 재격리하려 시도했습니다. 사령부는 제거 시도가 실패했다고 간주했으며, 후속 명령 내용은 피해 최소화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다른 보안 팀들은 아직 이동 중이었던 관계로 MTF-R-2를 전혀 돕지 못했습니다. 해당 지구에서 유클리드 개체들을 모두 소개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다면 지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 O5-2

보안기록 Y-083-K

SCP-083이 콘드라키 박사를 막 따라잡으려 할 때, 콘드라키가 세 갈래 길에 이른다. 콘드라키의 바로 오른편에서 커다란 금속 상자를 옮기는 지게차가 경사를 오르고 있다.

SCP-083이 모퉁이를 돌자, 어느새 복도를 막아놓은 지게차에 부딪힌다. 콘드라키 박사는 중앙 계단으로 가는 문으로 들어간다. 이 시점에서 둘은 시설 15층에 있다. SCP-083이 불만스러운 기색으로 금속 상자를 던져버리고 지게차를 움직여 놓는다.

콘드라키 박사가 계단을 내려가며 도망친다. 금속 상자가 천장을 때리며 열리고, 금속 물체들로 된 흐트러진 커다란 공이 상자에서 나와 경사를 굴러내려간다.

MTF-R-2가 SCP-083의 당시 위치로 가는 중앙계단 밑에 도착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MTF-R-2를 지나친다.

MTF-R-2와 교신이 두절된다.

사건후 면담 083-CLEF-01 발췌

면담자: 진심입니까? 실수가 아니라고요?

클레프: 콘드라키 박사가 제거 프로토콜 상에서 실수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데, 전혀.

면담자: 진심인가요?

클레프: 그렇다니까. 1차 살해 방법도 마련해서 갔고, 플랜 B도 있었고, 플랜 C까지도 있었지. 당초의 계획이 적이랑 처음 맞부딪쳤을 때 실패한 게 콘드라키 잘못은 아니야. MTF-로-2가 몰살당한 건 유클리드급 SCP들을 옮기느라 발생한 슬프고도 예측 불가능했던 결과고…

면담자: 알겠습니다. 그렇다면요, 클레프 박사님, 모든 게 콘드라키 박사님의 계획에 없는 내용이었고 다 요행이었다면 어떻게 생각하셨겠습니까?

클레프: <웃음> 그렇다면야 뭐, 콘드라키 박사는 목숨 갖다 버린 바보지. 하지만 분명히 계획을 가지고…

면담:

클레프: …가졌나?

면담자: 콘드라키 박사님의 제거 절차안을 가져왔습니다. 1단계, 고양이 오줌과 은총알을 넣은 권총을 쓴다. 대안 계획 2단계, 3단계, 4단계, 5단계는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되는 대로', '어떻게든',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함', '무릎 사이에다 머리 낑겨넣고 귤이나 까먹자 꾿빠이'.

클레프: [욕설 편집됨]

기동특무부대 로-2 교전 기록

MTF-R-2-1 – 계단으로 들어간다. SCP-083의 가장 최신 위치였다. 위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정보가 정확한 듯하다.

MTF-R-2-6 – 이번엔 진짜 헛지랄밖에 안 했군그래. 마늘 오줌이라니, 애초에 어디서 구했을까?

MTF-R-2-1 – 접근 중에 조용하도록, 6.

MTF-R-2-3 – 대장님, 앞을 보십시오, 인간형입니다!

MTF-R-2-9 – 저건… 실험복을 입었어, 공작이 아냐. 우리 쪽으로 옵니다, 대장님. 무력화시킵니까?

MTF-R-2-1 – 피하 전기충격기 준비, 신호하… 뭐야 이 소리는?

[미확인] – …씨발씨발씨발젠장씨발미친젠장씨발! 빨리 앞길 비켜, 죽기 싫음 도망가!

MTF-R-2-2 – 계단을 그대로 내려갔습니다, 분명 콘드라키 박사입니다! SCP-083은 안 보입니다!

MTF-R-2-1 – 공작과 접촉 없음, 계속 올라가-

MTF-R-2-5 – 아니 저건 또 뭐야!? 거… 거대해!

MTF-R-2-1 – 사격 실시, 사격 실-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

[불명] – 뭉개 버렸어! 빨리 나가, 빨-

[다시 비명, 소리 끊김]

이 시점이 되어서야 사령부는 이 사건에서 제19기지를 위협하는 대상이 SCP-083만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해당 시점까지 SCP-083은 사망자 17명을 초래했고, 콘드라키 박사는 격리 실패를 세 건은 일으켰던 상황이었습니다. 사망자들도 대개는 말단 직원이었던지라 083이 끼친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가벼웠습니다. MTF-R-2는 나중에 기지 보안팀이 계단 맨 아래에서 발견했는데, SCP-162에게 모조리 꿰인데다 상당수가 벌써 압사당하거나 살갗이 찢어져 피를 흘리는 상태였습니다. SCP-083을 재격리할 가능성은 급전직하해 버렸고, 콘드라키 박사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동시에 또다른 SCP가 시설 다른편에서 격리 실패를 일으키는 바람에, 혼란 때문에 자세한 내용조차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SCP-083은 여전히 미쳐 날뛰면서 박사를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사령부조차 혼란에 빠졌습니다. 머지않아 선택을 해야만 했죠. 결국 머지않은 건 아니게 됐지만. - O5-2

사건후 면담 083-아이스버그-42 발췌

면담자: 그러면 콘드라키 박사가 무모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시는 쪽입니까?

아이스버그: 아 네, 물론이죠.

면담자: 잠재적인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이스버그: 당연하죠. 걷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사람이에요.

면담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박사님 이제-

아이스버그: 아니 그 사람 좀 보세요. 완전 또라입니다. 권한은 참 많이도 가져갔고요.

면담자: 네 그러면-

아이스버그: 자리를 다 뺏어버려야 해요. 아니면 목을 치든가.

면담자: 아이스버그 박사님, 그거는 그-

아이스버그: 어후, 그럼 그제야 숨통이 좀 트이겠죠. 17기지 연구부장이라. 멋진 자리인데. 뭐 그럼, 그 사람도 사라지면, 그 자리에 누군가…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겠는데요.

면담자:

아이스버그: 그리고 그게 바로 저다 그 말이죠. 믿을 만하고 성실하고 싸움도 잘하고 똑똑하고 정신도 멀쩡하고 조직능력도 좋고 즉석폭탄 40가지는 만들 줄 알고-

면담자: 그쯤 해요 아이스버그 박사님. 면담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아이스버그: 며… 면담? 설마… 이거 다 기록됐습니까?

면담자: 네.

아이스버그: 콘드라키가 읽을 수도 있겠네요?

면담자: 그렇겠죠.

아이스버그: …유언장이나 써야지.

보안 기록 C-083-K

콘드라키 박사가 다시 포착된다. SCP-143 합금으로 만든 탄소나노 구조 실험용 고압 전선을 든 채로 7층 시험실로 뛰어들어가고 있다.

SCP-083이 콘드라키 박사를 계속 쫓아 7층으로 들어간다. 보안팀이 도착해 SCP-083을 격리하려 하나 충격을 입히지 못한다. 팀 4, 8, 14가 전멸한다. SCP-083이 계속 진행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안전 개체 격리구역에서 가져왔던 컨버스화를 꺼내 신는다. 이제 더 빠르게 움직인다. 격리 구역을 빠져나와 복도 D-3으로 간다.

SCP-083이 콘드라키 박사를 계속 쫓으며 격리 구역을 마구 망가뜨린다. 콘드라키 박사가 속도를 높이느라 따라잡지는 못하지만, 벽을 우회하는 수단을 (물리적으로) 동원해 나아가며 거리를 좁혀나간다.

콘드라키 박사가 케테르 격리구역으로 간다. 인가 등급을 이용해 자동 보안 시스템을 뚫는다. 다음 검문장치로 이동한다. 기동특무부대들 전원에게 이 상황이 알려진다.

SCP-083이 보안 검문장치 때문에 이동을 저해받고, 기지 보안 시스템에게도 저항을 받는다. SCP-083은 재생 능력으로 자신이 입은 부상을 그때마다 회복한다. 기지가 전면 경계 태세로 돌입하고, 모든 병력이 케테르 격리 구역으로 배치된다.

콘드라키 박사가 계속 검문장치를 통과해, 커다란 격리실로 들어온다. 입구 반대편에 문이 하나 달렸다. 콘드라키의 보안 인가로는 마지막 검문장치가 열리지 않는다. 콘드라키가 코트에서 어떤 물체를 꺼낸다. 원뿔 모양이고 권총형 손잡이가 달렸다.

SCP-083이 격리실로 들어온다. 어리둥절해하면서 방 중앙까지 다가온다. 콘드라키 박사가 보이지 않는다. SCP-083이 다른 문앞까지 움직인다.

콘드라키 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SCP-408이 출현하며 방문 가까이 서 있던 콘드라키가 나타난다. 둘이 대화를 주고받다가, 콘드라키 박사가 손에 든 물체 (모습으로 보아 제품 불명의 메가폰으로 확인) 에다 대고 말한다.

진동이 발생하며 공간이 마구 뒤흔들리더니, 문이 달린 벽이 피로파괴로 무너져 열린다.

케테르 위협 개체인 SCP-682의 격리가 실패하였다.

사건후 면담 083-기어스 박사-62 발췌

기어스: 무모함이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해치기 몹시 어려운 SCP 개체를 상대로 제거 실험을 실시해야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콘드라키 박사의 실험에서 부차 피해는 중저도에 그쳤다고 할 만합니다.

면담자: 그렇다면 콘드라키 박사님의 행동은 온당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어스: 박사가 뜻했던 목표는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인력 손실, 격리 실패 다수, 19기지의 광대한 피해, 계획의 부족 등은 콘드라키 박사의 중대한 과실이라 하겠습니다.

면담자: 기지 오만 데를 때려부순 일은 계획상의 실수라고 하기엔 좀더 큰일 같은데요.

기어스: …박사님, 죄송합니다만 우리가 엉뚱한 점을 주목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지금까지 우리는 콘드라키 박사를 럭비공이라 가정했습니다. 무모한데다 자기가 하는 짓의 결과를 읽을 줄도 모른다고요. 그러나 이런 가정은 협소하고 위험합니다.

면담자: …무슨 말씀이죠?

기어스: 인간의 두뇌는 무작위 사건 속에서도 고도로 복잡하고 신속한 패턴을 찾아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콘드라키 박사는 SCP-083의 제거를 한 가지 핑계로, 그리고 이에 따르는 고도로 파괴적인 "추격전"과 격리 실패들을 저희를 낚을 미끼로 이용했을 겁니다.

면담자: 그렇다면, 그 모든 게 계획이었단 말인가요?

기어스: 전통적 의미로는 아니죠. 수학 문제를 예로 들면, 콘드라키는 해답에서 시작해 증명 과정을 거꾸로 밟아 문제를 만들어낸 겁니다. 수많은 격리 실패들, 물품들을 피난시키는 과정, SCP-083과 기지 직원들이 대상에게 받은 공격, 이 모두가 19기지의 자원을 위험하리만치 얄팍한 얼음장처럼 만드는 과정에 닿아 있습니다. 그 덕분에 콘드라키는, 제가 추측하는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죠.

면담자: …그 목표란?

기어스: SCP-682 타고 다니기.

사건후 면담 기록 083-CLEF-01 발췌

클레프: 뭐, 뭐라고!?

음성 기록 C-682-K

콘드라키: 이런 이런 이런, 결국 여기로 와버리고 말았구만 그래 공작. 여기 1번 문 뒤에 뭐가 있을지 한 번 맞춰볼래?

SCP-083: 전혀 하나도 관심 없다, 내 관심은 여기까지 오면서 다른 입구를 모두 막아버리는 데 있었지. 네놈은 여기 갇혔어, 박사. 나와 함께. 이제 지금 이 순간을 남김없이 즐겨주지.

콘드라키 박사: //[웃음/]] 그런 짓 벌일 줄 알았다니까. 물론 이 자리가 전략적 후퇴에 알맞은 곳은 아니긴 하지. 하지만 나는 패를 아직 다 안 깠는걸.

SCP-083: 무엇이냐, 그 망할 나비들은? 영원히 숨지 못한다, 곧 내가 찾으리라.

콘드라키: 아유 나도 니 면상 좀 빨리 보고 싶다! [메가폰을 가리킨다] 하지만 그 전에, 어디 몰래 온 손님을 먼저 이 조그만 방에다가 모셔볼까?

콘드라키 박사가 메가폰에다 추잡한 욕설들을 여러 개 내뱉는다. SCP-083이 귀를 막아 보지만 소용이 없다.

SCP-083: 무슨 짓이-

[포효 소리, 금속 찌그러지고 콘크리트 부서지는 소리가 방에 울려퍼진다]

SCP-083: [뒤를 돌아본다] 너… 너 이 개-!

송신 두절

이때가 되어서 19기지 사령부는 7 ~ 15층 3구역을 전면 격리 조치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구역 전체를 봉인하고 구내에서 어떤 것도 나오지 못하도록 봉쇄했습니다. SCP-682는 탈주했고, SCP-083은 여전히 위협이고, 콘드라키 박사는 아직 살아 있으니 셋 다 서로 죽이는 게 희망이었죠. 어쩌다 누가 살아 있으면 치고박고 싸우다 몹시 쇠약해졌을 테니 격리팀이 들어와 질서를 정비하면 되니까. 그러나 이 계획에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점이 많았습니다. 즉 SCP-682 (그 구역에 순전히 임시로 격리되었던 상태), 그리고 콘드라키 박사의 미친 창의력을 계산하지 않은 것이죠. 만약 그런 점까지 고려했다면, 나왔을 법한 가장 현명힌 제안은 핵무기였을 겁니다. -O5-2

보안기록 C-682-K

SCP-682가 방으로 몸을 디밀고 들어온다. 이 첫 번째 돌격을 콘드라키 박사가, 다시 한번 SCP-408 떼 속으로 몸을 감추며 빠져나간다.

SCP-083이 SCP-682와 맞붙는다. 공격을 받고 피해를 심각하게 입었으나, 이미 다시 빠르게 재생하며 수월하게 회복한다. SCP-083이 SCP-682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보인다.

SCP-682가 잠시 있다가 잠깐 "말"을 꺼낸다. 아무 예고 없이 SCP-682가 SCP-083을 가격하고, 방 한가운데 위로 홱 던진 다음 양팔과 다리 한 짝을 자른다.

SCP-083이 물러나 재생하려고 하나, SCP-682와 거리를 벌리지 못한다.

SCP-682가 SCP-083을 통째로 집어삼킨다. 잠시 아무 일 없다가, SCP-682가 갑자기 퍼뜩 뒷발로 선다.

콘드라키 박사가 SCP-682의 등 위에 앉아, 아까 얻었던 고압 전선의 양끝을 쥐고 있다. 전선의 나머지는 급조 고삐를 이루었다. 콘드라키 박사가 SCP-682를 "몰면서", 뭐라고 소리치며 고삐를 쥐지 않은 손으로 모자를 들어 흔든다.

SCP-682가 격분하여 입구 쪽으로 강력하게 돌진한다. SCP-083이 만들어 놓은 장애물을 손쉽게 부숴 통과하며, 봉인벽마저도 뚫고 지나간다.

콘드라키 박사와 SCP-682가 격리 실패를 일으켰다. 전체 대피 프로토콜을 개시하였다.

이 시점에선 누가 봐도 통제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상황이었습니다. SCP-083이 무효화되었다, 그거야 좋지만 그 대가로 SCP-682을 19기지 한복판에다, 그것도 격리 절차를 실행할 올바른 인원 하나 없이 풀어놓아 버렸죠. 부엌에 난 불을 끄려고 수도꼭지 틀어서 물바다를 만드는마냥, 콘드라키 박사의 행동은 19기지 전체를 백척간두의 상황으로 밀어넣었습니다. 기지 인원들은 대개 벌써 완전히 대피했고, 비상팀만이 남아서 추가 손실을 저지하고 그간의 피해들을 덜어보려 했죠. 상황 전체가 손쓸 도리 없는 난장판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난장판은 콘드라키 박사가 손을 제일 잘 쓰는 유형이었습니다만. - O5-2

보안기록 C-682-19-K

SCP-682가 달리면서 온갖 몸부림을 냅다 치지만, 콘드라키 박사가 계속 버티면서 내내 그 위 자리를 지킨다.

SCP-682가 이전 관찰 내용들과 같이 적응하기 시작하며, 여러 가지 장애물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면서 현저한 피해를 초래한다. 뼈처럼 생긴 가시들이 등에서 자꾸 솟아나며 콘드라키 박사를 해치거나 죽이려 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이 때문에 여러 번 상처를 입으나, 솟아나오는 가시들을 대부분은 피해 낸다. 그리고 케이블을 당겨 급선회를 시도하며, SCP-682의 방향을 원래 가던 곳과 다르게 돌린다.

SCP-682가 계속 앞으로 돌진한다. 이번에는 인원 숙소 시설로 간다. 질주하는 중에 SCP-682가 SCP-173의 격리실로 뚫고 들어간다. 이때 SCP-682와 콘드라키 박사 모두, SCP-173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압도하려고 몸부림을 이어간다.

콘드라키 박사가 SCP-682에게 뭔가 말을 하고, SCP-682의 "목소리"에 걸맞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SCP-682가 벽과 천장에다 연신 등을 부딪치며 박사를 깔아뭉개려 한다. 서로 대화가 다시 이어진다.

콘드라키 박사가 웃어 보이고는, 고삐를 다시 한 번 세게 틀어쥔다. 손목에 낀 장치를 한 번 들여다보고는, 또다시 SCP-682의 방향을 돌려 인원 식당으로 간다.

SCP-682이 또다시 격리 칸막이를 박살내고, 인원 구역으로 들어간다.

콘드라키 박사가 기다렸다가, SCP-682가 식당까지 들어갔을 때 케이블을 잡고 힘을 크게 실어 앞쪽으로 뛰어든다. 박사와 케이블이 SCP-682의 머리를 넘어간다.

콘드라키 박사가 식탁 끝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후다닥 앉자, SCP-682가 이제 박사를 물어뜯으려 한다.

SCP-682가 박사를 삼키며, 박사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SCP-682가 계속해서 건물에 다른 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현재 시점의 대피 구역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음성기록 682-K

콘드라키: 너 원래 뒤끝이 많은 편인가 보다?

SCP-682: 네놈은 지금까지… 내가 만난 너희… "종" 중에서 제일 짜증나는 녀석이군. 네놈에게 바치는 진실한 보답으로 너를 죽이겠다.

콘드라키: 에이 보답 같은 거 필요없어 고질라 씨, 점심으로 뱀파이어 먹었잖아. 그냥 나 내려주고 쌤쌤 치면 안될까?

콘크리트 우드득 부서지고 금속 늘어나는 소리

콘드라키: 이런 그렇게 해결은 안되겠군. 그럼 그냥… [끄응] 어디 좀 태워다줄 수 있어? 그러면 나 그냥 꺼지게.

SCP-682: 짜증나는 것도 모자라서 상식조차 없는 놈이군. 이 장난질을 끝낼 방법은 네놈이 죽어서 지금보다 훨씬 빨리 썩어버리는 것뿐이다.

콘드라키: 그거 괜찮네, 그렇게 해보자.

SCP-682: 네놈의 역겨운… 짓거리들 중에서 나조차 동의하는 짓은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군.

에나멜에 금속 긁히는 소리가 대화 소리를 덮는다. SCP-682가 턱을 씹는 소리까 뚜두둑 역겁게 나면서 녹음이 끝난다.

대피 기록 S-E-19

19기지에서 안전/유클리드 물품을 계속 이송 중이다. 혼란의 와중에도 헬기장 A-E에서 임시 기지외 격리 구역으로 물품들을 운송하는 과정은 순조롭다.

[비관련 내용 생략, 이하 SCP-298과 복도 D-17에서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편집]

SCP-298이, 크기 때문에 1등급 인원들 다량을 동원하여 이송 중이다. SCP-298의 폭이 복도를 모두 채울 정도다.

인원 한 명이 이송되는 SCP-298 위에 앉아 오르간을 치는 척하고 있다. 음성기록 내용으로 보아 해당 인원은 사건 이전에 모종의 내기에서 이겼던 듯하다.

어딘가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진동이 덮쳐온다. 몇몇 인원이 기우뚱하고, SCP-298이 떨어진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몇 명이 그 소리를 듣는다 (기압차로 생겨난 소리로 확인됨). 이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오자 인원들이 오르간 뒤쪽으로 몸을 옮긴다.

콘드라키 박사가 여러 곳에 부상을 입은 채로 나타난다. 그리고 훌쩍 뛰어서 SCP-298을 넘어간다.

SCP=083 또한, 불명의 액체를 뒤집어쓴 채로 나타난다. 콘드라키 박사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나오자, 인원 몇 명과 오르간만이 보인다. 말소리.

콘드라키 박사가 옆의 남자에게 오르간을 치라고 한다.

음성기록 C-298-K-083

SCP-083: [소리친다] 그놈 어딨어! 너, 필경 보았겠지, 어디 갔는지 말해라, 몇 놈이라도 살려주마!

인원 1/298/3: 누-누구요? 그 미친 사람 아까 지나갔어요, 바로 이 뒤에 있는데!

SCP-083: 좋다. 어쩌면 그대를 내 보안 특무대에 넣어줄지도 모르지.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뭐야 이 소리는?

콘드라키: 바흐야. 위대한 바흐 곡이지. 이름하여 "큘라는 고달파 서곡"이랄까.

SCP-083: [비명을 지른다] 그게 무… 내 피인가? 내 피에다 뭘 하는 건가!?

인원 1/298/2: 계속하나요, 박사님?

콘드라키: 멈출 생각 하지 마. 찰나라도!

SCP-083: 그-그만해! 원하는 대로 다 하겠다, 뭐든지, 음악만은 멈춰! 움직일 수…

콘드라키: 역시 그랬군, 피는 재생을 못 시키는 거였어.

SCP-083: 죽…고 싶지 않아. 죽을 필요 없었어, 나는! 네놈하곤 달라!

콘드라키: 누구나 죽기 마련이야, 공작. 그게 몇 월 며칠이냐는 차이뿐이지. 그리고 너, 오늘이 그날인가봐.

SCP-083: 이 개…[죽는다]

보안기록 S-E-19

SCP-298의 음악의 효과로 SCP-083의 피가 체내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공중에서 고형 젤처럼 된다. 벌거벗은 나무에 달린 가지 같은 모습이다.

콘드라키 박사가 오르간대에서 나오고, 연주하는 인원에게 계속하라고 알린다. 그리고 홀 저편에 딸린 방으로 들어가며 사라진다.

SCP-083의 몸에서 피가 이제 모조리 빠져나오고, 말라붙은 시체가 앞으로 고꾸라져 쓰러진다. 시체가 급속도로 부패하며, 1분도 미처 못 되어 텅 빈 해골만이 남는다.

콘드라키 박사가 유리 용기를 들고 돌아오며, 연주하는 인원에게 그만하라고 알린다. 그리고 공중에서 젤화된 피를 주워담아 투명한 용기에다 넣는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피가 액화한다.

인원들은 방금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갈피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콘드라키 박사가 용기 뚜껑을 봉인하고 해골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두개골을 들어올려 옆구리에다가 낀다. 콘드라키 박사가 별다른 문제 없이, 대피팀이 보냈다고 추정되는 헬리콥터를 타고 19기지를 탈출한다.

인원들은 여전히 벙찐 모습이다. 그리고 경보 소리를 듣고, SCP-682가 아직 19기지에서 날뛰는 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사건후 면담 083-AR9-59 발췌

면담자: 그러면 콘드라키 박사의 행동이 무모하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라이츠: 그런 말씀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뭐, 지금까지 벌인 다른 짓들이랑 견주면… 적어도 이번엔 계획이라도 있었으니까요. 아님 계획 비스무리한 어떤 거랄까.

면담자: 기록은 모두 다 살펴보신 게 맞나요?

라이츠: 그럼요. 다 읽어봤죠. 사실 몇 번씩 더 읽고, 제일 좋아하는 부분도 또 봤어요.

면담자: 그러면 콘드라키 박사가 끼칠 부담이라든가 위험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십니까?

라이츠: 아이 참, 이 사람은 즉석 계획은 인디아나 존스 급이에요. 그리고 가끔씩은… 뭐 항상 그렇지만, 부수적 피해가 따라오기는 하죠. 그렇다손 쳐도 이 사람이, 방식은 기묘하지만 생각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리고 뭐… 몇 번씩이나 우리 목숨을 구해줬으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죠.

면담자: 그럼 박사님의 의견으로는 콘드라키 박사가 부담의 대상은 아니다?

라이츠: 그 에드워드 컬렌 같은 083보단 아니죠. 아니 뭐… 저도 뱀파이어 빠순이 기질이 앤 라이스 소설 읽으면서 큰 동네 소녀만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잖아요. 거기다 고양이 오줌을 뿌리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워!

면담자: …그러면 전에 콘드라키 박사와 일한 경험으로 따진, 전문적 의견으로는?

라이츠: …최근에 17기지 못 가보셨던 모양이네요. 전문적이란 말이… 제 강점은 아니에요. 콘드라키도요, 그 문제 쪽에선. 그래도 19기지 일은 안타깝네요… 그치만 적어도 불타는 상남자가 마무리지었잖아요?

휴게실 CCTV 기록 S17-█-██-████

████ 박사: 세상에나, 어떻게 상황을 맨날 악화시킬 수만 있지?

██████ 박사: 그러게나 말야. 이것도 딜레이가 생겼네, 지금쯤이면 시설을 싹다 짓밟고도 남았을… 682를 탔어?!

████ 박사: 이런 놈이 직장 동료라니. 저 멍충이한테 확 나가 뒤지라고 말하고 나서 사직할까보다!

콘드라키: 다들 뭘 그렇게 보시나?

████ 박사: 별거 아닌데요, 상사 중에 누가 재단 최대급 기지를 박살내길래요. 이 상황이 믿기세요?

콘드라키: 우와, 표현이 약간 심하시네.

██████ 박사: 야… 이제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 박사: 쓸데없는 소리 마, 말한다고 뭐 저놈이 듣는 것도 아니고. 기회만 되면 내가 딱 저놈 제거할 방법 찾아서…

콘드라키: 누굴 제거한다는 거야?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네.

████ 박사: 아… 이제 충분히 다 봤네요. 그럼 이-이제 산책이나 가볼까봐요.

콘드라키: 자네 자리 내가 찜. 팝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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