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압 과정에서 서리가 입었던 망토와 사용했던 기둥은 게임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의 등장인물?인 "비나"에서 따왔습니다. 노란색 안광 역시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에서 특정 장비를 착용했을 때 뜨는 이펙트에서 따왔습니다. 둘 사이 연관점이 좀 옅기는 한데 간지가 나니까 넣었습니다.
서리가 922-KO의 머리를 뽑으면서 했던 대사는 본문에서 나오듯이 희곡 <햄릿>에서 따왔습니다. 이 장면에서 햄릿은 요릭이라는 어릿광대의 두개골을 들면서 연기합니다. 머리를 뽑아들고 대사 치는 만큼 이 특징적인 대사를 한 번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햄릿이 요릭에게 애착을 느끼는 대사는 이 상황에서 안 맞다고 생각하여 앞부분만 따오고 나머지는 서리의 성격과 상황에 맞게 개조해보았습니다.
초반에 게임이 극강의 자율성을 가졌다는 부분과 SCP의 강력함이 제시되어서, 자율성을 활용한 특이한 방식으로 SCP를 제압하는 서사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단의 능력으로 게임에 접속하고, 유사 핵을 사용하며, 어디선가 나타난 강력한 한 사람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서사로 나아가 아쉬웠습니다. 작품 속에서 제시한 요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 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활용이 안 될 거라면 차라리 극강의 자율성을 소개하는 부분을 과감히 지우고, 추억의 게임이 버려지고 방치되고 심각한 버그(이 SCP)가 생겨나지만 게임사는 무시하는 부분이 처음부터 제시되었다면, 그리고 문제가 강력한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의 단결과 희생으로 버그가 해결되었다면, 여운이 더 크게 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서식으로 서사를 전달하려고 하는 부분과 서사의 기본적인 틀은 좋았지만, 그 서사를 갑작스럽지 않고 일관적이게 전달하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