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플롯을 조금이라도 미리 구상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으로는 백일장에 나갔는데 "수학하는 여성을 주제로 시를 써 보세요"라는 말을 들은 느낌이네요. 조금 더 나가 봤자 수학술사 세미고…
말씀만 듣기로는 사실 이 소재에 꼭 미스터가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냥 미연시는 미연시대로 미연시일 수도 있지 않나요? 왜 꼭 미스터인가요? 저는 GAW라는 설정 자체를 안 좋아하지만, GAW가 미스터를 패러디하는 과정에 담긴 함의는 꽤 설득력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당장은 "그래서 우리도 한 번" 빼고는 아무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에, 미스터라고 하건 아니라고 하건 이야기에 전혀 차이가 안 나거든요. GoI는 많이 쓸수록 좋다고야 합니다만, 개연성이 없이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가 부지기수입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제가 GAW에 담긴 저만의 동기와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해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선은 SCP 자체를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리스트[맨 밑에 붙는 미스터 리스트]는 누가 보더라도 원더테인먼트를 언급한 내용이고, 많은 국면에서 원더테인먼트를 모방합니다(리틀 미스터 설명글에서 리프팅 텍스트까지 포함해서). GAW는 이를 인정하지만, "원더테인먼트 박사의 리틀 미스터에 의거"라거나 "원더테인먼트 박사와 관련 없음"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누구래요?"라고 하죠.
자, GAW는 분명히 원더테인먼트 박사 브랜드를 철저하게 알아서 그 이미지 상에 실제 인간을 창조하기까지 합니다. GAW가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누구래요?"라고 묻는 건 박사를 떨쳐 버리기 위한 행동이죠. 상징적으로 박사는 GAW가 발견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GAW의 메시지는 "우리가 더 잘 만들어, 우린 당신 작품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심지어 우리 자신조차 그렇게 안 받아들이지"입니다. 원더테인먼트가 자신의 지적재산에 얼마나 방어적인지 생각해 볼 때, 이건 인유어페이스로 뺨따귀를 날리는 행동이죠.
이 작품은 표절이 아니라 패러디입니다. 그렇게 딱히 친숙한 방식도 아니고요. 최대한 많은 원더테인먼트 스타일을 표절하고, 그 제품들을 토대로 주관적 향상을 거쳐 갈수록, 패러디는 더 선명해지고 강해집니다. 불길함 씨[SCP-2842]와 함께 GAW는 이러한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이름 이상한 사람 옆에다 단종됨 태그 붙이는 건 되게 불길하다는 사실에요.
— CWW
PS : 플러그소프트는 성격상 원더테인먼트와 상극입니다. 원더테인먼트의 성격은 대개 아날로그적 장난감으로 정립되는데, 장난감 회사가 컴퓨터 게임 때문에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재단 세계관에서만 그런 게 아니거든요. 위에 CWW 코멘트에도 있듯이 정말 플러그소프트가 미스터를 도용했다간 원더테인먼트가 눈에 불을 켤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