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제3법칙 허브의 씨를 뿌렸던 건 2014년 GoI 경연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경연에 참가하진 않았지만¹, 랜덤데이(A Random Day)님 — 이 범죄 같은 일의 궁극적 공모자이자 파트너가 되실 분 — 이 참가하고 계셨죠.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팀이셨는데, 멤버들 대개 잠수 타서 경연에 참가를 못 하게 됐던 불안한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팀은 — 이때는 사실상 그냥 랜덤데이님이었지만 —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GoI 포맷을 만들어 놓았죠.

1년 정도 빨리감기해서 가면, 초보 작가 그린울프 — 접니다. 혹시 대충 읽다 넘어가실까봐 — 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대성공을 거둔 자기 작품²이 가져다 준 희열에서 벗어나 써먹을 만한 다른 빅 아이디어를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이때가 테리 프래쳇이 시간의 바지(trousers of time)이라고 말하는 순간이었죠. 역사 속에서 결정 하나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게 되는 순간. 제가 트위스티드기어스(TwistedGears)님께 다음에 또 뭘 써 볼지 물어봤을 때, T기어스님이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이야기를 해 주셨죠. 흥미가 동한 저는 그날 오후를 위키에 프로메테우스 글이 뭐뭐 있는지에 다 써먹었고, 그렇게 프로메테우스 GoI 포맷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저는 앉은 자리에서 포맷에 완전히 빠져들게 됐고, 바로 글을 하나 만들었죠. 그리고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아무도 안 받쳐 줄 또다른 GoI 포맷을 따라가는 끔찍한 테일을 썼었죠.

이때쯤에 저는 프로메테우스 연구소라는 GoI와 완전히 사랑에 빠져 버렸고, 언젠가 재해석을 해 보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사이트의 인식을 모든 프로젝트가 완전 망한 실패자 그룹 대신, 첨단 과학 — 변칙적이든 일상적이든 — 을 달리는 연구자들과 첨단 과학에서 나올 법한 모든 위험과 보상을 갖고 있는 연구소로 바꿔 보고 싶었어요. 제가 회상하기로는 그만한 노력은 그냥 치기 어린 생각이었어요. 특히 초보 작가한테는 더욱더. 그치만, 이렇게 글이 됐습니다.

기특대 경연이 굴러갈 적에, 프로메테우스 연구소가 주 작업 대상인 기특대, 그리고 재단의 상호작용을 만들어볼 작정으로 랜덤데이님과 즉시 팀을 짜게 됐습니다. 그 다음에 써푸딩(sirpudding)님과 타이젠틀리(TyGently)님이 들어오셨죠. 이 팀 덕분에 제3법칙 허브로 나갈 발판을 착실하게 다질 수 있었고, 또 팀 회의 덕분에 제3법칙 허브가 제 머릿속에만 굴러다니든 막연한 형상들보다는 훨씬 더 탄탄한 개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몇 달이 지다면서, 제3법칙 허브는 살을 찌우고 변화해 가면서 주제와 범위를 프로메테우스 카논을 넘어서 프로메테우스가 바라보는 초상기술 카논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제가 샌드박스에 카논의 허브 프로토타입을 올린 뒤로, 더 많은 디테일들의 살이 붙고 제3법칙에 들어갈 더 많은 글들이 나오면서 몇 달 동안 점차 허브가 커지게 되었죠. 그리고 더 많은 작가들이 제3법칙에 글을 투고하면서 더 커지게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먼저, 제3법칙이 뭐가 아닌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것은 프로메테우스 연구소만 등장하는 카논이 아닙니다.
• 이것은 신격화 팀 글만 소재로 삼는 카논이 아닙니다.
• 이것은 파란색에 모든 걸 바치는 카논이 아닙니다.
• 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

제3법칙은 초상기술(paratech)에 초점을 맞추는 카논입니다. 개발, 규제, 이용, 효과,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참여하거나 관련될 일이 생긴 사람들이 등장하죠. 제3법칙에서 기본 공리가 되는 사실은 바로, 변칙존재는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나중에 이해할 수 있으며, 초상기술은 베일 바로 뒤에서 사업과 시장으로 번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 연구소가 초상기술의 단일 최대 생산자이(었으)므로 이 카논은 자연스럽게 연구소에 크게 초점을 맞추겠지만, 딱 거기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카논 글 중에서 연구소가 직접 등장하는 글은 두 개밖에 없습니다.

두줄 요약. 제3법칙은 마법과학(magitech)과 SF(공상적 요소를 과학의 요소로 연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을 다루는 카논입니다. 이 카논에서는 광대한 변칙적 세계, 약하지만 여전히 멀쩡한 베일, 알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존재들을 상대하는 과학적 방법들의 능력을 상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