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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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준Arjun은 지 신Zhi Xin이 지휘한 라리사에서의 급습에서 돌아온 이후로 줄곧 신이 퀴퀴한 빵조각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모습을 쳐다봤다. 그녀는 여러 감정이 뭉뚱그려진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아르준은 그 중 삼분의 이가 불만의 감정, 나머지 삼분의 일은 경멸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지 신과 아르준은 현재 그리스의 혼돈의 반란 본부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의 식당에 앉아 있었다. O5 평의회는 혼돈의 반란의 시설을 짓는 것에 필요한 재단 표준 지원 자원조차 제공해주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이 어째서 그래야 하는가? 어찌 되었든 혼돈의 반란은 재단에서 이탈한 자들의 집단인 척 행동한 것이었는데, 어떤 변절자가 힘있는 쪽보다 더 우월한 삶을 즐길 수 있겠는가?

“오버워치의 음식이 그립다,” 지 신이 말했다. 그녀는 빵을 자신의 접시에 집어던졌다.

“신, 우리가 선택한 일이잖아.”

"그럴 리가! D계급이 되겠다고 선택한 적은 없어. 붉은 오른손에 들어가는 선택조차 진짜 선택이 아니었단 말이야. 붉은 오른손에 들어가기 위해선 그만큼이나 매력적인 다른 선택지들이 필요하다고. 우리한테 주어지지 않았던 선택지들 말이야."

아르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이게 옳은 일이니까 하는 거야."

"는 그렇겠지. 는 그게 옳은 것이라 생각하니까."

"그만," 아르준이 말했다. "급습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아넨에르베SS1가 없었어. 사원이 비어있었다고."

"오컬트 연합은?"

"마찬가지로 없었어. 아넨에르베가 거기 없었으니까 그럴 거야. 우리는 아넨에르베보다 먼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차지했고, 오컬트 연합보다 먼저 아넨에르베한테 갔으니까."

신이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서성였다. 구부정히 서다가, 몸을 뒤로 기울이고, 머리를 기댔다. 아르준은 그녀가 마치 압력을 가한 공간 속에서 이리저리 튕기는 기체 입자같다고 생각했다. 신은 잠시 후에 다시 빵을 집어들고, 손 위에서 빙글 돌리더니, 원래 자리로 내려놓았다.

"우리는 아넨에르베가 노렸던 것을 쫓아갔어. 그 자들이 오길 기다렸다가, 대부분을 죽였지. 오컬트 연합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자리를 떴고 말이야. 평범한, 판에 박힌 일이었어 아르준.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원래는 이렇게 지루한 티를 내지 않잖아, 신. 그냥 뭔가 잘못됐나 해서 말이야."

"평범한, 판에 박힌 일이었다고. 지루해하지 않을 이유라도 있어?"

신의 말이 공허한 식당에 울려퍼졌다. 아르준은 신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빈 좌석, 금속 테이블, 그리고 종종 깜빡이는 전등이 줄지어 있는 것을 응시했다. 아르준의 마음 속에 자신을 타박하는 의문이 일었다. 아르준은 자신의 의심을 어느 정도 막아주던 댐에서 그 의심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노력하였으나, 이미 뚫려버린 구멍을 막을 순 없었다.

"아넨에르베가 선수를 쳤다면 어땠을까," 신이 말했다.

"뭐?"

"그러니까, 가끔이라도 그런 의문 품어본 적 없어? '나쁜 놈들'이 이기면 어떨지에 대해서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완전 나쁜 놈들은 거의 다 없어졌잖아. 그 사람들은 마법을 쓰는 나치들이야, 아르준. 그 사람들이 있는 동안을 즐겨. 세계 오컬트 연합에는 완전 나쁜 놈이라곤 아무도 없거든.

아르준은 고개를 저었다. "실없는 소리 하지 마."

"봐, 만약에 나쁜 놈들이 이기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되겠어? 이해관계는 어떻게 되고? 위험에 처하는 자들도 없지 않을까? 이게 상상이 중요한 이유야, 아르준. 동기를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아르준의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아르준은 자신에게 답을 반복하고자 했다. O5 평의회는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그리고 만일 O5 평의회가 재단의 일을 대신할 수 있으면서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면, 그건 말 그대로의 의미일 것이라고. 하지만 의문은 앞선 답을 지워버렸다. 아르준의 눈앞에서 자신의 이념이 희미해지고 멀어졌다. 그리고 그가 그 이념 없이 패닉의 파도에 휩쓸렸을 때 자신을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패닉이 다가오자 의문은 희미해졌다. 애초에 그 의문이 들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는 생각만을 남겨놓았다.

"그래서 더 나중에 아넨에르베는 뭐였어?"

"V8 자동차 엔진."

"변칙적 특징은 뭔데?"

신이 어깨를 으쓱였다. "난 만지지도, 보지도 않았어. 알잖아. 표준 규약 말이야. 우리는 지금 그걸 테스트하고 있는 거야. 나는 그걸 담당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테스트하는 건 짜증나."

"그래서 그게 뭔지는 모르는구나."

"이 지루한 일 중에서 유일하게 나를 신나게 하는 것에 대해서라면, 맞아."

신나게 하는 것들. 아르준은 오버워치를 떠올렸다. 영광과 위신은 특정한 냄새를 띠고 있다. 불태워진 향초와 장미꽃이 연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내뿜어질 때의 냄새를. 아르준이 자신의 위치를 떠올리자, 그 향기는 코를 한가득 채웠다. 그는 선출된 사람 중 하나이며, 얼마 안 되는 선택받은 자이고, O5의 옆에 서 있을 사람인 데다가,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신나게 하는 것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내가 너라면 내일 미셸을 만나지 않을 거야," 신이 말하고선 크게 하품했다.

"왜?"

신이 웃고는 떠나기 위해 일어서서 몸을 돌렸다. "급습에서 그 인간의 깜짝 놀랄 만한 발명품이 작동에 완전 실패했거든. 밈학이 좆같다는 게 밝혀지는 거야. 잘 자, 아르준."

"잘 자, 신."


미셸 리차드슨Michelle Richardson의 키가 6피트 7인치가 되었을 때, 그녀는 반란의 상급 사령부의 다른 일곱 일원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 그 일곱은 당연하게도 미셸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갈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아르준은 재단이 그려낸 경계의 바깥에 도사리고 있는 매력적인 것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비전문적이며 비위생적이고 비과학적이며 분명 흉포할 터인 그것을. 아르준은 그것을 기피한 반면, 미셸은 그것을 갈망했다.

아르준이 연구 시설 옥상에서 샌 프란시스코 하늘의 윤곽선에 있는 빛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미셸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앞에 미술용 캔버스를 놓았다. 어둠 속에서 캔버스에 무엇이 그려져 있는지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르준이 그녀에게 접근하자, 그는 몇 유리병들이 바닥에 어질러져있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요즘 어때, 아르준?" 미셸이 물었다.

"괜찮아. 물어봐줘서 고마워."

"도와줄 거라도 있어?"

"딱히. 그냥 신선한 공기나 쐴까 하고 나온 거야. 가끔 병영 내부는 갑갑하거든."

"으음."

미셸은 자신의 뒤에 조용히 선 아르준을 뒤로 하고 자신의 그림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몇 초 후에 미셸은 뒤를 돌아 아르준과 눈을 맞췄다. 아르준은 미셸을 관찰할 때마다 미셸이 그 이상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면, 온 세상은 언제나 그녀에게 관조되는 상태로 조직되겠지.

"아르준, 대화나 하자. 네가 그냥 거기 서 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네가 말하는 걸 듣고 싶어. 서로 소통을 하자고. 나부터 시작할게. 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르준이 눈을 깜빡였다. "나는 우리가 너무 확신하지 않았으면 해… 그 엔진이 진짜…"

"엔진에 노출된 연구원들이 전부, 한 명도 빠짐없이 말했어. 변칙 과학 분야에서 기적적인 해법을 찾아냈다고. 아르준, 온 세상이 너무 혼란스럽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결과가 팡파르 없이도 이렇게 단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믿겨져?"

"잘 모르겠네, 미셸."

반란은 이미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다.

몇 년간 아르준은 세상의 흔적을 봤다. 직선적이며 질서 있는 흔적을 보기도 했고, 비틀어지며 아우성쳤던 흔적을 보기도 했다. 자신은 무엇이 안전한지, 무엇이 위험한지 알고 있었다. 아르준은 그 때 변칙 개체의 정글에 뛰어들어서, 그 어둠 속에서 길고 복잡한 땅의 지도를 어떻게든 만들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상부에서 내린 지침의 목소리는 그에게 금지된 과실을 먹으라고 명령하였기에, 그는 그 말을 따랐고, 그리고…

변칙 개체를 이용하라는 말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목적이 달성되었든, 어떤 성취를 했든 간에 변칙 개체는 결과물의 일부였는데. 아르준은 변칙 개체가 자신의 몸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그가 초자연적인 것을 이질적이라 할 수 없는 날이 되었을 때, 아르준이 자신의 영혼의 흔적을 보고 그것이 왜곡된 것을 보자 그는 자신을 영원히 잃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겁을 먹었구나," 미셸이 말했다.

"전혀."

"나한테 거짓말 하지 마. 네 눈에선 두려움이 보여. 엔진을 무서워하고 있구나.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우리의 은 변칙 개체를 이용하는 거야. 우리의 과제란 말이야."

"결국 우리의 일은 변칙 개체를 격리하는 거야. 위험하니까. 그게 인간 사회에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니까."

미셸이 웃었다. "인간 사회? 그게 가지는 가치는 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인간 사회는 거짓 위에 지어졌어.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 거짓을 싫어해."

아르준은 미셸이 자신의 말에 역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엔진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미셸이 말을 이었다. "엔진은 우리가 나아가기 위한 힘이야. 만약에 재단이 엔진을 사용했더라면, 우리는 엄청난 위업들을 달성할 수 있었을 테지. 재단이 지금 그걸 어디까지 알아냈을까? 밈학. 기억 소거학. 그래서 우리가 지금 환각 유발성 밈적 기억 소거 물질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건 우리가 현실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무엇에도 비할 바 없는 통찰력을 주면서 말이야. 우리가 지혜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의— 아니면 인간이 아닌 것의— 영혼에 대해서 이해한다면? 현실 왜곡에 대해서 이해한다면?"

"그래서 O5는 뭐라고 하셨는데?"

"아직 보고서를 내지 않았어."

아르준이 눈을 꿈뻑였다.

"뭐?"

"결과가 희망적인 만큼이나, O5 평의회에게 거짓된 희망을 심어주고 싶지 않아. 지금으로선 부끄러울 뿐이야. 더 많은 시험과 그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내가 준비가 되었다 하더라도, 보고서는 바로 제출하지 않을 거야. 우리랑 O5 사이의 의사 전달이 얼마나 많은 보안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고려해본다면 더욱."

"그래도 정말 최소한 일차적인 정보는—그들이 알아야—"

"나는 엔진에 관련된 모든 연구를 감독하고 있어. 우리 여덟은 이미 이 사실에 대해 사전에 결정했고 말이야. 내 권한에 의문을 품는 거야?"

"아니. 아냐, 나는 그러려던 게, 그래도—미셸, 우리는 O5 평의회에게 은혜를 입었잖아. 그 분들이 우리를 가장 신뢰받는 병사로 선출해줬어."

어둠 속이었지만 아르준은 미셸이 자신을 강렬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이 우리에게 준 신뢰를 존중할 뿐이야. O5 평의회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줄 뿐이라고. 넌 뭘 해 주는 건데?"

대화를 하는 동안, 미셸은 만일 아르준이 그녀의 의도에 자그마한 의문이라도 품었더라면 그가 미셸을 죽였을 수 있을 정도로 아르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아르준은 미셸의 시선이 자신을 붙잡고, 파헤치며, 그녀의 끈질긴 의지력에 종속시키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르준은 자신이 그것에 굴복한다면 미셸이 자신을 놓아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셸은 아무 말 없이 아르준을 지나쳐 옥상을 떠났다.

아르준은 해가 떠서 빛이 그를 감쌀 때까지 하늘을 쳐다봤다. 그는 이제 그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샌 프란시스코의 하늘 윤곽선 상단에 있는 밤하늘의 중앙에, 하나의 별이 가장 밝게 빛을 냈다. 여덟 줄기의 빛이 별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각각의 빛은 굴절된 이후에 쪼개져 더 많은 줄기로 나뉘어 하늘 전체를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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