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의 강의 녹취록: 기적작용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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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했던 말 때문에 다들 집중이 초롱초롱하군요. 시작하도록 할까요.

영원(蠑蚖) 눈깔을 사용하건,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건 간에, 모든 기적작용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근원(Source), 형삭(Shaper), 표적(Target), 그리고 배출(Sink). 총포의 부품으로 유추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근원은 기적작용의 전체 과정을 구동시키는 화약입니다. 형삭은 폭발의 힘에 방향을 부여하는 총포신과 약실이지요. 표적은 총포신을 지나며 가속되는 탄환, 즉 기적작용을 통해 수행하고자 하는 효과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출은 반동흡수장치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작용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 다섯 번째 요소가 있습니다. 술자(Practitioner). 바로 여러분.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 해당하지요.

벌써 집중력이 떨어지는 놈들이 있군요. 그럼 집중해서 이걸 보시죠.

내 바로 집중할 줄 알았지요.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은 단순한 난교가 아니라, 기적작용의 근원— 그래요, 확실히 저 여자가 인상적인 가슴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사이>

이제 좀 다시 집중이 되나요? 고맙군요.

방금 말했듯이, 여러분이 보고 있는 건 기적학적 작용의 근원입니다. 양상방사선의 음높이에 대해 좀전에 얘기했던 것 기억하나요. 올림은 창조적이고, 내림은 파괴적입니다. 그리고 번식의 활동보다 창조적인 건 거의 없지요…. 또한 살인보다 파괴적인 것도 거의 없고.

…잠깐 정신 차릴 시간을 줘야겠군요.

좋아요, 그럼 계속하도록 할까요.

제가 방금 여러분에게 보여준 예시들은 극단적이지만, 기적학적 근원의 두 가지 극단의 가장 분명한 사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두 경우 모두, 술자는 에너지원의 "음높이"를 올림 또는 내림으로 보내려 시도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들이 각각 수행하려 한 작용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요?

…틀렸습니다. 두 경우의 술자는 모두 같은 작용을 수행하려 했습니다. 구성지능의 창조…, 또는 옛날 식으로 말하자면 악귀의 소환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즉 두 경우 모두 의례의 최종 목적은 강하게 올림을 향하는 음높이, 창조였다는 얘기입니다. 근원을 세팅함에 있어 술자가 얼마나 인내심이 있었는지 그 차이가 난교와 살인의 차이로 나타난 겁니다.

제가 반발 얘기를 했던 거 기억나나요? 기적작용이 수행되면, 초과 에너지가 현실의 직조에 부딪고 되튕기고…, 음높이와 색상이 반대가 된다고. 보통 색상은 술자가 모양을 형삭해내기 쉽지요…. 문제는 음높이를 형삭하기는 그보다 어렵다는 겁니다. 아까 본 두 번째 예시에서, 근원은 아주 내림 음높이, 파괴적인 행위로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에너지가 낮은 색상에서의 간단한 작용으로 채널링되었지요. 술자의 발 주변에 원형으로 빛이 저는 게 보입니까. 반발된 잉여 에너지가 반대 음높이와 반대 색상, 즉 아주 올림 높은 에보니, 아주 창조적이고 아주 떠들썩한 것으로 전환된 겁니다. 그 에너지를 포획해서 마지막 주문으로 이행하는 거지요. 기적사들은 이런 걸 스펙만 되튐(Speckmann Rebound)이라고 부릅니다.

피직스의 실제 작전에서 사례를 보여주도록 할까요. 현세대 장비를 갖춘 타격조가 어떤 부랑 기적사의 집을 급습했습니다. 팀 알파부터 델타는 주변의 보안을 확보하고, 팀 에코가 실제 공격을 담당했지요. 에코의 첨병이 작업 공간에 들어갔더니, 이런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두 사람이 성교를 하고 있고, 둘 중 한 명은 타입 블루였습니다. 방 건너편에는 9급 심령존재자가 형상을 갖추고 있는 중이었고요. 한편 벽에는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팀 에코의 첨병이라면, 뭘 해야 할까요?

타입 블루를 쏴 죽여요? 뭐 그것도 가능한 선택지지요…. 하지만 기적작용은 이미 진행 중이고, 대량의 자유 양상방사선이 창출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걸 통제하고 있는 기적사를 죽인다면…, 흠. 학생도 타입 블루가 아니라면, 통제에서 풀려난 막대한 EVE를 직빵으로 쳐맞게 될 텐데.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군요.

심령체를 쏴 죽인다고요? 9급이라고 제가 했어요, 안 했어요? 그리고 타격조의 장비 수준은 +0세대라니까? 이겨낼 재간이 없을 걸요.

팀 에코의 요원이 실제로 쏴죽인 것은, 타입 블루의 성교 상대였습니다. 요원은 기적작용의 근원과 표적의 음높이가 같다는 것을 알아보았고…, 둘 다 올림, 즉 창조적이었지요. 그래서 근원의 에너지의 내림으로…, 파괴적인 쪽으로 확 꺾어보낸 겁니다. 그 결과 아직 형상을 갖추던 중이던 심령체는 망가졌고, 기적작용은 중단되었습니다. 물안개가 생겨서 반발로 일어난 불을 꺼뜨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도 얻었지요. 그 대신 팀원 대부분이 증기화상을 입어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그래요, 학생. 질문 있나요?

<사이. 청중이 웃는다.>

…방금 그 질문의 어디가 우스웠는지 저는 정말 모르겠군요. 오히려 저 신사분은 아주 좋은 지점을 짚어 주었습니다. 만일 근원이 성교가 아니라 인신공양이었다면, 강하게 올리는 음높이의 에너지를 주입시키는 것, 즉 그 의식의 현장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기적작용을 망가뜨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가능합니다. 적대적인 9급 심령체가 빠르게 형상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성적 흥분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영웅적인 남자…, 또는 여자가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크긴 합니다만…. 게다가 심령체가 완성되기 전에 상대방을 보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절륜하기까지 해야겠지요. 그러니 그런 경우에 더 적절한 대응법은 음높이의 반전, 즉 스펙만 되튐을 일으키는 초기 작용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반발을 야기할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열판이나 광원을 파괴한다던지요.

또다른 대안으로는, 내림 술법을 시전하던 술자를 표적지에 밀어넣어 거기서 죽여 버리는 수도 있겠지요. 되튀어서 올림으로 반전된 마법회로에 내림 양상방사선을 퍼부어 넣어 상쇄하는 겁니다. 이런 더러운 의식을 그런 식으로 처치한 타격조를 제가 최소 한 팀 이상 알고 있지요. 사후에 심문할 피의자를 잃어버리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물론 오늘날의 실전에서는, 대부분의 기적사들이 난교나 살인보다는 덜 극적인 근원을 사용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기적작용은 그렇게 극단적인 음높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한 음높이를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법들을 우리가 알게 되었기 떄문이기도 합니다. 스펙만 되튐보다 효율은 낮지만, 훨씬 통제가능하지요. 요즘 기적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근원은, 사실 고작 피 한 방울입니다. 피의 음높이는 제자리고, 적절히 근원으로 다루면 상당한 양의 EVE를 제공합니다. 보다 높은 에너지가 필요할 경우에는 전기를 양상방사선으로 변환하는 에버하트 공명기가 있습니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고, 또한 촉매로서 기적사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래도 현재로서 높은 준위의 EVE를 창출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여기 모인 여러분 한 분대를 순간이동시키려면, 족히 서른 명의 인간을 산제물로 바치거나…, 백 명 이상이 참여한 난교를 한 시간 동안 해야 합니다. 에버하트 공명기가 몇 분 동안 느리게 도는 것을 보는 것보다야 그쪽이 구경하는 맛은 있겠지만…, 당장 하란다고 명령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이제 마지막 쉬는 시간이니 저녁식사들 먹고 오고. 돌아오면 제 강의를 마무리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기적학 세미나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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