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점
평가: +8+x

요원들은 현장에 나와 있었다. 그들 옆으로 이번 일을 일으킨 스킵을 담은 우리를 특무부대가 옮기고 있었고, 그들은 진흙 같은 것이 잔뜩 묻어있는 건물 잔해더미를 지나 면담장으로 쓰이는 현지의 회관으로 들어갔다. 이 마을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요원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회관이 이 마을에 성하게 서있는 건물 중 최상의 상태인 것 같았다. 이 '재해'에 대한 조사로 파견된 정부직원으로 위장한 요원들은 회관으로 들어갔다. 많은 주민은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상태였다. 아이는 졸린 듯 어머니의 품에 파고들었고, 작은 아이들은 눈을 비비면서 저희끼리 모여서 몇몇은 곯아떨어져 있었고, 몇몇은 잠에 취해 있었다. 그 외 몇몇 남자아이들은 서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졸린 기색이 역력했다. 모두 잠자려던 중 부지불식간에 당한 듯한 모양새였다. 면담이 시작되었다. 요원은 간단한 사건조사라 하였다. 그들이 한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밤늦게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웬 덩어리 같은 것이 떨어졌고 그 작은 덩어리들이 점점 불어나더니 퉁겨 다니며 마을을 뭉개고 다녔다는 것이다. 이 덩어리는 어두운 갈색이었고 악취가 진동했다고 했다. 안에 들어간 요원은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후 마스크를 끼고 안주머니에서 기억소거제 통을 열어 뿌리면서 선언했다.

"당신들은 모두 이번 태풍의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모두 그런 그를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다시 뿌리면서 선언했다.

"당신들은 모두 이번 태풍의 피해자입니다."

이건 아니었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런 반응이 아니라 그들은 모든 일을 잊고 그저 태풍의 피해자로 자기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때 태풍피해에 대해 최소한의 구호작업 후 철수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잊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앞에 선 요원들에게 항의했다. 요원은 쫓기듯 밖으로 나왔다. 그곳의 특무부대가 요원에게 매달리며 항의하는 마을 사람들을 떼어내 다시 회관으로 욱여넣었다. 요원은 다른 특무부대원들에게 무언가 말하였다. 그들은 잠시 상황 해결을 위한 추가 작업에 대해 상의하였다. 보안이 최우선이었다. 상의가 끝나고 요원은 다시 회관으로 들어서서 말하였다.

"아까 그 일은 죄송합니다. 자 잠시만 마을 회장님, 나와 주실래요? 개인적으로 상의할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아, 정부지원에 대해서 약간 서류작업이 필요해서요. 나머지 분들은 그곳에서 잠시 대기해주세요."

마을 사람들은 약간 동요하는 듯했지만, 이내 기다리기 시작했다. 마을 회장과 요원은 회관에서 떨어진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요원은 마을회장의 옆에서 무언가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하면서 옆으로 다가섰다. 마을 회장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 요원은 마을 화장의 입과 코를 한 손에 쥐고 있던 손수건으로 덮고 지그시 눌렀다. 잠시 저항하는 듯하였으나, 회장은 곧 축 늘어졌다. 요원은 그를 결박해 대기하던 차 뒷자리에 태웠다. 그 뒤로 마을 회관이 봉쇄되고 잠시 후 회관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회장을 차에 태우고 다시 회관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회관은 무너져 있고, 특무부대는 그 잔해 위에 비닐시트를 씌우고 있었다. 그 시트 아래로 해골마크가 그려진 실린더와 연결된 호스를 끼웠고, 곧 비닐시트 안은 수증기로 흐려졌다. 잠시 뒤 그들은 시트와 실린더를 치우고 떠났다.


마을 회장의 검사 결과는 기밀 처리되었고, 시신은 소각되었다. 그 현장에 출동한 모든 요원은 검사 후 사살되었다. 현장은 재단에 의해 봉쇄되었고 다른 요원들이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의 시신을 확보하였다.


에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밝은 실험실 같은 곳 내부에는 많은 철제 해부대가 있었고, 그 실험대마다 시신이 한 구씩 놓여있었다. 어떤 해부대에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실험실 안을 화생방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돌아다녔다. 몇몇은 해부대를 끌고 한쪽으로 이동해 어떤 장치 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투입구를 닫고 장치를 조작했다. 곧, 장치는 뜨거워졌고, 얼마 뒤 그 안에서 뼛가루와 재를 털어내 금속 통에 넣었다.


곧이어 파일 하나가 어딘지 모를 곳에 전송되었다. 잠시 쉬려던 참이었던 양복을 입은 사람은 모니터를 확인했다. 그는 경고문 아래의 빈칸에 몇 줄의 문자들을 입력하고 잠시 뒤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다시 창가로 걸어가고, 꺼내 놓았었던 와인병을 다시 지하실로 가져다 놓았다.


잠시 후 모니터에 열두 개의 실루엣이 등장했다. 그리고 잠시 이어진 회의, 여기저기서 전송되는 더 많은 검사기록. 그리고 내려진 결론

재단이 가진 하나의 이점이 사라졌다는 것

하지만 확보, 격리, 보호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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