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E-3223 면담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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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기록은 사건의 전말을 쉽게 알기 위해 기록을 일부 짜집기를 한 것입니다. 추후 정리할 예정입니다. ―기록관 █████

(Zhsan 요원은 영상송출장치를 통해 O5-11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O5-11: 앉으십시오. 요원.
Zhsan 요원: 어…. 네.
O5-11: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죠?
Zhsan 요원: 네, 아마 요원 감독관 이후로 더 높은 분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O5-11: 네. 저도 여태 직접 본 적은 없었는데 초면에 아무런 설명 없이 이렇게 녹음기록을 한꺼번에 보낸 인원은 임원활동 중 난생처음인 것 같습니다. 처음 재생할 때 저희 모두 회의 내내 계속 저 소리를 해석해야만 했었습니다. 개중에는 밈적 테러 아닌가하고 자리를 뜨려는 분들도 계셨구요.
Zhsan 요원: …(헛기침)
O5-11: 원래대로라면 징계감이겠죠. 허나,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당신 몸도 지금 받을 수 있을만한 상태는 아닌 것 같으니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Zhsan 요원: 감사합니다.
O5-11: 자, 본론으로 넘어와서, 언제부터 후쉰 박사가 스파이란 걸 알게 됐죠?
Zhsan 요원: 알았다기보다는, 감독관님이 한번 의견을 낸 겁니다.
O5-11: 그게 무슨 소리죠?
Zhsan 요원: 전근 가기 하루 전, 감독관님이 절 개인실로 불렀습니다. 부르고는 저에게 소형 녹음장치를 여러 개 주더군요.

O5-5: 자네가 그 요원한테 녹음기를 줬다는군. 맞나?
Flipy 요원: 네.
O5-5: 어떻게 안 겐가.
Flipy 요원: 그게 상황이 이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데이터베이스를 탈취 당했는데, 그대로 남아있겠다고 한 것이요.
O5-5: 겨우 그거로 의심스러웠다고?
Flipy 요원: 아닙니다. 저희 동기 중 중국지부에 있는 동기의 얘기를 들어 보면 그 박사는 평소 개체의 연구에 대해서 항상 자기에 도움될 거 아니면 개체에 접근하는 것 자체에 바로 불호령을 냈다고 합니다. 다른 연구원과 같은 프로젝트를 한다면 그 연구원을 내팽개치고 자기만 다 하려 했었죠. 자신의 자료를 남이 볼라치면 난리 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단 자료는 물론이고 자기의 자료뿐만 아니라 자기 신분정보 자체가 넘어갈 위험이 처해있는데 그대로 있겠다? 다른 박사들은 다 집합해있는데? 뭔가 의심스럽지 않으십니까?
O5-5: 그렇게는 볼 순 있겠네. 허나 그럼 상부에 바로 의견을 내놓지 그랬나.
Flipy 요원: 어찌 됐던 그 당시에는 하나의 추측이었고, 괜히 의견을 내놓아서 그를 집중 감시를 하다 다른 쪽에 시선을 두질 못할게 뻔할 것 같았습니다.
O5-5: 그래서 몰래 부하한테 부탁을 한 겐가. 그 추측이 맞는지.
Flipy 요원: 네. 결국 그 추측이 사실이 되었고요.

O5-11: 지금까지의 활동기록을 보면, 이렇다 할 활발한 흔적은 없었네요. 그때 얘기를 듣고도 꽤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하던데요.
Zhsan 요원: 네, 그땐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었죠. 하지만 무시할 수는 없어서 그 도구들을 그냥 받고 갔었습니다.
O5-11: 그렇다면 혹시 마음이 바뀔만한 계기가 있었던가요?
Zhsan 요원: 그게…. 킬리 박사한테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습니다.
O5-11: 정확히 얘기해주실까요?
Zhsan 요원: 킬리 박사는 자신의 등급을 엄청 싫어하던 분입니다. 그래서 승진에 관련된 거면 무조건 참여하려 했고 자기 윗사람들이나 박사한테 막 아부를 떨고 그런 적이 많았었죠. 그런데도 안 된 적은 많았었지만. 그런데 이번에 킬리씨는 후쉰 박사한테는 데면데면하더군요. 아예 말수를 적게 했었습니다. 후쉰 박사의 뒤를 몰래 지켜보는 행동도 보였습니다. 뭔가 캐려는 것처럼요. 그때 뭔가 이상해서 한번은 킬리 박사의 개인실에 몰래 가봤더니 후쉰 박사에 대한 얘기가 쓰인 공책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몰래 격리구역 안에서 반란 측과 내통하고 있던 모습을 봤다고요.

(Killy 박사 역시 Zhsan과 마찬가지로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O5-11: 그 사람이 스파이인 걸 언제 아신 겁니까?
Killy 박사: …그 사람이 문서를 읽으면서 혼잣말을 했었는데, ‘이 자식만 해결되면 지금쯤 지부는 지옥이 되었을 텐데’라고 작게 들렸습니다. 처음엔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2일 후였나. 같이 구역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사람이 잠시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면서 마을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뭔가 싶어 발소리를 죽이면서 따라가 봤더니 바닥의 뚜껑을 열고 들어간 겁니다. 안의 사람도 있었는데 그 박사가 그 사람한테 뭔가를 보여주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같이 들어갔습니다. 그러고 한 15분 있더니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하루내내 아무런 말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 날 그 사람이 잠시 어디 가본다고 기지를 비웠었는데 박사 개인실 열쇠를 두고 갔더군요. 내심 궁금해서 개인실에 들어가 봤는데… 거기에 모든 게 있었습니다. 모든 사건의 전말이요.
O5-11: 상부에 알리지 못한 것은 도청당할까 봐 그런 겁니까?
Killy 박사: 네, 거의 모든 통신수단을 도청하고 있었어요. 팩스, 인터넷, 전화, 무전 전부 다요. …편지지를 검열 안 했다는 게 좀 얼이 빠졌지만요.

기록관 ██████: 평소에 Zhsan하고 아는 사이였습니까?
Sal 박사: 아뇨, 전혀요. 기지 안에서도 서로 얼굴 마주친 것도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일겁니다. 그냥 서로 이름만 알았을 뿐이죠.
기록관 ██████: Zhsan은 기지에 발령된 지 10일 쯤에 바오딩에 내려가서 국제우편을 보냈다고 합니다. 박사님의 고향으로요.
Sal 박사: 네, 덕분에 아버지가 저한테 ‘무슨 점자도 아니고 이모티콘도 아닌 것이 너한테 날아왔다. 것도 중국에서 말이다. 네놈은 외지에 나가서 일을 하는 거냐, 아님 무슨 스파이 짓이라도 하는 거냐’고 해서 겨우겨우 둘러대는데 애먹었습니다.
기록관 ██████: 흠, 어찌 됐든 그 편지를 얻는 덴 성공한 거네요.
Sal 박사: 편지지를 보자마자 모스부호란 걸 알아챘긴 했지만, 저야 모스부호를 알 리 만무했죠. 처음엔 이 사람이 장난치는 건가 해서 부호 읽을 줄 아는 요원을 불러서 그냥 해석해주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내용 중간부터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겁니다. 그때서야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깨닫고 바로 상부로 올렸습니다.
기록관 ██████: 그 후로는 바로 주변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었죠. 거기 지원부대한테도 미리 일러두었고요.
Sal 박사: 네, 그나저나 제 고향 주소는 어떻게 안 것일까요…. 응?
기록관 ██████: 왜 그러시죠?
Sal 박사: 이 녀석이 제가 자는 틈에 몰래 가르쳐줬답니다. 제 부모님 선물 좀 대신 보내주라면서.
기록관 ██████: …원래 서로 기억을 공유하지 않나요?
Sal 박사: …너무 피곤하면 의식 속에서도 잘 수 있습니다.

O5-11: 근데 그때의 통로 말입니다. 거기서 따로 조사할 때에도 방에 연결된 통로는 8개로 발견됐다고 했는데, 편지지엔 9개라고 적혀져 있더군요. 조사 후에 사실로 밝혀졌지만요.
Zhsan 요원: 조사결과를 받고 나서, 한 번 더 킬리 박사의 방을 몰래 찾아갔었습니다. 그날도 다이어리가 펴져 있던데, 놀랍게도 자기도 요원이나 그 박사나 반란이나 전부 다 피해서 혼자 몰래 조사를 했더군요. 그 내용에 따르면, 통로에는 모두 환풍구 창이 달려 있는데, 그 환풍구의 통로를 조정하는 곳이 기지 쪽 통로에 숨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조절하는 것에 따라 바람이 도착하는 곳이 달라지는데 하나는 거기 격리구역이고 하나는 바오딩으로 통하는 하수구였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하수구에서 그 단체의 아지트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거기 안에 가스통이 있는 걸로 보아 아마 가스를 모아 분사공격에 쓰려고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숨겨진 통로는 방 중앙에 숨겨진 지하도로가 덮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그 길은 바오딩 쪽 통로와 같이 꽤 넓은 편으로, 그 길을 쭉 따라서 가면….
O5-11: 베이징으로 통했죠. 지부가 있는 건물 쪽으로요.
Zhsan 요원: 네. 어쩌면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기록관 ██████: 그 단체에서 후쉰 박사는 어떤 위치였습니까?
정보국 심문관 ███: 그 개체의 개발자이자 작전 담당관이었다는군요. 헌데 그 박사는 개체를 개발은 했으나 그걸 심은 후에는 특성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해 여태 공격을 늦춘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Zhsan 요원이 오면서 특성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그때 킬리씨를 보낸 그 날에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습니다.
기록관 ██████: 그 날 킬리씨를 보낸 건 일부러 보낸 것이라고 한 겁니까?
정보국 심문관 ███: 네, 후쉰 박사도 뒤를 캔 걸 다 알고 일부러 보냈습니다. 미리 상부 쪽 스파이하고도 입을 맞췄더군요. 그러고는 바로 그쪽 부대를 불러서 킬리를 개체한테 당하게 하거나 부대한테 당하게 하려 한 겁니다. 그리고는 격리기지를 초토화하려고 했었죠. 하지만 부대가 철문을 열고 통로를 들어서는 순간 요원들이 설치한 지뢰를 밟아 폭발해서 그쪽 통로 천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미리 설치한 박격포를 한 12대를 맞아 그야말로 반대로 초토화가 됐었고.
기록관 ██████: 통로를 터트리고 나서 구역에 불을 지른 것도 Zhsan 요원이 했었던가요.
정보국 심문관 ███: 네. 만일을 위해서 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론 피해가 적게 나온 편이지만 그 개체가 불에 완전히 타 죽었죠.

O5-11: 사실, 그때 후쉰이 보낼 때 대충 눈치 채시지 않았습니까? 자기를 없애려 했다는 걸.
Killy 박사: 물론 알고 있었죠. 하지만 거기서 그대로 당할 순 없었으니까, 저도 만반의 준비를 했었습니다.
O5-11: 정확히 어떤 준비를 하신겁니까?
Killy 박사: 수류탄 5개를 몰래 빼내 가방 안에 넣어 놨었죠. 가다가 요원을 떨치고 통로와 환풍구에 떨어뜨리려고요. 결국 실패했지만.
O5-11: 어떻게 무기 관리고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흠흠, 그리고 후쉰 박사의 개인실에는 이번 계획에 대한 정보밖에 없었습니까?
Killy 박사: 네? 그게 무슨….
O5-11: 분명, 이번에 반란 측에선 중국 지부 쪽 데이터베이스를 훔쳤다고 했습니다. 그 박사의 컴퓨터 자료에선 아무것도 없었습니까?
Killy 박사: 그, 그건…. (상당히 곤란해 하는 표정이었음.)
O5-11: 알고 있는 대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이하 내용은 O5-11의 요청으로 제거됨.)

Zhsan 요원: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전부 다 자기 노트하고 탭북에 기록되어 있더군요.
O5-11: 그 데이터를 전부 다 보신 건가요.
Zhsan 요원: 네. 다 봤습니다. 거기에 반란 측에서 써진 문서도 봤고요.
O5-11: 반란 측의 문서라, Killy씨는 말씀하지 않았습니다만.
Zhsan 요원: 흐흠…. (10 초 동안 생각에 잠긴 듯 침묵했다) 그게, 여기서 말하기엔 곤란한 겁니다.
O5-11: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내용이야 저희가 검열할 수 있지 않습니까?
Zhsan 요원: 직접 말하면 안 됩니다. 그게…. 문서에 쓰여 있었습니다. …흠,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은데…. 잠시 만요.
(Zhsan은 자리에서 일어나 면담실 바깥에 있는 요원에게 공책과 필기도구를 요구함. 3분 후, 보안 요원이 공책과 펜 두 개를 Zhsan에게 줌. 후에 Zhsan은 공책에 글을 적어 내용을 전달함. 이후의 내용은 5등급 인원 이상만 열람 가능. 문서 E-3223-베타를 참조할 것.)

기록관 ██████: E-3223의 가스를 마신 인원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의사 ███████: 그게 증상은 똑같은데, 정도가 천차만별이던데요. 다들 자기 나이보다 어려지고, 그에 따라 두통, 배탈, 발열 등 나오는 증상은 다 똑같은데, 어떤 사람은 한두 살 어려지는데 어떤 사람은 아기까지 되어버리고, 또 어떤 사람은 머리가 띵한 정도로만 끝나고 잘만 다니는데 어떤 사람은 아직도 기절해있고. 혈액 안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서 바이러스는 아닌 것 같고.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기록관 ██████: 이번에 연령 변동이 큰 인원은 누가 있습니까?
의사 ███████: 아기가 된 사람을 제외하면은…. (갖고 온 리스트를 편다) 어디 보자, Dupe 요원은 10살 어려져서 지금은 13살. Zhsan 요원이 한 17살 어려져서 지금은 18살, Killy 박사는 25살 어려져서 지금은 15살. 이렇게 3명입니다. 흠, 그러고 보니 이번엔 Zhsan이 Killy보다 세 살 더 많네요. 전에는 반대로 5살인데. 저 근데 이번에 어려진 사람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랍니까?
기록관 ██████: 그건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허나, 상부 쪽의 얘기로는…. 아마 좀 절망적이란 추측이 듭니다. 처리되거나 샘플이 되거나.
의사 ███████: …결국 키울 자신이 없으니 버리겠다는 걸까요. 이 정도로 큰일을 해주었는데.
기록관 ██████: 확실하진 않습니다. 다만…. 각오 정도는 해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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