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풀러는 엉덩이에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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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슬로스스핏

무저갱The Bottomless Pit제프리 허블이 평소 다니던 술집이 아니었다. 그곳은 대부분 관광객들과 트럭 운전 기사, 그리고 오며가며 들른 사람들이 손님이었다. 현지인들은 그 술집에 거의 가지 않았는데, 갈 때면 썩 좋지 못한 이유때문인 게 대부분이었다.

제프리는 2월의 날카로운 추위가 두터운 옷 속에 자신을 숨겨 의심받지 않게 해주었기에 그것이 썩 감사했다. 그럼에도 제프리는 자신이 남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어둠이 깔리고 나서야 평판이 나쁜 싸구려 술집으로 운전을 하다,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한 후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갔다.

술집에 들어서자 제프리는 스카프를 내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나 하며 방을 훑어봤다. 제프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두운 빚과 두터운 담배 연기 사이로 바텐더 한 명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바텐더는 손님들이 자신의 개인 정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며, 그에 따라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사람이라 단언할 수 있다.

자신의 익명성에 만족한 제프리는 뒤쪽 부스로 이동했다. 키가 크고 마른 한 명, 그리고 키가 크고 근육질인 한 명, 그렇게 두 명의 남자가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들었다. 부스에는 그 두 사람이 있었는데, 추가로 젊은 여자 한 명이 그들과 함께 있었다. 연락을 받을 땐 그런 정보는 없었는데. 제프리는 이 자들이 자신이 만나고자 한 사람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술집을 다시 한 번 둘러봤다. 더 큰 쪽의 남자가 제프리를 향해 날카롭게 휘파람을 불고 손을 흔들었다.

제프리는 긴장으로 침을 삼키고선 그들의 옆에 앉았다. 테이블 위엔 이미 네 잔의 맥주가 놓여 있었다.

“당신 몫으로 주문했습니다. 괜찮으시겠죠.” 덩치가 더 큰 쪽이 말했다. 그 말투는 마치 입맛에 맞든 그렇지 않든 크게 상관없다고 말하는 듯 했다. 제프리는 이 남자의 얼굴이 위아래로 뒤집혀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자 눈을 크게 떴다.

“당연히 좋겠죠. 싫어할 이유라도?” 마른 쪽의 남자가 술 한 잔을 들어올리고 과장되게 냄새를 맡고선 수사적으로 물었다. “좋은 양조 맥주잖아요. 호박 맥주는 한 번도 마셔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제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당신 농지에서 재배한 호박으로 만든 현지 생산품이잖아요. 허블 씨.”

제프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스카프를 끌어내렸다.

“맞습니다. 그게 저예요. 당신들이 누구인지 알려줄 생각은 없는 거죠?” 제프리가 물었다.

“네, 생각 없습니 -”

“허먼 풀러의 불온한 서커스의 허먼 P. 풀러라 합니다. 온 세상 그 어떤 곳보다 더 위대한 쇼를 보여주는 곳이죠! 당신과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다른 남자가 열정적으로 답했다. 위아래가 뒤집힌 얼굴의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이쪽은 내 보디가드, 만프레드 매닝턴 만다리노 만스필드.”

“우리는 동업잡니다. 그리고 저건 내 이름도 아니고.”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아리따운 아가씨는 -”

“허먼, 만약 당신이 저를 레슬리 반 다이크라고 한 번만 더 소개하면 맹세컨데 -” 여자가 입을 뗐다.

베로니카. 베로니카라고 합니다.” 풀러가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에요. 신경쓸 필요 없어요. 저랑 제 보디가드만 올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우리가 무저갱으로 간다는 말을 들으니까 함께 가자고 조르더라고요.”

“시닝 제시도 여기 오기로 했었는데 말이야. 나는 툴파1랑 동업을 한 적이 없었긴 한데, 그 여자랑 한 번 해 보고 싶긴 하네.” 베로니카는 맥주를 쭉 들이키며 말했다. “허블, 이 툴파같은 일 하려면 뭐 어떻게 해야 돼? 뭐 그 여자를 생각하면 주의를 끌 수 있나? 아니면 이름을 세 번 부르거나 그런 걸 해야 하는 건가?”

“저… 들어보십쇼. 실례합니다만, 그냥 우리 물건만 슬쩍 바꾸고 제 갈 길 가고 싶은데요.” 허블이 답했다.

“오, 그럼요. 당연하죠. 그 누가 카르시스트님께 싫다고 하겠습니까?” 허먼은 느물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저는 카르시스트가 아닙니다!” 제프리가 주위의 대화 소리, 보일러의 웅웅대는 소리, 주크박스의 요란한 소리가 자신들의 대화를 거의 완벽히 가리워주는 것에 감사하며 속삭였다. “전 심지어 사르킥교에서 나왔다구요, 진짜로. 절대로 저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주세요! 신사르킥은 변절자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단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중서부 작은 마을의 농부였을 뿐인 사람이 신사르킥이 될 수 있었습니까?” 위아래로 얼굴이 뒤집힌 남자가 물었다.

“그게 중요합니까?”

“무슨 뜻으로 물어본지는 모르겠는데, 당연히 중요하죠. 우리가 바가지를 쓰려 온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만일 당신 이야기가 말이 안 된다면 거래는 여기서 끝입니다.”

“진짜 알고 싶으신 거라면 좋습니다. 저는 이전에 폐암에 걸렸었습니다. 슬로스스핏에서 전 마법이 실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를 치료해줄 마법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결국 방랑자의 도서관이라는 곳에 이르렀으며, 살덩이 조각사라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 그 사람에게 저를 고쳐달라고 빌었고, 그 사람이 바라는 무엇이든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그 사람은 제게 이온에게 영혼을 바치라고 했고 말입니다.”

“흐으으음. 사르킥교는 열성적으로 전파하는 쪽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외지인을 들이는 경우보다 사르킥교에서 태어난 아이를 의절하는 경우가 더 많죠 보통.” 위아래가 뒤집힌 얼굴의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뭐가 달랐던 걸까요?”

“듣기론 그 남자는 당분간 자신의 일을 도울 조수를 찾고 있었답니다. 제 식물학 기술이나 초자연에 대한 지식은 제가 살덩이 조각사의 조수가 되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으며, 제 소망 때문에 저는 다루기 쉽기도 했죠. 그 남자는 저를 치료해줬으며, 그 대가로 저는 그 남자의 조수로 7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 후엔 조각사가 저를 오린 역할으로 쓰이는 그의 하우스에 입회시키려 했지만… 신사르킥은 되게 이상했어요. 나쁜 놈들인지는 몰라도, 괴상한 놈들인 건 확실하단 말입니다. 저는 그 남자의 명령을 거부하고 슬로스스핏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젠 아내와 아이들도 있고 -”

“조의를 표하죠.” 허먼이 말했다.

“- 그리고 이젠 이 이상한 사르킥 뭐시깽이를 뒤로 하고 가족과 함께 일상을 가지고 싶단 말입니다. 이식받은 것들을 전부 제거하고, 돌연변이 부분을 돌려놓고, 이 째깐한 새끼를 내 내장에서 꺼내고.”

제프리가 자신의 코트 안쪽에 손을 넣어 유리 재질의 병을 하나 꺼냈다. 병 속에는 똬리를 튼 하얀 벌레가 있었다. 허먼은 즉시 병을 집어들어 확인을 위해 들어올렸다.

“그게 당신이 원한 거 맞죠? 아쿨로스, 신성하신 하얀 벌레 말입니다. 모든 질병을 제거할 수 있으며, 회복 능력을 증가시키고, 만일 충분히 능숙한 사람이라면 영원히 살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이죠. 돌연변이 효소도 분비할 수 있긴 한데, 카르시스트가 아니라면 추천하진 않겠습니다.”

“진짜 이걸 더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베로니카가 회의적으로 물었다.

“사르킥과 관련된 과거에서 손을 씻을 필요가 있어서요. 그 관계를 깔끔히 정리하는 중입니다.”

“그렇습니까?” 허먼이 물었다. “그렇다면 설명해보십쇼. 저건 뭡니까?”

허먼이 그들 건너편의 게시판 방향으로 고갯짓했다. 게시판에 붙은 많은 사건들 사이에, 제프리와 자신의 아들딸이 거대한 호박 옆에 자랑스레 서 있는 신문을 오려낸 조각이 붙어 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호박. 기록 경신 그 자체, 어쩌구 저쩌구. 당신 혹시 친애하는 미국인 분께서 열심히 노력한 것만으로 그걸 길렀다고 할 건 아니겠죠?”

제프리가 끙 하니 신음 소리를 냈다.

“알겠어요. 아마 제 논밭의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그래놀라 사르키즘을 아직 조금 쓰고 있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신사르킥에 대해선 완전히 포기한 게 맞아요.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제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삶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레나 촉수나 사람 몸을 실제 사원으로 만드는 일과는 더 이상 엮이기 싫단 말입니다!”

“매니, 어떻게 생각해?” 풀러가 물었다.

위아래로 얼굴이 뒤집힌 남자가 제프리를 잠시 동안 쳐다보았다. 상당히 긴 시간이었기에 제프리는 남자가 자신의 혼을 자극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 아마 벌레는 진짜일 거야.” 남자가 답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게 좋은 아이디어같지는 않은데.”

“그게 내가 단장이고 너는 구덩이에서 내보내 사람들을 위협하는 역할이나 맡게 했을 뿐인 이유지.” 풀러가 격한 흥미를 보이며 병을 관찰하면서 말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쓰는 건데, 허블? 그냥 삼키거나 뭐 그런 -”

“절대 안됩니다. 그게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데 오래 걸려서 질식하고 말 테니까요. 정 원하신다면 직장 내부로 직접 삽입해야 합니다.”

허먼과 위아래가 뒤집힌 얼굴의 남자가 못 믿겠다는 듯 제프리를 바라보았으며, 동시에 베로니카는 웃음을 터뜨렸다.

“베로니카, 그 입 당장 여물어!” 허먼이 명령했다. “허블, 그게 신사르킥 놈들이 하는 건 아닐 거 아니야, 그쵸?”

“맞는데요. 큰 의식을 치룬 다음에 몸통을 절개하고, 벌레가 그 안으로 기어들어가게 해요.” 제프리가 답했다. “근데 되게 가식적인 똥구멍들이에요. 왜 그걸 굳이 -”

“가식적인 똥꼬를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말이지!” 베로니카가 다시 웃었다.

“베로니카, 닥치라고 했지!”

“들어보십쇼, 당신한테 달렸어요. 만일 당신이 몸뚱아리에 이 놈이 기어들어갈 구멍을 뚫고 당신을 치료해주기까지 기다리든지 아니든지 그건 제 알 바가 아니라구요. 제가 아는 건, 만일 내가 선택권이 있었더라면 그냥 엉덩이 쪽으로 집어넣을 테고 말이죠.”

“이 째끄만 놈은 어떻게 제거하는 건가요?” 매니가 물었다.

“직장 쪽으로요. 촌충에 걸린 거랑 비슷했어요.” 제프리가 답했다. “물컹한 놈이니까, 딱히 로션을 바르거나 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사실 그렇게 아프진 않을 거구요.”

“넣기만 하면 벌레의 마법이 발현됩니까?” 허먼이 질문했다.

“음, 아니요. 당신이 그걸 넣으면, 그게 당신 피를 실컷 먹고 종양처럼 자라날 겁니다. 호르몬 신호인지 뭔지 뭐 그런 걸 보내서 벌레가 먹을 걸 제한할 수 있을 정도의, 당신의 몸에 대한 충분한 숙달이 있어야 합니다. 할 수 있죠? 당신이 사르킥교에 대해 공부를 했다고 들었는데요.”

“난 모든 것에 대해 약간씩 알고 있습니다 친구여. 나는 분야 최고의 사람과 함께 살덩이에게 길을 안내할 수 있으며, 분야 최고의 사람과 함께 태엽장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에, 제가 어렸을 적에 -”

“그 이야기 시작하지 마세요. 밤을 꼬박 새어야 할 테니까.” 매니가 그리 말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벨벳 케이스 하나를 꺼내고 열어, 메카네 심볼으로 장식된 회중 시계를 하나 드러냈다. “이게 벌레에 대한 대가입니다. 순 베릴륨 황동으로, 메카네 성직자가 디자인하고 수제작하여 축복까지 내렸습니다. 사르킥교의 영적인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물건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를 충분히 오랫동안 지니고 있는다면 당신에게 남아 있는 사르킥교의 힘을 지워줄 수도 있죠. 아무리 날카로운 사람이라도 당신이 살덩이 조각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겁니다.”

제프리는 조심스레 케이스를 받아들고 고리 부분을 집어 시계를 확인했다. 정교함의 아름다움 그 자체였으며, 애정과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했다. 제프리는 시계의 내부를 자랑스레 드러내고 있는 정면 유리 부분을 보았다. 그 내부는 시계의 제작자만큼이나 신실함을 드러내며 째깍이고 있었다.

“음. 약간 화끈거리는데요. 신성하다는 의미겠죠. 솔직히 과분한 것 같기도 하구요.” 제프리가 말했다.

“거래 성사입니까?” 허먼이 희망에 찬, 삐뚜름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 거래가 마지막 거래라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일 그 벌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저는 책임을 지지 않구요. 제 몸 속에서는 몇 년동안 제대로 작용했으니, 당신이 통제할 수 없더라도 그건 당신 탓입니다.”

“네, 네, 소비자가 조심해야죠. 제 걱정은 하덜 마십쇼. 청년.” 허먼은 그 말을 무시하는 듯 악수를 했다.

“거래 성사네요.” 제프리가 코트 주머니 속에 케이스를 집어넣으며 끄덕였다. “맥주는 감사합니다, 여러분.”

제프리는 맥주 잔을 들고선 바의 다른 편으로 떠났다.

“영생을 대가로 망가진 태엽 장난감이라니.” 허먼이 낄낄댔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사기꾼이 아니면 뭐겠어?”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죠.” 베로니카가 눈을 데굴 굴리며 말했다. “오, 저기 저 여자! 바에 있는 붉은 머리면 제시잖아요. 무운을 빌어주세요, 여러분.”

풀러는 미미하게 끄덕였다. 풀러의 신경은 온통 받은 물품에 집중된 상태였다.

“매니. 어떻게 생각해? 그 남자가 말한 방법으로… 삽입해야 할까?”

“맥주 몇 잔만 더 먹고.”

“… 알겠어.”


며칠 뒤, 빈혈기를 가지고 의식이 혼미한 허먼 풀러가 불쾌하게도 부푼 배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버니.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모르겠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 텐데.” 풀러가 중얼거렸다.

매니와 베로니카가 풀러의 옆에 서 역겨움을 담은 시선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그 귀중한 메카네 아티팩트를 내장 기생충이랑 교환하셨네요. 정말 세상에서 제일가는 사기꾼이십니다그려.” 매니가 슬프게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도서관이 시간 바깥에 있을 때 우리가 책을 반납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지?” 풀러가 악을 썼다. “이건 사기야!”

“도와줘야 할까?” 베로니카가 물었다.

“퍼시, 외상으로 해 줄 수는 없을까? 나 잘 갚는 거 알잖아.”

“나중에 후회할 것 같긴 한데, 일단 알겠어.” 매니가 말했다. “와서 이 남자가 배출하는 것 좀 도와줘”

매니는 풀러를 일으키고 그를 부축하기 위하여 오른쪽에 섰으며, 베로니카는 그 반대쪽에 섰다.

“으 시바, 머리 두개가 더 자라났어. 하나는 위아래가 뒤집혔잖아!” 허먼이 소리쳤다.

“풀러, 진정해보세요. 금방 고쳐줄 테니까.” 매니가 풀러를 안심시켰다.

“풀러 엉덩이에서 그 뱀을 뽑아내는 거 구경해도 되는거지?” 베로니카가 불온하게 웃으며 질문했다.

“다 같이 볼 수 있게 해 줄게.” 매니가 능글대며 마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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