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오리엔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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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대부분은 행정부 소속일 거고, 공학기술지원부, 물류지원부, 생산부에서 오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제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입니다. 뒤에 있는 커피하고 베이글을 좀 가져오셔도 됩니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행정부 소속의 4등급 사무관 허트 박사입니다. 재정 전반을 담당하고 있죠.

지금쯤 예상하고 계시듯이, 이 강연은 SCP 재단의 재정에 대해 다룹니다. 잠시 우리가 속한 곳의 명칭을 생각해보죠. Secure, Contain, Protect 쪽이 아니라, Foundation에 대해서 말입니다. found는 설립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자산에 관련된 쪽의 언급이라는 느낌이 강한 단어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재단의 모든 모습은 앞으로 여기에 계신 분들이 관리해야 할 자산이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는 겁니다.

자,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예산, 기동특무부대 등의 인적 자원, SCiPNet, 특수 격리 절차를 위해 필요한 물품, 기술력… 또 없을까요? 네, 거기 코트 입고 계신 분. 그렇죠. 대외 단체에 대한 외교적 자산도 있겠네요. 아, 외무부 소속이신가요? 제가 깜빡했나 봅니다. 뺨에 흉터 있으신 분? 말씀하세요. SCP요? 그럴 수 있습니다만, SCP는 근본적으로 재단이 격리해야 할 대상이지 재단의 자원이 아닙니다. 그 피자 상자같은 경우가 있긴 하나, 그건 언제까지나 우리가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소수의 경우 중 하나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조금 후에 다루겠습니다.

자원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반대로 자원을 지나치게 아끼다가 일을 망치는 경우도 있죠. 보통의 사람은 이 사이에서 어느 정도에 맞춰야 할까 고민합니다. 재단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무엇이 자산이 될 수 있는지, 어느 자산이 더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그리고 어디에 쓰여야 할지를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붉은 뿔테 안경 쓰신 분? 소속이 어디죠? 물류지원부라고요. 네. 물류지원부는 그 자체로 재단의 재정 집행에 직결된 부서입니다. 볼펜이 다 떨어졌다고 해봅시다. 상부에 요청해서 볼펜 보급을 더 받아내야 하겠죠. 이때 이 요청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어떤 볼펜이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수단으로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제공되어야 하는지 등의 사항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부서가 바로 물류지원부입니다. 생산부, 공학기술지원부, 또 다른 부서에서도 이와 같은 작업이 진행됩니다. 여기 계실 정도의 분이라면 이런 작업의 중요성을 간과할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선택이 맞을지, 이 선택이 불러올 리스크는 무엇인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게 되는 날도 있겠죠.

재정 작업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때 드릴 수 있는 조언이 있습니다: "충분한 자산은, 두 번째 기회를 가능케 한다." 재단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체계화된 조직이며 많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모든 경우에 대해 성공할 수는 없기 마련입니다. '다시' 해 볼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죠. 실험이든, 격리 실패든, 무력 행사든 간에, 다시 시도하지 않으면 확보/격리/보호 중 하나에 실패할 공산이 큰 것들을 많이 맞닥트리니까요. 이는 충분한 자산이 없이는 수행될 수 없습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우리의 작업입니다.

제가 할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질문 있으신 분?

손 드신 분, 네. 거기 뒤에요. 그 작업이 비윤리적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윤리… 좋습니다. 윤리위원회의 사람들이 말하길 그들은 무엇이 더 '덜' 나쁜지 판단하는 일을 한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하는 일도 이와 비슷합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판단하는 작업입니다. 그 기준이 윤리가 아니라 재정적 효율성일 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 자원이 어디에서 나오고, 어떤 과정을 거쳐 가공되고, 수송되어 어느 곳에 쓰이는지 말입니다.

여러분은 재정 작업을 하면서 상당히 많은 중요한 정보를 접하게 될 겁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임무입니다. 만약 대규모 격리 실패 사태의 발생이나, 주요 요주의 단체와의 전면전 등의 유사시가 이 일의 중요성이 더욱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한정되어 있는 자원으로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죠. 이를 위해서는 아까 언급한 것처럼 SCP를 자산으로서 활용하거나, 비도덕적인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오직 재정적 효율성에만 의거해서요. 윤리? 방금 말했듯이 잠시 제쳐 놓으십시오. 그건 윤리위원회가 신경쓸 사항입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세요.

저기 터틀넥 입고 계신 분, 질문하세요. 최종 결정권은 O5에게 있는 것이 아니냐고요? 물론 그렇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O5는 재단이 해야 할 일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걸 효율적이고 빠르게 집행할 방안의 수립 중 재정적인 방면을 우리가 수행하는 겁니다.

좋아요. 마지막 질문이군요. 앞주머니에 큼지막한 수첩 쑤셔넣으신 분? VK급 현실 재구성 시나리오와 같은 사태에선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고요? 솔직히 말하죠.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K급 시나리오도 있겠지만- 도저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네. 전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기상천외하고 기괴한 시나리오를 알죠. 필요에 의해서요. 그 중 결코 적지 않은 수는 우리같은 먹물들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받아들여야 할 건 받아들여야죠. 하지만 시나리오가 종료되었을 때-그 시점까지 세계가 아직 남아있다면-좀 많이 바빠질 겁니다.

강연은 끝났습니다. 커피하고 베이글을 더 가져가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 친구가 방금 가져온 쿠키도요.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세요. 적절한 절차에 따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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