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흔한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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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허리를 쭉 폈다. 오랜 고민을 해결하자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이 '움(麻)', 드디어 끝난 거야?"

남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친구가 웃으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드디어 이놈을 갖다 버릴 수 있게 되서 다행이야, '아(阿)'.

"'우(烏)'는 어디 갔어?"

"몰라, 많이 삐졌는지 그대로 가버렸어."

"하긴, 자기가 그동안 어떻게 애지중지 아껴 왔는데."

'아'가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잖아? 이건 우리 셋이 모두 동의한 거였어. 물론 '우'는 마지못해 동의했지만."

'움'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본따 만든 것들을 안에 살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한 선택이었어. 만약 그대로 뒀다면, 한참 전에 우리를 뛰어넘었을 거야."

갑자기, 저 멀리에서 화가 난 고함소리가 들려 왔다.

"생각에 자물쇠를 채우는 걸로도 충분했잖아!"

그에 이어 훌쩍거리는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저녀석 많이 속상했나 보지?"

"안에 사는 녀석들이 자기들 머리에 박힌 자물쇠를 발견해버려서 어쩔 수 없었어. 가만히 놓아두었으면 풀어버리려고 했을 거야."

'움'이 물었다.

"'아', 너는 속상하지 않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네가 만든 것을 내가 부숴버린 셈이잖아?"

'아'가 답했다.

"괜찮아, 다시 새로 만들면 되니까. 솔직히 이번에는 좀 위험한 도전이었다는 건 동감해.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버려서 우리 스스로는 다시 부술 수도 없었잖아?"

"다행히 자물쇠를 통해 그놈들 머릿속에서 힘을 뽑아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만약 처음에 내 말대로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면 어땠겠어?"

둘은 키득거렸다.

"신박하네. 우리가 발꿈치만도 못하다고 생각한 것들에게서 힘을 훔쳐 그걸로 우리도 부술 수 없는 것을 파괴하다니."

"그러게 말야."

'아'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보니 이제 슬슬 우리 강아지 밥줄 시간이네."

'움'이 황당한듯 말했다.

"애완동물도 키워?"

"키우다 보니 재밌더라고. 너도 한번 키워볼래?"

'움'이 고개를 가로질렀다.

"난 됐어. 좋아, 이름은 뭔데?"

"'신'이야."

"'신'이라, 우리 이름처럼 한 글자네."

'아'가 웃으며 일어났다.

"맞아, 뭔가 어감이 좋더라고. 암튼 드디어 그걸 부숴버린 거 축하해. 난 가본다?"

'움'이 일어나는 친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다음에는 좀 더 안전하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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