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신의 광신도



이름 없는 신의 이름 없는 숭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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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370-KO (옥리들)
KTE-3004-시안 (분서꾼들)
기어드는 믿음, 이름 없는 숭배자, 피안의 선지자1





개요

산까마귀

긴 울음을 남기고

해진 지평선을 넘어간다

김현승, 마지막 지상에서 中

태초부터 모든 존재는 자신보다 더 나은 존재자를 숭배했고, 그 숭배가 의미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이러한 숭배는 생명 역사에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의 영향력을 가져왔다. 물론 이러한 숭배의 사상이 선한 수준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물론 넘치게 많았다만, 그 사상에 심취한 수없는 이들이 다른 자들을 죽이고 싸움으로써 자신의 힘을 증명하려고 했고2 아예 그릇된 존재자를 모신다면 한 세계의 파멸까지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 중 아주 사소하지만 주의해야 할 일각이 이름 없는 신의 이름 없는 숭배자로, 그는 과거 우리들 사이를 걸었던 주홍왕의 아이들만큼이나 끈질기고 맹신적인 자라.3 지금은 우리에게 그 어떠한 큰 영향력도 끼칠 수 없을지라도 그 속에 품은 맹목적인 동기를 알리고자 이곳에 밝혀 적는다.

도해

Kersin

가장 최근에 촬영된 이름 없는 숭배자의 사진

지식

특징: 이름 없는 숭배자는 흔히 유령이나 귀신으로 불리는 심령 독립체이다. 겉보기에는 신장이 1.7m인 한국계 청년으로 보이나 그 기원은 알 수 없다. 으레 다른 강대한 능력의 망령들처럼 영적 초감각이 없는 인물들에게도 또렷하게 보이며, 일반적으로 마주쳤을 때 살아있는 인간처럼 보인다. 물론 이는 겉보기의 특징으로 숭배자는 여타 유령들과 같이 벽 같은 고체 물질을 투과하거나 공중에 부양하는 등 일반적인 심령 독립체가 가진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4

주목할 만한 것은 숭배자는 민간에서 널리 쓰이던 염화 나트륨, 복숭아, 팥, 성수, 십자가와 같이 마귀적이거나 영적인 존재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물건에 크게 영향받지는 않는다는 점이다.5

성질: 숭배자는 구오도령67이라는 신을 모시며, 그 신의 재활성화 내지 부활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그 성격상 이 구오도령을 설명하지 않고 숭배자의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구오도령의 설명 또한 여기에 표기한다.

구오도령이란 소위 유령들의 신이라고 다양한 문헌에서 오래 전부터 언급되어 온 모종의 존재자로 우리 손 측에서 그 존재와 직접적으로 대면한 적은 없으나 도서관 어둔 곳의 장서에서 그 이름과 다른 이름들이 자주 등장한다. 모든 문건에서 구오도령은 쓰러졌거나 부서졌거나 (잠시) 죽었다고들 하는데 다양한 이유가 제기된다만 연대표를 되감아보았을 적에 가장 일리가 있는 이유는 이 존재자가 수하 유령들과 함께 생사의 힘을 사용했다가8 다른 신적 존재자들의 집중적 견제 내지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상술했듯 구오도령이 어쨌거나 행동불능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야 확실하다. 그 행방은 알 수 없지만 몇몇 주장에 따르면 거신 티폰과 싸우던 그리스 신들이 새로 변해 도망쳤다는 일화9처럼 회복을 위해 인간의 형태로 변했다가 존재가 무너졌다/변형되었다고들 한다. 이러한 존재의 변형이라는 것이 단순 비유인가 학문의 영역인가는 알기 어렵다만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금은 인간형 개체로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숭배자는 아마 구오도령이 비활성 상태로 진입했을 적에 겨우 도망쳐 나와서 현재 그 신을 다시금 신위에 앉혀 놓으려고 가지각색의 시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문학적인 매체를 즐겨 사용하는데, 전래동화나 인형극, 연극과 같은 수단이 단순 사람들에게 신의 위대함을 알리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신이라는 존재자가 대중의 인식에 깊이 영향을 받는 까탈스러운 부류일 가능성도 다분하다.

현재 다수 유령들이 숭배자를 따르며, 이는 경이적인 힘이라기보다도 숭배자가 지닌 강력한 언변 때문일 것이다. 숭배자와 대화해 본 이들에 따르면 그는 논리와 비유를 말의 적재적소에 집어넣을 줄 알며, 자신을 무해한 단순 인간으로 소개하여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나 심리적으로 조종하는 것 또한 통달해 있다고들 했다. 육체에서 분리되어 나온 유령들은 의지할 곳이 없으니 이들을 교묘히 설득하고 의지시키는 것의 위험성은 알 만 하다.10

내력 및 관계: 숭배자 본인에 대한 기록은 숭배하는 신이 비활성 상태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전무하며, 그 이후로는 세계 곳곳의 초상 인물들이 그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한다. 큰 사건 이후로 숭배자가 세계 곳곳을 떠돌며 상술한 문학 작품을 사용해 신의 부활을 통한 작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숭배자는 스리포트랜드, 유르텍, 명천구를 비롯하여 가증한 장막이 통하지 않는 중심지들을 떠돌며 이런 일들을 조용하고 비교적 온건히 이행하였으므로 옥리나 분서꾼들이 숭배자에게 집중하지는 않았다.11

그러나 점차 숭배자는 은밀히 행동 범위를 넓혔다. 구오도령이 살았던 한국에서 아이들을 유괴, 수하로 부렸던 것이다.12 이 과정에서 자신의 유령 심복들을 부려 다른 인간들이 볼 수 없도록 조치를 단단히 취했기 때문에 경찰에게 발각되지는 않았다. 심야클럽 측이 이 숭배자들의 심복이였다 전향한 자에게서 얻어낸 자료에 따르면 아이를 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적인 능력이 있는 아이를 그릇으로 삼아 구오도령을 장기적으로 부활시키려 했다고 한다. 제아무리 인간을 그릇 내지 이형 천사로 삼아서 신의 힘을 담는 일이 고대부터 빈번하기는 했어도 쉬운 일은 아니였기에, 숭배자는 이 아이들에게 궂은 일을 도맡아 시키는 것은 물론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학대를 가하여 그릇으로서 인간의 성격을 완전히 지워버리려 시도했다.1314

이러한 숭배자의 활동은 그를 따르는 극단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였고, 몇몇 이들과 접촉하던 인물들이 이 만행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공작으로 재단이 출동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숭배자는 옥리 요원들과 교전했고 결국 붙들렸으며, 그를 따르던 이들은 대다수 사라졌고 납치당했던 아이들 역시 옥리들에게 구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때 희한하게도 그는 "구오도령이 되살아났다"며 기묘한 언급을 했다는데, 그 어디서도 신적인 무엇이 출몰했다는 보고는 전무했다.

숭배자는 아마도 대략 15년간 옥리들의 격리 하에 있다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옥리들의 철두철미한 성질을 생각하면 그 이유는 불명인데, 아마도 2018년 미친 놈들 즉 혼돈의 반란이 대한민국 내의 재단 기지를 기습한 사태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활동하던 능구렁이 손은 이 사건 당시 기지의 군사들이 혼돈의 반란을 무찌르기는 했지만15 몇몇 지적 존재들이 사건을 틈타 달아났다고들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숭배자라고 설명했다. 어쨌거나 숭배자는 여전히 이 땅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 시점에선 예전처럼 온건하고 비폭력적 노선을 띄고 있다. 부서진 신의 교단과 협력하는 것으로 보이며1617 우리와 심야클럽 사이 연결책이 경고하기 전에는 심야클럽과의 협력을 맺으려는 시도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18

접근법: 숭배자 그 자체가 강력한 권능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숭배자를 따르는 유령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단신으로 척을 치는 행위는 권하지 않는다. 또 숭배자가 심리 조작과 설득에 능숙하기 때문에 대화할 때는 상시 주의할 것. 만일 당신이 숭배자를 따르거나 도와서 신을 부활시키고자 한다면야 주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동을 학대하는 일도 서슴치 않은 고도의 지적 존재를 따른다는 것에는 윤리적 주의가 필요할만한 일이다.

관찰 및 이야기

그 시끌벅적한 어둠에 대하여 말하자면, 스리포틀랜드의 화려한 연극 장막을 거미줄처럼 치고 거무죽죽한 신의 힘을 극본으로 풀어 놓고 묘사하여 제 신이 얼마나 위대한 이인지 대놓고 노골적으로 암시하였으니 그 문학성과 화법술의 저열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오는 배우마다 제 감정을 잃고 목적을 배반하고 전생을 잊어버린 망령들이였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고? 그러나 본즉 그 노래마다 서린 어둠이 있으니, 어디서 아이가 우는 듯한 그 소리. 나는 그곳에서 진정한 밤을 보았고 그것은 치졸하고 어리숙한 연기가 아닌 옛날 다에바의 숭배자들이 노예들의 눈물을 폭력으로 짜내 아로새겼던 그러한 기분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였다……

— 제시퍼 키파나, 마녀, 공포의 기록자19


아니오.20

유령이 인간과 다르잖다는 말은 유령이, 특히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이들이 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인간이든 유령이든 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들에게 폭력을 행했다는 것은 끔찍한 죄이지요. 그들이 우리와 같은 꿈을 꾸더라도 그 방법이 그릇되었다면 의존할 수 있는 동포가 아닙니다.

— 윤성재, 심야클럽 인사부장


서천 쪽에서 들은 것에 따르면, 구오도령이라는 자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강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오도령을 제압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일반인들이 그에 대해 알지 못하도록 그 기록을 감춘 것이었지요. 저희 같은 무속인들은 그를 알고 있지만 그를 따를 생각도 없고요. 그런데 숭배자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이후로 구오도령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흐트러트리는 그 숭배자는 구오도령에게 있어서 큰 무기가 될 것입니다. 아예 일반인들이 그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숭배자에게 있어서는 득이, 저희에게는 독이 된 것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서 구오도령이 다시금 힘을 얻는다면 그 결과는 썩 좋다고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 숭배자 본인이 정체를 숨긴 구오도령일 가능성도 있고요.

— R.D., 능구렁이 손 소속

의문점

  1. 그 스스로가 초상 사회의 일원이고 초상 예술가와의 접점이 있다는 것이 명확함에도, 숭배자는 독자적으로 활동하며 정상 사회에서 용납되는 예술 수단만을 사용하려고 한다.212223 숭배자 본인의 취향인가? 구오도령이라는 자가 초상 예술로는 흡족해하지 않는 건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2. 그 이름과 기록의 출처를 보았을 때, 구오도령은 한국 출신임이 확실하다. 그가 무력화되기 전에 치렀던 그를 기리는 의식에 대한 기록이 다른 한국식 무속 의식과 유사하다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숭배자의 자칭이나 행동거지는 한국의 나그네보다는 서양의 방랑 수도자 쪽에 더 가깝다. 이는 숭배자에게 설득당한 추종자들의 의식에서 더 또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숭배자 개인의 취향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모종의 이유가 있는 것인가?
  3. 숭배자가 말하는 구오도령은 심령 독립체 종교 단체인 조요의 인도자가 숭배하는 신, '구오'와 이름 및 행적이 유사하다. 이를 보아 숭배자가 조요의 인도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작 숭배자는 다른 조요의 인도자와 모여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세력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4. 숭배자는 옥리에게 체포되기 직전 구오도령을 찾았다고 했으나 정작 옥리들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숭배자가 납치한 사람들을 모두 기억 소거만 하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철두철미한 옥리들의 행동을 생각하면 이는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과연 그 숭배자가 말한 구오도령은 진짜일까, 아니면 그 동안 그가 납치해온 다른 아이들처럼 영적 능력이 있는 것일 뿐인가? 만약 전자라면,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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