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미래로 메시지를 보내 다른 시간선에 도움을 준다는 발상이 좋았고, 또 다양한 시간선의 다양한 특성을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스토리가 그냥 평탄하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두 번째 기록의 '당'이 자신들의 존속을 위해 어떤 장치를 숨겨두었다는 반전은 감탄이 나왔습니다. Didic님의 평가와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각 시간선에서의 서사를 생략하고 깔끔한 보고서 형식으로 간추린 것이 더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한 가지 슬픈 점은, 제가 동일한 변칙성을 주제로 쓰던 작품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래도 다행인 점은, 그게 원래 천코 예정작이었다가, 진행이 힘들어서 다른 걸 써서 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쓰려고 했던 방향과는 다른 훨씬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신 것 같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딱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4번째 기록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이 음성 기록을 추가로 첨부하는 이유는 전에도 말했듯이 그 설계도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억하세요, 절대로 그 전송기를 작동시키면 안 됩니다. 저는 이 기록을 마친 후, 설계도가 빠지고 이 기록이 대신 추가된 신호를 미래로 보낼 것입니다. 부디 이 신호가 먼저 보냈던 신호보다 더 일찍 발견되길 바라야겠죠.
신호에 설계도를 포함하고 대신 해당 기록도 같이 넣었다면, 그 설계도를 사용할지 말지는 미래 시간선이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며, 미래 시간선에서 설계도 내부의 '뭔 장치' 역시 분석해서 제거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당' 놈들을 가둬놓고 연구할 수도 있었을 테고요. 그리고 미래로 메시지를 보낼 기술이 없는 시간선이 해당 신호를 받았다면? 제이미 리를 매우 증오하게 되었겠네요.
물론 '급한 상황에서 제이미 리가 판단을 잘 내리지 못했다'라고 설명은 가능하지만, 그래도 아쉽긴 합니다.
시간선을 꼭 미래로만 보내지 말고 과거로도 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 이 부분은 해당 시간선 입장에서 과거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과거로는 못 보낸다라는 식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많은 생각과 감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