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4를 이용한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은 원자의 개수를 보는게 맞습니다. 정확하게는 "전체 탄소 원자 개수 대비 C-14의 개수 비율"을 봅니다.
"반감기"는 방사성 원소마다 고정된 값으로, "이 원소가 몇 개만큼 있었을 때 n년이 지나면 그 개수가 절반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C-14의 경우 약 5730년) 이때 사라진 절반은 소멸한게 아니고, 원자핵이 쪼개지고 중성자를 방출하는 과정(핵붕괴, 감쇠)을 거쳐 더 안정적인 원소로 바뀜으로써 더이상 그 원소가 아니게 되는 겁니다. 이것이 다른 방사성 물질에선 위험도의 지표로나 쓰이는데 탄소에서는 다른 함의를 갖는 이유는, 탄소가 화석이나 유물에 가장 잘 남아있는 원소 중 하나이며 그 비율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계, 특히 대기중에 존재하는 탄소는 일정 비율의 C-14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주선에 의해 C-14가 꾸준히 생성되고, 존재하는 C-14는 계속 붕괴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탄소 중 C-14의 비율은 자연계의 탄소 순환에 포함되어 있는 "살아있는 생물"을 구성하는 탄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생물이 죽어서 생명활동을 멈추면 더이상 대기중의 탄소를 획득하지 않게 되므로 이 생물 내의 탄소는 고정됩니다. 이때 나머지 탄소 동위원소들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방사성 C-14만 붕괴해서 사라지게 됩니다. 탄소연대측정법은 이를 이용해 "남아있는 탄소 중 C-14의 비율이 대기중 비율보다 얼마나 줄어들었나"를 검측하여 대상 유기체가 얼마나 과거에 죽었는지 확인하는 기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감기를 수차례 거듭해서 잔존 C-14가 검측 불가능할 만큼 줄어든 6만년 이상은 연대측정이 불가능한거고요.
"지금으로부터 n년 전 생성된 C-14"임을 판단하는 근거가 C-14 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전체 탄소 대비 C-14의 비율에 있다는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유기체나 유물이 자연비율 이상의 C-14를 획득할 리 없기 때문에 연대측정법의 기법과 계산식은 C-14가 감소한다는 전제로 만들어져 있고, 따라서 C-14가 과투입되어 자연비율보다 많은 경우 생성연대가 미래로 잘못 나올 수 있습니다. C-14를 어떻게 더 획득했느냐가 문제지 이러한 결과 자체는 변칙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