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맨더님과 데반님은 두 분 다 제가 재단 활동을 해오는 동안 많은 부분에서 멘토가 되어주셨던 분입니다. 그에 대해 항상 감사와 존경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잠시 잊고 회원 대 회원으로서, 운영진의 일원으로서 드릴 말씀을 다 적고자 합니다. 절대 누구에게도 악감정이 있지는 않다는 것은 꼭 알아주세요.
먼저 지적할 것은 샐러맨더님이 데반님의 운영진 권한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데반님의 권한은 노래마인님이 개시하신 승급 토론에 의해 부여되었으며, 노래마인님, 카잔님, 클래식님 등 운영진과 회원 전반의 동의 하에 제한 조건이 걸린 스태프로 임명되신 겁니다. 애당초 직함 자체가 디자인 스태프로, 사이트 레이아웃과 시스템의 관리를 맡기기 위해 운영진으로 올린 것인데 해당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이런 정황을 아예 모르시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샐러맨더님은 당시 해당 투표 자체를 확인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당화 될 수는 없는게, 샐러맨더님이 이전에 데반님의 정확한 권한에 대해 문의하셨을 때 저는 분명 설명과 함께 해당 투표 포럼을 링크해드렸습니다. 충분히 확인/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데반님의 스태프 권한에 대해 의문을 표하신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는 샐러맨더님과 데반님의 상호 관계와 그에 의한 갈등을 짚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두 분이 논쟁을 벌이신 것에는 전부 이유가 있었습니다. 662 번역어 토론에서도, CB 위키 분리 토론에서도, 운영진 포럼에서도 그랬지요. 명분은 항상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논쟁 자체가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샐러맨더님과 데반님 사이에 논쟁이 시작되고, 분쟁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며, 분쟁으로 넘어가기 전에 노래마인님과 제가 중재에 나서오고 있습니다. 강제로 토론을 동결한 사례까지 몇 번 있었으니 단순히 건전한 논쟁이라고만 여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두 분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보다는 더 많이 들은 사람입니다. 저는 채팅방에서 샐러맨더님과, PM으로 데반님과 의견을 나누었고 그 와중에 두 분의 단편적인 진심도 일부 듣게 되었지요. (굳이 해당 발언들을 인용해오지는 않겠습니다.) 그런 저의 관점에서 보면, 두 분은 서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계신 게 분명합니다. 본인들께서 알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제3자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서로 앙금이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강조하건데 이것은 한두 사안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채팅방 관리로 여력이 없는 카잔님을 제외하면 현재 활성 운영진은 단 네명 뿐인데, 이중 두 분이 사이가 안좋은 지금의 상황은 사이트 전체에 큰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큽니다. 솔직히 말하면 논쟁이 벌어질 때 마다 조마조마한 심정이며, 노래마인님이 휴식을 선언하셨을 땐 속으로 많이 걱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분이 어떤 제안을 해도 다른 한 분이 이의를 제기하시는 마당이다 보니 말이지요. 안그렇습니까?
공개적으로 요구하겠습니다. 두 분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시든, 포럼에서 대화하실 땐 최대한 정중한 태도로 행동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두 분은 단순한 사이트 회원이 아닙니다. 누가 뭐래도 한국어 위키의 중대 사안에 대한 결정권을 공유하고 있는 운영진입니다. 물론 관리자/조정자/스태프/회원 사이에 어떤 위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운영진은 그 권한과 공헌 때문에라도 자신의 행동에 져야 할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는 것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룰 문제는 저까지 포함해서 현 운영진이 자주 저지르고 있는 실책입니다. 공론화와 다수 동의를 생략한 채 중요 사안을 결정, 반영해버리는 것 말입니다.
우선 데반님은 명시적으로 사전 동의와 사후 보고를 거치도록 제한이 걸려있음에도 이따금 이러한 과정을 넘겨버리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소 마음가짐이 풀어지신 것이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는 불만의 여지가 없도록 적절한 절차를 준수해주시길 바랍니다.
데반님 뿐만 아니라, 우리들 역시 운영진 자격으로 행동할 땐 충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사이트 전체에 해당되는 중요 사안들에 대해 운영진은 개인 사용자로서의 마음가짐으로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사안에서 운영진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사이트 회원 전체의 대의를 대신 수행한다는 인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응당 사전에 공론화하여 다수의 동의를 받고 그에 따라 작업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안에 대해 전체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적어도 운영진들끼리는 의견을 통일한 후에 (내지는 대화를 나눈 후에)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잘 지켜진 좋은 예로는 얼마 전 제시되었던 채팅방 규정 구체화 논의와 번역 테스트 논의가 있겠습니다. 분명 해당 관리자가 충분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회원들에게 의견을 묻고 그것을 적절히 반영해서 공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 외에 최근 이루어졌던 변경들에서 이러한 원칙이 잘 지켜졌는지 되돌아보면, 그렇지 않았던 일이 여럿 있었습니다. 가깝게는 사이드바 편집과 CC 표기 변경이 있고, 멀게는 이야기 허브 수정이 있었지요. 이외에도 독단적인 행동이 문제시된 일은 많이 있었습니다.
고백컨데 저 역시 충분한 논의 없이 행동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사이드바에 아이콘을 적용할 때 먼저 편집한 후 포럼에 통보했지요. 결국 다들 동의해주셔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던 것은 맞습니다. 이 외에는 대부분 사전에 표결과 토론을 거쳤다 생각합니다만 혹시 놓친 실수가 더 있다면 미리 사과하겠습니다.
데반님과 샐러맨더님의 행동이 근본적으로 사이트에 대한 애정과 고민에서 비롯한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운영진 한 사람이 아무리 숙고한다고 해도 '누가 봐도 완벽한 해결책과 개선 방안'만을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것은 한 분이 제시한 방안을 한 분이 반박하시는 상황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동의 절차가 필요한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저 자신이 최근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해답이기도 하며,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이겨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