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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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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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명이 앉은 열세 개의 의자가 깊숙한 땅 속 휑뎅그레하게 큰 방의 길쭉한 타원형 테이블 주위에 놓여 있었다. 벽에는 화면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관련된 핵심 통계 수치들을 보여주었으며 다른 것들은 복도와 뜰, 실험실과 격리실의 실시간 영상이었다. 그러나 이 화면들은 무시당하고 있었는데, 긴 테이블의 중앙에 놓여 있는 무언가 때문이었다. 길고 매끈한, 검은 나무 손잡이에 날카로운 강철 창머리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런 염병 맙소사." 미국인이 가까이 들여다보려 몸을 숙이며 말했다. "진짜로 끝마친 거군."

외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 꾸러미를 하나 꺼냈다. "그렇지, 뭐, 충분히 노력을 들이면 많은 일을 이룰 수 있는 법이니까."

찌르레기가 테이블 끝 근처의 자기 자리에서 미소지었다. "많은 일이라, 맞는 말이야. 위대하고 끔찍한 것들도.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지으려고 수천 명을 살해했지."

"내가 알기론 피라미드는 사실 엘비스와 투팍이 지은 거였는데." 회계사가 말했다. "내가 그걸 아틀란티스하고 헷갈리는 거일 수도 있지만."

그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그게 무슨 역할을 하지?" 부족한 자가 말했다.

테이블 끝에서 꺼림칙한 공허가 흔들렸고, 공기가 갑작스레 차가워졌다. 거기에서 어느 목소리가 나왔다. 조용했으나 진지했고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였다.

"그건 불신자의 창이야." 또다른 감독관이 말했다. "늙은 왕 사루스의 신을 믿지 않는 창이지." 유령 같은 공포스러운 존재가 부드럽게 흥얼거렸다. "환상적이군."

외부인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그녀가 가지고 있던 꾸러미에서 서류철을 꺼내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질문에 답하자면, 짧게 답하면 '아마도 많은 것들'이겠지. 길게 답하면 우리도 모른다는 게 될 테고. 우리가 대악마 넷 중 마지막 놈을 격리하고 아폴리온의 무덤에 접근한 이래로, 이 창에 대해 더 알아내기 위해 거기서 찾은 글들을 연구하는 중이야. 그 왕에게는 틀림없이 꽤나 중요했을 거야. 아니면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테고 가져오는데 그렇게 많은 생명을 바쳐야 하지도 않았겠지."

그녀가 리모컨을 꺼내들어 반대편 벽에 걸린, 방에 있는 가장 큰 모니터에 신호를 보냈다. 화면에는 먼지투성이에 어두운 무덤의 내부가 나타났고, 거대한 석관에 은색 사슬로 창이 매달려 있었다. 다음 사진은 그들 중 몇몇은 뭔지 알고 있는 언어로 쓰인 책의 본문이었다.

"그거 다에바 건가?" 찌르레기가 어리벙벙해서 물었다. "속기로 썼으니 다에바인이 쓴 건 아니군. 이게 어디 있었는데?"

"무덤 속에." 외부인이 말했다. "우리가 이 책들에서 얻어낸 정보에 의하면, 이 구절은 다에바 포로나 노예들이 쓴 것이거나, 다에바 도서관에서 훔쳐온 것들이야. 왜 그것들이 아폴리온과 함께 묻혔는지는 확신하지 못하겠군. 하지만 이들 중에는 창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무덤이 여럿 있고, 왕국보다도 수 세기는 오래되었고 어쩌면 다에바보다도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 그 시점 이전에는 역사적인 기록이 없어 범위를 좁히기는 어렵지만, 그런 고대 문명에게도 그 창은 전설에 나오는 무기로 여겨졌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어."

부족한 자가 혼란에 차서 테이블에 손가락 마디를 톡톡 두들겼다. "그건 다 이해하겠는데, 난 짧은 답을 원해. 왜 이게 중요한 거고 왜 그걸 얻는데 그렇게 많은 D계급들을 쓴 거지?"

미국인이 그를 노려보았다. "저건 신들을 죽여, 배론. 만약 저걸 신한테 던지면, 그 신은 죽는 거야." 그가 손을 공기 중에 휘저었다. "휙. 그냥 그렇게."

부족한 자의 얼굴이 불편하게 일그러졌다. "그거 정말 터무니없군. 신을 죽일 순 없어."

"오 가능해," 또다른 감독관이 침착하게 말했다. "틀림없이 할 수 있고말고. 모든 시간을 통틀어 소수만이 이뤄낸 놀라울 정도로 어려운 위업이지, 하지만 예전에 망각에 넘겨져 버린 끔찍할 정도로 강력한 존재들이 있었어."

기록 보관자가 자기 앞 책상에 놓인 책 한 권을 재빠르게 넘겼다. "그래, 만약 내 기록이 정확하다면, 아마 맞을 텐데 왜냐하면 번역할 필-필요도 없고 동굴 속에 박혀 있지도 않으니까-" 외부인이 그녀를 독살스럽게 노려보았다 - "수-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설들이 있지, 어쩌면 더 이전일 수도 있는데, 신을 죽-죽일 수 있는 여러 무기에 대한 것들. 대체로는 검, 화살, 그런 것들인데. 대부분은 거짓으로 확인되었거나 고대에 소-소실되었지만, 가장 오래도록 이어진 전-전설은 아마도 이거야. 창. 사-사실, 모든 근-근대사를 통틀어서 그-그렇게 강력한 무기에 대한 그-그런 소문은 없었어."

"음," 또다른 감독관이 그 대답에 살짝 경쾌하게 답했다. "하나 있었지." 긴 테이블의 반대편 끝에서, 그림자 속에 얼굴을 감추고 앉아있는 형체가 의자에서 들썩거렸다.

"그래, 다이엔, 고마워." 외부인이 짜증스러운 듯 말했다. "그 창에 대한 가장 오래된 전설 중 하나에는 그리스도교 전설 상의 인물인 루시퍼가 나와. 그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리모컨을 다시 눌렀고, 다음 사진은 어떻게 보면 빈약하게나마 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신이 루시퍼를 쳤을 때 강철 왕관 조각이 그와 함께 땅으로 떨어졌으며 카인이 발견했다고 하지. 그 이야기에선 카인이 바위가 아니라 그 파편으로 어떻게 아벨을 죽였는지 이야기하면서, 그 끔찍한 힘을 깨닫자 카인이 제 동생의 뼈로 창을 깎았다고 하더군."

테이블은 잠시 동안 조용했다.

"대단한 허풍이군." 거짓말쟁이가 자기 발을 테이블 위로 올리고 키득거리며 말했다. "난 개소리는 보자마자 알지, 그리고 그건-" 그자가 화면을 가리켰다. "-개소리야."

"자 자." 역겨울 정도로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테이블 맞은편에서 춤을 추었다. "시걸 씨가 사람들이 테이블에 발을 올리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자기. 전에도 얘기했었잖아."

거짓말쟁이가 빠르게 발을 다시 내렸다. "죄송합니다."

그린이 조명 아래로 몸을 숙였고, 좁은 사각형 안경이 코 끝에 걸려 있었다. "오, 걱정하진 마. 난 그저 오늘 아무도 주의가 산만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거든, 우리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는." 그녀가 미국인을 쳐다보았다. "루퍼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이걸 보관해 둘 만한 곳을 알고 있나?"

미국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아니. 관련없는 사람들이 파헤치지도 않고 그냥 넣어둘 수 있을 만한 데는 전혀 없어. 그냥 여기 두는 건 어때?"

그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긴 안 돼. 필요할 때 우리가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데 둬야 하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대적해서 쓸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데여야 해." 그녀가 한 손가락을 턱에 대고 두드렸다. "누구 아이디어 있는 사람?"

방이 다시 조용해졌다.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넌 어때, 로보토 양반?" 그녀는 딱히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말하는 것 같았다. 갑작스레 방에 있던 화면들이 까맣게 되더니, 중앙에 붉은 점이 있는 짙은 회색 원과 화살표로 바뀌었다. "우리가 이걸 둘 만한 데 알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나한테 지금 당신들이 앉아있는 곳보다 더 안전한 장소를 알고 있느냐고 묻는 거야, 화면에 뜬 글은 이랬다. 그 답은 아니오야. 여기보다 더 안전한 장소는 없어.

그린이 씩씩거렸다. "음 어딘가는 있겠지, 안 그래? 우리가 놔둘 수 있는 곳이 전혀-"

테이블 반대편 끝에서 갑작스레 전화가 울리자 그녀는 조용해졌다. 그림자에 싸인 형체가 그걸 내려다보고는, 세 번째로 전화가 울릴 때 한 손을 뻗어 집어들었다. 잠시 동안 작은 목소리로 통화하고, 그 형체는 다시 전화를 내려놓았다.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은 조용히 그 형체를 쳐다보았다.

"소피아가 가져갈 거야." 설립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라면 그 창을 시간으로부터 숨길 수 있어, 어떤 방법으로도 방해할 수 없도록." 그가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고, 다시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너희 역시 모두 다 이 창에서 마찬가지로 거리를 두도록 하라고."

대사가 혼란에 차 이마를 찌푸렸다. "잠시만요, 괜찮으시다면. 미국인(L'Américain)은 그게 신들을 죽이는 창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죠? 그럼 그게 왜 우리에게 위험이 되는 거죠? 우린 신이 아니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설립자가 다정하게 미소지었다. "장, 넌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한다니까." 그가 테이블을 내려다보았다. "다이앤, 루퍼스, 모티머. 아폴리온 기지에 있는 도나의 팀에 너희가 가진 자산을 하고 싶은 만큼 보내. 소피아," 그녀가 자기 옆의 그림자에 싸인 채 움직이지 않고 있는 형체를 쳐다보았다. "이걸 가져가. 안전하게 보관해 둘 만한 곳을 찾아. 난 널 믿어."

그 형체가 살짝 깜빡거리더니 창과 함께 사라져 버렸고,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은 그 형체가 애초에 자리에 와 있지도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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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스터 슬론의 비행기가 하늘을 떠다니는 동안 객실을 채운 유일한 소리는 제트기 엔진이 웅웅거리는 것뿐이었다. 그와 캘빈은 맨 앞쪽 근처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고, 잠깐 얘기를 나눴으나 지금은 객실 앞에 있는 텔레비전을 쳐다보고 있었다. 소리는 나오지 않았으나 내용은 분명했다. 뉴스 자막은 이랬다. "프랑스 백만장자인 장 르뮤 베트랑이 보안 문제를 이유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쥬피터 축제 참석을 취소했습니다."

올리비아 역시 보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그다지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초점은 뚜렷했다. "장 베트랑, 그게 대사죠, 맞죠?" 그녀가 화면을 곁눈질했다. "그 사람 항상 이렇게… 공개적이에요?"

"그게 그자가 하는 일이야." 슬론이 으르렁거렸다. "재단의 PR 일을 맡는 예쁘장한 얼굴이지. 파티를 놓칠 사람은 딱히 아닌데, 그래도." 그가 턱을 긁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보군."

갑작스레 객실 전화기의 불이 부드러운 삐삐 소리와 함께 켜졌다. 슬론이 그쪽으로 걸어가 버튼을 눌렀다.

"검은 달은 우는가?" 그가 물었다.

"한 번도 쉬지 않고서." 여자 목소리가 답했다.

슬론이 한숨을 내쉬었다. "좋은 저녁이군, 프리실라. 무슨 일이야?"

반대편의 여자가 그에게 혀를 찼다. "우리 요원들은 되찾았어?"

슬론이 그들 셋을 돌아보았고, 그의 코가 약간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불러도 될 것 같군. 뭐가 필요한데?"

"뉴스는 봤을 테지." 그녀가 말했다. "대사가 오늘밤 계획을 취소했어. 아마 그랬는지에 관심이 갈 테지. 한 시간 전에 그에게서 전화를 받았어, 신원이나 기타 등등 다 확인했고, 계획을 취소한 건 우리와 만나서 조건을 논해보고 싶어서라고 알려주더군."

슬론의 강철 같은 눈이 어두워졌다. "조건? 무슨 조건?"

"항복." 노리스가 말했다. "이제 그들 중 남은 건 몇 명뿐이고, 마침내 힘든 상황이 끝나고 있는 거지. 가라앉는 배에서 도망치는 쥐새끼인 거야."

실베스터는 여전히 텔레비전을 쳐다보고 있던 캘빈을 바라보았다. "함정 같은 느낌이 드는데, 프리실라." 그가 천천히 말했다. "이 일로 그자는 뭘 얻어내려고 하는 건데?"

"자기 목숨." 그녀가 말했다. "기꺼이 재판정에도 서겠다는군, 그저 죽고 싶지 않다면서."

슬론이 입술을 깨물었다. "놀랍진 않네, 겁쟁이 자식. 뭘 내놓겠다는데?"

"정보, 그리고 자기 사직서. 모든 것을 보는 눈이 어디 있는지 말해줄 수 있다는군."

캘빈이 전화기 쪽을 바라보았고, 그러고는 올리비아와 애덤을 바라보았다. 올리비아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고, 찌르레기와 같이 보낸 시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얼굴이었다. 애덤은 비행기에 탄 뒤로 창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캘빈이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하고 얘기하고 싶대?" 그가 물었다.

노리스가 비웃었다. "나지, 당연히. 우리 선임 외교관으로서, 그자와 내기에 나설 권한이 있는 건 나뿐이야."

"그보다는 이 여자 혼자 가서 잡아다가 따먹을 것 같은데." 슬론이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낮게 웅얼대는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경호팀이 필요할 겁니다." 캘빈이 말했다. "빨리 움직여야 할 거고."

"난 아마추어가 아니야, 루시엔 씨." 그녀가 비웃었다. "나한테 일을 어떻게 하라고 이래라저래라-"

"여전히 마음에 안 들어." 슬론이 끼어들었다. "그자의 의도가 뭔지 전혀 모르잖아."

"당연히 모르지 - 아직 만나지도 않았으니까, 실베스터. 그것 때문에 외교가 있는 거야. 그 외에도, 결정은 이미 내려졌어. 내가 오늘 밤 그자를 만나고 추가 심문을 위해 델타로 데려온다. 그에게서 필요한 걸 얻어내면, 이 모든 게 지나갈 때까지 잡아둔 뒤에 자유롭게 보내줄 거야."

"결정이 이미 내려졌다고?" 슬론이 버럭 소리질렀다.

"그래, 실베스터. 그가 우리에게 연락한 직후 표결에 부쳤지. 만약 참석하고 싶으셨으면, 택배 임무에 가겠다고 뛰쳐나가지 말고 그냥 감사 카드하고 열기구나 보낼 수도 있었잖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냥 떠나면 안 돼, 우린 전쟁 중이라고, 어쨌든."

슬론이 이를 갈아대는 소리가 났다. "이 대화가 어디서 이루어질 건데?"

"O. R. 탐보 국제공항." 그녀가 답했다. "왜, 설마 지금 그런 생각하는 건 아니지-"

슬론이 다시 전화기를 걸려있던 곳에 내려놓고 한숨쉬었다. "프리실라는 능숙한 외교관이지만, 안타깝게도 이건 그녀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야. 베트랑은 변칙적인 카리스마가 있는 걸로 악명이 높다고. 그를 따먹고 싶게 될 거라고 한 것도 농담 아냐, 마찬가지로. 프리실라도 말은 잘하지만, 똑똑하다거나 자기인식이 뛰어나다곤 말 못하겠군."

"뭘 하고 싶은 겁니까?" 캘빈이 말했다.

그가 신음했다. "나도 모르겠군. 그쪽의 자네 두 동포는 다시 돌아갈 만한 상태는 아니야. 프리실라가 이 일을 혼자 다루게 두는 것도 마음에 안 드니, 내가 가서 무슨 일이 터지기 전에 막아야겠군. 자넨," 그가 말을 멈췄다. "자넨 지금 어떤지 모르겠어. 괜찮은 건가?"

캘빈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빴던 적도 있는데요."

"그럼 나와 함께 와도 좋아. 우린 탐보에 내려서 출발하고, 이 둘은 델타로 무사히 돌려보내자고. 동의하나?"

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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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그리고 한 차례 선잠을 잔 뒤, 그들은 팡파르도 없이 요하네스버그에 착륙했다. 그들이 내릴 준비를 하는 동안, 슬론은 타맥 반대편 끝에 있는 비행기를 가리켰다. 옆면에는 "머나먼 지평선 항공"이라고 쓰여 있었다.

"재단 위장이야." 그가 말했다. "그자가 여기 있어."

캘빈이 물건을 챙기고 나가려 움직이다가 주저했다. 그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던 올리비아와 애덤에게 몸을 돌렸다. 그들의 얼굴은 시무룩했다.

"여기 있어." 그가 말했다. "이 일이 끝나면 데리러 올게."

올리비아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애덤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캘빈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고, 캘빈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는 격렬함이 있었다. 대신 고개를 끄덕여 주고 그는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와 슬론은 타맥을 지나 공항으로 들어갔고, 캘빈은 반란 요원들이라고 바로 알아본 사람들 몇 명이 옆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다가오자, 슬론이 주머니에서 은반지를 하나 꺼내 보이도록 들어올렸다. 식별 장치를 확인하고, 요원들이 문을 열어 그들을 들여보냈다. 긴 복도 몇 개를 내려가자 한 요원이 옆문으로 안내했다.

그 너머의 방은 작았다 - 공항 직원들을 위한 회의실 같았다. 탁자에 앉아있는 건 급작스레 아주 열받은 프리실라 노리스와 한 남자였다. 그는 깔끔하고 빳빳한 황갈색 블레이저에, 밝은 파란색 셔츠와 어두운 파란색과 황갈색이 섞인 슬랙스를 입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오자 남자는 일어서서 미소지었으나, 캘빈의 시선을 마주하자 잠시 주저했다. 다른 이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고, 남자는 빠르게 그 감정을 감췄다.

"실베스터." 노리스가 분해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슬론이 황갈색 재킷을 입은 남자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지었다. "날씨를 즐기는 중이지, 프리실라. 오랫동안 이렇게 남쪽으로 내려와본 적이 없었다고. 이런 건 내 늙어빠진 헐렁한 피부에는 좋아서 말야." 그가 남자에게 돌아서서 악수했다. "실베스터 슬론입니다, 반갑군요."

남자의 미소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건 캘빈도 눈치챘다. 그는 기이할 정도로 잘생겼고, 검은 머리카락은 머리 뒤로 넘겼고 매끈한 얼굴에는 이렇다 할 만한 잡티도 하나 없었다. 그의 눈은 짙은 녹색이었으며, 웃음소리는 음악이나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 같았다.

"장 베트랑입니다, 오히려 저야말로 정말 반갑습니다." 그 남자가 말했다. "절 만나러 이 멀리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슬론 씨. 방금 노리스 씨께 제가 여러분께 지나치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니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있었답니다."

슬론이 손사래를 쳤다. 캘빈은 그를 쳐다보았고, 가장에도 불구하고 실베스터가 아주 조심스럽게 창문을 보면서 귀를 세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무 문제도 아닙니다, 물론." 슬론이 캘빈을 가리켰고, 그가 약간 허리를 숙였다. "제 동료는 아시겠지요, 캘빈 루시엔이라고?"

베트랑의 얼굴이 한순간 얼어붙었다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네, 네, 감독관들을 사냥하는 남자군요." 그가 캘빈에게도 한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정말 그들의 핵심부까지 뒤흔들어 놓으셨더군요, 루시엔 씨."

캘빈은 답하지 않았으나, 그들은 방 안의 팽팽한 분위기를 대변하듯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베트랑이 그들에게 앉으라고 몸짓을 해보였고, 그들 모두 그렇게 했다.

"최대한 간결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계속 재잘거리는 버릇이 있어서요. 당신이 한 일은, 루시엔 씨, 재단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동료들이 한때 수행했으나 더 이상 돌아가고 있지 않은 핵심적인 부분들이 있죠. 옛날에는 이런 힘든 시기라면 그린이나 루퍼스에게 연락해 그들의 지혜를 빌렸겠지만, 그들 또한 부재한 상황이어서요." 그가 재킷을 살짝 바로잡았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온 겁니다. 전 현실주의자입니다. 그리고 제가 재단의 목표에 오래도록 헌신해오기는 했지만, 전 어떤 이념보다도 제 생명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답니다. 사실,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여러분의 이념이 그자들을 이기고 있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제 다시 생각해볼 때가 온 걸지도 모릅니다."

"이밖에도," 그가 말을 이었다. "전 여러분이라면…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예리한 능력이라고 부를 만한 걸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 전 사람들을 쉽게 읽어내죠. 아무 문제 없이. 설령 큰 무리라 하더라도, 전 아주 편안합니다. 그들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상당히 다릅니다. 재단 안에는 뭔가 거대한 게 돌아다니고 있어요, 아주 강력한 뭔가가. 그 힘은 상급감시사령부에서 나오고 있고, 매일매일 커지고 있습니다."

캘빈은 생각에 잠겼고, 그가 창고에서, 그러고는 첨탑에서 느꼈던 존재에 대해 생각했다. 자신이 진드기로 보일 정도로 거대한 뭔가가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설립자." 캘빈이 말했다. "아론 시걸."

베트랑이 그를 바라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가장 그럴듯하죠. 전 사람 하나일 뿐이고, 재단의 대사일지는 모르지만 이 힘과 그 존재의 목표 사이에 있고 싶어 안달나 있지는 않습니다. 되려 전 그 존재가 소멸하는 걸 보고 싶어요.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로는, 당신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손바닥을 펼친 채로 손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제가 제안하는 건 이겁니다. 전 상급감시사령부의 위치를 알고 있고, 다른 많은 재단 기밀 기지들의 위치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곳들이 어디 숨겨져 있는지 보여드릴 수 있어요. 전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쓸모가 있을 재단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들이죠. 이 일이 끝나면, 당신 조직에 난장판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지요. 전 많은 조직에 연줄이 있고 유명합니다. 아주 귀중한 자원이죠."

노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린 기꺼이 당신의 도움을 받아들일 겁니다, 장."

베트랑이 그녀를 쳐다보았고, 잠깐 동안 그의 눈이 번쩍였다. 캘빈은 주위를 둘러보았고, 다시 한 번, 그걸 알아차린 사람이 자기뿐인 것 같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베트랑이 뭔가에 놀라기라도 한 듯이 자기를 곁눈질하는 걸 알아차렸다. 노리스는, 그러나 말을 계속했다.

"당신을 여기서 빼내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재단이 어떤 종류의 간사하고 위험한 대응을 해올지 알 수가 없으니-"

그 말에 때를 맞추기라도 한 것인지, 누군가가 멀리서 소리치는 게 들렸다. 목소리가 더 들려왔고, 무슨 강력한 자동무기에서 일제히 발사되는 총소리가 났다.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노리스의 보안 팀이 복도로 열을 지어 나갔다. 더 많은 총소리가 공기를 채웠다. 캘빈이 돌아보자, 베트랑이 창백해진 게 보였다.

"그놈들입니다." 그가 말했다. "날 잡으려고 온 거에요. 맙소사, 날 죽일 거에요."

"난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슬론이 그의 재킷을 잡고 복도로 당기며 말했다. 노리스가 그들을 뒤따랐고 캘빈도 움직였다. 지나가는 동안 슬론이 노리스의 경호원에게 알렸다.

"만약 적대적인 놈들이 있으면 사살하게."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 난장판은 나중에 처리할 테니까."

그들은 또다른 긴 복도를 내달려 식당으로 나왔다. 공항 직원들이 서성거리고 있었으며, 그들 무리는 빠르게 직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 뒤쪽 복도에서 점점 더 많은 총소리가 메아리치자 슬론이 베트랑을 앞으로 떠밀었다. 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식당에 있는 사람들도 위험을 피하려 비상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노리스, 캘빈, 슬론과 베트랑도 그 틈에 섞여 함께 터미널 바깥으로 나갔다.

그들은 큼지막한 로비로 나왔다. 더 많은 사람들이 - 아마도 승객들이겠지만 - 이제 비상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슬론이 게이트 한 군데를 가리켰다. 그의 제트기가 타맥 위에 놓여있는 곳으로 통하는 입구였다. 그들이 공항 반대편 끝의 문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할 때, 뒤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캘빈이 몸을 돌리자, 먼지와 파편 너머로 네 개의 형체가 연기 속에서 나타나는 게 보였다. 그들은 인간이었으나, 뭔가 별세계 같고 묘한 부분이 있었다. 가장 앞에 있는 건 머리를 빡빡 깎고 육중한 갑옷을 입은 키 큰 남자였다. 여자 둘 중 하나는 불이 타오르고 있는 화염방사기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장거리 소총을 들고 있었다. 마지막 남자는 기관총 같은 걸 들고 있었고, 등에 짊어진 꾸러미에서 길게 총알이 튀어나와 장전되어 있었다. 그 넷이 일제히 캘빈을 쳐다보더니, 그에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오 씨발." 캘빈이 말하고는,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기관총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기둥 뒤로 몸을 숙였다. 그들 무리 뒤로 반란 보안 요원들이 로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네 암살자들에게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댔다. 거기에 시선이 쏠린 그들은 돌아서서 보안 팀과 교전했고, 캘빈은 돌아서 다시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빗발치는 탄환을 피하려 몸을 숙이고 좌우로 움직이면서, 캘빈은 그들 뒤쪽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의 광경을 잠깐씩 돌아보았다. 그는 넷 중 한 여자가, 요원을 허공으로 들어올려서는 얼굴에 화염방사기를 가져다대는 걸 보았다. 남자 중 덩치가 큰 자는 벽에서 강철 지지대를 뽑아내서는 다른 두 사람을 꼬챙이처럼 꿰어버렸고, 그들은 온몸을 비틀고 달랑거리다가 고꾸라졌다. 총알이 캘빈 근처의 금속 책상에 팅 소리를 내며 튕겨나갔고, 멀리서 장거리 소총을 든 암살자가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며 총을 쏘는 게 보였다. 그가 다시 움직이려고 하던 다른 세 명에게 시선을 돌렸다.

"숙여요!" 그가 소리질렀다. "숙이고 있어요!"

슬론은 탁자 밑으로 숨었으나, 베트랑은 휘청거리다 줄지어 선 의자들에 걸려 넘어졌다. 그가 넘어지자, 노리스가 새된 소리를 내며 도우려고 일어섰다. 캘빈의 귀에 소총에서 나는 펑 소리와 그녀의 두개골에서 나는 펑 소리가 동시에 들렸고, 노리스의 의식은 분홍색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노리스의 회백질이 줄줄 흘러 자기에게 흩뿌려지자 슬론이 소리를 내질렀고, 캘빈이 몸을 숙이고 그를 테이블 아래에서 끌어냈다. 총알이 머리 위에서 윙윙거리는 가운데 그들 셋은 문을 향해 기어갔다.

출구에 도착하자, 캘빈은 문을 밀쳐 열고 함께 타맥으로 내달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슬론의 비행기가 활주로에 오르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게이트로 향하는 다른 제트기 아래로 지나갔고, 재단 암살자 넷이 창문 유리를 부수고 서서 그들을 박살낼 기세로 던진 머리 없는 요원의 시체를 간신히 피했다. 캘빈은 돌아보지 않았으나, 슬론이 그를 옆으로 밀치고 총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가자 몸이 주저앉는 게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자, 실베스터는 자기 다리를 붙잡고 있었고, 바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헉 하고 숨을 쉬며 캘빈을 바라보았고, 또다른 총알이 그의 심장을 뚫어버리자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

또다른 총알이 옆을 지나 타맥에 박혔고, 캘빈은 몸을 굴려 땅에 공처럼 몸을 말고 있는 베트랑을 붙잡았다. 캘빈은 그의 얼굴에 새겨진 비참한 표정을, 그가 소리 없이 입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공포에 질려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의 주변 활주로에 있는 스피커들이 쉿쉿거리고 치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느 목소리가 공항에 메아리쳤다 - 아이 같고 부자연스러운 목소리였다.

이란투…

…반란자가 아니야…

…내게 반란자를 데려와…

배신자는 죽여.

쌕쌕거림 같은 무언가가 베트랑의 입에서 빠져나왔고, 그는 갑작스레 일어서더니 도망치려 했다. 그 넷 중 가장 키가 큰 자, 목소리가 이란투라고 부른 자가 삼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려 착지하자 캘빈은 쿵 하는 둔탁한 소리를 들었고, 그자는 베트랑을 향해 활주로를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 돼!" 베트랑이 비명질렀다. "안 돼! 가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할게요, 원하는 건 뭐든지 할테니! 제발!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발! 죽고 싶지 않아요!"

그 목소리가 스피커 사이로 다시 터져나왔다.

배신자.

배신자.

배신자.

베트랑은 뒤로 넘어졌고 뒤로, 이제는 그의 앞에 서 있는 무장한 남자를 피해 기어갔다. 이란투가 한 발을 들어 베트랑의 다리를 짓밟았고, 쩍 하고 깨젹나가는 소리와 함께 다리를 조각조각내 버렸다. 그가 비명을 지르고 다리를 붙잡았다.

"제발! 제발! 이란투, 제발! 이러지 마! 제발! 난 그냥 살고 싶었던 것 뿐이야! 이런 일을 바란 게 아니라고!"

이란투가 오른손으로 베트랑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머리를 고정시켰다. 왼손은 자기 벨트로 가져가 작은 검은색 손도끼를 꺼내들고는, 베트랑 앞으로 가져가 쥐었다. 그걸 보고서 감독관은 아기처럼 꾸르륵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이란투가 손도끼를 위로 올렸다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베트랑의 두개골에 내리찍어 벌려버렸고, 베트랑의 충혈된 눈이 뒤로 뒤집혔다. 이란투가 손도끼를 떨어뜨리고, 그 갈라진 자리에 양손을 집어넣어, 사람이 과자 봉지를 여는 것만큼이나 쉽게 두개골을 둘로 뜯어버렸다. 잠시 뒤 베트랑의 몸은 자연히 땅에서 꿈틀거렸고, 공항은 조용해졌다.

그자가 다가오자 캘빈의 숨도 가빠졌으나, 제트기 엔진의 소리가 침묵을 깼다. 그들 모두 몸을 돌려 슬론의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걸 보았고, 캘빈의 심장은 가슴 속에서 미친 듯이 뛰었다. 갑작스레, 멀리서 기관총이 돌아가는 게 들렸고, 납탄이 허공에 선을 그리며 일제히 하늘을 가르고 날아가 비행기의 엔진을 맹공격하는 것이 보였다. 기관총을 들고 있는 남자는 레이저만큼이나 정밀하게 비행기를 겨냥하고 있었고, 비행기가 멈춰서고 하늘에서 불타며 떨어지자마자 그자는 방아쇠에서 손을 뗐다.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서 불타는 광경을 보자 창백한 잿빛 공포가 캘빈을 빠르게 감쌌다. 잽싸게 고개를 드는 순간 이란투가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게 보였고, 그리고 그러고는 그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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