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봄의 저주
평가: +4+x
blank.png

그 때 저는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지겹게 보고 있었습니다. 대학생이니까 공부를 한다거나, 공부 아니더라도 다른 뭔가 할 일은 있었지만요, 왠지 모르게 2시간 정도 머ー엉하니 보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이런 트윗이 올라오더라고요.

たかはし @nWlj57m · 3월 8일

%E3%81%9F%E3%81%8B%E3%81%AF%E3%81%97
수고했다 범죄자
  
 

본 적 없는 계정이었습니다. 누가 「마음에 들어요」나 「리트윗」을 한 것도 아닌데 슥 하고 튀어나와서 눈에 딱 들어왔어요.

그것을 보는 순간, 저는 분노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 이거 날 보고 하는 말이구나…, 라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혀로 축인 입술 사이로, 자연스럽게 혀 차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범죄자」はんざいしゃ라는 부분에도 짚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차별적이고, 사려 얖고, 발언권도 주어지지 않은, 멍청하고 무능한 놈한테 우에까라메센을 받는 것 같고, 바보 취급을 당한 것 같아서, 불유쾌함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불가사의하지요. 아까도 말했듯이, 처음 보는 계정이기 때문에, 이 트윗이 저를 가리킨 말이라고 생각할 수 없잖아요. 게다가 인터넷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이상한 놈이나 마음이 맞지 않는 놈들이 산더미처럼 있어요. 대가리 빻은 놈이네 하고 속으로 바보 취급해 주고 그냥 스루하면 되었을 텐데.

그런데, 그 때의 저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어째선지, 그 「たかはし」라는 계정 너머에, 타카하시군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버렀습니다. 그래서 무시할 수가 없었어요.

타카하시군이라는 것은, 고등학생 때의 클래스메이트입니다. 관계성은…… 으~음, “친구”정도일까요, 넓게 말해서. 타카하시군과는 자주 「2인조」를 만들었거든요.

……스스로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저는 고등학생 때 소위 말하는 「아싸陰キャ」였습니다. 그것도 거의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얌전하고 조용하게 눈에 띄지 않는, 「공기」라는 느낌의 아싸였습니다.

왕따를 당한 것도 아니고, 중2병이 생겨서 삐딱해졌던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계속하다 보니, 친구 사귀기가 무섭고 귀찮아서. 하지만 내 자신을 바꾸기는 힘들고 싫으니까, 결국 주위가 내 형편 좋게 바뀌어 주기를 기다리고만 있을 뿐인,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당연히 친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곤란할 때가 있어요. 체육시간에 2인조씩 짝지어라 — 하면 깍두기로 남는다던가, 점심시간에 다들 단짝끼리 책상 붙여서 도시락 먹는데 혼자라던가, 그럴 때. 그게 싫었어요. 내가 평소에 얼마나 깔봄을 당하는지가 가시화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친구”가 있었으면 했어요. 그럴 때를 위해서.


그럴 때, 딱 좋게 타카하시군이 전학을 왔던 것입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느릿느릿 걷는 모습은 딱 보기에도 음침하고, 자기소개 때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쟤도 깍두기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했어요.

그리고 기대했던 그대로였습니다. 덕분에 학교생활이 마음 편해졌어요. 타카하시군이라면, 「2인조」를 만들 때, 같이 하자거나 그런 대화를 할 필요조차 없어요.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아무튼 같이 있다가, 끝나면 특별한 일도 없다. 뭐, 타카하시군 같은 애하고는 말을 안 해도 되잖아요. 그래서 딱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무엇이 계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카하시군은 왕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맞고 차이고 욕먹고 하는 것을 자주 보았는데, 모르긴 몰라도 그 이상으로 여러 사람에게 음습한 왕따를 당했던 것 같아요. 뭐, 그렇겠지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건은 일어났습니다. 자습시간에, 왕따의 일환으로 걷어차인 타카하시군이 3층 창문에서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그 직전에, 타카하시군은 저를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도움을 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깔보는 것 같기도 한, 그 싫은 눈으로.


보고 있자니……하고 눈을 돌린 순간에는, 이미 떨어져 있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그런 이유로 타카하시군은 저에게 있어서 트라우마였던 것이죠. 그래서 그 트윗을 봤을 때도, 타카하시군이 생각나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들여서 머리를 식혔습니다. 타카하시군 따위에게 내 시간을 낭비하다니……라고 생각하며, 조금씩 조금씩. 타카하시라는 성은 흔하니까, 「たかはし」도 무관한 별개의 녀석이겠지 하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

그리고, 지금이라면 이 트윗을 못 본 것으로 할 수 있다…! 라는 정신상태에 도달해서, 스크롤해서 그 트윗을 흘려보내려고 했을 때,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たかはし @nWlj57m · 3월 8일

%E3%81%9F%E3%81%8B%E3%81%AF%E3%81%97
수고했다 범죄자
  
 

「마음에 들어요」를.



터치 실수로, 그만 눌러버리고 만 것입니다.

바로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어요」를 하면 상대방에게 바로 전달이 되게 되어 있거든요.



たかはし님이 나를 팔로우합니다



팔로우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뭔가가 달라진 것입니다.

イースリン @isurinrin512 · 3월 8일

%E3%82%A4%E3%83%BC%E3%82%B9%E3%83%AA%E3%83%B3
그렇게 평범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麦ディ @mugid7486 · 3월 8일

%E9%BA%A6%E3%83%87%E3%82%A3
뭔가, 굉장히 열심이라서 기분나빴어
  
 

norumo(のるも) @kogama · 3월 8일

%E3%81%AE%E3%82%8B%E3%82%82
됐으니까 좀 닥쳐
  
 

はけんざる @soumonky · 3월 8일

%E3%81%91%E3%82%93%E3%81%96%E3%82%8B
진심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고
  
 

어째서인지, 가시 돋친 말들만 눈에 들어오게 되어 버렸습니다.

배려 있는 말은 느끼기 어려워지고, 둔하게 안개가 낀 것처럼 잘 인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저 자신 또는 다른 누군가를 깔보는 듯한 막말은 분명하게 전해져서 머릿속에 언제까지나 남고.

평소부터 교류가 있었던 인터넷 지인이, 갑자기 저를 업신여기면서 생활방식과 존재를 부정해왔습니다.

열심히 대학생 데뷔 해서 사귄 친구가, 무언가 꿰뚫어 보는 듯한 불쾌한 웃음을 지으며, 말없이 소곤소곤 멀리서 제 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신뢰하던 선배 알바생이, 어이가 없다는 듯 경멸의 눈빛을 지으며, 귀찮다는 듯 언짢은 목소리로 말해 옵니다.

사이가 좋았던 사람, 존경하던 사람, 부모님까지도, 모두가……, 저를 깔보는 것입니다.



누가 날 좀 도와줘……라고 빌었습니다. 하지만, 도움 같은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저는 타카하시군을 돕지 않았으니까요.

비참했습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타카하시군을 내 아래로 깔봄으로써 「저 놈하고 나는 다르다」고 필사적으로 정신줄을 잡고 있던 스스로의 나약함에. 모두에게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계속 도망치려고 했던 내 자신에게.



……고요했습니다. 다 싫고. 눈물이 넘쳐서 머리가 저릿하고,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외롭고 서러워서.



죽어야겠습니다.

이것은 영원히 계속될 테니까요. 내가 아무리 마음을 혹사해서 기운을 내고 나아간다 하더라도, 내게 싫은 일은 무조건 들러붙을 것이고, 끝내 겨우 다다를 수 있는 것은 고작 「자신에게 있어 마음 편할 장소」를 찾아내는 것일 뿐…. 그리고, 제 마음에 뿌리박힌 자학적 정신은 두 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테니까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일 테지만.

그치만, 나는 노력하고 싶지 않고, 노력하기 싫어서. 편안한 방법으로 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서.



여러가지로 조사를 해 보다가, 좋은 자살 방법을 동영상 사이트에서 발견했습니다. 편하게 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잘 있어요.













































깨달았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무튼 간에 제가 지금 이렇게 괴로운 것은, 결국 타카하시군이 원인이잖아요.

죽으려던 순간, 문득 타카하시군이 머리에 떠올라 여러가지로 조사해 보았습니다.


타카하시군,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용서할 수 없지요! 에헤헤, 게다가 그 때 추락했을 때의 부상 후유증으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는 거 같아요. 아하하.

제가 이렇게 괴로운데, 살아 있다는 겁니다. 타카하시군 따위가.



……이러쿵저러쿵 했지만, 타카하시군과 저는 역시 “친구”인 거네요ー.

타카하시군은, 언제나 제가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을 주잖아요.

맞팔해 줘야겠네요.


이제 알겠습니다. 누구라도 끝내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뿐입니다.




저는 범죄자니까요.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