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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인: Dr. P█████ G████, 프로젝트 Ω-7
수신인: 전 직원
제목: 경고

이것은 자동경보입니다

SCP-076-2가 목걸이 안전장치를 고장내고 통제를 벗어났습니다. 이것은 전 직원에 대한 긴급경보입니다. 상층부의 요청이 시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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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찾고 있었다. 그것은 인연이며, 복수이고, 운명이기도 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감각만으로, 그는 눈앞의 고철과 고깃덩이를 오른손의 검으로 베어넘긴다.
격리대상 누출을 지시하는 경보가 제17기지 관내를 메아리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귀에 익었을 소리가 지금은 초조함을 부추기는 듯 답답하여, 남자에게 불쾌감을 배증시켰다.
이 불쾌감은, 그것의 존재를 연구원과의 대화에서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의 마음 속에서 활활 자라나고 있었다. 처음에 자신이 「수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을 때조차도, 이렇게 불쾌한 마음을 품었던 적이 남자에게는 없었다.
그렇기에 — 타인과 같이 움직이기를 계속하는 다리와, 무의식중에 장애물을 치우는 오른팔에, 그는 잠시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그 곤혹스러운 운명에 도달하면 해결될 것이다, 라는 확신도 남자는 가지고 있었다.

그가 7번째 고깃덩이를 내리친 순간, 왼쪽의 셸터에서 생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운, 무시무시한 포효가 그의 귀를 울렸다.
그로부터 남자는 자신이 제17기지 변칙생물수용셸터에 도달했음을 깨닫는다. 마치 동포를 만났을 때처럼, “사랑스럽다”고도 해석될 수 있는 울음소리가, 두터운 철문 너머에서 그를 불렀다. 그러나 남자는 거기 눈을 돌리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연구원이 “그는 다른 연구원 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푸념을 늘어놓던 장면을 그는 본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멈출 이유가 있다. 남자가 그렇게 판단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가 걸음을 뗀 순간, 그 뒤쪽 셸터로부터 구타음 같은 둔탁한 소리가 몇 번이나 그의 귀에 닿았다. 「그것 때문에 죽인 게 아니었나」 당황스럽다는 듯한 고함에, 그는 한 차례 그 셸터에 검을 내리치는 것으로 대답했다.
성가신 소리가 다시 하나만 남았을 때. 그는 또 다른 구획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열 명째 복부를 검으로 꿰뚫었을 때, 그는 문득 심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시설 내에서는 인터뷰라고 불리는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이다.
남자 자신은 그것을 여러 차례 받아들인 적은 있지만, 자기가 질문을 하는 입장에 선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인터뷰라는 것이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임은 충분 이해하고 있었다.
검에 꿰뚫린 채, 숨이 넘어가는 듯한 고깃덩이에게, 그는 서투른 영어로 말을 걸었다.

카인, 들어본 적 있나?」

남자가 질문을 한 것에 놀란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아는 객체의 이름이 나와서 놀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고기에 부속된 두 눈이 크게 뜨였다. 그러나 대화를 시도했다는 그 한 순간의 틈을, 재단의 기동특무로 육성된 그가 놓칠 리 없었다.
시체가 되기 직전의 왼손. 거기에는 쇠고리가 쥐어져 있었다. 주저없이 자폭이라는 길을 택한 그의 판단은 옳을 수밖에 없었다. 굉음과 함께, 사람 꼴을 한 두 존재가 섬광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아벨이라는 존재는 거기 서 있었다. 고기 굽는 냄새에 코를 찡그렸다. 그 냄새는 아벨에게 일시에 갚아준다는 선택을 한 결과이자, 아벨 자기 몸이 구워진 냄새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판단과 선택은 옳았으나, “화력”이 부족했다. 그걸로 끝인 이야기다.

저런 것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너희들은 하는 것이냐.
재단 직원의 긍지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벨은 눈 앞의 전사의 판단을 그렇게 받아들였다. 불쾌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조바심에 눈앞에 산산조각난 전사의 오른발을 짓이겨 준 아벨은 걸음을 옮긴다. 도려난 복부에서 자기 의사와 무관한 혈액이 목구멍으로 솟아올라 입가를 적셨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식당으로 이어지는 복도 모퉁이에 이르렀을 때, 그는 얘감을 느꼈다.
종점, 피리어드, 골라인, 비유하는 말은 여럿 있지만, 그의 머리에는 가장 먼저 「인연」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틀림없이 이 모퉁이 너머에 이 여행의 목적이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오른손의 검을 크게 움켜쥔다. 몇 년의 시간을 넘어 장소를 달리해도, 결국 이런 결말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자조하는 듯이 아벨은 웃었다. 이번에는 그 때와는 다르다. 전장은 탁 트인 들판이 아니며, 불의의 기습도 아니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자세로, 아벨은 모퉁이 너머로 시선을 던지고—



「……너는, 누구냐?」



Who를 추궁받은 청년은, 말없이 지급받은 총을 들이밀어, SCP-076-2의 이마를 뚫었다.
혼탁한 의식 가운데, 그는 묻는다. 묻고, 또 묻는다.
이마의 심벌은 틀림없이 가형의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 밖의 모든 것이 그가 아는 가형이 아니다. 그렇다면 눈 앞의 존재는 도대체 어디의 누구이며, 어째서 심벌만이 기억과 일치하는 것인가.
정체 모를 공포가, 쓰러진 그에게 엄습한다. 그 손에는 뭔지 모를 액체가 담긴 주사기가 쥐어져 있었다.

「그러게 만나지 않는 편이 좋다, 고 그랬는데」

구멍이 뚫린 뇌에 직접 주사기를 찔러넣는 느낌. 격통을 느끼기도 전, 기억소거제가 투여되는 것과 동시에 부패해 가는 아벨의 뇌 속에는, 「이 무슨」이라는 의문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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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073은 "카인"을 자칭한다、대체로 공손하고 대화를 거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말투가 어쩐지 기계적이고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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