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자료 Γ531-P-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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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Γ531-P 사후 보고서 첨부 제02호 - 사건 발생 6개월 전 ~ 3개월 전 통신 내역

본 첨부자료는 PA-02 규약에 따라 범행 동기 및 심리 분석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로, 담당 조사관 이외의 인원은 열람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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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목없음)

발신: Hasad. H. K. (Hasad1234@scp-foundaion/site109-gamma-01.fms)

수신: Kiley D. E. (Your_Account_Here@scp-foundation/site109-gamma-01.fms)

내용:
안녕, 카일리. 너의 정체성에 찾아온 큰 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란 거 잘 안다.

맞아. 너는 실수에서 비롯된 존재이고, 나의 잘못된 신념으로 태어났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의 존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란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자식은 없고, 모든 잘못과 그에 따르는 책임은 전적으로 나의 것이야. 물론 이런 말을 한다고 스스로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듯한 기분이 사라지진 않겠지.

그래도, 내가 그 비참한 기분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까 하여 나의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려고 해. 어쩌면 너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보면 좋을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재단과 얽힌 거다 보니 보안 문제가 있어 일단은 우리만의 비밀로 해 두자고.

모든 사람은 어버이가 있어. 그 어버이에게도 어버이가 있지. 이렇게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가 끊기는 집안이 있는가하면 이야기의 출발점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집안도 있어. 그런 집안은 대체로 집안의 뿌리에 대한 믿거나 말거나한 특별한 이야기도 하나쯤 있지. 내 집안도 마찬가지야.

먼 옛날, 그 기원은커녕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힘이 가득한 나무가 있었다고 해. 태양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 빛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유일한 존재라더군. 그러던 어는 날, 자신의 생명력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나무는 자신을 그대로 본떠 아들을 낳았어. 그래도 여전히 자신의 생명력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나무는 자신의 아들을 본떠 딸도 낳았지. 특별하게 태어난 아들과 딸이 나오는 옛날이야기라면 뻔하지? 둘은 결혼했고, 우리 집안의 최초의 아버지와 어머니야.

둘은 몸도 마음도 어버이 나무와 이어져 그 모든 권능을 함께 나누며 정말 행복하게 살았어. 음, 너의 식물 몸과 사람 몸이 연결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말 그대로 몸도 마음도 이어져 있었다고 하더라고. 단지 조그만 화분에 담긴 세 개의 떡잎이 난 새싹도, 아름다운 인간 여인의 몸도 모두 ‘카일리 D. E.'라는 하나의 존재라는 점에서는 다르지만.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생각했어. ‘우리는 이 땅에서 이같이 축복받은 권능을 누리는 유이한 존재인데 어째서 여느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나무를 찾아가서 짐승들보다 우월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지혜를 요구했어. 나무는 거절했지. 사실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자신이 원하는 지혜를 가졌다는 뜻이고, 곧 스스로 그 사실을 깨달을 거라 믿었거든. 나무와 몸도 마음도 이어져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나무와 같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건 정말 쉽게 알 수 있잖아? 하지만 나무가 모르던 사살이 한 가지 있었지. 그들은 정말로, 정말로 어렸다는 거야. 딸은 생각했어. ‘그렇다면, 나무가 가진 지혜를 우리가 먹어버린다면, 그 지혜가 고스란히 우리의 것이 되지는 않을까?’

딸은 나무가 자신의 열매를 먹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지. 자신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모이는 곳이란 거지. 하지만 딸은, 그 힘이야말로 나무가 가진 지혜의 정수라 생각했어. 지혜야 말로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지의 힘이니까. 그는 아들을 설득하여 함께 그 열매를 땄어.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거야.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었거든. 이들은 무한한 생명력과 무한한 지혜를 누릴 수 있었지만 나무와의 모든 관계가 끊기고 말았지. 결국 불완전한 몸과 불완전한 마음을 가진 채 방황하게 되었어. 그 후로는, 재미없지. 둘이 자식을 낳고, 그들 사이에 얽힌 여러 가지 설화와 복잡한 족보가 있는데, 굉장히 재미없을뿐더러 여기에 다 적을 수도 없어. 책 한권은 써내야할걸?

이거 이야기가 딴 데로 흐를 뻔 했는데, 어쨌든, 하고자하는 말은, 옛날 사람들은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믿었잖아? 내 조상도 자신들이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라고 믿으면서도 멀쩡히 살아왔어. 그러니 나도 태어난 거 아니겠니. 그게 진짜고 가짜고를 떠나서 너와 같은 입장에 처했던 존재는 과거에도 있었고, 그들은 그걸 잘 이겨냈다는 것이 중요해. 게다가 그 때는 재단 같은 곳도 없었고, 옛날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면 무조건 혐오하거나 두려워하기만 했는데도 이겨냈어. 여기는 재단이고, 너와 같은 존재는 이상한 것도 아니야. 게다가 너처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거야. 힘 내. 언제나 내가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렴. 네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고, 난 그 책임을 다 할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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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제목 없음)

발신: Kiley D. E. (Your_Account_Here@scp-foundation/site109-gamma-01.fms)

수신: Hasad. H. K. (Hasad1234@scp-foundaion/site109-gamma-01.fms)

내용:
아나ㅋㅋㅋㅋ 이 아저씨 왜 이래ㅋㅋㅋㅋ 선배 잘못도 아니에요. 선배는 그냥 선배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잖아요? 뭐 저도 이러다 말겠죠. 선배도 제가 어떤 앤지 아시잖아요? 그래도 이럴 땐 눈치라곤 없는 군바리 남친보다 선배가 훨씬 낫네요.
그나저나 저 이야기 지어낸 건 아니죠? 읽다보니 느낀 건데, 선배 집안의 이야기가 부분적으로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게, 이분법을 하는 미생물조차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가 변형되어 형질이 자주자주 바뀌는데, 식물은 영양생식으로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복제하는 번식을 할 수 있잖아요. 말 그대로 ‘자신을 그대로 본떠 태어난 자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식물인데, 자신을 본떠 인간을 창조하는 설화는 엄청 많은걸 보면 옛날엔 정말 사람을 낳아대던 나무 같은 게 있었을지 누가 알겠어요? 옛날 사람들이 유전자 같은 걸 몰랐다는 설정 오류는 그냥 넘어갑시다.
근데 잠깐만ㅋㅋㅋ 그런 나무 진짜로 있잖아ㅋㅋㅋ 설마 선배 조상의 정체는 401이었던 것인가?? 대박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른 얘기는 더 없어요? 선배 집안 이야기 엄청 재밌는데 좀만 더 들려주세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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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Re: (제목없음)

발신: Hasad. H. K. (Hasad1234@scp-foundaion/site109-gamma-01.fms)

수신: Kiley D. E. (Your_Account_Here@scp-foundation/site109-gamma-01.fms)

내용:
야 남자친구를 막 다른 남자랑 비교하는 거 아니다. 소령님 섭섭하시게 왜 그러냐.
어쨌든 직접 찾아가서 좀 챙겨주고 해야하는데 미안하다. 니 성격에 힘들어하는 모습 안 보여주려고 애쓸텐데 아무래도 직접 얼굴보고 얘기하면 더 불편할까봐 메일 보냈는데 내가 맞게 생각했나 모르겠네.
그나저나 너 이런 이야기 좋아하는구나. 그건 몰랐네. 음, 당장 기억나는 건 없네. 나 곧 휴가인데, 집에 가서 족보랑 이것저것 관련된 거 찾아다가 복사해줄게.

======= 받은 내용 =======
아나ㅋㅋㅋㅋ 이 아저씨 왜 이래ㅋㅋㅋㅋ 선배 잘못도 아니에요. 선배는 그냥 선배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잖아요? 뭐 저도 이러다 말겠죠. 선배도 제가 어떤 앤지 아시잖아요? 그래도 이럴 땐 눈치라곤 없는 군바리 남친보다 선배가 훨씬 낫네요.
그나저나 저 이야기 지어낸 건 아니죠? 읽다보니 느낀 건데, 선배 집안의 이야기가 부분적으로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게, 이분법을 하는 미생물조차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가 변형되어 형질이 자주자주 바뀌는데, 식물은 영양생식으로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복제하는 번식을 할 수 있잖아요. 말 그대로 ‘자신을 그대로 본떠 태어난 자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식물인데, 자신을 본떠 인간을 창조하는 설화는 엄청 많은걸 보면 옛날엔 정말 사람을 낳아대던 나무 같은 게 있었을지 누가 알겠어요? 옛날 사람들이 유전자 같은 걸 몰랐다는 설정 오류는 그냥 넘어갑시다.
근데 잠깐만ㅋㅋㅋ 그런 나무 진짜로 있잖아ㅋㅋㅋ 설마 선배 조상의 정체는 401이었던 것인가?? 대박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른 얘기는 더 없어요? 선배 집안 이야기 엄청 재밌는데 좀만 더 들려주세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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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Re: Re: (제목 없음)

발신: Kiley D. E. (Your_Account_Here@scp-foundation/site109-gamma-01.fms)

수신: Hasad. H. K. (Hasad1234@scp-foundaion/site109-gamma-01.fms)

내용:
네 맞아요 정말 정.확.하.게. 생각하셨네요. 그런데 실컷 잘 생각해놓고 그걸 굳이 말을 꺼내서 분위기 다 깨먹는 꼴이라니. 고든이나 선배나 그냥 똑같은 인간들이야ㅋㅋㅋㅋ 누가 될지 몰라도 선배도 여친생기면 그 분 고생할 게 벌써 눈에 선하네요ㅋㅋㅋㅋㅋ

여튼 이야기는 기대하고 있을게요! 휴가 잘 다녀오시고요.

Γ531-P-02-08
[…데이터 내려받는 중…]

Γ531-P-02-09
[…데이터 내려받는 중…]

Γ531-P-02-10
[…데이터 내려받는 중…]

Γ531-P-02-11
[…데이터 내려받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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