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의 죽음

새를 모두 잡으면 활은 감추어지고,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 범려


본디 움직였건만, 움직이지 않으며,

본디 죽일 수 없었건만, 이미 죽었다.

본디 임신했건만, 무사히 출산했으며,

본디 요절했건만, 이미 용서했다.

본디 무시당했건만, 영원히 무시당했으며,

본디 잊혀졌건만, 영원히 잊혀졌다.

본디 지배했건만, 전설이 되었으며,

본디 창조했건만, 조용히 떠났다.

본디 증오했건만, 먼지로 돌아갔으며,

본디 기뻐했건만, 바다로 돌아갔다.

본디 부서졌건만, 다시는 완전할 수 없으며,

본디 강대했건만, 다시는 성장할 수 없다.

본디 무한했건만, 결국 끝났으며,

본디 유한했건만, 다시 평범해졌다.

기록할 수 없었건만,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말할 수 없었건만, 다시는 변칙적이지 않았다.

물속의 시체는 이미 건져냈으며,

하늘의 개는 이미 돌아왔다.

은 인간을 증오하지 않으며,

태양은 죽음을 불러오지 않는다.

현왕은 결국 죽었으며,

폭군은 결국 되살아나지 못했다.

불멸의 문화는 끝을 맞았으며,

만병통치약은 능력을 잃었다.

장막 뒤의 영웅들은 평범함을 기대했으나,

평범함은 그들의 것이 아니였다.

기억소거제가 없으니,

그들을 어찌 사회로 되돌려 보낼 수 있는가?

공을 치하함도, 경축회도 없으며,

오직 판결문, 무자비한 총탄 뿐.

새를 모두 잡으면 활은 감추어지고,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변칙이 사라지다.

재단은 이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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