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쵸 업무
평가: +4+x

재단에선 말이야, 대충대충 할 여유 따윈 없어. 만약 뭔가 지레짐작이라도 했다가는, "스키퍼"라고 하기도 전에 네 얼굴로 업보가 날아들어온다니까. 망할, 여기서 얼마나 많은 실험이 치뤄지는 줄 알아? 목록만 뽑아도 내 팔뚝보다 길다고. 어떤 불쌍한 생선대가리가 실험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니라 다행이지.

- 제87기지 행정직 세면실에서 엿들음.


브라이언 코헨 연구원은 E-00043로 분류된 약간 발광하는 나초 그릇 위쪽에 서있었다. 지금, 그 그릇은 놀랄 정도로 고준위의 비밀 방사선 폭격을 받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보기 위해서다. 이건 이 직업 중 최악인 부분이다. 빛나는 다이어트 콜라나 무한 응유 디스펜서가 새로 올 때마다 그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예측치 못한 변칙성을 실험해야 했다.

물에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실험, 중력에 대한 실험, 위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심각한 심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4등급이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면 그는 실험해야 한다. 브라이언을 시계를 보곤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대충 104번만 실험하면 되네…

실험번호: 196
대상: E-00043 "빛나는 그릇"
현재 실험: "폭주 상태"에 대한 실험"
실험 절차:

브라이언은 의자에 늘어져서는 D-5611이 방 안에 들어가는 동안 느릿하게 프레젤 봉지를 뒤졌다. 그는 마이크를 더듬거리고는, 치즈 가루가 묻은 손으로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제공된 나쵸를 E-00043에 넣은 뒤, 먹으십시오."

주황색 점프수트를 입은 여자는 반짝이는 과자 용기를 흝어보더니, 인터콤에 되물었다.

"진심이에요?"

"네. 그냥, 어, 쏟아넣고 좀 기다리고, 그다음에 먹으세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명령은 당신이 하니까요." 달그락 소리가 나더니, 와그작 소리가 났다.

브라이언은 몇 분간 그녀를 보더니, 폭주 상태 체크리스트를 살펴봤다. 피험자는 갑자기 근육이 자라나지도 않았고, 실험실에서 탈출할 기색도 없었다. 피험자는 "네 저주받은 영혼에 일만 말벌의 피가 흐르리라"라며 위협하지도 않았다. 브라이언은 마이크쪽으로 몸을 숙였다.

"어이, D계급. 기분 어때요?"

실험실 안에서, 주황옷을 입은 여성이 어깨를 으쓱했다. "똑같은 거 같은데요, 아마도."

결과: E-00043는 인간 피험자에게 폭주 상태를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험번호: 205
대상: E-00043 "빛나는 그릇"
현재 실험: "광기 확률"
실험 절차:

브라이언은 시계를 힐끗하며 일정이 혹시나 빨리 진행되지 않았을지 반쯤 기대했다. 안타깝지만, 기대를 품은 게 잘못이었다. 새벽 3시, 아 진짜 씨발. 과자 봉지로 가득한 어수선한 관찰실을 바라보며 그는 한숨을 내쉬고 인터컴 버튼을 내리쳤다.

"얘를 투입할 곳이… 우리가 하던 게 뭐였지?"

"이백이십삼, 아마도." 스피커가 치직거렸다.

"투입, 어, 그러면 거기로."

밝은 녹색 점프수트를 입은 뚱뚱한 금발 남자가 실험실 안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아왔다. 칼라에 작은 얼룩이 물들어 있었는데, 아마 잼 같았다. 브라이언은 손가락으로 인터콤을 툭툭 치고는, 인생에서 세 번째로 구린 독일 억양으로 실험 안내를 읊었다. 이번은 정신 영향 실험으로, 그릇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아닌지 보는 것이었다. D계급은 순순히 그릇을 머리 위에 놓았고, 예상대로 아무 일도 없었다.

결과: 변칙적 특성은 감지되지 않았다.

브라이언은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한 수십개만 더…


실험은 평소처럼 느릿느릿하게 진행되었다. 누적 노출 실험이 있었는데, 사람이 그걸 온종일 쓰고 있어야 했다. 방광을 약화시키는지 보는 실험, 다른 그릇으로 만드는지 보는 실험, 행여나 식습관을 바꾸는지 보는 실험. 결과는 참으로 예상대로였다. 피실험자가 그릇으로 뭔가 바보짓을 하고, 브라이언은 시계를 보면서 혼자 씨부렁거렸다.

그 다음 실험들도 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물체가 굉장히 구체적이고 괴상한 일을 하는지 보는 실험이었는데, 켄자스에서 온 무슨 스웨터가 이중 밈으로 드러난 뒤 생겼다. 브라이언도 그런 게 있을 리 없단 걸 확신했지만, 실험 일정에 있는 걸 어쩌겠는가. 요상한 목록은 계속 이어졌다. 개의 활력, 종이 타월 방사선, 상어에게 여드름을 유발하는지 보기. 혹시 모르니까. 이번 실험은 피험자가 그릇 옆에 앉아, 셀 수 없이 많은 뇌 스캐너를 단 체 정중히 말을 거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마지막 실험만 남았다.

이번 실험은 브라이언이 직접 실행하는데, 그가 직접 고안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목록을 수십 번 뒤져도 이건 찾을 수 없었다. 재단 지적 실험 목록 계획Foundation Smart Test List Initiative(FSTLI)이 이걸 떠올리지 못했다니 좀 이상했다. 하지만, 그냥 빠진 거겠지. 한 손으로, 브라이언이 그릇을 집어들었고, 다른 손에는 감자칩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실험번호: 301
대상: E-00043 "빛나는 그릇"
현재 실험: 미허가됨
실험 절차:

브라이언이 그릇에 감자칩을 그릇에 부었다.

고요했다.

와그자작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사건 E-00043-A
████년 ██월 ██일에, 브라이언 코헨 연구원이 E-00043에 대한 미허가된 실험을 실시했는데, 실험 관찰실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이 실험을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 지랄을 믿지 못하겠다" 고 쓰여 있었다. 직후, E-00043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변칙성을 보여, 실험실 전체를 "레이즈" 감자칩으로 가득 채웠다. 코헨 연구원은 이로 인해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또한 E-00043에 대한 추가적인 실험이 계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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