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원숭이

은퇴하면,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

미안합니다.

자. 만일 은퇴하면,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직업군은 예상 수명이 짧다.

나는 다음 탈주 사건때 살해당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가둬놓고 있는 갖가지 괴물들이 심심해져서 간식을 먹기로 결정했을 때. 현장 임무때 끝을 맞을 수도 있겠지. 먹히거나, 증발하거나,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과학의 법칙을 무시하는 발견되지 않은 놈이 날 스펙타클하게 역겨운 모습으로 죽이려고 결정해서, 결국 완전히 우그러진 채로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아니면 옛날처럼 반란이나 GOC와 대치 도중 임무에서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지. 예상했겠듯이, SCP 재단을 위해 일하는 요원들은 오래 살지 못해. 최소한 나쁜 놈들은 말이야.

나? 나는 내가 좋은 요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나는 운이 좋은 요원이다. 나는 직업에 종사하고; 제때 보고서를 내고, 그리고, 만일 해야 한다면, 그 물체들을 저지하는 동안 사람 몇명을 죽인다. 밤에 잠은 잘 자냐고? 가끔은.

음, 아니야. 사실은 거짓말이다. 살인광 파충류들과, 살육하고 다니는 조각상, 그리고 신만이 아실 다른 수많은 이름없는 공포가 밖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은 수면에 별로 좋지 않다.

난 악몽을 많이 꾼다. 가끔은 신이 도와주셔서, 한밤중의 공포를 즐기기도 한다; 173이 복도에서 나를 쫓아오는 꿈이라던가, 682가 나를 고기즙으로 만들어버리기로 결심한 꿈이라던가. 그 꿈들은 내가 일하는 동안 얼마나 무심하게 행동하던지 간에, 내 안에는 아직 약간의 인간적인 부분이 남아있다는 걸, 나는 아직 상상할 수 없는 공포의 우주속에 있는 공포에 질린 자그마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물론, 내가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을때도 있다.

가끔… 나는 여우원숭이가 되고 싶다.

그래, 하라고. 웃어. 희망없는 꿈을 꾸는 미친놈을 비웃으란 말이야. 나도 이 꿈이 어쩌다 생겼는지 모른다고. 내 나이에는 빠른 자동차와 매력적인 여자에 미쳐야 하는게 정상이라고. 그런데 나는 그러지 않지. 내가 원하는 삶을 상상하면, 나는 마다가스카르의 우림으로 떠나는 나를 발견해. 내가 과일을 먹고 내 형제자매와 함께 나무 사이를 다니며 조용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곳에서만, 그 나무들 속에서만, 기지와 요원과 SCP에서 멀리 떨어진 그 곳에서만 나는 완전히 안전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꿈이 멍청하고, 불가능한것처럼 보이겠지. 그런데 직장 동료들 중에 말하는 개와 원숭이-사람과 클레프가 뭐던지간에- 가 있다면, 금방 "불가능"이라는 것이 정상에서 꽤 먼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내 어머니의 기억중 가장 뚜렷한 것은 내가 다섯살때 어머니와 함께 동물원에 갔던 기억이다. 우리는 호랑이를 보고, 코끼리를 보고, 사자를 보았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를 가장 크게 웃게 해준 것은 체인이 걸린 울타리를 뛰어오르며 작은 손으로 땅콩을 요청하는 작고 활발한 원원류, 여우원숭이였다. 우리는 동물원이 닫히고 결국 쫓겨날때까지 그것들을 몇시간 동안이나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녀는 3일 후 차에 치였다.

재단을 위해 일하는 것은 확실히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놓는다. 일을 하지 않을때도, 모든 것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게 된다. 커피잔, 저 테이블, 신문- 혹시 잠재적으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SCP가 아닐까? 저 어두운 복도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걸까? 저 괴상한 텔레비젼 쇼가 혹시 잠재적인 밈의 위협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부인하던지 간에, 나는 내가 악몽이 나를 집어삼키기 전 한밤중의 침실에 있는 그림자를 의심과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하지만, 악몽이 떠나가는 드문 밤에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발가락 밑의 거친 나무 껍질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땅을 돌아다니는 무리들의 낯익은 부름을 들었고, 나는 뛰어내려 그들과 함께했다. 마다가스카르의 뜨거운 오후 햇살 아래는, 예상치 못한 공포도 없고, 악몽도 없고, 두려움도 없었다. 나는 내 어머니를 기억했고, 우리의 웃음소리를 기억했다.

그리고, 그때. 오직 그때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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