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집의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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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사실

 저 셜록 홈즈는 「너도밤나무집」에서 시골길에 점재하는 농가를 바라보며, “런던 뒷골목보다 더 무서운 범죄의 온상”이라고 닥터 왓슨에게 말했다고 한다. 쓸쓸한 산골 따위에 제각기 떨어져 있는 집들은, 무언가 무서운 범죄를 저질러도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 어둠에 묻혀버릴 것 같은(이것은 분명히 도시민의 편견도 들어 있지만) ―― 그런 기분이 든다, 그런 이야기다.
 다만, 이번 건으로 주제에 오른 집은, 그렇게까지 한산한 장소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주택가라고 할 수 있을 밀집도도 아니지만. 이 현대에는…… 그야말로 상당한 시골도 아니고…… 사람의 눈이 어디에나 있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보통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는 1LDK 같은 물건이 재단의 그물에 걸려든 것은, 오로지 일반인의 증언에 의한 것이었다. 그 증언을 인용해 보겠다.

 네네, 잘 들어 봐봐요. 저 집은 너무 기분이 켕겨서. 제가 그 집 근처를 지나갈 때 봤다니까요. 창문에, 거기 아무도 없는데, 머그잔인지 뭔지 둥실둥실 허공에 떠 있는데! 그 창문이라는 것도 제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저 혼자 덜컹덜컹 열리고 하는 걸요. 기분이 섬찟하지 않을 수가 없죠. 저기 사는 사람은, 최근에 이사왔는데요, 그 사람이 오고 나서부터 그렇달까요. 그 사람 자체도 좀, 음침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인사도 모기소리로 하고. 그 이렇게 말하면 나쁜 말 같지만, 오타쿠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 비싸 보이는 카메라를 모으거나 하는데, 저 집도 그 나이에 살기에는 너무 넓다고 해야 하나. 사고물건이라던가 무언가 때문에 싸진 거라면 모를까, 아까 말했지만 그 사람이 입주하기 전까지는 그런 얘기 들은 적도 없고요. 집에서 나오는 일도 별로 없는데,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친구라고 할 것도 본 적이 없고, 아니, 저 뒤에서 뭘 하고 처박혀 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여기서 독자 제현께서, 신고를 하고 싶은 것인지, 우물가 수다를 떨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석연치 않은 증언에도 수사의 손을 대지 않을 수 없는 재단 직원의 비애를 우선 생각해 주셨으면 하지만, 그것은 어쨌든 각설하고. 이 주부 이외의 증언들도 모아서, 많든 적든 폴터가이스트가 그 집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증언들을 얻었으나, 그 동네 일대를 통솔하는 「쟁쟁한 주부」라고 하시니, 증언자들이 다들 이 아줌마에게 입을 맞춰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게다가 긴급성도 위급성도 느껴지지 않는, 자칫 단순한 구경거리로 치부되기도 하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라. 일단 재단은 해당 지역의 감시대상(물론 우선도 낮은 것으로)에 그 부동산을 추가해서 기록을 남기고, 나머지는 무언가 움직임이 있으면 대응하자는 식으로 이 건을 처리한 것이지만, 모종의 일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사례를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당연히 이 부동산에 「무언가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렸다.

 그것은 증언 수집으로부터 2개월 정도 지난, 9월 초순의 어느 무더운 밤의 일이었다. 기억소거를 할 정도는 아니라 하여 방치되어 있던 주부는 (많을 때는 주 2회 정도) 같은 내용의 수다 ―― 실례, 신고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 날 증언은 평상시와 달랐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 기분 나쁜 집인지 그 근처인지를 걷고 있었던 모양인 그녀는, 그 안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무거운 것을 무엇인가 단단한 것에 내려쳐 부수는 것 같은, 그런 소리였다. 닫혀 있던 그 날의 창문으로 보인 것은, 거기 사는 남자의 ―― 무언가 중대한, 무슨 산제물 의식 같은 거라도 끝낸 것 같은 ―― 결사의 표정이었다고 한다. 목격자는 두려워져서 거기에서 도망쳐 버렸는데,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그날 이후로 전혀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재단은 이에 청소업자니 화재감지기 검사니 사칭해가면서, 한 차례 그 부동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거주하는 남자는 확실히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서투른 듯, 시선을 싫어하는 것 같은 어두운 분위기에 그늘이 짙은 얼굴, 거기에 덧붙여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정신상태가 느껴졌는데, 하늘색 머그잔이 한 개 놓인 간소하고 깔끔한 탁자, 주름이 깊게 휘어진 상당히 커다란 침대, 증언대로 수집하고 있는 듯, 오와 열을 맞춰 진열한 카메라들, 그것들 이외에 있는 게 거의 없는 방의 벽에는, 화려한 꽃밭을 담은 풍경사진이 한 장, 우후방의 해바라기가 보이도록 하면서 어색한 피스 포즈를 취한 남자의 사진이 한 장, 그리고 자리를 바꿔서 약간 흔들린 사진이 한 장. 세 장의 사진이 꼼꼼히 장식되어 있었고 ―― 즉슨 전체적으로 보통의, 변칙성이 없는 방이라는 말이다 ―― 재단은 역시 기록만 했고, 재수사는 멈추었다.
 애초에 증언 가운데 유일하게 변칙이라고 할 수 있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수습되었다면, 이후 무슨 사건이 발생하든 재단의 관할은 아니다. 그래서 수사는 끝났고, 다만 싫을만큼 음울했던 거주 남성의 안색만이 이 건을 담당한 재단 직원의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下)추리

 그런데 그 뒤로 며칠, 담당 재단 직원은 재단의 한 기지의 한 방을 찾아갔다. 이 신입 직원의 성은 아미야라고 하는데, 관공서나 경찰에 올라오는 저런 일반인들의 신고나, 여기저기 잠재하는 사소한 위화감들을 구분해서 진짜 변칙성이 얽혀 있는지를 판단해, 그 가능성의 많고 적음을 보고한다……는 일을 하는 부서에 취임하고 있다. 이 방에는 그의 선배이며, 이미 재단 내의 다른 직급으로 전직 ―― 본인은 퇴직했다는 표현을 취하고 있지만 ―― 한 남자가 있었다. 아미야의 눈앞에, 느슨하게 묶은 장발을 옆으로 넘긴, 영리해 보이는 남성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래서 말인데요」

 라며 아미야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상기한 건을 설명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특수고문인지, 간이상담역인지 하는 이 남자 ―― 우루노의 직분은, 재단 내에서 사례들을 다루며 발생한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를, 때로는 다리까지 쓰는 것, 그것이 그의 전적인 일이다. 재단탐정이라는 약간은 진부한 명칭으로 야유받는 이 자리에 우루노만 앉아 있는 이유를, 아미야는 전혀 알지 못한다. 무언가 헤아리기 어려운 사정이 작용하기야 했겠지만, 대저 이번(또는 매번)에 중요한 것은 그러한 아미야의 업무사정 따위가 아니다. 아미야는 재단에서 이 상담실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간들 중 한 명이다.

「지금으로서 이쪽은, 감시대상으로서의 우선도를 유지할 것인가, 내릴 것인가…… 즉슨 감시대상에서 제외할 것인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원래부터 긴급성이나 위험성이 적은 사례였고, 변칙성 유무부터 의심스러우니까요.」
「……그렇구만. 아미야군은 어떻게 생각하나?」

 안락의자의 방향을 홱 돌려, 넘기고 있던 소설책을 닫은 우루노가 물어왔다. 이 남자가 특수고문으로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상담자에게 되물어오는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아미야는 그럴싸하게 턱을 당기고, 술술 자신의 ―― 폼잡아 말하자면 ―― "견해"를 풀어볼 수 있었다.

「저는 우선도, 그대로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없어지긴 했지만, 원인은 해결된 게 없고……. 이야기 자체가 좀 위화감이 있지 않은가요?」
「흐음」
「물건이 적은 방인데 침대만 크고, 부동산 자체도 크고. 누군가 ―― 여자를 몰래 끌어들여서 동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유는, 그 여자를 그 아줌마한테 들키고 싶지 않았다던지…… 그런 느낌으로요. 그런데, 그 신고가 되었을 때, 남자는 동거녀를 치정 갈등으로 죽여버렸고」
「으음」
「다만 시체는 당연히 방에 없었고, 주변 지역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가 뭐랄까…… 그런 느낌의 변칙성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감시는 일단 계속하는 게 좋지 않은가 하고」
「그런 느낌이라니, 어떤 느낌이지?」

 거기서 아미야는 말이 궁해졌다. 아미야가 재단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이고, 변칙성에 조예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말문이 막힌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이 추리의 내용이 거의 아미야의 망상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이 그런 느낌이죠, 라며 말끝을 흐리는 아미야에게 우루노는 노골적으로, 뒷심이 모자란 놈이로다, 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대충 그걸로 맞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자네, 판별부라면 좀 신경쓰여야 할 위화감이 있을 텐데」

 위화감인가요, 아미야는 앵무처럼 되풀이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판별부란 아미야가 소속되어 있고, 우루노가 일찍이 소속되어 있던, 변칙성의 유무를 확인하는 부서의 약칭이다. 우루노는 고민하는 듯 눈썹을 찡그리는 아미야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문제의 방을 촬영한 사진에 손가락을 올려놓았다. 벽에 붙어 있던 사진 몇 장을 촬영해온 것이다.

「첫 번째가 풍경사진. 이건 알겠어. 두 번째는 삼각대를 사용한 거겠지. 거기 사는 남자 저의 사진. 자네와 아줌마의 말에 따르면 어두운 분위기로 밖에 나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남자가 자기 사진을 찍는다는 것도 위화감이지만 ―― 뭐 이것도 일단 알았다 쳐. 세 번째야. 친구를 부를 일도 없는, 외롭고 음침한 남자가 찍은 사진 치고 아무래도 이상해……」

 아미야는 지목된 세 번째 사진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자신이 만났을 때보다 안색이 좋아 보이는 남자가, 약간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굳은 피스 포즈를 카메라에 들이대고 있었다. 두 번째 사진과 아이레벨은 똑같지만, 약간 흐릿한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두 번째와 같은 높이의 삼각대를 사용했을 텐데, 이 흔들림은, 타이머가 아니고 사람이 셔터를 누른 거다. 피사체의 표정도 포함해서 생각하면, 이걸 촬영한 건 남자의 애인이겠지」
「……라는 말씀은, 제 추리와 같은 것인가요?」
「물론 틀리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게 투샷이라는 거다」

 라며, 우루노가 두 번째 사진을 가리켰다. 남자가 세 번째 사진보다 좀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찍혀 있다. 오른쪽에는 공간이 비었다. 배경의 해바라기가 보이게 찍고 싶었던 거라고 아미야는 고찰했었지만.

SCP-347하고 비슷한 거다. 이 남자의 애인은 투명인간이었고, 네 말대로 살해당했겠지. 폴터가이스트가 그날 이후로 멈춘 것도, 뭐 그런 거겠지」

 하품이라도 씹어죽일 듯한 말투로 우루노는 그렇게 고한다. 아미야는 꿈벅꿈벅 눈을 깜박이다 몸이 조금 굳어, 간신히 말을 짜냈다.

「……투명인간과의 투샷이 의미가 있나요?」
「글쎄, 나라면 만남의 계기였을, 진열된 적외선 카메라로 찍었겠지만,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평범하게 찍은 사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시체는……」

 우루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으로 또 다른 사진을 끌어당긴다. 좀전의 것과 비교하듯이 늘어놓고, 아까도 설명했지만, 하고 아미야의 눈을 들여다본다.

「주름지고 휘어진 침대라고 했지. 이렇게 꼼꼼하게 카메라와 사진을 진열하는 사람이, 침대 시트의 깊은 주름을 방치하는 건 위화감이 있지」

 아미야는 숨을 죽였다. 시야 구석에서 보였던 매트리스의 함몰이 떠올랐다. 자기가 방문할 때까지 남자가 그 주름 깊은 곳에서 자고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그리고 동시에 그 빛깔 짙은 구석이 뇌리에 떠오른다. 우루노는 덮었던 소설을 다시 집고, 아까의 페이지를 책갈피도 없이 다시 펼쳤다. 자네와 동행한 판별부 직원은 이미 눈치챘겠지만, 나중에라도 일단 확인은 해두는 게 좋겠어, 라고 말을 이었다.

「……투명한 시체는 변칙물체로 분류되려나. 어쨌든, 회수하려면 빨리 하는 게 좋을 게야」

 그 남자가 혼자 타기엔 큰 차를 타고, 절벽이나 폭포로 뛰어들기 전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우루노는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어 깊은 주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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