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다た만だ 한一 조片각の 불火을を 피우熾다す
원작: http://scp-jp.wikidot.com/frozen-flowers-for-the-farewell
저자: ©︎renerd
역자: Salamander724
아이다호주, 옛 렉스버그 동북쪽. 옐로스톤까지 200 킬로 남짓. 아무리 발이 느린 설상차라도 앞으로 이틀이면 문제없이 도착할 것이고, 드디어 이 여행도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4일간 발이 묶여 있다.
블리자드.
표고 1500 미터, 바람이 휘몰아치는 광대한 농장이었던 것, 계속 거칠어지는 날씨와 꽃잎. 차 밖의 기온은 한때 무려 영하 85도를 기록했고, 꽃과 눈에 차째로 묻힐 뻔한 것이 이미 두 차례.
태양이 나와 있어야 할 시간대, 폭풍과 폭풍의 간극 사이에 완전무장해서 차 밖으로 기어나와 제설. 문 옆에 쌓인 눈을 무너뜨려 방벽처럼 굳힌다.
해가 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영하 90도까지 견딜 수 있다는 설상차도, 이렇게 오랫동안 눈보라를 맞으면 그 능력이 열화되기 시작하는 걸까. 차내에서도 단단히 방한구를 몸에 두르고 몸을 맞댄다.
- 죽지야 않을 거고, 딱히 졸리지도 않지만, 자는 수밖에 없을까. 충분히 체온도 유지하고, 내일이면 슬슬 그치겠고
응, 나도 좀 잠이 안 올지도. 저녁식사 전에 벌써 한숨 자버렸어서
- 그러면……. 잠깐 이야기나 좀 할까? 슬슬 여정이 끝나가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때때로 께름칙한 생각이 들어 버려서
문제 없어. 이야기 좀 해도 상관없어
- 고마워……. 그, 우선 첫번째로. 애초에 저것만으로 분화시키는 게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라는 것
응, 완전한 오버테크놀로지가 담긴 메모리니까. 그 걱정은 이해해──그치만, 결국 그것의 진위를 판단하는 건 우리로선 불가능하지. 해석할 수도 없고. 그거는 200년 전에 모두가 필사적으로 남겨놓은 인공지능을 믿을 수밖에──
- 아니, 그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그 사람들을 믿기 때문에 걱정이 든달까──그니까 다시 말하자면, 혹시 다른 목적 같은 게 있었거나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예컨대……?
- 응, 둘이서 옐로스톤까지 도착해서, 그대로 미션을 달성하고, 그 결과 일어나는 일이 옐로스톤 분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야. 뭔가, 최악의 상상을 하자면. 우리 둘을 촉매로 삼아서 세계를 구한다던가. 사실 그런 재단스러운 대책이 있었고, 그 대책을 위한 제물이 되어달라! 뭐 그런 거. 둘이서 십자가를 등에 지고 미국 땅을 오르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런 생각, 해 봤자 별 수 없잖아. 피곤한 거 아니야? 차라리 자는 게 낫겠다. 정말 걱정이 많구나
- 물론. 여기까지 와서 도망갈 생각은 전혀 없어. 한참 전에도 말했지만, 그런 비극의 히어로가 취향이니까 여기까지 온 거고……. 다만, 그게 너한테 부담을 줄까봐. 불행하게 만들까봐 그건 마음에 걸려
그런 생각은 절대 안 해! 괜찮아. 애초에 네가 행복하면 너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거고, 그 순간 나는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는 거야.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게다가, 만약 정말로 그런 제물이 된다고 해도. 주춧돌이 되는 것에 별로 흥미는 없지만……. 뭐랄까, 역시 맨 처음에 말했던 대로일까. 로맨틱하잖아. 세계 최후의 순교자 두 사람, 블랙박스의 성서를 믿었던 두 사람
- 로맨틱. 로맨틱……. 응, 조금 나아졌을지도 모르겠네. 또 한가지는……, 그거야말로 정말 의미가 없을지도
들려줘 봐. 시간이야 남아돌고
- 글쎄, 그렇다면. ……그, 왜 우리 둘이 선택되었느냐 하는 건데. 애초에 왜 우리 둘이 냉동수면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느냐. 3세의, 장래 재단 직원이 되는 것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해도, 왜 이 두 사람이 굳이 해저기지까지 가서 거기서 잠들었느냐는
그거는 불가사의하네, 확실히
- 몇 가지 떠올려 본 건, 아까 말한 거하고 비슷한 거지만, 우리 둘의 몸이 제물로 쓰기에 딱 적당했다던가. 젊다던가 그런 거 때문에?
기계인 SCP-2000이. 무슨 신처럼 골라내는 걸까
- 모르지. 야채는 싫어하고 기름은 좋아할지도. 해서, 다른 선택지로는……. 애초에 이 기억이 전부 다 거짓이라던가
세계 5분 전 가설?
- 그거에 가깝나? 냉동수면했다는 기억은 완전히 나중에 주입된 거고. 이 몸은 사실 해저 플랑크톤으로 만들어낸 거고. SCP-2000에 탑재된 기구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그것도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거, 정말 부정할 수 없어서 곤란하네……. 아니, 으ー음
- 그치. 이 생각을 하게 되니까, 애초에 축 자기 전의 20년 남짓이라니 수상해. 그 사이에 세계가 멸망해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고……
아니, 글쎄……. 실은. 나는 신이고. 사실의 사실은, 세계는 태어난 지 이제 3년째야. 첫 해에 밤과 낮, 태양과 달과 별이 생겼고, 다음 두 해 동안 얼음과 그 아래 길거리를 만들었고. 마지막 한 해에 네가 태어난 거야
- 창세기를 하느님 본인에게 들을 때가 오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그 기억을 포함해서 만들어진 거라고 상대방이 우기면?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것까지도 내가 만들어낸 거니까
- 지독한 물타기다
그 말대로야
- 너무 하찮아서 좀 아무래도 좋아졌을지도
신앙해 줘도 좋겠는데 말야
- 그것만은 절대 못 하지. 그런데……, 조금 춥지 않아?
신앙해주지 않겠다니 아쉽네. 한기가 있어. 이 차도 역시 피폐한가봐. 잠을 못 잘 정도로 추운 건 아니지만
- 그래. 이번에는 좀 더 적당한 화제로 수다를 떨어 보면 어떨까 싶어. 세상에서 없어져 버린 것들로 끝말잇가라던가
좋아. 아직 그렇게 졸리지도 않고
- 그래서, 따뜻해지기 위해서 커피라도 마실까. 설탕 어느 정도가 좋아?
각설탕으로 다섯 개가 좋을까
- 알았어. 이번만 특별히
역링크용입니다
SCP-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