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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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버그 박사는 대충 만든 임시 부목에 몸을 의지하고 절룩이는 기어스 박사와 함께 복도를 질질 걸어갔다. 대부분의 요원과 청소 직원이 이미 지나가고 난 후라,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둘의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은 걸 감안하면 그게 차라리 나았다. 아이스버그는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거리며 걷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옷에 피를 점점히 뿌렸다. 기어스 박사는 아이스버그 박사보다는 똑바로 서 있었으나, 걸을 때마다 오른쪽으로 심하게 기우뚱거렸며, 너덜거리고 화상을 입은 왼쪽 허벅지의 부상에서 피가 조금씩, 그러나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들은 계속 걸었다. 두명의 데이고, 찢기고, 피가 줄줄 흐르는 남자들이 텅 빈 복도에서 비틀거리고 몸을 질질끌며 병동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뭔가 탄 조가리들과 조금의 피가 점점이 남아있을뿐이였다. 그 부분을 감시카메라로 지켜보던 감시원은 그 사실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저 "박사 둘이 지나가다. 부상을 입음"이라고만 기록해놓을뿐이였다.

실험신청서에는 "군사적인 요소/(혹은)열과 H.E자료를 통해 폐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 요청"이라고 써있었다. 사실 정확하게 읽는다면,"아이스버그 박사가 폭발물을 던져댈 것"이라고 읽었어야 하겠지만. 폭발물, 바깥에 돌아다니는 것의 목격담 그리고 초콜릿은 아이스버그 박사의 세 전문분야라는 걸 감안해봤을때 들리는 것만큼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였다. 원래 쓰이던 폭발물들이 쓰일때는 꽤 잘 되어가고 있었다. 다만, 아이스버그 박사가 자신의 "수제" 물품들을 쓰기 시작했을때,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몇몇 폭발은 지역 요원들에게서 항의가 들어올 정도로 강력했고, 마지막에서 두번째 것은 실험실 바깥 벽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었다.

그러나, "깨질 수 있는 화병"이 바로 옆에 있는 집에서 럭비공을 던지고 노는 것이 재미있는 것처럼, "날려버리는 것"은 마지막으로 터지기전까지는 아주,아주 재미있는 게임이였다. 마지막으로 던진 물체는 "슬로우 봄"이라고 쓰여진 물체였다. 처음에는 그게 불량품인줄로만 알았다. 잘 싸여진 네모난 물체가 실험실의 먼 벽면으로 조용히 가서 부딫힐때까지는. 자신들이 느끼기에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두 남자가 지켜보는 사이, 물체는 천천히 부풀어오르더니, 안에 있는 하얀색의 불타는 플라스마 덩어리를 보여주면서 찢어졌다. 그것은 꿈에서 개화하는 꽃과 같이 퍼졌으며, 10-20초마다 1인치씩 움직였다. 아주 슬로우 모션의 폭발이였다. 빠르게 퍼지는 불의 장벽이 자칭 "여기부터는 안전"지점을 넘어서 들어올때, 아이스버그의 광기어린 미소는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 다음 장면은 둘 다 잘 기억하지 못했다. 기어스 박사가 조금 더 정확하게 기억했는데, 대부분 끓어오르는 화염과, 화재알람, 방화복을 입은 사람들, 그리고 돼지고기 굽는 냄새로 차있었다. 둘은 밖으로 떠밀렸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자력으로 병동으로 걸어갔다. 재단안에서 걷는 "수치의 걸음"은 평소와 매우 다른 것이였으며, 아이스버그는 복도에 사람이 없다는 것에 특히 안도했다. 기어스는 언제나처럼 무표정했고 신체적인 부상과 저는 다리를 제외하면 실험실을 입장할때와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다. 아이스버그는 몇천번째로 지금 자신의 곁에서 걷고 있는 남자가 일종의 로봇인지 다시 한번 의심했다.

병동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아주 약간의 관심만 보였는데, 그 이유인즉슨 한번 켜지고 난 후에는 빛이 닿는 범위의 뼈를 다 액체화시켜 땀으로 배출하게 하는 전구의 부작용때문이였다. 그 두 박사중 어느 누구도 그렇게 심각하게 다치지는 않았고(재단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그래서 두 박사는 의료팀이 더 새롭고 더 특이한 부상과 대면하는 사이에 병동 침대에 누워 잊혀졌다.

아이스버그 박사가 오른팔의 심한 화상에 덮인 젤 패치를 쿡쿡 찔러대며 기어스 박사를 바라보았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의 다리는 부드러운 부목을 대어 고정시켜졌으며, 그의 얼굴이나, 목, 팔에 있는 붉고, 검고, 새빨간 자국들에 거즈가 붙여져있었다. 아이스버그는 가슴안에서 약간 부러진 뼈가 움직이는것을 느껴 옅게 신음했다. 그리고서는 기어스박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그 일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하지. 난…정말로 그게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질 줄은 몰랐네…솔직히." 기어스는 천장을 바라본채로 작게 끄덕였다.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고는 간혹 일어나고는 하니까요." 아이스버그는 뒤로 누워 진통제가 자신을 깊고, 꿈도 없는 잠으로 끌어들이는 동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타자치는 소리에 신음하며 일어났다. 약간 머리를 옆으로 흔들어준 뒤, 그는 고개를 돌려 기어스 박사가 노트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아이스버그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고, 최소한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아이스버그는 일어나 앉아보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상체를 약간 일으킨 것만으로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고통이 가슴을 헤집어서, 그는 급격히 실험을 관두고 끙,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갔다. 기어스가 작성을 끝내고, 테이블에 노트북을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뒤 아이스버그에게 끄덕였다. "당신은 의료원들이 붕대를 갈아줄 동안 잠들어 있었습니다. 당신은 약 이틀간 격하게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저는 약 4일간 걷지 못할테고, 저희의 스케쥴을 다른 이들에게 재분배해야했습니다."

아이스버그는 한숨을 쉬고,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이틀간의 병원 밥과 별 반응도 없어 로봇이라고 몇번이고 추궁당하는 남자가 곁에 있었다. 끝내주는군. 그는 멍하게 시간을 보냈으며, 슬로우봄의 재구성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또 잠이 오지 않기 전까지. 그는 다시 기어스에게로 몸을 돌리고, 기어스 박사가 팔짱을 낀채로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천장을 뚫어져라 보는 것을 목격했다. "이봐, 기어스….깨어있어?" 그는 물어보았다. 제발 기어스 박사가 또 눈을 뜨고 자는 것이 아니길 빌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장난이라는 건 알지만, 기어스 박사가 하면 그냥 소름이 끼쳤다.

길고 마른남자가 천천히 얼굴을 아이스버그에게로 돌렸다. 물론 입 이외의 얼굴의 변화는 없는채로. "네. 아이스버그 박사. 저는 깨어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자신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남자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자, 아이스버그는 뭔가 멍하니 있다가 질문을 받은 것처럼 불안해졌다. "어…그러니까, 난 그게…왜 케인,프릿츠 요원과 그 약간 통통한 청소부가 자네를 코그라고 부르는지 궁금해서?"

기어스 박사는 눈을 천천히 깜박이며 아이스버그를 잠시간 바라보았다. "박사님의 성은 아이스버그 박사가 아니지요. 맞습니까?" 아이스버그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해 잠시 눈을 깜박였다. "마…맞아…아니 내말은 틀려,아니 그러니까 맞아, 그건 내 성이 아니야." 기어스가 손으로 작은 제스쳐를 취하며 천천히 끄덕였다. "그것은 지역위원회로부터 받은 부가적인 보안 암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절차는 이전에 거의 융제되었으며, 둘다 기지인원의 변동이 심해지자 확고한 보안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대부분의 보안 암호는 무작위로 설정되었으며, 몇몇은 원형 그대로 쓰였습니다. 또한 몇몇은 "개그" 혹은 "재미"위주로 설정되었으나, 꼭 이것만 있던 것은 아니지요." 그가 잠시 멈후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동안 아이스버그는 조용히 있었다. 이 대화는 기어스가 여태까지 아이스버그와 나눈 대화중 가장 일이나 생존에 관련되지 않은 대화였다. 그리고 아이스버그는 이 대화를 깨고 싶지 않았다.

제가 처음 근무했을때는, 보안 암호가 아직도 구 군사적 요소나 자음으로 조합되어 있었습니다. 제 보안암호는 "C.O.G" 였고, 제 이름에서 끌어온 것이지요. 후에, 이 절차는 보안에 너무 취약하단 이유로 바뀌었고, 제 보안인식은 "Gears"로 변경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전에 하던 일과 SCP-882를 관리하는 것에서 착안했겠지요." 아이스버그는 일어나 앉아, 말을 꺼내기 전에 잠깐 머릿속을 정리했다. "잠깐…그럼 COG가 자네 이니셜이였어? 그래서 자네 진짜 이름은 뭐야?" 기어스는 아이스버그를 바라보는 채로 몇 차례 눈을 깜박였고, 젊은 박사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예감했다. 그는 정보를 더 끌어내기 위해 방식을 바꾸었다. 옆구리의 욱신거리는 통증을 잊기 위해.

"그래….그래서 기어스, 솔직히 자네 진짜 로봇이야? 혹은 그…무감증이거나 인간이 아닌거야? 자네는 자네가 진짜…어… 정상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하네."기어스 박사가 손을 가슴위에 놓은채로 다시 뒤로 누웠다. 아이스버그는 침묵이나, 기어스의 무감각하고 기계적인 "저는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등의 도움될것 없는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대신에, 기어스 박사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더니 설명했다. "제 정신적인 특징은 다른 인원들이 재단에 적응하는 것에 따라 변화하는 정신적인 양상을 볼때 어떤 의미로 볼때 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째서 제 특징이 유별나게 드러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니요, 저는 "로봇"혹은 다른 형식의 개조된 인간,그리고 다른 인간이 아닌 개체가 아닙니다. 그는 잠시 멈춰 눈을 몇번 깜박인후에 말을 이어갔다. "저는 그저…너무 잘 적응해버린 것이겠지요."

아이스버그는 자신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남자가 병원침대위에서 돌아눕는것을 혼란스러워하며 보고 있었다. 그는 기어스가 갈등하고 있거나…심지어는 비통해한다고 맹세할수있었다. 그는 기어스 박사가 말을 다시 이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것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였다. "저는 감정이 없는 기계가 아닙니다. 저도 느낄수있습니다. 저도 동료의 죽음에 대해 고통과 슬픔을 함께 느낍니다. 저도 좋은 목표를 달성했을때는 기쁨을 느끼고, 실패했을때는 후회합니다. 저도 막대한 해를 입힐 수 있는 물체와 직면했을때, 두려움…심지어 공포,혹은 그보다 더한 것도 느낍니다. 제가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제가 그 감정에 반응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감정을 제대로 알고 있고, 그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는 알고 있습니다만…어쩐지 그 감정들이 약간은 멀게….연결이 끊어진것처럼 느껴집니다. 울고 있는 누군가를 볼때 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슬퍼하지만, 당신 스스로가 눈물을 흘리지는 않는것처럼 말입니다."

아이스버그는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의 그 빌어먹을 망상은 그 즉시 흩어졌다. 그가 여태까지 겪은 모든일을 종합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유추해내려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반응도 보일 수 없었다. 그 모든 고통과, 기쁨, 공포를 전부 느끼지만, 그 감정들과 같이 같혀버렸다. 마치 고무로 된 방에 같혀있는 정신병자같이. 보여지고,가둬지고, 잊혀졌다. 아이스버그는 소름이 끼쳐와 기어스에게서 잠시 눈을 돌리고 몸을 떨었다. 그가 한참후에 다시 기어스를 보았을때, 그는 아직도 그 상태로 아이스버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이스버그는 다시 소름이 끼쳐와 부르르 떨어야했다. 그가 질문을 하려는 참에 간호사가 들어와 혈액검사를 위해 그를 끌고 나갔다. 그는 감시원들이 월말에 그의 폭발 실험에 대해 조사할것이라고 통보받았다. 그가 겨우 돌아왔을때, 기어스 박사는 이미 잠들어있었다.


다음날,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스버그는 약간의 고통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침대는 텅 비어있었고, 그는 생각에 잠겨 그것을 바라보았다. 재단에 입사하고 난 뒤로부터(대학졸업하자마자 바로) 바로 기어스 박사와 팀을 짜게 되었다. 처음에는 매우 무서웠었다. 자신과 함께 입사한 신입동기들은 그가 기어스 박사에 대해 말했을때 공포,분노,연민 등 아이스버그의 "이미 한계에 달한"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층 더해서, 기어스 박사가 그를 싫어하지 않고, 그저 기어스 박사만의 차별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수개월이 걸렸다. 더더욱 심한 건, 입사때부터 계속 가장 끔찍한 일감만 주어졌었다. 그는 아직도 SCP-882에 처음 파견되었을때를 떠올리면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여태까지 그는 기어스 박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다른 재단 직원들은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꽤 자랑스러워했고, 심지어 몇몇은 허가를 받아 재단 밖에서 반-정상적인 삶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기어스 박사는 아무것도 없었다. 과거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고, 책상속에 숨겨진 사진이나 물건도 없었으며(그가 뒤져봤었다),아니..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기지를 재단의 일이 아니면 떠나지 않았으며, 휴가를 받지도 않았고, 일이 아닌 활동(예를 들어 회식이라거나)은 끌고 가지 않는 한 절대로 참여하지 않았다. 더 이상한 건 아무도 기어스 박사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에 있었다. 재단 초창기부터 있어 온 일벌레들도 기어스 박사가 누구인지 감조차 잡지 못했고, 데이터베이스는 기어스 박사에 대해서 알려고만 하면 비밀번호와 보안암호로 꽉 찬 거대한 탑으로 변해버렸다.

문이 달칵, 하고 열리는 소리가 아이스버그를 현실로 깨워놓았다. 기어스 박사가 절룩이며 들어와 침대에 누워 옆구리의 붕대를 고쳐매었다. "전 조금 일찍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여기에 하루 정도 더 있어야 하겠지만, 저는 당신이 퇴원하자마자 일로 복귀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말하고 있는 대상을 보지도 않고 천장에다 말했다. 아이스버그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스버그가 기어스에게 홱 돌아서서 말하기 전까지, 긴 시간 동안 병실 안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대체 자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거야? 그러니까…진짜 씨발 뭐냐고? 당신은 그 인간 감정의 표현 문제를 빼놓고는 잘난거라고….? 그들이 당신에게 무슨 실험이라도 했어? 정신이 붕괴되기라도 한거야? 진짜 뭐야?!"

기어스 박사가 그를 가만히 바라보자 아이스버그는 순간 그가 "검증되지 않은 보안 침투"에 해당되는, 그것도 "총을 든 덩치들" 단계 정도의 말을 내뱉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남자는 서로를 매우 긴 시간 동안 쳐다보았다. 아이스버그는 SCP-173과 대면했을때처럼 끼치는 소름을 억제하며 눈을 깜박이지 않고 기어스 박사를 응시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 기어스 박사가 눈을 천천히 깜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다라. 저는 그 질문을 꽤 여러번 받았고,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났냐하면… 별로 특이할 것은 없었습니다. 다시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일도 아닙니다. 제 상태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유추해내기는 어렵지 않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현상이지요. 질병과 같이 말입니다. 언젠가…당신은 잠에서 깨어나고…그냥 바뀌어 있는겁니다."

아이스버그는 자신이 방금 들은 것을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그래서 당신은 그냥…. 거부당했다는 거지? 주여… 내 말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는 거지? 자네는 아직도 어떻게 이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지 않았잖아? 이게 어디서부터 시작됬는ㅈ…" 그는 기어스가 다시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하자 말을 멈추었다. "아이스버그 박사. 당신은 재단에 충성합니까? 저는 당신이 당연히 "예"라는 대답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답하기 전에 생각해보십시오. 저는 재단에 충성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힘을 얻기 위해서나 이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믿고 있습니다. 완전히. 저는 재단이 없다면 인간적인 감정따위는 한순간에 부서져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약간의 자산과 능력으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민간인을 완벽히 격리하는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방문이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리고, 젊은 의사가 들어와 기어스 박사를 향해 퇴원 절차를 웅얼대기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아이스버그는 그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쿵쿵 부딫혀대고 있었다. 여태까지 지시되고 행해졌던 기분나쁜 실험들… 인간의 "더 나은 발전"을 위했던… 그는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봤었다. 일반적으로라면 그는 그 상황에서 역겨워하고, 두려워하고…아니 최소한 기분나빠하기라도 했어야했다. 하지만 그는 약간의 호기심과, 관심만을 느꼈을 뿐이였다. 그는 기어스 박사가 의사의 부축을 받아 병원침대를 떠나는 순간에 거친 생각의 바다에서 확 깨어났다. "….왜 저에게 이런 것을 알려주시는 겁니까?" 그가 물었다.

기어스 박사가 몸을 약간돌려 어깨너머로 아이스버그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다시 그 이상한 기계톤으로 돌아가있었다. "당신이 요구하시는 정보와 저희가 앞으로 할 일의 관계에 대해, 제가 추천해드리는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테즈매니아에는 묘비가 있는데, 그것들은 좋은 글귀나 길을 잡아줄때 유용한것같습니다. 당신이 퇴원한후에 바로 새 기획을 보고해주실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 낀 젊은 의사는 약간 혼란스러운 듯이 보였지만, 곧 기어스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아이스버그는 크게 혼란스러워 하는채로 홀로 남겨졌다.


아이스버그가 그 약간 섬짓하기도 한 암호를 조사하는데까지는 수일이 걸렸다. 기어스 박사는 병동에서 말했던 주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아이스버그는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실험과 서류의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할수있었다. 그는 이틀간 거의 사람 목소리를 듣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약간의 조사가 이 망할 시츄에이션을 깨트릴 수 있을거라고 결정했다. 그가 찾는 정보는 금방 나왔지만, 이런 내용을 읽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당신이 현재 있는것처럼, 나도 과거에 당신과 같았었고
내가 현재 있는 것과 같이, 당신도 미래에 나와 같이 될것이다-
나를 따를 준비를 하라."

아이스버그 박사는 지하 기지의 가장 깊은 곳에 홀로 앉아있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자료들의 산 옆에 앉아서, 아이스버그는 추위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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