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살아生きて있い는る 집家
원작: http://scp-jp.wikidot.com/miyageubusuna-ikiteiruie
저자: ©︎miyageubusuna
역자: Salamander724
부동산 중개를 하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관서지방의 도시에서 벗어난 어느 시에, 그 물건은 있다는 것 같다.
물건이라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왜냐면 그 건물은 이미 주거지로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건물이 임대맨션으로서 역할이 끝장난 것은 오너가 돌아가시고 관리인도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중개업자가 유족에게 헐값으로 사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이 건물은 그러지 않고 그대로 폐가가 되었다.
시골이라 새로 사람이 들어올 것을 기대할 수 없다거나 그런 사정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는 그저 작은 시골 맨션이 폐가가 되었다는 이야기일 뿐.
그런데 여기서부터 친구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숨을 내쉬듯이, 건물도 호흡을 하거든」
아마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묻자, 그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람은 호흡을 하지 않으면 죽어버리잖아. 건물도 마찬가지인데, 그 호흡이라는 게 사람의 출입, 생활이다.
사람이 질서 잡힌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건물이 호흡을 하고 있는 거고. 즉, 생활이 없어진 집은 죽는 거다」
그럴싸하다고 수긍했다.
매년 한 번씩, 빈 집이 되어버린 어머니가 살던 본가를 청소하러 갈 때 일이 떠오른다.
창문도 문도 다 닫아두고 있는데, 먼지가 쌓인다.
생물에 빗대 말하자면, 확실히 죽은 것일지도 모른다.
철학적이구만, 그런 말로 얼버무렸다.
「그런데, 살아 있는 거야」
친구는 그렇게 말을 이었다.
「오너가 없어지고, 관리회사도 없어지고, 살던 사람들이 모두 퇴거하고, 그렇게 아무도 없어졌는데도, 그 집은 언제까지나 살아 있는 거야」
조용히 맞장구를 쳐 줬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 계약 관계로 관공서 인간과 함께 그 맨션을 찾아갈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때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고, 친구는 말했다.
주민이 여럿 있는 경우, 집주인이 대뜸 부동산을 팔아넘겨버리곤 퇴거 요청을 한다든가 해서 드잡이질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이 건물의 경우 관리하던 할머니가 고령이기도 해서 오래 전부터 신규 입주를 거절해 오고 있었다.
나도 이제 갈 날이 머지 않았으니까. 라며 장기입주자들에게는 이사비용을 건네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주민 퇴거가 스무스하게 진행되어, 반년도 되기 전에 입주자가 제로가 되었다.
그리고 관공서 일은 꽤나 뒷북이었다고 하는데, 빈 집이 되고 이미 2년도 더 지났을 무렵이 되어서야 세금 관련된 문제로 관공서 인간과 내 친구가 그 맨션에 들어가 둘러보게 된 것이란다.
「먼지가 안 쌓인 건 아니야. 열화가 없었던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는 해도 애초에 빈 집이 되고 나서 그렇게 장기간 방치되어 있었으니까, 깔끔하게 정돈된 채로 있는 게 당연하다고. 그런데, 살아 있었어」
친구는 말을 계속한다.
「이 위화감이라는 걸, 너는 절대 이해 못 할 거다.
그래도 여기 취직하고 4년, 그동안 온갖 집을 다 봐 왔거든.
거의 뭐 수백 채를 봤을까. 그러면 알 수가 있어. 사람이 사는 집인지 안 사는 집인지.
낡은 집이라거나, 빈 집이 되고 나서 노숙자들이 몰래 들어와 살거나 그럴 수 있는데, 그런 게 아니야.
방 하나 하나.
배관, 욕실, 베란다, 복도에 계단까지.
수십명의 인간이 여전히 살고 있고, 지금 마침 한꺼번에 집을 나섰을 뿐이라는.
집주인이 집에 없을 때, 혼자 기다리다 지친 것 같은, 그런 감각.
그런 숨결이 그 집에는 있었다」
이야기에 열이 오른다.
평소 거의 쓰지 않는 본가의 불간과 거실의 온도차를 떠올린다.
불간은 푸르고, 거실은 주황색.
사람의 흐름이 만드는 그런 한寒난暖의 차이가, 왠지 채색을 달리하여 머릿속에 표시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계속 무섭더라고. 나는 알아차려 버린 거다.
내람하느라 이런저런 부동산을 돌아다닐 때마다, 수십건에 하나 꼴로, 계속 공실이었는데 살아 있는 집이 있다는 걸.
나는 그동안 공포라는 건 차가운 거라고 생각했었다.
어둡고, 왠지 등에 들러붙는 것 같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어.
그것은 따스한 척 하면서 거기에 계속 있는 거다.
지금까지 사람의 온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것으로 변해 버렸다.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계속 거기에 있다고.
계속, 계속계속계속.
사람이 있어도 없어도 거기에 있다고.
따스한 호흡을 하는 무언가가, 계속 거기에 있다고」
말을 끝내자, 친구는 머리를 감싸안고 입을 다물었다.
그 때, 쓰윽 하고, 난방이 잘 된 방의 공기가 조금, 빠져나가듯 움직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