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생클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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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직 서

사번: ███████
소속(부서): 제15연구지구
등급: 1등급
성명: Johnny Shankly

생클리 씨,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아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요.

제가 중학교 때 당신의 직업을 물어보았을 때 "우리는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한단다." 라고 말했죠.

당연한 거지만, 저는 그때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형처럼 되서 형과 같이 그 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제 인생은 당신처럼 되기 위해, 당신의 노선에 취항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런데 누가 보면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같이 일하고 싶어 했던 자신의 친형에게 당신 혹은 생클리 씨라고 부르며 사직서를 내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게다가 저는 이 상황이 매우 어색합니다. 당신과는 고등학교 졸업이후 제대로 대화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쓰는 글 같은 건 199█년 이후 쓴 적이 없기 때문이죠.

망할! 글에 █ 넣는 것이 버릇이 되었나봅니다. 당신이 소개해준 이곳에서 일하면서 생긴 직업병중 하나죠.

당신이 준 이 일자리 덕분에 제가 먹고살고는 있지만 망할 신경안정제를 달고 사는 것도 역시 이 일자리 때문이랍니다.

그러니 이젠 그만두겠어요, 그리고 잃어버린 나의 노선을 하나하나 찾을 겁니다.

뭐 확실히 돈은 지금보다 못 버는 건 확실합니다만, 그 대신 사라와 폴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이고, 몇 년동안 보지 못했던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다시 응원할 수도 있겠죠.

멍청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저는 이것으로 만족합니다.

p.s. 생클리 씨 언젠간… 다시 당신에게 '형'이라고 부를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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