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하신 말씀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봤는데, 뭔가 "비평을 요청한다는 말은 본위키에서 보이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라는 방향으로 정책이 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비평 땜에 토론이 와구와구 벌어지는 걸 제외하고, 본위키에서 비평 요청 여부를 바로 알 수 없는 것 자체를 알릴 만한 창구가 없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비평 공간을 분리한다는 자체가, 효율성과 간편성을 떠나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회사에 불만이 있을 때 문의나 민원을 통해서 차근차근 접근하는 방법이 있지만 누군가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당장 사장 나오라 그래!!"라고 외칠 수 있는 일이고, 나 대신 법을 만들어줄 사람으로 국회의원을 뽑지만 내가 직접 청원이나 시위로 국회를 향해 법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위키에 관한 일인데 내가 직접 위키에서 논의 못한다는 게 말이 돼?"라는 생각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물론 일위키의 사이드바 링크처럼 논의하러 가는 링크를 만들어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모든 비평 요청은 읽히기 위해서 이루어지는데, 본위키에서 "읽히는 대상"으로 취급받지 못한다면 공간을 분리한다는 게 절단한다는 느낌으로 우선 다가오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리적/심리적 모든 의미로). 더구나 사이드바에 가이드 링크를 올린다고 가이드를 모두 읽는 게 아니듯이, 새로 온 사람 입장에선 기민한 사람이라도 번잡하고, 굼뜬 사람이면 "샌박 쓰시죠"를 당하면서 한 번은 바보 되고 시작해야 합니다.
"비평 요청이 묻히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이걸 모두 설득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비평 요청 및 토론 포스트가 지금까지 13461개 있었고 이건 엄청나게 많은 양이니까 앞으로 이걸 분리한다면 다른 이슈들이 좀 더 원활하게 목격되는 장점이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리로는 사실 이론적으로 제일 효율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 23465개 있었던 "페이지별 토론"을 분리하는 게 더 맞다는 쪽이 되거든요. 즉 1. 페이지별 토론만 가능한 디스플레이 위키 2. 페이지별 토론 빼고 다 하는 토론용 위키 이렇게 두 개를 만들어라, 그럼 둘 다 안 묻히고 보이기가 극대화되지 않겠느냐, 그런 논리를 주장할 수도 있게 됩니다. 뭐 진짜로 그랬다간 한위키가 극장국가를 방불케 하는 사이트가 되겠지만…
이게 꼭 새 샌박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비평에 관한 스레드를 분리하는 게 부자연스러운 일인 만큼, SCP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내가 이 SCP 초안을, 혹은 초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본위키에 공개하고자 하는 본능의 물길을 어느 정도 터 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자명고식 방법 : 비평 스탭이 1주일 동안 요청된 비평 전체를 한위키에 안내하는 스레드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지금 신문고 스레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곳과 비슷한데, 아무래도 이 스레드를 관계자가 직접 울릴 수가 없고(?) 또 2번이 신문고에 더 어울리지 않나 해서 자명고라는 이름을 붙여봅니다.
- 신문고식 방법 : 옛날에 전용 스레드 만드는 식이었다가 통합 스레드에 포스트 남기는 식으로 바뀐 가입인사 스레드처럼, "비평 요청 알림 스레드"를 따로 만듭니다. 여기서는 처음 한 번은 요청하는 사실을 수 있되, 나머지 토론은 샌박에서만 할 것을 주지시켜야 하고, 이 스레드에 답글은 스탭만 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