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al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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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본 건의 담당자가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하네. 자네와 같은 전도유망한 사람이 내 뒤를 이어 주는 걸 정말 기쁘게 생각하네.

그럼 바로 업무 내용을 설명하고자 하나, 자네는 본 건에 대한 지식이 조금 부족하다고 보이네. 우선 다음 자료를 읽어 주었으면 하네. 중간중간 내 코멘트가 삽입되어 있으니, 그것도 읽도록 하게나. 이건 인수인계 문서 대신이라고 생각해 주게.


일련번호: SCP-001-JP

등급: 타우미엘(Thaumiel)

특수 격리 절차: SCP-001-JP는 O5 평의회의 감독 하에 놓이며,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가 공급된다. SCP-001-JP는 의논 가능한 상태의 O5 평의회 의원 과반의 찬성에 의해 사용할 수 있다. 의논 가능한 O5 평의회 의원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이 보고서는 전 인원에게 공개되며 모든 사람에게 SCP-001-JP의 사용이 허가된다.

설명: SCP-001-JP는 노트북의 꼴을 갖춘 변칙적 전자기기이다. SCP-001-JP와 일치하는 형태의 제품은 존재하지 않으나, 키보드 배열이나 전원 버튼과 같은 기본적 입력 장치의 유무 여부는 다른 노트북과 동일하다.

SCP-001-JP는 부속 콘센트를 전원에 접속하면 작동된다. 작동 뒤 모니터에는 균형 잡힌 천칭의 도트 그림이 나타나며, 그림 아래에는 두 개의 글상자가 세로로 놓여 있다.

위 글상자에는 천칭이 수평일 때만 글을 입력할 수 있다. 이 문자열이 입력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여 있으며, 특정 상황, 물체, 바람을 나타낼 경우, 모니터 왼쪽 위로부터 사람의 손의 형태를 한 도트 그림이 나타나며, 천칭의 왼쪽을 누른다. 결과로 천칭은 왼쪽으로 기운다.

아래 글상자는 평시에는 입력할 수 없으나, 천칭이 왼쪽으로 기울 때 입력할 수 있다. 여기에 입력자가 이해할 수 있은 언어로 어떠한 존재를 나타내는 문자열을 입력하였을 때, 화면 중앙에 크게 ‘:)’이라는 이모티콘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위 글상자에 입력된 상황의 실현, 물체의 출현, 바람의 성취가 이루어지며, 아래 글상자에 입력된 존재(이하, ‘피영향존재’라 함)는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피영향존재를 복수 입력할 수는 없으나, 집단의 명칭을 입력하는 것으로 그 집단에 속하는 존재 모두에게 영향이 미친다(이하, 이를 ‘바람의 달성’이라 함). 바람의 달성이 발생하였을 때, 화면에서 사람의 손의 형태를 한 도트 그림은 사라지고, 천칭은 빠르게 오른쪽으로 기운다. 천칭이 수평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 글에는 몇몇 정보가 삭제되어 있네. 삭제한 건 나야. 삭제한 부분은 읽어도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해도 의미는 없는 부분이네.

읽을지 안 읽을지 정도는 제 선택에 맡겨 주면 안 되나 생각하겠지만, 보다 좋은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선택지는 미리 빼 버리는 게 중요하네. 이를 잘 기억해 두게.

‘바람의 달성’에 대하여: 바람의 달성이 발생하기 위하여서는, 위 글상자에 입력된 바람에 대하여 피영향존재가 어떠한 척도에 따른 적절한 가치를 가질 필요가 있다. ‘가치를 결정하는 척도’ 및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기준’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으나, 하나의 유력한 가설에서는 ‘피영향존재 또는 그 주변이 받는 고통·피해의 합이 조작자에게 가져오는 이익을 대폭 상회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바람의 달성에 따라 얻는 이익은 쓰인 내용에 따르며 예측할 수 있으나, 피영향존재가 받는 피해는 예측이 어렵다. 그러나 이 피해는 완전 무작위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바람에 어떠한 형태로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발성장애의 회복’이라는 바람에 대하여, 피영향존재로 지정된 열다섯 명의 D계급 인원이 받은 피해는, ‘성대를 찢고는 멧비둘기(Streptopelia orientalis)가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SCP-001-JP의 사용은 상술한 대로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며, 새 변칙존재의 출현이 이에 따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인간 한 명을 50 m 순간이동시킨다’라는 바람에 의해 제██기지는 괴멸적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SCP-001-JP의 사용은 긴급 시로 한정되며, 또 엄중한 관리 하에 놓이게 되었다. 최신 다섯 건의 SCP-001-JP 사용 이력은 자동으로 이 문서에 덧붙여진다.

자네는 몇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군. 내가 왜 이 인수인계 문서를 이렇게 알기 힘든 장소에 숨겼는가. 어째서 자네에게 이러한 보물찾기와 같은 일을 시켰는가.
하지만, 여기에는 제대로 된 의미가 있다네. 자네는 이 인수인계 문서를 읽기 전에, 몇몇 보고서를 읽고, 거기서 ‘재단’의 인원들이 얼마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분투해 왔는지를 잘 알 걸세. 이건 굉장히 중요한 지식이야.
그럼 다음으로 읽을 글은 방금까지 있던 보고서랑은 다른 글일세. 이건 어느 날 ‘재단’의 모든 인원에게 통지된 메시지로부터 발췌한 것이네만, 위와 같은 이유로 필요없는 부분은 생략하였어. 이걸 읽지 않는다면, 이어지는 보고서의 글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니, 무엇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해 주기 바라네.

알림


전 인원에게 알림. SCP-███-JP의 격리 실패에 따른 연쇄적 격리 실패는 각국으로 퍼져, 수습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격리 실패 중인 복수 개체에 의해 모든 개체가 격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O5 평의회는 이 알림으로 UK급 시나리오(Unclassified K-Class Scenario)의 발생을 선언한다.

각 시설의 결정권은 각 시설 관리관에게 위임한다. 또한 현 시점을 기준으로 모든 정보의 기밀은 해제된다. 각 타우미엘(Thaumiel) 개체의 담당자는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각자 프로토콜을 실행하시오.

전 인원에게 다시 알림.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방패가 되어 어둠을 비추는 빛이 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제 목숨을 태워 이 세계를 구하는 빛이 될 때이다. 가령 육체가, 정신이 스러지다 한들 우리의 웅자는 영원이 기억될 것이다. 제군의 협력에 감사한다. 확보, 격리, 보호.

흠.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인가? 당연하겠지. 누구나 학교에서 배우는 이야기니까 말이야. 아니지, 이제는 안 배울지도 모르겠군. 그런 것에 관한 사정은 자네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테지. 그럼 슬슬 내가 자네에게 전하려고 했던 걸 눈치챘을 지도 모르겠네. 다음이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일세.

사용 이력 (자동 갱신)

일시: 19██/█/█

위 글상자: 모든 변칙존재의 소멸

아래 글상자: D계급 인원

결과: 무반응


일시: 19██/█/█

위 글상자: 모든 변칙존재의 소멸

아래 글상자: 모든 수감되어 있는 범죄자

결과: 무반응


일시: 19██/█/█

위 글상자: 모든 변칙존재의 소멸

아래 글상자: 재단의 모든 경제적 자원

결과: :(


일시: 19██/█/█

위 글상자: 모든 변칙존재의 소멸

아래 글상자: O5

결과: :-P


일시: 19██/█/█

위 글상자: 모든 변칙존재의 소멸

아래 글상자: 모든 재단 인원

결과: :)

그래, 이렇게 된 일일세. 그렇게 지금 자네가 아는 ‘그들’이 생겨난 걸세.
그들이 세계를 구하였다는 걸 증명하는 증거는, 그들과 이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기밀을 알고 있었던 몇몇 높으신 분들의 머리속을 제외하고는 무엇 하나 남아 있지 않아. 왜냐하면 그들은 변칙적인 존재를, 정말로 싹 지워 버렸기 때문일세. 그들을 제외하고 말이지.
허나, 자네는 여기저기 존재하는 ‘그들’, 즉 ‘재단’의 시설은 알고 있어도,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모르는 모양새이군. 그런 자네를 위해, 다음의 짧은 보고서를 붙여 두네.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시설을 배회하며 ‘평소와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엄중한 장비를 몸에 걸치고 엄중히 잠긴 방에 들어갑니다. — 그 방은 텅 비어있는데도요.
어느 때, 방에 들어간 그들 중 하나가 갑자기 신음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는 제 몸을 몇 번이고 벽에 부딪히고는, 목이 찢어지도록 소리를 지르며 제 손가락을 깨물고, 눈을 파내고는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들이 ‘변칙존재’라고 부르는 것 따윈 없었습니다. 그는, 그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상상 속의 변칙존재에게 살해당한 것이지요.
그의 몸은 영안실에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는 영안실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빠져나왔습니다. 파내어진 눈도, 깨문 손가락도 다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그 뒤, 본래의 그와는 다른 ‘신입 인원’으로서 연수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죽기 전의 그의 동료들이, 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계속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상이라는 지옥을, 썩어 문드러지지 않는 몸으로 말이에요. 그렇게 영원히 그 고통이 이어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그들의 데이터베이스에는 공상 속의 괴물들이, 그들을 괴롭히기 위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계속 추가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들 자신의 손으로—

UN과 각국의 의사에 따라, 재단의 존재는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지. 재단의 존재를 공표하여도 이제 해는 없네. 변칙존재 같은 건, 그들을 빼고는 이제 존재할 리가 없을 테니 말이야.

그렇게, 각국에서는 그들을 보호하는 조치가 취해졌어. 위 보고서로부터도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네만, 그들은 불로불사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네. 거기다가, 시설 밖을 나가는 것도 불가능해. 하지만 마치 보통 사람과 같은 감각을 갖고 있는 거야. 예를 들어, 긴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다고 그들이 판단한다면, 그들은 배고픔에 허덕이고, 고통받네. 그리고 죽어. 죽으면 또 살아나고, 신입 인원으로 채용되고, 또 배고픔에 허덕이고. 기타 설비도 다 똑같네. 설비가 약하면 공상 속 괴물이 탈주하고, 그렇게 인원은고통받고, 죽고, 부활하지. 이걸 무한히 반복해. 그래서, 영웅에 대한 경의를 보이기 위해, 각국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시설을 유지하고, 그들에게 물자를 제공하였네.

문제는, 이 원조라는 게 꽤나 돈이 필요한 일이었다는 점이지.

██국 정부, 재단의 존재를 부정

██국 ████ 대통령은, ‘SCP 재단’이 존재했었고, 세계를 초상적 존재에서 구하였다는 설에 관하여, “전혀 근거가 없는 발언이고, 종교나 미신에 가깝다”고 주장, 모든 ‘SCP 재단’ 시설의 파괴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각국에서는 비난의 성명이 쏟아지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찬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에서는 “SCP 재단”에 보내는 원조를 비난하는 시위 활동이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히 번지고 있다. ██ 광장의 시위 참가자는 취재에 응하여 “영문 모를 이상한 집단이 아니라, 장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에 자원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만스럽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러니까 자네는 이 일의 담당자게 된 걸세.

그럼 슬슬 자네도 자신이 대체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궁금해지겠지. 일이라 해도 별 거 없네. 자네는 이 페이지에서, 그들이 보낸 물자 요구를 확인할 수 있어(그들은 자네를 재단의 회계 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할 걸세). 그리고 물자를 지급할 거라면 ‘승인’을, 안 그럴 거라면 ‘기각’을 선택하면 되네. ‘승인’을 눌렀을 경우, 요구가 상부에 전달되어 더 검토되게 되지. 만일 거기서 OK가 나왔다면 물자는 지급되고, 그렇지 않다면 ‘승인’을 ‘기각’으로 바꾸기만 하면 될 뿐이야.

정말 잘 돼 있는 시스템이지. 안 그래? 적어도 자네는, 자네의 나라가 ‘재단’이라는 말하자면 돈 먹는 벌레인 영웅에게 경의를 표하고, 진중한 대화 끝에 적절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걸 명예롭게 생각해도 될 거야. 나는 명예롭게 생각하네.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고는, 그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골라 내었지.

마침 신청이 하나 도착했구만. 이제 실전을 해 볼 차례일세.


 
    • _


    물자 지급 요청


    신청자: 쿠로다黒田 기지 관리관

    신청 물품:

    • 식료품 (물을 포함함)
    • 의료품

    신청이 상부에 닿고 있기는 한 겁니까? 본 기지는 물자의 부족으로 현재 괴멸적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복수 개체가 격리 실패를 일으켜, 또 배고픔과 불안이 만연해 있습니다. 기적적으로 개체를 시설 내에 격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날마다 많은 인원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방금도 눈앞에서 부관리관이 쓰러졌습니다. 탈수 증상으로요. 우리는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물도, 식료도 없습니다. 이 신청이 정말 닿고 있다면, 신속한 구조와 물자의 지급을 요청합니다. 여기는 지옥이에요. 대체 왜,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그건 기기의 고장이 아니야. 자네가 누를 버튼은 단 하나, ‘기각’일세. 처음에 말했어. ‘보다 좋은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선택지는 미리 빼 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야. 몇 번이고 시도해 봤지. 안 되더라고. 승인한 요청은 전부 위에서 기각됐어. 그래서, 생략했다. 그러면 더 이상 선택지를 고민할 필요는 없네. 선택지가 없으니, 나는 나쁘지 않아. 천칭은, 이제 없단 말일세.

    맨 처음에 비꼰 걸 사과하지. 자네는 ‘전도유망한 사람’이 아니야. 여기는 묘지지. 필요없는 인재의 쓰레기통이네.
    안녕하신가, 골칫덩이 신입 씨. 그리고 환영하겠네. 여기도, ‘지옥’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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