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금빛 나날

알려지지 않게 된 한 세상.
한 용과 친구가 된 한 소녀.
한 문이 열린다.


차-파누가 자신 주위의 세상을 도는 것을 멈추자, 쿼르세타가 방향 감각을 되찾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쿼르세타가 약간 괜찮아졌을 무렵, 그녀는 자신이 아주 크고 오래되어 보이는 집의 앞에 서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밀 통로와 여러 벌의 갑옷들, 그리고 너무나도 높아서 꼭대기에 도달하기까지 반 시간이나 걸릴 법한 높은 계단들이 있는, 당신이 읽었을지도 모르는 책에서 나오는 집 말이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에 아탄티의 등에 난 솜털같은 볏이 젖어들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요, 아탄티, 여전히 지구같아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란다, 나의 아이야. 지금으로선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어. 그게 내가 이것이 첫 걸음이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이기도 해. 도움을 요청하려고 말이야."

아무 말도 없이, 쿼르세타의 친구들이 자신들에게 지나치게 작은 문을 어떻게든 통과하며 저택 안으로 앞장서서 걸어들어갔다. 건물의 복도는 폐가에서 느껴질 것 같은 추위보다 훨씬 더 추웠으나, 수상하게도 먼지 냄새가 잘 나지 않았다. 그들이 더 깊게 들어설수록, 쿼르세타는 더욱 뭔가 모호하게도… 이 공간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고려해본다면 뭔가를 나타내고 있을, 오래된 것이 있다고 느꼈다. 결국 쿼르세타가 이쯤이면 집의 반대쪽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할 무렵, 그들은 모퉁이를 돌아 만일 쿼르세타가 거대한 도마뱀과 살아있는 물질로 이루어진 반짝이는 구름과 함게 여행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를 매우 놀라게 했을 아주 수상한 입주자가 있는 아주 수상한 방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그 거대한 방이 건물의 아주 자연스러운 일부분으로 보였다. 하지만 방의 중간 지점을 지나자, 벽이 희미하게 일렁이며 위치를 바꾸어 옛날 재단에서의 아탄티의 방과 아주 닮은 방으로 변했다. 아주 키가 작고,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적갈색의 피부를 가지고 코에 큰 혹을 단 채로 자신의 얼굴에 어울리는 것보다 훨씬 찢어지도록 미소짓고 있는 남자가 방의 구석에 서 있었다. 남자는 몇 전기 케이블이 연결된, 두 개의 환풍구로부터 차갑고 하얀 연기가 새어나오는 거대한 관을 몸을 굽혀 내려다보고 있었다. 금속과 오래된 책, 액체 세제의 냄새가 쿼르세타의 콧속으로 자기주장을 하며 한순간에 들어갔다. 거칠고 휘파람같은, 쌕쌕이는 소리가 방을 채웠는데 쿼르세타는 그것이 남자에게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조금 후에 깨달았다.

"루-키르그, 오랜만이구나!" 아탄티가 우렁차게 인사했다.

"오, 아탄티. 오랜만입니다," 낯선 남자가 이빨 사이로 쌕쌕이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에드리세크도요. 거기 인간은 잘 모르겠네요. 이상합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지금쯤이면 겁에 질려 도망갔을 텐데."

"더 자세히 봐라, 에브럭트," 아탄티가 답했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잠시 동안 쿼르세타를 관찰했다. "흠. 굉장히 놀랍군요. 이런 존재는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요. 흠, 들어오시죠, 잡동사니 사이에서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공간이 있는지 둘러보시길."

세 여행가들은 여러 용품들과 책의 더미 사이를 헤쳐나갔다. 차-파누와 아탄티는 방의 중간 지점을 건너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였다.

쿼르세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인삿말이 칭찬이라 생각했다. "아주 멋진 집이네요, 어… 그러니까…"

"흠? 아, 제가 매너가 없었군요? 에브럭트-루-키르그라고 불러주면 됩니다. 그리고 맞아요, 꽤 멋진 집이지 않나요. 제가 배운 바로는 이런 특정한 종류의 집은 부와 권력을 나타내는 것에 쓰였다는군요. 물론 실험실은 딸려있지 않았지만. 그래서 실험실은 길Way이라고 불리는 흥미로운 현상을 통해 제가 따로 추가해야 했습니다. 매혹적이죠, 그 실험실에 있는 것들은 이 세상의 배울 것들이에요."

아탄티가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크흠. 그래도 에트코피스Etcopis의 오래된 회관에 비할 곳은 없지." 차-파누는 아탄티의 말에서 크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목소리의 떨림을 잡아냈다.

"아마 그건 사실이겠지만," 에브럭트가 답변했다,"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세요. 그건 이 장소가 제공해야 하는 지식의 일부입니다. 아무튼, 제가 이 아이의 상태에 대해 무엇을 아는지 물어보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 같네요. 그게 맞다면, 그녀의 존재가 어떻게 물리적 형태의 부재를 무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에 유감을 표하죠."

"우리가 여기 온 이유는 그게 아니야, 에브럭트," 아탄티가 근엄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말하지,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너라면 우리가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에브럭트의 미소가 미세하게 움츠러들었다. "아탄티, 그게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음? 왜 쉬운 일이 아니지? 이 세상으로 오는 입구가 있다면 당연히 우리의 세상으로 가는 입구도 있을 텐데."

에브럭트가 깊게 쌕쌕거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탄티, 제가 여기서 한때 지냈던 삶을 다시 만들어내고자 오랜 시간을 지세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에브럭트가 동결 튜브를 가리켰다. "제가 저의 자원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사용하지 않고, 이 세상에 정착하려고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계산을 마쳤습니다. 우리는 지금 만약 우리가 고향에 있는 것이라면 있을 장소에 정확히 서 있단 말입니다. 아탄티, 입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바뀌었으며, 우리는 그저 남겨진 잔재일 뿐이라고요."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에브럭트. 이 장소가 고향일 리 없다고. 우리의 세상은 아직 그곳에 있고, 우리는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을 거야. 네가 우리를 돕든 말든 상관 없이."

"아탄티, 당신은 언제나 고집이 셌습니다. 그 고집은 당신을 좋은 보호자이자 여행가로 만들어줬지만,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도록 만들어주기도 했죠. 아주 좋습니다, 가서 고향으로 돌아갈 문을 찾으세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씀은 드리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어디서 절 만날 수 있을지는 알고 계시겠죠."

아탄티는 자신의 거대한 주둥이를 끄덕이고는 에브럭트의 솔직함에 감사를 표했다. 이후 몇 시간 동안, 세 연장자들은 옛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승리와 이국의 땅, 소중히 여기던 기억들을 말이다. 이따금 쿼르세타는 자신이 읽었던 이야기나 사소한 조각을 말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었는데, 에브럭트는 이를 흥미로이 여겼다. 밤이 끝날 무렵, 세 여행가들은 자신들을 환대해준 집의 주인에 감사를 표하고 떠나기 시작했다.

"쿼르세타, 잠시 남아있어 줄 수 있습니까? 당신과 사적으로 나눠야 할 대화가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에브럭트가 뒤에서 쿼르세타를 불러세웠다.

쿼르세타가 아탄티를 올려다봤다. 아탄티는 잠시 생각을 하고는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루-키르그씨?"

"쿼르세타… 당신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입니까?"

"그렇다고 생각해요."

에브럭트는 자신의 둥글넙적한 머리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좋아요. 아탄티는 가끔 성급하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가 정신을 차리게 말하기 어럽게 만들죠. 그래도… 당신의 말은 듣는군요. 아탄티가 정신을 차리도록 시도라도 해줄 수 있습니까?"

쿼르세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뇨. 아탄티가 결정을 내리면, 제가 뭘 하더라도 이 여정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에요. 그 행동이 바보같든 아니든 간에."

에브럭트가 끄덕였다. "당신은 좋은 동료군요. 아, 그래도 떠나기 전에 당신에게 줄 것이 아직 하나 있습니다."

늙은 학자는 가까이에 있는 탁자로 이동하여 작은 달걀 모양 태엽 장치로 보이는 것을 주워들었다. 에브럭트는 그것을 쿼르세타의 손에 올려놓고선 그녀의 손가락으로 장치를 감쌌다. 장치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쿼르세타는 기계 안에서 윙윙이며 찰칵이는 작은 기계 조각의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여정에 지혜가 함께하든 그렇지 않든,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확실합니다. 필요한 때가 온다면, 이 장치를 바닥에 집어던지세요."

"그러면 어떻게 되죠?"

작은 남자의 미소가 더욱 커졌다. "필요한 때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그래도, 당신이 새로운 가족에게 이 장치에 대해 말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이제 가세요, 저들이 기다립니다."

쿼르세타는 잠시 망설이고는 달걀 형태의 장치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동료들에게 합류했다.

"무슨 대화를 나눴니?"

"루-키르그가 제가 아탄티를 설득해서 이 일을 그만두게 하길 원했어요. 전 싫다고 했구요."

"그게 다야?"

"네."

"좋아, 그럼," 용이 미소지었다. "출발하도록 하지!"


또한 알려지지 않은 한 세상이 발견된다.
한 늙은 남자는 흘릴 눈물이 남아있지 않다.
한 문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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